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찻사발 축제날 주흘산을 오르다
2016. 5. 1(일)
고향에서 축제가 열린다꼬 합니다.
무슨 축제나구요?
벌써 18회째를 맞는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 이지요
보통 찻잔 카는데 문경에서는 '찻사발'이라꼬
투박하고 정겨움이 묻어납니다.
그게 바로 문경 아니겠습니까?
고향 축제 가는 길 전세버스 2대가 꽉찼습니다.
아침 08시에 부산 동래역을 출발해서
11시15분에 문경새재 주차장입니다.
"2016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 얼쑤 ~~"
11:30 문경새재관리사무소를 통과해서
11:40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서도 한방!!!
11:50 영남제1관(주흘관), 축제 분위기가 넘칩니다.
전통 발물레, 망댕이 가마를 바탕으로 한
문경 전통 도자기의 정통성을 되새기고
고통과 애환속에 명맥을 이어온 선조 도공들의 삶을
이제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어가 축제의 장,
2016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 는
4.30. ~ 5.8. 까지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에서 열립니다.
버스 2대로 고향 찾은 우리는 찻사발 축제 참여는 물론,
한국인 가장 걷고 싶은 길 1위 문경새재도 걷고
문경 진산 주흘산도 오르기로...
그야 말로 1타 3피!!!
갈바람은 20 향우님들과 문경진산 주흘산부터 오른 뒤
아름다운 문경새재로 내려와 찻사발 축제장으로...
주흘산은 영남제1관에서 오른쪽 길로해서
12:15 여궁폭포(女宮瀑布),
이름에서 풍기 듯 폭포의 모습이 여성의 은밀한 그곳을 닮았는데
절벽을 끌로 파서 만든 것처럼 바위 속에 꼭꼭 숨어있지요
폭포 물살의 폭은 넓은 곳도 1m 정도로
위에서 명주천을 떨어뜨린 것처럼 물줄기가 바위 속을 따라
시원하게 쏟아져 내립니다.
여궁폭포를 왼쪽으로 올라 녹음속으로 들어 들어가
반달교로 계곡을 건너
12:50 혜국사(惠國寺) 입구
혜국사는 신라 846년(문성왕 8) 보조 체징(804~880) 스님이 창건,
당시의 이름은 법흥사(法興寺)였다.
고려 공민왕(재위 1351∼1374)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이 절에 피신했던 일이 있었다.
공민왕은 오래지 않아 개성으로 돌아갔고,
당시 절의 노고를 치하하며 왕이 재물을 내려주었다.
절에서는 이 재물로 가람을 중수하고 국왕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에서
혜국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1867년(고종 4)에 작성한 「혜국사 중건기」에 전한다.
절집 아래 계곡옆 그늘에 점심상을 폈습니다.
안동지방으로 홍건적의 난을 피하기 위해
개경을 출발해서 여주 이천을 거쳐 이곳 문경새재까지,
얼마나 참담하고 힘든 길이었을까요?
이 점심상, 그 당시였다면 공민왕께....
혜국사에서 주흘산 주봉까지는 1,540m,
계속 오름길입니다.
13:55 대 궐 샘
'주흘산 백번 오르니 아 아니 즐거우리!'
이렇게 시원하고도 단맛 나는 샘물이,
그것도 해발 1000m 가까이서...
대궐샘이 주는 시원함도 잠시,
끝없는 계단길이 아찔함을 선사합니다.
1,580 계단이라 카는데
죽기살기로 올라가야지요 뭐,
어느 향우님,
1,580 계단이 진짜 맞는지 세어 가면서 올랐는데
1,250 계단까지 세다가 어디까지인지 그만 깜빡해서
처음 계단으로 내려가 다시...
ㅎㅎㅎ
8학년 2반 선배 향우님께서 앞서 오르십니다.
영차!!!
지리한 계단길이 끝나고
주흘산은 조망을 조금씩 열기 시작합니다.
14:20 주흘산 마지막 계단입니다.
14:30 주흘산 주봉(1,075m)
문경 주흘산에는 1,075m 주봉 보다 31m 높은
1,106m의 영봉이 뒤쪽에 솟아 있지만
여기 문경 사는 사람들은 몇 미터의 고도 차이 보다
산세와 진산으로서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겨
옛부터 이 곳을 주봉으로 불러왔다 합니다.
