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하이힐·다리 꼬는 습관 … 혈액순환 꼬인다.
노출의 계절,짧은 치마 밑으로 곧게 뻗은 늘씬한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최근에는 운동과 다이어트 등의 열풍으로 각선미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하다. 근육질 몸매의 몸짱 남성들까지 다리의 매끈함에는 신경이 쓰이는 모습니다.
하지만 늘씬한 다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짧은 치마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툭툭 튀어나오거나 뒤틀린 혈관을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기 흉해 감추고 싶은 비밀,하지정맥류다.
한번 발생하면 자연 치유는 불가능하며 방치할 경우 경련,부종,피부색 변화,피부궤양,혈전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시간이 독인 셈이다.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윤치순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조금만 서 있거나 걸으면 쉽게 피로하고 다리가 붓거나 통증을 느끼는 반면 조금만 쉬면 증상이 없어져 방치하기 쉽다"며 "다리에 피부 질환이 발생해 오랫동안 낫지 않거나 다리가 자주 붓는 등 통증을 느끼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원인· 증상
하지의 정맥은 근막 내에 위치하는 심부정맥과 피부 밑 표재성 정맥,이 둘을 연결해주는 열결정맥 등 크게 3종류로 나뉜다. 정맥류의 원인은 유전,호르몬,간경화,심장병 등 다양하지만 정맥 내 판막 이상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가 주된 원인이다.
각 정맥에는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도록 차단 역핡을 하는 판막이 있다. 혈액을 다리에서 심장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다. 이 판막에 이상이 생겨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면 정맥이 검 붉은색이나 푸른색을 보이며 부풀어 오른다. 장딴지부터 사타구니 부분까지 진행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증상은 없이 혈관만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 정맥이 꼬불꼬불하고 두껍게 부풀어 오르면서 통증과 함께 다리가 쉽게 붓는다.
피부가 쉽게 손상되고 심지어 썩어 궤양이 발생하거나 혈전이 생겨 심부정맥혈전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목 주변 피부 각반 현상이 나타나면 병이 아주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피부 궤양은 정맥류가 생긴 지 10년 이상 된 비만환자에게 자주 생기며 고름과 악취를 동반한다. 궤양이 생기면 괴사조직을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정맥 혈관에 혈액이 굳어 생긴 혈전이 중심 정맥 혈관을 막는 심부정맥 혈전등도 생길 수 있다. 혈전이 생기면 다리가 전체적으로 심하게 붓고 통증도 심하다. 피부색이 갈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 치료
정맥류 발거술과 최소 침습수술법을 이용한 연결정맥 절제술,정맥류 경화요법및 고주파 혈관폐쇄요법 등이 동원된다.
발병부위가 크고 여러 부위에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면 정맥류 절제술이나 연결정맥졀제술을 시행하는데 이는 피부절개로 인한 통증과 수술 흔적이 남는 단점이 있다.
경화제를 정맥에 투여해 정맥의 내벽을 쭈그러들게 하는 경화요법은 고탄력 스타킹을 착용하고 곧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며 3개월이내 원상태를 되찾는다. 하지만 커다란 정맥류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혈관폐쇄요법이 각광을 받는다. 기존 수술법은 다른 혈관들이 피해를 입고 회복기간이 길어 부담이 컸지만 레이저 활용법은 3mm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한 부분마취수술로 1~2시간 시술로 당일 일상 복귀가 가능하고 흉터와 합병증 또한 거의 남지 않는다. 치료후에는 의료용 스타킹을 1~2주간 착용해야 하며 이 기간동안 증상은 눈에 띄게 호전된다.
윤 교수는 "원인이 되는 정맥을 없앴다고 해서 있었던 정맥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혈관경화요법을 같이 시행해야 치료가 끝난다"고 전했다.
◇ 예방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것은 금물이다. 장시간 서 있을 경우,2~3분마다 교대로 한쪽 다리를 올렸다 내려야 한다.규칙적 걷기와 수영 등의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하체에 혈액이 몰리고 하체 부담을 주는 달리기,줄넘기,등산,복압상승 운동 등은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반신욕은 혈관 확장을 부추겨 악화시킬 수 있다. 샤워는 온수보다 찬물로 ,다리 아래에서 위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하는 것이 좋다.
하이힐과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너무 조이는 옷과 지나치게 뜨거운 곳에서의 노출은 삼가는 게 좋다. 소금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이나 야채,과일을 먹고 체중 유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대전일보 황해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