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은 성당 다니는 이들만을 위한 공간?
옛날 얘기다. 신자들만을 위한 성전으로 알고 있는 성당을 이웃과 함께 하는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본당이 서울대교구만 해도 하나둘이 아니다.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대표적 사례가 영화상영.
역삼동본당은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 오후 7시 성전에서 본당 신자는 물론 인근 주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영화 상영은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에 열대야로 잠 못 이루거나 휴가를 떠나지 못한 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성당에 영화를 보러 온 주민들이 가톨릭에 호의를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
역삼동본당 김숙현(리브가) 교육분과위원장은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영화'사목'을 통해 비신자들의 입교가 늘어나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역삼동본당 외에도 정기적으로 영화를 상영하거나 올 여름 한시적으로 상영했던 본당은 중계동ㆍ삼성산ㆍ해방촌ㆍ화곡본동ㆍ시흥동ㆍ포이동본당 등 20여곳. 종교영화도 상영하지만 비신자들을 위해 온 가족이 부담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주류를 이룬다. 삼성산본당 관계자는 "보통 한번에 500∼600여명이 관람하는데 비신자들도 많다"면서 "영화상영이 선교에 매우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두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흥동본당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는 이색적 경우다. 신자들과 지역 주민이 음악을 통해 하나되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뜻에서 마련된 작은 음악회에 본당 신자는 물론 인근 주민들의 출연 신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본당측 설명. 본당은 주민들을 함께 한다는 취지를 한껏 살리기 위해 음악회 장소도 성당이 아닌 인근 마포문화회관으로 정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는 많은 본당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봉사활동에 속하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장위동ㆍ한남동ㆍ개봉동ㆍ낙성대본당 등이 인근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대표적 의료봉사 본당들이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관계자는 "이러한 사례들은 세상에 교회가 필요한 이유인 동시에 직접선교 못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간접선교"라면서 복음화를 위해 좀더 많은 본당들이 이와 같은 '열린 사목'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주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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