산 밑에 도읍을 정하리라고 생각하고 솟아 올라보니
서울의 삼각산이 먼저 솟아 올라 있었고
모든 산들이 서울쪽을 바라 보지만
주흘산은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남쪽에 천길 절벽을 쌓고 남쪽을 감시하기로 했다는 이야기,
갈바람 표 재해석 ...
뒤로는 깍아지른 절벽 아래 문경읍내가
시원하게 들어옵니다.
-
-
높지만 양보의 아름다움 영봉 가는 길,
진달래가 아직 봄을 꼬옥 붙잡고 있고
오른쪽 천길 낭떠러지 아래
아득해 보이는 땅 저기도 경사스러운 소식을
먼저 듣는다는 문경(聞慶)입니다.
꽃길 지나 오른쪽으로 조금 오르니
15:20 주흘영봉(1,106m)
어디 보자, 주흘영봉(主屹靈峯)!
우리 글로도 '주흘영봉' 맞습니다.
주흘 영봉에서 부봉까지는 2,300m,
주흘산 형세를 흔히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학의 모습과 흡사하다고들 합니다.
그 학이 하늘로 비상하기 직전 멋진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부봉(960m),
오늘은 여기서 아쉬움 달래고
뒤돌아 내려와 주봉을 바라보고
오른 쪽 꽃밭서들 방향으로,
오랫만에 심한 비탈길이라 무릅이 뻐근할 정도입니다.
비탈길 내려와 시원한 계곡을 만납니다.
담그기 죄송하지만 담궜습니다.
불 같이 열 나는 발을...
거듭 죄송합니다. 금새 얼얼 합니다.
이렇게 2016 최초 족욕을 주흘산에서 했습니다.
-
-
16:20 꽃밭서들
주흘 영봉(靈峰)에서 30여분 길 아래 꽃밭서들,
이곳에서 돌을 세우고 소원을 빌면
하나는 꼭 이루어 진다고...
이리저리 계곡 내려오는 데도 바위들이...
저 바위들도 업겁 세월 지나면 닳고 갈라지고 부서져 너덜이 되고
그래서 또 다른 꽃밭서들 되겠지요
-
-
연달래 숨어 피는 깊은 숲 그늘 계곡길,
함께 걷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웃어주는 고목이 있습니다.
-
-
16:50 영남제2관(조곡관)
문경새재에는 임진왜란 이후 설치된 세 개의 관문이 있는데
제일 먼저 1594년(선조 27년) 신충원이 세운 관문이
바로 이곳 조곡관입니다.
그 이후 1708년(숙종 34년)에 설치된
주흘관과 조령관이...
그 세 관문을 잇는 길이 바로
'한국인이 가장 걷고 싶은 길 1위 문경새재'가 되었습니다.
그 문경새재에는 조곡폭포에
'산불됴심' 표석,
신구 경상도 관찰사가 임무교대 하던
교귀정도 있고
과객들의 쉼터 조령원 터에
지름틀 바우도 있습니다.
-
-
17:20 문경 찻사발 축제장
2000년쯤인가 '왕건' 드라마 오픈 세트장으로 지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장이 되었습니다.
물론 평상시는 오픈 세트장에 시민 역사 휴식공간이 되고요,
흥겨운 축제에 찰떡이 빠지면 안되죠?
떡메 한번 신나게 쳐 봅시다.
우와, 이 항아리가 1000만원 짜리라구요?
-
-
17:40 영남제1관(주흘관)
주흘관 좌우로 긴 초곡성 성벽에도 걸개가 걸렸습니다.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
축제 분위기 어루러진 길따라 주차장까지...
17:55 문경새재 주차장,
부산서 먼길 왔다고 고윤환 문경시장께서
짬을 내어 반갑게 함께 합니다.
"우리 모두, 고향 문경의 발전을 ~~ "
18:30
문경 향토 맛집(진남매운탕)에서 얼큰 매운탕 한 뚝배기씩으로
찻사발 축제 참여와 주흘산 산행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여러 향우님들,
고향 문경에서의 오늘 하루 많이 즐거우셨나요?
예, 근데 뭐라꼬요?
80세에 저 세상에서 우릴 데리러 오거들랑
아름다운 문경 새재 100번 더 다녀 오기전까지는
절대 못간다 전해달라꼬요?
-
-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 5. 3
갈바람이 올립니다.
~~~~~~~~~~~~~~~~~~~~~~~~~~~~~~~~~~
아름다운 강산 / 신중현과 뮤직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