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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수오재기>
1.‘수오재기’라는 제목의 뜻은, ‘나를 지키는 집(서재)에 대한 기록’이란 의미입니다. 여기서 지켜야할 대상인 ‘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각자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세요.
이승재: 자신의 신념과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판단력, 그리고 과도한 욕망을 자제할 수 있는 절제력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손부배: 승재의 답이 옳은 것 같아요.
정성화: 여자나 재물 같은 세상의 여러 유혹들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나 꿈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존재 같아요.
양샘 질문) 그런데 성화야, 만약에 사람이 추구하는 목표나 꿈이 자신이 진정 원했던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하니. 그것도 진정한 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성화: 그럴 경우엔 다시금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꿈과 목표를 다시금 모색해야 돼요.
김세웅: 저의 경우로 예를 들자면, 저의 '진정한 나의 모습'은 확립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끊임없이 나 자신을 비판하고 채찍질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 자신의 잘못을 비판하는 과정 자체가 물론 너무 힘들긴 하지만, 그것이 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나가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민곤: 열심히 각자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학문을 수양하는 모습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음...글쎄다..)
2. <수오재기>의 처음 부분을 살펴보면 <보기>와 같은 일반적 통념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정약용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은 왜 이러한 통념을 아무런 의심 없이 보편적인 상식으로 쉽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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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사물이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것으로는 나(吾)보다 절실한 것이 없으니, 비록 지키지 않은들 어디로 갈 것인가. ‘수오재(守吾齋, 나를 지키는 집)’란 참 이상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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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사람들 대부분 자신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에 의문을 갖고 시도해 보지 않은 일은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정성화: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해왔고, 또한 삶속에서 본질적인 나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을 시도조차 하지 않아왔기 때문이에요.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모습이 진정한 나라고 착각해왔던 건 아닐까요?!
김세웅: 통념 자체는 많은 대중들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믿음의 정도나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그것 자체에 의심을 가져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3. 여러분이 <보기>의 밑줄 친 부분과 유사한 ‘직접 경험’ 혹은 ‘간접 경험’이 있다면 그 사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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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나를 비롯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품은 달아나기를 잘하여 드나듦에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으나 잠시라도 살피지 않으면, 어느 곳이든 가지 않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유도(誘導)하면 떠나가고, 새까만 눈썹에 흰 이빨을 한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그런데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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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형이랑 심하게 싸웠을 때, 이번엔 참지 않고 형이랑 맞짱을 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형의 몸뚱이를 보고 싸우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싹 사라졌어요. 이와 같이 제 마음은 급변한 적이 많아요.
김영현: 친구 태현이가 예전에 물건을 허락도 안 받고 빌려가곤 했는데, 돌려주지 않아서 정말 극단적으로 증오했던 적이 있어요. 그 물건은 지우개였어요. 이런 지우개 하나에도 마음이 동요할 수 있답니다.
강현성: 주말에 공부를 안하고 학교에 오는 월요일, 공부하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놀고싶다는 마음이 요동칠 때요. 이럴 때 제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워요.
김세웅: 중학교 2학년 때 피씨방을 처음 가고나서부터 너무 재밌어 2년동안 주말마다 피씨방에 빠져 지냈을 때, 제 마음을 통제할 수가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