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촌충(無鉤寸蟲)·쇠고기촌충이라고도 하며 촌충류에 속한다. 성충은 몸길이가 4∼10m에 달하며 몸마디수는 1,000∼2,000마디이다. 머리는 사각형으로 지름 1.5∼2mm이며 머리마디에 4개의 흡반이 있는데 갈고리는 없다. 머리끝 부분은 약간 안쪽으로 움푹 패었고 색소침착이 있다. 몸마디 구조는 갈고리촌충을 닮았으나 수태절(受胎節)에서 암컷 생식기의 분기가 많은 것(15∼35), 성숙절(成熟節)에 수컷 생식기가 많은 것(300∼400) 등으로 구별된다.
알이 가득 찬 편절이 분변과 함께 외부로 배출되어 알이 묻은 목초를 중간숙주인 소가 먹으면 부화하여 온코스페라가 되고, 유충이 장벽을 뚫고 근육이나 피부 등에 들어가 긴 지름 약 8mm, 짧은 지름 약 5mm의 무구낭충(無鉤囊蟲)이 되어 기생한다. 낭충은 허리살, 신장, 혀, 심장 등 주로 근육에 기생하지만 림프선, 식도 등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최종숙주는 사람이고 사람이 이 낭충을 가진 쇠고기를 날것으로 또는 불완전하게 조리하여 먹으면 소장의 상부에 기생하여 성충으로 발육한다. 쇠고기의 식용과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볼 수 있고, 특히 이슬람 교도 사이에 기생률이 높다.
매일 여러 개의 편절이 활발히 운동하여 자동적으로 항문에서 배출되어 매우 불쾌감을 주며 감염시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복통·변통부정(便通不整)·설사·구토 등의 소화기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쇠고기를 충분히 익혀서 먹고 쇠고기의 위생검사를 철저히 하며 환자를 되도록 빨리 치료하여 감염원을 없앤다. 사람이 중간숙주가 되는 일은 없고, 따라서 갈고리촌충과는 달라 사람의 낭충병(囊蟲病)의 원인이 되는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