There Was a Cold Lady Swallowed Some Snow
Written by Lucille Colandro / Illustrated by Jared Lee
January 2007 / Red Fox
Illustrator Jared Lee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뭐냐고 물어보면 단연코 ‘겨울이요!’하고 대답합니다.
크리스마스에, 설날에, 겨울방학까지 아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특별한 날들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하얀 눈에 대한 설레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행히도 대구는 눈이 귀해서 아이들의 설레임을 곧잘 실망으로 바꿔놓기도 하지만요. 얼마 전에 영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되는 원어민강사가 저에게 묻더군요.
대구에는 눈이 올 때 어떻게 치우냐구요. 그래서 저는, 대구는 눈이 너무 귀해서 빗자루로 금새 쓸어버릴 수 있다고 씁쓸하게 대답했답니다.
작년 누룩 겨울호에는 ‘Snowman'이라는 영국작가 Raymond Briggs의 작품을 소개시켜드렸었지요.
한 소년이 눈사람과 함께 했던 하룻밤의 기억을 잔잔하게 그렸던 동화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눈을 소재로 한 아주 유쾌하고도 엉뚱한 내용의 책이 저의 마음을 끌어당기더라구요.
작가마다 눈에 대한 생각들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하고 느끼게 하는 책이였습니다.
Lucille Colandro라는 작가가 글을 쓰고 Jared Lee가 그림을 그렸네요.
그림을 그린 Jared Lee는 미국 인디애나주 Van Buren에서 자랐고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예술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공기업을 비롯해서 여러 출판사들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였고 맥도날드 해피밀세트 상자를 디자인하기도 했다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어린이 동화 시리즈 ‘Black Lagoon'과 여러 가지 동화의 그림을 그린 Lee는 지금 Southwest Ohio에서 부인과 함께 조랑말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동물을 기르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동화는 한 아줌마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눈덩이를 꿀꺽 삼켜버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p.1
There was a cold lady who swallowed some snow I don't know why she swallowed snow.
Perhaps you know. (옛날에 눈을 삼켜 버려서 추위에 떨고 있던 어떤 아줌마가 있었어요. 왜 삼켰는지는 나도 모른답니다. 여러분은 아시나요?)
자, 이쯤에서 소개시켜드려야만 하는 다른 책이 있습니다. ‘There Was an Old Lady who Swallowed a Fly'라는 마더구스(영미권의 전래동요)인데요.

지난 호에서 마더구스와 라임에 관해 소개해드렸지요?, 이 작품 역시 라임이 재밌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한 할머니가 우연히 파리를 삼켜서 그 파리를 잡기 위해 거미를 삼키고 거미를 잡기 위해 새를 삼키고 새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삼키고 나중에는 말까지 삼켜 버려서
결국 죽고 말았다는 황당하고도 엉뚱한 내용이지요.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There Was a Cold Lady Who Swallowed Some Snow‘가 이 마더구스를 패러디한 작품입니다.
이 책 말고도 작가인 Lucille Colandro가 원래의 마더구스인 ‘There Was an Old Lady Who Swallowed a Fly'를 각색한 작품들이 몇 권 더 있습니다.
모두가 어른들에겐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이야기지만, 아이들은 배꼽 빠지게 웃어대는 책들이랍니다.
시리즈 모두 가지고 있어도 아주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다른 시리즈들은 수입이 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은데 아마존닷컴에서는 모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책을 고를 때 기준으로 삼아야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글과 그림이 일치해야한다는 것, 두 번째는 패턴이 반복되며 운율(rhyme)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 세 번째는 자연스러운 리듬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 다음으로 예측을 가능하게 하며 아이들의 흥미를 자발적으로 일으켜야 한다는 것 등이지요.
‘There Was an Old Lady...’를 패러디한 Lucille Colandro의 작품에서 이런 요소들을 찾아볼까요?
먼저, 도입부분의 snow와 세 번째 줄의 know가 서로 라임을 이루며 리듬감을 살려줍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단어들이 이루는 라임의 대응을 보며 어휘와 사운드를 느낄 수 있지요.
p.3
There was a cold lady who swallowed a pipe. She wasn't the type to gulp down a pipe!
