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창의재단-월간 과학창의 2월호]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 12월 17일 청와대에서의 ‘2011년 업무계획’ 보고에서 창의적인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초·중등 STEAM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른 교육과정의 개발, 교사학생 현장연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미래형 과학기술 교실과 수업모델을 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여기서 핵심적인 용어인 STEAM교육의 뜻은 과학의 science, 기술의 technology, 공학의 engineering, 예술의 arts 그리고 수학의 mathematics의 각 첫 글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즉 창의적인 과학교육을 위해서는 과학, 기술, 공학, 예술 및 과학이 융합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융합교육이라는 것은 이미 전 세계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제로 논의되고 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과학교육에서 수십 년 만에 대폭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즉, 기존의 각각의 학문 분야라는 틀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전체적인 입장, 즉 모든 예술과 인문사회 학문영역을 과학·기술·공학의 시각과 관점에서 고려되고 접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3년 미국 청소년들이 OECD에서 주관하는 학업성취도 평가인 PISA에서 다른 선진국 청소년들에 비해 수학·과학 분야에서 아주 낮은 성적을 기록하였다. 이에 미국의 국가과학위원회에서 과학기술 관련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을 결성하였다. 그리고 2007년 10월에 미국 국회에서 STEM 교육에 대한 행동 계획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초·중등 과학교육은 미국, 일본, 한국이던 간에 실제 수십 년 동안 그 과학교과서 내용이나 구성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과학·기술·공학에 대한 발전은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결국 과학교육에서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수십 년 간 같은 내용과 개념으로 일관되어 왔으니, 최근 다양한 첨단과학기술 제품들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이런 과학교육에 흥미를 잃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고, 또한 초·중등 과학교육에 의한 창의성 함양에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말았던 것이다.
최근에 글로벌 융합기술 사회로 바뀜에 따라 기업은 이것을 뒷받침할 인재를 대학이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고, 대학은 현실성과 전혀 동떨어진 초·중등 과학교육에 그 탓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교육은 현재를 대비하는 교육이 아니라, 이들이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활동할 미래를 예측하게 하고 이것을 대비하게 해주는 교육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여러 석학과 미래 학자들의 말들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들이 종종 그리고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용어들은 바로 융합, 창의성, 세계화, 스피드, 소통, 공감, 의미, 디자인, 인성, 감성, 지구온난화, 녹색기술, 스토리텔링 등이다.
그리고 2002년 미국과학재단이 제시한 미래의 인간수행능력을 위한 융합기술로 나노과학기술, 생명과학기술, 정보과학기술 및 인지과학기술의 네 가지를 들었다. 그런데 2004년 유럽연합에서 제시한 유럽의 지식사회를 위한 융합기술에서의 정의에서는 여기에 인문사회과학을 포함시켰다. 여기서 우리의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인 과학교육 모델로서 미국의 STEM과는 달리 STEAM으로 한 것에 대한 그 기초를 찾아볼 수 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언급한 하이컨셉 시대, 즉 농경시대, 산업시대 그리고 정보화시대를 거쳐서 미래는 창조자와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시대라고 예견하였다. 그런데 이런 시대가 이미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창조자가 많은 대중의 커다란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예술적 감각을 가진 공학자인 것이다. 우리의 과학교육은 이런 과학·기술·공학적인 지식과 예술적 감각으로 대중으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창의적인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과학교육에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추구하는 STEM교육에서 더 나아가 예술과 인문·사회분야를 아우를 줄 아는, 특히 사회시스템과도 연계할 능력을 가진 과학기술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STEAM교육 개념으로 확장되게 된 것이다. 이 STEAM교육 시스템은 과거 미국교과서 혹은 일본교과서를 보고 그대로 복제한 과학교육에서 탈피한, 실로 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과학교육 시스템이며, 진정으로 과학기술공학 인재양성을 위한 것만이 아닌 예술, 경영 및 인문·사회 등의 모든 분야에서 과학·기술·공학적 개념으로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어떤 미래 학자들은 초·중등 교육에서 과학·기술·공학교육이 성공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할 거라면서, 심지어는 미래 초·중등교육에서는 과학·기술·공학만을 가르치고 인문사회교육은 온라인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될 거라는 극단적인 예견을 하기도 하였다.
