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7. 1. 03:30 경.
서울 남대문 경찰서 형사계 사무실은 조금 과장해 말하면
전쟁터요, 시장바닥 같았다.
왜냐하면 각종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 약 20여명이 피워대
는 담배연기가 포연(砲煙)을 연상케 했고, 그 연루된 사람
들이 네가 잘났니 내가 잘났니 하고 떠들어대는 소리가 마
치 시장바닥 같았던 것이다.
그에 반해, 정복근무자 1명을 제외하면 형사당직 근무에 당
하는 경찰관은 2명뿐이었고 당직 형사 2명은 사건 조사는
물론, 외부에서 걸려오는 각종 전화응대 등을 하느라 정신
도 제대로 못 차릴 정도의 한마디로 아수라장 같은 분위기
였다.
바로 그 시간, 형사계 출입문 철문을 발로 걷어차고 "야
이 개새끼들아! 문열어"하고 고함을 지르는 자가 나타났
다. 그러자 당직자 중 순경 백해룡이 "누구 신데 왜 문은
발로 차십니까?" 라고 묻자, 술 취한 그자는 "나 기자
다!"라고 대답하였고, 당직 근무자는 "기자면 남의 문을 그
렇게 차도 됩니까? 기자라면 어디 기자이며, 신분증을 보여
주시기는 껄끄러울 테니까 명함이라도 있으면 좀 보여주시
죠" 라고 하자, 기자는 "대한민국 기자가 형사에게 신분증
보여주는 것 봤냐? 야이 씹새끼야 니 신분증이나 보자, 서
장오라고 해! 야이 개새끼야 빨리 문 안 열어?" 하는 등의
폭언과 함께 출입문을 10여분동안 계속하여 발길질하다 제
스스로 문을 열고 사무실내로 들어왔다. 들어서는 순간 데
스크 책상에 앉아있는 순경 백해룡 형사에게 소지하고 있
던 우산으로 머리를 1회 내려치고 가방을 던졌으며, 백형사
가 들고 있는 전화 수화기를 빼앗아 바닥에 던지고 "이 개
새끼가 건방지게 기자신분을 확인하려 하네! 기자신분 확인
하는 경찰서는 남대문 경찰서밖에 없다! 좆같은 새끼야!"라
고 하는 등 행패를 자행하였던 것입니다.
그러자 상대가 기자라는 신분 때문인지 아니면 그 자신으로
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백형사는 일시적
으로 자리를 피했고 기자는 사무실내를 돌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책상과 의자 등을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순경 백해룡 외 경장 허태규는 이를 제지 못한 채
바라만 보고 있었고, 당시 정복을 입고 폭행 피의자를 수사
하던 경장 차윤주가 보다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기자에게
"당신의 이러한 소란으로 내가 일을 할 수 없으니, 조용히
하라, 이러한 행위는 공무집행 방해가 될 수 있다" 라고 하
자, "개새끼, 공무집행 좋아하네, 경장나리 너도 형사
냐?"라고 폭언하고 난동을 계속해, 경장 차윤주는 "당신은
공무집행 방해를 하고 있으니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 변호
사를 선임할 수 있다" 라고 말을 해주자, 기자는 다시 "개
새끼!" 하는 등 폭언을 하며 정복 경찰관에게 소지하고 있
던 우산을 휘둘렀던 것입니다. 그러자 정복 경찰관은 "당신
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수갑을 채워야겠다"고 하고 수갑
을 채우려 하자 기자는 이에 반항하므로 당시 사무실에 있
던 여타의 경찰관들이 이에 합세하여 결국 기자의 손을 뒤
로 돌려 수갑을 채우게됐던 것입니다.
위와 같이 약 1시간 동안 난동을 부리던 중 취재하기 위해
형사계 사무실에 연합뉴스 기자라는 사람이 나타났고, 소
란 행패했던 기자는 연합뉴스 기자를 보고 그 기자가 응원
군이라 생각했음인지 더욱더 소리 높여 "야이 개새끼들! 너
희들 옷을 내가 안 벗기나 보자! 너희들 아침이면 후회할
꺼야!"하는 등의 폭언을 하며 사무실내 책상 위에 설치되어
있던 팩스 기를 발로 걷어차, 팩스 기를 떨어뜨렸고, 역시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컴퓨터 한 대도 발로 걷어차, 바닥
에 떨어뜨렸으며 또 다른 사무실의 집기류들을 파손하려 하
였던 것입니다.
