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을 싸다
아버지께서 화투놀음을 하시는 동네 구멍가게 창살에 오줌을 몽땅 싸고 도망을 쳤다.
나를 잡겠다고 쫒아오는 그 집 아들을 피해 한없이 달아나는 꿈이었다.
나 어린 시절이었다.
아버지께서 즐기시는 여가 문화(?) 중에 화투가 있었다.
동네 하꼬방(일본어)이라고 부르는 가게에서 ‘오소리를 잡는다’는 표현으로 자주 쓰는
담배연기 가득한 가게에서 밤늦도록 화투를 치고 술에 취해서 돌아오시면 엄마와 싸우고
그런 날이 비일비재 하였다.
그때 화투를 못 치게 할 묘안이 없을까 해서 저지르고 숨어본 사건이 있었다.
내 예상대로 화투판이 깨지고 아버지는 집에 돌아가시고 그날 우리 어머님은 환하게 웃으셨던 사건.......
연필로 또박또박 쓴 편지를 화투 방에 쑥 넣고 숨어보니 주변을 살피며 슬슬 나온 어르신들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시던 사건........
‘화투 계 속 계속 치시면 경찰에 신고 할 거예요’
이 짧은 편지 하나로 울 어머님 웃음 되찾은 그 어느 날 사건.......
그래서 오늘아침 이 꿈을 꾸었을까?
아버지께서 화투놀음을 하시는 동네 구멍가게 창살에 오줌을 몽땅 싸고 도망치는 꿈.
2008년5월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