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2, 출발 2003 나는 소망한다!
흘러가는 것은 비단 세월만은 아니리라. 생각이 흘러가고 마음이 흘러가고 사랑도 흘러가느니 나에게서 흘러가는 그 무엇인들 손 내밀어 붙잡을 소냐! 차라리 그럴 바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계획하고 그 계획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망하는 일이 더 아름답다.
다만, 꼭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표시 나지 않게 내 마음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아 둘 일이다. 오늘 벽에 걸려 있던 헌 달력을 통째로 떼어내고 그 자리에 새 달력을 걸었다. 새것은 언제나 참 신선하고 청량감이 있어서 좋다. 무언가 또 그 위에 기록하며 사연 엮어 갈 생각하니 설레기까지 한다. 나는 한 달 또는 일주일의 계획이나 약속들을 달력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난 방금 떼어 낸 달력에 적힌 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기로 했다.
▶2002 지난해 내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간단히 메모해 두고 싶다.
* 우선은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했고, 아들 녀석이 중학교 입학을 했다.
* 그동안 이어왔던 라디오 방송과 코리아넷 리포터 활동은 자아실현에 큰 몫을 차지했고
* 무엇보다 서산구치지소 교정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 큰 기쁨이며 다행이다.
* 아울러 서산 천수만 철새기행전의 추진위원으로 활동한 것 역시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나에겐 훌륭하신 어르신들과 좋은 선후배가 곁에 있어 행복하다.
▶이번엔 할 수 있었음에도 못다 하여 아쉬웠던 점을 되새겨 보기로 한다.
* 어찌 된 일인지 그동안 꾸준히 멈추지 않았었던 운동에 많이 소홀했었다.
* 서해인터넷방송 자문위원으로 위촉이 되었지만 역할 한 것이 없어 죄송하다.
* 자유시인협회 서.태안지부 총무로서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지 못해 부끄럽기만 하다.
* 서.태안 환경연합운동 회원으로서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쉽다.
* 가족과 부모님께 더욱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부족함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도 고마웠던 일들을 기억하고 싶다.
* 역시 하나밖에 없는 아들 녀석이 좋은 성적으로 학교생활을 마무리해 줘서 가슴 뿌듯하다.
* 내 허물 모두 감춰주는 멋진 남편이 있어 사회생활 하는데 자신감을 느끼게 되니 얼마나 고마운가.
* 불신이 만연된 이 사회에서 날 믿어주고 인정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 내 삶의 질을 한층 높여 주시고 힘껏 이끌어 주신 그분, 정말 존경하고 사랑한다.
* 역시 내 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기쁨을 나눌 때이다.
▶어찌 되었든 작년 한 해 동안 서산에 살면서 잊지 못할 추억들을 더듬어 본다.
*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민선시장과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었고
* 친정 아버님께서 회갑을 맞아 온 가족이 즐겁게 지냄과 더불어
* 남편이 합덕에 마트를 오픈하면서 출퇴근 고생길(?)에 접어들었으며
* 아들 녀석은 제주도 잼버리대회에 참석, 중국견학 등 많은 활동을 했다.
* 가야골프숙녀회 선배님들과 진한 우정은 두고두고 못 잊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서운하고 속상한 일들도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한다.
* 나름대로 나의 포장된 껍질을 벗겨내듯 글을 쓰지만, 그것들을 왜곡할 땐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 서산에 있는 동안 내 고장을 사랑하며 알리려 하지만 그것조차 시기. 질투를 일삼을 땐 슬프다.
* 막연한 추측과 상상을 동원하여 자신의 잣대로 단정 짓고 매도할 때는 억울하기까지 한데
* 여자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사회적 색안경은 두고두고 서러운 고통이다.
* 마지막으로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끼는 배신은 평생을 걸고서라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바쁜 움직임 속에서도 나를 찾으려 무던히 애썼던 때가 있었다.
* 태안에 독거노인들이 사는 '평화의 집' 알리기에 심혈을 기울였고
*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20시간을 투자하는가 하면
* 삶의 질을 한층 높이기 위해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여성대학을 마쳤다.
* 내 고장 알리기 위한 소재를 찾으려 이곳저곳을 많이 기웃거렸으며
* 문학의 길을 걷기 위한 고민과 번뇌를 하느라 밤을 지새운 적이 얼마이던가.
▶인터넷이 가져다준 행운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 kbskorea.net 리포터를 하면서 세계적인 친구들을 갖게 된 것이 신기하다.
* 국내의 네티즌 중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음에 작은 행복을 느낀다.
* 우리 지역의 사이버 마니아 중에는 진정 사랑을 듬뿍 담아 후원해 주시니 감사하다.
* 이렇게 나를 토해내고, 벗어버릴 수 있도록 공간을 주신임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2003년도 올해의 소망을 꼼꼼히 적어본다.
* 지난 여느 해보다 무척 바쁘겠지만 늦깎이의 대학공부 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으리라.
* 내 가슴속에 맑은 샘물 솟아나는 사람을 힘껏 사랑하리라.
* '체력은 국력' 나의 건강이 곧 이웃의 건강이려니 운동을 열심히 하리라.
* 남편의 어깨가 훨씬 당당할 수 있도록 확실한 내조를 하리라.
* 청소년기의 아들 녀석이 명랑하게, 정직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리라.
다가오는 것은 비단 새해만이 아니리라. 생각이 다가오고 마음이 다가오고 사랑도 다가오느니 나에게 다가오는 그 무엇인들 손 내밀어 붙잡지 않을쏘냐!
『꿈을 성취하기 원하는 사람은 꿈을 가져야 합니다.
꿈꾸는 것을 좋아해야 합니다.
꿈꾸는 사람을 좋아해야 합니다.
꿈꾸는 사람들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꿈을 성취한 사람들의 특성을 배워야 합니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나는 위의 글처럼 꿈에 대한 생각들을 주문처럼 외우고 다니리라.
"꿈꾸는 자 이루리라. 꼭 이뤄내고야 말리라."
작성일: 200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