과학의 ‘지식’이, 기술의 ‘어떻게’라고 하는 방법론적인 것을 거쳐, 공학이 실행 학문으로서 우리 생활과 삶에 유용하고 윤택하게 하여주는 도구들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특히 공학은 이 실행하는 과정에서 예술과 그리고 인문사회, 경영 및 정치 등의 사회시스템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며, 그리고 수학이 이들 모든 학문의 바탕을 제공하여 주는 것이다. 기초과학 안에서는 학문적 필요성에 따라 물리와 화학이 연계한 물리화학, 생물과 물리가 연계한 생물리, 생물과 화학이 연계한 생화학이라는 분야 등이 존재하여 왔다. 그러나 창의적인 융합과학교육이라는 것은 기초과학 내의 학문의 틀을 벗어나 과학·기술·공학 각 학문 간 혹은 제품, 서비스 및 산업 간의 융합 등 포괄적인 분야에 걸쳐 기술적, 기능적인 연계를 하는 것을 말하고, 또한 이 융합은 학문, 학제 간의 물리적인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을 통하여 창의적으로 하나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산물을 창조해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어떤 학자는 이것을 멜트인(melt-in)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기업은 과학·기술·공학을 가장 선도하는 집단이다. 따라서 기업이 융합시대에서 요구하는 인재에 대하여 살펴본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타학문에 대한 긍정적 수용 태도,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 다양한 타전공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 과학·기술·공학이 미래 사회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줄 알고, 또한 현 시대에 논의되고 있는 과학·기술·공학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우리 미래 과학·기술·공학 인재들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윤리적, 창조적, 전략적, 도전적이고 아울러 리더십과 판단력이 뛰어난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과학창의·인성교육에 대한 모델 개발을 의뢰 받아 진행하였던 것이 바로 이것들이 구현되도록 제시한 것이 바로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인 STEAM교육’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우리의 이런 STEAM교육을 기반한 과학창의·인성교육 콘텐츠 개발과정을 보면 개발자들이 미국, 영국 등의 초기에 문제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직 기존의 기초과학의 틀에서 거의 벋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다. 즉 이제는 과거의 외국교과서를 그대로 베끼던 때와는 다르게, 우리의 STEAM교육 콘텐츠 개발에 있어서, 예술 및 인문사회 분야와 같은 타 학문들과 달리 과학·기술·공학에 종합적인 지식 이해 능력을 바탕으로, 융합시대의 빠른 지식변화에 맞는 새로운 과학·기술·공학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여, 이에 대한 구체성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초·중등 지식수준과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그리고 재미있게 아니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의 전문개발자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STEAM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필요 요소와 특징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우선 STEAM교육의 콘텐츠 개발에서 과학기술·공학을 중심으로 정치, 환경, 사회, 경제 그리고 가치 추구 등의 융합적인 사고로 체계적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든다는 자세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시작하여야 한다.
둘째, 재미있고 이해가 쉬우면서 창의적인 STEAM교육을 위해서는 기초과학원리에서 첨단 과학·기술·공학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체계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셋째, 창의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어떤 기초과학원리에 대해 그 응용 및 적용 등에 대한 첨단 과학·기술·공학의 다양성을 학년별 학생 수준과 눈높이에서 제시하여 주어야한다. 이것을 통해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그 의미를 터득하고, 아울러 과학·기술·공학에 대한 발산적 사고와 창의성을 유도하는 가장 중요한 기틀이 된다.
넷째, 창의적인 STEAM교육에 있어서 다양한 창의기법과 창의적인 학습도구 및 창의적인 체험 활동이 개발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용어가 너무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창의적 과학에서의 체험활동은 반드시 이런 STEAM의 개념에 기반을 둔 과학 체험활동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다섯째, 학생들의 STEAM에 대한 학제 간 협동작업 활동에 대한 종합설계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과학기술공학에 대한 체계적인 탐구능력과 함께 윤리 및 사회성, 협동성, 리더십,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 소통하는 능력을 키움에 따라 훌륭한 인성을 가진 창의성과 실무능력을 가진 과학·기술·공학자를 육성하는 것뿐 만 아니라, 미래 정책 입안자 및 여러 각 분야에 사회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여섯째, 또 글로벌에 기여하는 창의적인 인재의 육성으로 과학기술공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감각과 인류의 문화, 역사, 정치, 경제 및 환경 등을 고려하고 인류가 가진 문제를 높은 윤리의식으로 과학·기술·공학으로 해결해주는 인재 양성을 위한 STEAM교육이 된다.
일곱째, 통합적이고, 전체적으로 보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 즉 나무와 함께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STEAM교육의 중요한 궁극적인 목적 중에 하나다.
여덟째, 빠르게 변하는 융합기술에서는 10 년 전의 과학·기술·공학은 이제는 의미가 없는 지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STEAM교육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최신의 급변하는 융합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교육 즉 적시교육(just in time learning)이 되어야 한다.
아홉째, 오늘날의 과학기술공학 지식을 다루고 활용하는 주체로서 마땅히 알아야 할 기본 소양을 창의적인 STEAM교육에서는 특히 강조되어야 한다.
이 STEAM교육은 미래의 성장 동력이며, 세계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기 위한 우리의 필연적인 교육이다. 이 STEAM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과학교육 시스템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정착하는 과정은 또한 매우 어렵고, 고도의 기술이 요하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이 STEAM교육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