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낯 익은 <블랙레인(ブラック-レイン)>이란 영화에 출연하며 세계 무대 진출에 부풀어 있던 한 남자가
있다. 서른 아홉이란 젊은 나이로 요절해 일본의 제임스
딘으로 불리는 마츠다 유사쿠(松田優作)가 바로 그다. 그리고 10년 뒤, 아버지의 카리스마를 빼닮은 아들이 일본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하며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스타인 어머니(마츠다 유키코)와 아버지(마츠다 유사쿠)를 둔 마츠다 류헤이. 그러나 그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180이 넘는 큰 키로 언젠가는 J리그 무대에 서겠다는 포부를 가슴에 새기고 있던
중학생이었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스크린 앞에 서게 된
것은 일본 영화계의 또 하나의 큰 별인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때문이었다.
12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오시마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걸맞는 신인배우를 찾았고, 그의 예리한 눈에 류헤이의 사진
한장이 들어왔다. 거장의 부름을 받은 류헤이는 흔쾌히 영화촬영을 시작했는데, 생전 처음 선 카메라 앞에서 그는
기타노 다케시, 아사노 타다노부, 다케다 신지와 같은 쟁쟁한 대선배들의 뒤지지 않는 매력을 내뿜으며 천부적인
재능으로, 스탭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 한편을 끝낸 이 애송이가 선택한 것은 영화... 그것도
다른 아이돌 스타와는 달리 앞으로 영화만을 하겠다는 남다른 고집을 드러냈다. 때문에 일본 영화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아버지 못지 않은 것이다. 과연 류헤이는 아버지가
못 이룬 꿈을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