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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촬영된 경북 구미시의 구미국가산업5단지 전경. 구미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이 곳 2단계 산업용지 271만㎡(약 82만평)을 평당 1000원에 제공할 방침이다. 구미시는 반도체 입지로서 풍부한 전력과 용수, 넓고 저렴한 산업용지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을 토대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는 국내 산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도시다. 한때 삼성과 LG 등 대기업이 떠나가면서 ‘첨단 산업의 요람’으로 불리던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위기라는 말도 돌았다.
하지만 반도체와 방위 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반도체 특화 단지와 방산 혁신 클러스터 지정을 이끌어냈고, 이제는 로봇과 인공지능(AI) 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도 ‘구미 산업의 진짜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1일 본지 통화에서 “구미가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으로 재도약하도록 경제 전반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구미가 키운 반도체, 19조 투자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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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장호 구미시장과 참석자들이 ‘반도체 포기는 없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구미의 잠재력은 정부가 먼저 주목했다. 정부는 지난 3일 영남권 첨단 산업 발전 비전 국민 보고회에서 구미를 로봇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중심의 ‘제조 AX(AI 전환)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삼성전자와 삼성SDS도 구미에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라인을 포함한 1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구미를 로봇 특화단지로 지정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구미시는 반도체 산업 입지가 갖춰야 할 전력·용수·부지 및 인재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도시다. 경북은 전력 자립도가 251%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1위다. 근처 낙동강에서도 하루 68만t(톤)의 공업 용수가 공급되며, 271만㎡(약 82만평) 규모의 산업용지도 준비돼 있다. SK실트론, LG이노텍, KEC, 원익큐엔씨 등 309곳에 달하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밀집해 있다. 올해부터는 반도체 제조 공장(팹·fab) 유치를 위해 구미 5산단 부지를 다이소 물건보다 싼 ‘평당 1000원’에 내놓기도 했다.
지역 내 금오공대에선 반도체 특성화 대학 지원 사업을, 구미대에선 첨단 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 사업을 추진 중이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공학전문대학원 구미캠퍼스가 육성하는 전문 공학 인재 등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력 공급도 원활하다. 재직자 대상으로도 반도체 특화 단지 소부장 특화 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해 교육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웨이퍼 기업인 SK실트론과 함께 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반도체 교육 참여 인원은 2024년 1699명에서 올해 2005명으로 늘어났다. 구미시는 향후 반도체 소부장 콤플렉스 구축,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 신규 조성 등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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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도 소부장 특화 단지 유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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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구미에 있는 컨벤션센터 구미코에서 열린 항공방위물류박람회에 참가한 방산기업 한화시스템과 LIG D&A.
한화시스템·LIG D&A 등 기업들이 이끌어가는 방위산업 역시 구미를 살려낸 미래 먹거리다. 구미시는 올해 4월 정부에 신청한 ‘방위산업 소부장 특화 단지’ 지정에 힘을 쏟고 있다. 방위산업 소부장 특화 단지에 지정되면 기술 개발 기반과, 제품을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구축되며, 산업 맞춤형 전문 기술 인력을 키울 때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구미시는 현재 국방 반도체 기술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 자립화를 추진 중이다. 구미시는 반도체 특화 단지와 방산 혁신 클러스터에 모두 지정될 만큼, 반도체·방산 융합 산업 생태계 구축에 유리한 여건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2월 국방 반도체 자립화를 위해 한화시스템, KEC 등 기업과 금오공대, 경운대,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 12개 기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2027년까지 ‘국방 상생 파운드리’ 구축과 피지컬 AI 기반 통합 실증 허브를 구축해 국방 반도체 산업 육성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에 직결된 만큼, 산업에 특화된 도시가 기술 발전과 안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35만 방문 라면 축제 대박… 오뚜기서 20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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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열린 구미라면축제엔 관광객 35만명이 몰렸다. 구미를 비롯해 전국의 이색 라면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축제였다.
산업 분야 외에 관광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구미시는 원래 반세기 넘도록 공장의 연기만 보인다는 뜻에서 ‘회색 도시’로 불렸다. 지난 2022년 전국 최초로 라면 축제를 열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구미 1산단의 농심 공장에서 전국 신라면 75%를 생산한다는 점에 착안한 축제였다. 첫해 방문객이 1만명이었지만, 지난해 35만명이 다녀가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해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가 흥행하면서 작중에서 나온 컵라면 먹방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라면 축제 성공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구미시는 분석하고 있다.
이 성과가 알려지면서 지난 13일 대표 제품 ‘진라면’을 생산하는 오뚜기라면에서 구미시를 찾았다. 오뚜기라면은 구미2산단 일대에 2029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해외 수출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신설하고 120여 명분의 새로운 일자리를 확보하기로 했다. 라면 축제 도입이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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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뚜기라면이 구미시에 2000억을 투자해 해외 수출용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협약했다. 구미시는 기존의 농심 구미공장에 이어 오뚜기라면도 품게 됐다.
올해 라면 축제는 ‘프리미엄’을 주제로 ’2026 구미 글로벌 라면 챌린지’가 운영될 예정이다.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나만의 K라면 레시피 영상 공모전’을 통해 이색 라면을 선발하고, 예선 통과자는 축제에 초청해 관광객들과 함께 라면을 맛보게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축제부터는 구미라면 상설관을 조성하고 라면 축제 메뉴를 수시로 판매해 관광객들이 언제든 맛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업과 관광의 성공을 위해 교통 분야 사업에서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구미시는 1905년 경부선 개통 이후 121년간 추가적인 국가 철도 조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올해 하반기 정부에서 발표할 제5차 국가 철도망 계획에 구미와 대구경북신공항을 잇는 연결 철도 반영을 건의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4차 국가 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서대구와 신공항을 잇는 대구경북선 내 동구미역 신설, 남부내륙철도와 연계한 KTX 구미역 정차 등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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