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1차전에서 2전 전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중국의 5장 왕천싱(王晨星) 2단은 23일 개막전에서 한국5장 김윤영 초단과의 대결을 승리로 장식한데 이어 24일 일본5장 요시다 미카(吉田美香) 8단, 25일 한국4장 윤지희 2단을 줄줄이 격파하며 연승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한국은 이 대회가 단체전으로 바뀐 2005년도부터 중국에 3, 4, 7기 우승컵을 내어주며 줄곧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개인전이었던 1, 2기에서는 루이나이웨이 9단, 박지은 9단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송용혜(宋容慧) 초단(당시)과 리허(李赫) 초단(당시)이 각각 6연승, 3연승을 거두며 중국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일궜다.
한국은 이번대회부터 주최 측 와일드카드를 없애고 100%선발전으로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등 정관장배 우승 탈환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선수선발의 공정성과 실력순이라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내용, 관심, 흥행 면에서는 실패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자바둑계 상위클래스인 루이나이웨이 9단, 조혜연 8단 등은 여전히 국가적·개인적 사정으로 대회에 불참하고 있는 형국이다. 바둑내용 또한 한국이 중국에 형편없이 밀렸다는 바티즌들의 지적 또한 속출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번 대회 역시 중국의 독무대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단체전에 나섰다 하면 연승행진을 이어나가는 중국 선수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왕천싱 2단의 3연승을 거둔 직후, 녜웨이핑(攝衛平) 9단이 검토실에 들러 왕천싱 2단과 함께 장시간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다.(녜웨이핑 9단의 왼쪽은 그의 아들이자 일본 단장인 콩링원 6단이다)
중국기원은 정관장배 선수선발이 종료 된 9월 초부터 선수들을 대상으로 특별훈련을 실시했다. 콩지에(孔杰) 9단 등 중국 상위권 기사들과의 트레이닝이 이뤄졌고, 리허(李赫) 2단과 왕천싱 2단은 이번 대회를 위해 하루 18시간씩 바둑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경험부족의 빈틈은 국가가 개입 한 중국기원의 특별훈련으로 메워졌고 세계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신감은 본인들의 노력으로 채워나갔다.
물론 특별훈련에 협조한 상위권 기사들에게는 소정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특별훈련, 1:1트레이닝, 공동연구 등 철저한 시스템으로 무장한 중국선수의 선전은 당연한 결과다. 반면 한국은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연구회 등은 있으나 기사들의 전반적인 실력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다.
중국은 2차전을 대비해 또 다른 특별훈련으로 중무장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 중국에 맞서 싸우려면 한국 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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