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입시제도 하에서는 굳이 고교를 평준화 시킬 필요가 없다. 대학 입학시험에 내신이 주가 된다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로 진학해서 내신점수의 불이익을 당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임으로 자동적으로 각 고등학교는 저절로 평준화되는 추세를 나아갈 것이다.
* 경주시 고교평준화 추진위원회의 위원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들이 진정으로 주장하는 "시의 교육발전을 위하여 평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허위임을 알 수 있다. 거의가 시의 명문인 경주고 출신이 아니고 명문을 졸업하지 못해 오랫동안 아마도 인정을 받지 못했던 인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평준화라는 제도는 실제로 지역사회 특성 상 또는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교육여건 상 꼭 필요할 때 주장되어야지 몇몇 사람의 한풀이 식의 추진운동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평준화 운동의 본부격으로 되어있는 00고는 거의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평준화추진위원회 준비모임도 주관이 00고, 평준화 청원서명서 해당학교 발송도 주관이 00고, 지역의 신문에 평준화에 찬성하는 "경주지역 고교 평준화 의 당위성(영남교육신문)" "고교 평준화의 당위성(영남교육신문)" "왜 경북지역에 고교 평준화가 필요한가(서라벌신문)" "왜 경북지역에 고교평준화가 필요한가(영남일보)" 이라는 글들도 00고 교장이었던 최00교장이 모두 다 쓴 것이다.
* 시민들의 다수가 평준화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시의 중학생들 중 1/4만이 경주고나 경주여고로 진학하므로 명문고에 진학하지 못하는 너머지 3/4학생들의 부모심정은 뻔하다.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려보자고 그들은 평준화에 찬성할 것이다. 이것은 다수와 소수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소수가 자기가 원하는 학교를 선택하여 양질의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자유를, 우수하지 못한 다수가 저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은 다수의 한풀이 횡포에 소수가 다치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적 방식은 소수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민주적 방식이 아니다.
* 현명하게 생각해 본다면 명문고에 진학할 수 없는 학생들은 비평준화 상태가 그들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신으로 대학가는 대입 무시험전형제도가 임박했기에 학력이 낮은 학교에 가서 내신을 잘 받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화고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의 형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 학교의 학력을 평준화라는 제도로 올려보자는 특정학교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준화는 비명문고 학생들의 열등감 해소가 목표가 아니라 00고라는 특정학교의 "손 안대고 코 풀기" 식인 노력없이 갑작스럽게 명문고와 같아지고 싶은 몽상에 불과한 것이다.
* 이 넓은 경주 시 지역에서 양북, 감포, 안강, 내남, 건천, 아화, 양남 등의 먼거리를 평준화로 학생들을 골고루 배치한다면 과연 학부형들이 그것을 인정하고 제대로 따라줄 지는 상당히 의문이며 그 타당성 또한 부족하다. 또 경주시에서 여러개 지역으로 나눈다면 시 외곽지역의 우수학생들이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외곽학교에 그대로 진학하려고 할 지, 또 그것이 타당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 현재 고교입시제도에서 학력별로 모이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학력이 상당히 차이가 나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형편에, 고교 평준화가 실시되면 수준별 지도는 더 더욱 세분화되어 학교현장에서는 정확하게 학생들의 개인차를 고려한 수준별 수업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수업의 질이 크게 떨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므로 교육서비스의 질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므로 우수학생들의 타지역 유출이 늘어날 것이다. 안동이 평준화 되었을 때 의성, 군위, 청송 지역의 학생들이 경주고로 많이 진학했으나 안동이 다시 비평준화로 돌아서자 그 지역의 우수학생들이 거의 다 안동고로 가고 경주고로 오지 않은 것이 그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 평준화되면 학교간 경쟁을 통해 전체학생들의 질적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판단착오일 것이다. 평준화는 천차만별의 학력차가 나는 학생들을 한 교실에 끌어모으는 상황을 만들어 교사가 어느 수준에 맞추어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지 어렵게 만들며 결국 우수학생들은 제 수준의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없어 성적의 하향평준화가 초래될 것이다.
* 평준화 운동을 벌이는(거의 00고 측) 사람들이 내세우는 가장 중시하는 주장이 우수학생들의 내신성적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논리에 맞지 않다. 명문대학에 진학할 우수학생들의 내신은 경주시같은 중소도시의 명문인 경주고나 경주여고에서도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 그들이 이런 학교에 와서도 선두그룹에 있기 때문이다. 그 우수학생들의 내신을 높이기 위해서(이미 좋은 내신을 받고 있으므로 높여지지도 않지만)고교전체를 평준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특정학력집단을 위한 이기주의이지 진정으로 교육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 평준화 되면 선의의 경쟁으로 전체학교의 수준이 향상될 것이라고 하지만 과거 안동지역의 경우로 보거나 서울을 위시한 평준화지역을 볼 때, 이것은 착오이다. 평준화되고 전체 학교의 학력이 비슷해 지고, 또 각 학교 학생들의 성적이 과거 평준화 중학교시절과 같이 순위가 고착되어 버리면, 학력이 비슷한 학생들이 모여서 경쟁할 때 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쟁심이 떨어져서 학력의 하향적 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다.
* 사적 소유의 차이를 당연시하는 자본주의 원리처럼,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같은 조건에서의 출발을 전제로 한,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른 처우는 당연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자기 노력의 정도에 따라서 자기으 신분을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자기 노력으로 자기가 이상으로 여겨왔던 것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는 저학력 학생들의 상대적 열등감 해소를 위해서 제도를 아랫집단 위주로 바꾼다면 열심히 노력하는 자들의 성취감 내지는 이 사회의 발전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 평준화 운동본부에서 주장하는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 또한 설득력이 없는 말이다. 중학교 평준화로 인해서 초등학교의 교육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주장이지만, 요즈음 '교실붕괴'라고 크게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 그 주장은 맞는 주장만은 아니다. 경쟁이 있어 열심히 해야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 교실이 무너져 내리고 교권이 붕괴되어 우리의 교육이 상실되어가는 이 마당에, 그러한 현상을 초래한 '평준화로 인한 학습목적 상실'은 고려하지 않은 채 교육정상화를 운운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 평준화가 되면 사교육비가 감소될 것이라는 주장은 옳지 못하다. 최근에 교육부에서는 사교육비의 절감을 위해서 대입을 무시험전형으로 하고 학교의 보충수업과 자습을 폐지한다고 했으나 그 결과는 반대현상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교실에서 관리되던 학생들은 전부 밖으로 풀려나와 학원으로 몰려들어 사교육비는 더욱 늘어나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지금 중학교도 마찬가지이다. 평준화가 되면 당장의 입시걱정을 덜므로, 고교과정 때 필요한 소위, 중요과목의 학습이 미리 앞당겨져 중학교 때 미리 배우게 되는 바람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사교육 없이도 치를 수 있었던 고교입시가 없어진다면, 오히려 사교육비는 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