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문구의 '개구쟁이 산복이' 노래를 되살렸습니다.
작은 아이들(초2, 쌍둥이)이 "손에는 땟국이 반질반질", "까마귀가 보고 아찌야 하겠네"라고 하며 화장실에 들어가더라구요...
큰 애 키울 때, 정말 즐겁게 부르던 노래였는데, 아 생각이 나질 않는 거에요. 아이들도 담임 선생님께서 틀어 주셨다고 하는데, 잘 떠올리지를 못하고... 그래서 이럴 때, 인터넷이 있다고 하면서 찾아 보니, 여기 daum에 동영상이 있네요...
예전에는 참 좋은 동요라는 생각만 했지, 누구의 시인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글쎄 우리 시대의 소설가 '이문구'의 동시였네요...
좋은 시, 좋은 노래를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개구쟁이 산복이>
이마엔 땀방울 송알송알
손에는 땟국이 반질반질
맨발에 흙먼지 울긋불긋
봄볕에 그을려 까무잡잡
멍멍이가 보고 엉아야 하겠네
까마귀가 보고 아찌야 하겠네
훌륭한 동시지요? 특히 맨발에 흙먼지 '울긋불긋'을 보세요. '얼룩덜룩'이 아니란 말이죠. '송알송알', '반질반질', '까무잡잡', 아이들이 아무리 흙먼지를 뒤집어써도 더러울 수 없는 것이지요. '얼룩덜룩'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대신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지요. 그런데, '울긋불긋'! 참으로 멋진 표현, 정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작가는 가장 정확한 어휘 그 하나를 찾아야 한다는 플로베르, 모파상의 말이 떠오릅니다.^^
노래를 익히기도 쉽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분들은 이미 아는 노래일지 모르지만, 다른 분들도 나중에 아이들과 꼭 같이 불러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