그러자 숙직실에서 뒤늦게 사무실로 나와 그 광경을 목격
한 당직반 데스크 경사 김해기가 보다 못해 "이대로 두면
사무실 집기가 남아나는 게 없겠다, 행동을 제지시켜야 겠
다"하며 사무실 중간에서 난동을 부리던 기자의 팔을 잡고
피의자 대기실까지 갔고 "누구 수갑 없어?"하고 소리치니
곁에 있던 어떤 직원이 수갑을 들고 와 그 수갑을 피의자
대기실 레지에터에 연결해 기자를 채워두었습니다.
그리하여 난동을 부리던 기자는 사무실 내부를 돌아다닐
수 없게되자 그 광경을 옆에서 목격하기만 한 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같은 기자끼리 이
럴 수 있냐, ##에게 전화해!"라고 고함을 쳤고, 연합뉴스
기자는 누구에게 여러 번 핸드폰을 이용해 전화했던 것입니
다.
잠시 후, 당직 근무자 중 경사 최영배가 수사과장에게서 전
화를 받아 경사 김해기에게 수화기를 건넸고, 수사과장은
김해기에게 "지금 기자 들어온 게 있어? 잘 처리해 반장은
있어? 반장 바꿔"라고 말했고, 김해기가 "어이 누가 반장
좀 깨워"라는 말을 하자 경장 정용화가 숙직실에 누워있던
당직 반장을 깨웠습니다.
사무실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 아수라장이 되어도 꿈쩍도 않
던 반장은 그제야 일어나 수사과장의 전화를 받은 후 "누
가 수갑을 채웠어? 빨리 풀어! 우리가 기자랑 싸워서 이길
수 있어?"하는 등 역정을 내다 경장 허태규로부터 수갑열쇠
를 건네 받아 스스로 수갑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때
쯤 나타난 성동경찰서 출입기자라는 사람과 난동기자는 "니
들이 나를 어쩔 수 있어? 나를 현행범이라고 했는데 어디한
번 해보자!"하며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전화기를 바닥에
집어던져 전화기를 파손시키고 역시 책상 위에 올려져 있
던 경찰 무전기를 집어던져 파손시켰는가 하면 옷장 캐비닛
을 20여 회 발길질하여 옷장 3개를 파손시켰습니다. 또 조
사실(일명 계장실)에 들어가 조사실 내부를 돌아다니며 바
닥은 물론 난 화분에 소변을 보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료기자라는 사람(성동서 출입기자)은 난동을 제지
하기는커녕, 뇌화부동하여 함께 소리를 지르며 경찰관의 말
꼬리만 잡았고, 당직 반장은 그자들의 행동을 제지 못하
고, "내가 서대문서에 근무할 때 ##기자와 친했다"는 등 엉
뚱한 소리만 하며 기자의 비위를 맞추기 급급하였기에 보다
못한 경장 차윤주와 순경 백해룡은 "반장님 지금 이자에 대
해 조사 불능이니 우선 유치장에 신병을 보호한 뒤 술이 깨
고 진정되면 영장을 치지요"라고 하자 당직 반장(경위 정진
술)은 "이까짓게 영장 감이 되냐? 이런 것이 구속감이 되
나?"하면서 직원들의 건의를 완전 묵살했고, 순경 백해룡
은 어이없고 맥이 풀려 숙직실로 들어갔고 참다못한 경사
김해기가 상황실에 올라가 부실장(경리계장)님께 사무실내
에 있었던 상황을 설명 후, '기자를 우선 수감시켜야겠다.
유치장에 올려 보내려면 상황실장이나 부실장 결재가 있어
야되고 상대가 기자이니 서장 님께 그 상황을 말씀드린 후
지침을 내려달라'고 건의한 뒤, 사무실에서 지침이 있기를
기다리던 중 당직반장은 '과장실에 간다', '서장실에 보고
하러 간다' 는 등 들락거리다 결국 직원들의 의사를 완전
무시하고 문제의 그 기자를 밖으로 내보내고 말았습니다.
결국 당직형사들은 그 기자에 대하여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
성할 수 없게 되었으나 범죄인지 보고, 체포영장 등 일체
의 서류를 작성해 놓았지만 '온다, 간다'소리 없이 퇴근한
반장에게 그 서류를 결재 받아오게 할 수 없었고 반장과 계
장의 결재 없이 더욱이 '봐주라'며 압력을 넣은 과장에게
체포영장 등의 서류를 결재 받을 수 없어 그 사건은 본의
아니게 처리할 수 없게 되었으며 개인재산인 경장 남일호
의 컴퓨터 수리비 110만원에 대하여는 말도 꺼내보지 못했
고, 사무실 팩스는 그날도 그 다음날도 일체 사용할 수 없
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고, 감히 기자의 손
목에 수갑을 채웠다하여 인권유린을 했다는 이유로 꼬박 밤
을 새운 그날의 당직 근무자 전원을 그날 오후부터 불러들
여 새벽 2시까지 서울 경찰청 감찰실에서 조사를 받게 했습
니다.