(파이프를 삼켜버린 추위에 떨던 어떤 아줌마가 있었어요. 그 아줌마는 파이프를 삼키거나 하는 짓은 절대 안했었지요!.)
어떤 부분은 라임을 맞추면서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는 표현들도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때는 글의 의미보다는 라임을 찾아내며 소리를 느껴보는 것에 더 중점을 더 두어
야 함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반복되는 문장 ‘There was a cold lady who swallowed some snow’를 중심으로 이야기들이 점점 축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Cumulative patterned story)
p.8
또한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글밥은 많아지지만 점점 재밌어지며 읽기가 쉬워지는 마법과도 같은 책이랍니다.
게다가 여러 가지 의성어와 의태어들도 이 책의 매력을 더 해 주고 있지요.
p.2
p.5 p
.6
‘뽀득뽀득(surp surp)’ 눈을 삼켜 버려 발가락이 ‘간질간질(tickle tickle tingle tingle)’하게 된 아줌마는 파이프를 '꿀꺽꿀꺽(gobble gobble)‘ 삼켜서 발가락을 녹이려고 합니다.
파이프를 달구기 위해 또 석탄을 ’와작와작(crunch crunch)‘ 삼키고 목도리와 모자, 나뭇가지까지 삼키게 됩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인가요!
이 쯤에서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 커지고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러다 ‘꺼억’하고 트림을 한 그 아줌마의 입에서 불쑥 튀어 나온 것이 있었답니다.
그게 뭘까요? 아이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충분히 끌만 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p.27~28
바로 눈사람이였죠. 하나의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이 유쾌하고도 낙천적인 아줌마는 이렇게 많은 물건들을 삼켰던 것입니다.
p.30
이 이야기는 순서를 나열하기에(Sequencing) 아주 좋은 구조로 되어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아줌마가 먹었던 물건들을 차례대로 말해보며 어휘를 다지고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해서 다른 이야기도 만들어보게 합니다.
예를 들어 ‘There was a fat lady who swallowed some honey'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한다면 꿀을 훔쳐 먹은 아줌마가 딸꾹질을 한다는 것을
’surp', 'yummy', 'hiccup'같은 어휘들을 활용해서 만들어 볼 수 있겠지요.
유치부 아이들은 미리 엄마가 써 놓은 문장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의성어들을 써 볼 수 있게 한다든지, 초등학생들 같은 경우는 책 속에 있는 문장에서 단어들만
몇 개 바꿔서 자신만의 글을 써 보면 너무 좋구요. 그리고 실제로 눈을 먹으면 어떤 맛일지에 대한 추측도 하고, 또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석탄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초등3~4학년 이상의 아이들인 경우, 눈에 대한 과학과목을 연계시켜서 사고를 확장시켜 본다면 훌륭한 교과서적인 수업이 될 수도 있답니다.
위에서 보신 의성어들 말고도 이 책에 나온 다른 어휘들도 살펴볼께요. 남의 나라 의성어들을 해석한다는 것이 억지스러울 수 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옮겨봅니다.
아이들은 우리말로 굳이 옮기려 하지 말고 그림을 보며 스스로 느껴 보는 것이 좋겠죠.
yummy(얌냠) : 유아용어로 아주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crack(뚝!) : 뭔가가 부서지거나 부러지는 소리
hiccup hiccup(딸꾹 딸꾹) : 딸꾹질 하는 소리
라임이 되는 단어들을 하나씩 짚어보고 말해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는 것 알고 계시죠?
아이들과 함께 ‘There Was...'시리즈로 올 겨울은 신나고 유쾌하게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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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lle Colandro의 ‘There Was ...'시리즈를 소개해드립니다. 역시 세 권 모두 Jared Lee가 그렸답니다.



또 Tedd Arnold라는 작가가 한 마리의 파리를 주인공으로 쓴 초급 챕터북시리즈 ‘Fly Guy' 중에서 이 마더구스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