자신의 몸보신을 위해 난동자를 쳐다보기만 했을 뿐, 제지
하지 않은 직원과 다른 사건을 핑계로 자리를 피한 직원
및 현행범을 풀어주라며 압력을 넣은 과장, 어떻게 하라는
지침을 주지도 않은 상황부실장, 나 몰라라하고 수수방관했
고 체포영장의 결재를 받아달라 할까 두려워 온다간다 소
리 없이 가버린 반장, 이러한 사람은 직무유기가 아닌가 생
각됩니다. 그런데도 이를 제지한 경사 김해기, 경장 차윤주
는 뭘 그리 잘못했다고 타서로 전보하려고 하는지요?
서울 경찰청은 그렇게 하급 직원들을 조치하고 이 사건을
무마하려고 하므로 다음 관계기관에 몇 가지 문의 및 건의
사항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MBC 문화방송 사장님께 말씀드립니다.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린 기자는 귀사 보도국 사회부에 재직 중에 있는 최창규라고 합니다. 그리고 성동서 출입기자는 박재규라고 하였습니다. 귀사에 재직 중에 있는 위 기자가 과연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위와 같이 주정행패하고 정당하게 공무집행 중에 있는 경찰관의 직무를 방해하였으면 술이 깬 후에라도 사과하고 공용 집기 및 개인 사물 파손 부분에 대하여 보상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귀사와 기자 본인은 사과 한마디는커녕 서울 경찰청 캡틴이라는 기자가 경찰 수뇌부에 찾아가 일방적으로 항의성 발언을 하였다 하니 기자라는 신분은 법 위에 군림하는 그러한 막강한 존재인가요?
위 두 사람의 기자에 대해서는 자체 징계하여 파면 조치하시기를 앙망드립니다.
연합뉴스 기자에게 고합니다.
귀하께서는 사건 취재차 남대문서에 들렀습니다. 그래서 MBC기자의 행패를 똑똑히 목격하였습니다.
기자가 술이 만취되어 경찰서에 공연히 찾아와 주정행패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그 내용을 보도하면 기자 전체의 망신입니까? 그래서 그러한 보도는 생략하고 흥밋거리의 기사만을 찾고자 했나요?
그리고도 언론의 공정성을 운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자가 엘리트라고 자부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서울 경찰 청장께 말씀드립니다.
본 청장님께서는 "일을 하다 접시를 깨면 문제삼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현행범에게 경찰 장구를 사용한 것이 그렇게도 잘못이 큽니까?
돈 없고 힘없고 속칭 빽없는 시민은 경찰관에게 폭언만 하여도 꼼짝없이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약 400여만원 상당품의 공용물건을 파손하고 정복 경찰관에게 전치 약 10일의 상해를 가하고 약 3시간 동안 경찰관서에서 소란행패한 자를 왜 처벌하지 않습니까?
그러고도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까? 기자가 그렇게도 대단하고 무서운 존재인가요? 조금 비약해 말씀드리면 기자에게도 꼼짝 못하는 경찰이니 그보다 더한 권력자 앞에서는 더더욱 꼼짝 못하는 수사기관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위 기자에 대하여 사법처리 함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몸보신을 위하여 직무를 유기한 직원은 잘못이 없고 성실히 근무한 직원들을 속죄양으로 만들어 물의야기라는 구실로 타서 전배를 시켜야 됩니까? 그렇게 조치하고 기자의 비유를 맞춰야만 하는 것인가요?
기자협회 임직원 및 언론 중재위원회 임직원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대다수 기자분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자 불철주야 애쓰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기자중 위 최창규와 같은 특권의식을 가진 기자도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기자들 특히, 이 사건에 연루된 최창규 기자에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서울지검장님께 말씀드립니다.
경찰에서는 위 최창규 기자에 대하여 처리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검찰에서 이 사건을 인지하여 일부 특권의식을 가진 기자가 범법행위를 하면 반드시 사법 처리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줄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청와대 관계자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사소한 일로 이러한 글을 올리게 되어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세칭 "대한민국에서의 최고의 기관은 언론기관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위직 공무원이 언론기관 종사자를 상대로 억울하고 분함을 호소해 보았자, 타 기관에서 과연 공평하게 일을 처리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의혹에서 감히 청와대에 글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우리 하위직 외근 형사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계급에 눌림 당하고 시민들에게도 환영을 못 받는 등 애로사항이 정말 많습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기자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가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하위직에 있는 공무원도 소신 것 일을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N.G.O 회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이번 기자 사건이 명쾌히 해결되는지 여부를 지켜봐 주시고 만약, 난동 기자에 대한 사법적인 처리가 없다면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