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금)에 있었던 KOVO컵 여자배구, 현대건설 대 흥국생명의 경기를 되돌아봤습니다.
역시 평일 16시 생중계는 직장인으로서 참 어렵고, 언제든지 볼 수 있게 Full 영상을 제공해주시는 네이버 감사합니다.
우선 이날 경기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현대건설에서는 황민경-김연견 선수가 대표팀 차출, 주전 센터 양효진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있습니다.
흥국생명에서는 에이스 이재영, 세터 조송화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김해란 리베로도 명단에서 빠져있네요.
이에 현대건설에서는 센터 정다은-리베로 박혜미, 흥국에서는 역시 세터 김다솔-레프트 이한비 선수의 선발 출전이 눈에 띕니다.
일단 경기 결과부터 보시고, 간단한 코멘트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2017 천안 넵스컵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고, 눈여겨보고 싶었던 선수가 바로 현대건설의 이다영 세터였습니다.
올해 일련의 국가대표팀 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은 여자배구 팬들이 새로운 세터 자원 발굴에 목마름을 호소했죠. 그래서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확실한 기회를 잡게 될 이 1996년생 유망주(?)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경기, 이다영 선수(사진)의 경기운영능력은 충분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시즌 새로 부임한 (名 세터출신) 이도희 감독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련을 받은 이다영 선수는 특별히 "언더 토스 금지" 명령을 받았다고 알려집니다. 확실히 오버토스(사진)가 언더보다는 정확도가 높고, 키가 큰(179cm) 이다영 선수가 힘있게 뿌려주는 공들은 전체적으로 높은 신장의 현대건설 동료들을 살려주는데 안성맞춤으로 보였습니다. 외국인선수 엘리자베스(189cm)의 타점을 살려주는 점프 토스에 힘이 있었고, 기존 황연주-한유미 선수와의 호흡도 유기적으로 잘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공중에 뜬 자세로도 어느 방향으로든 공을 뿌려주는 모습에서 신체 밸런스가 참 잘 잡혀있다고, 비 시즌동안 훈련과 운동을 참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A 자격으로 팀을 떠난 염혜선 세터가 생각나지 않을 그런 경기였습니다.
단, 오늘 경기도 교체없이 풀(full)로 세 세트를 소화했는데, 확실히 한 시즌 전체를 주전으로 뛰어내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컨디션 조절과 체력안배 등등 앞으로 다가올 숙제가 많죠.
이다영 선수가 이번 2017-18 시즌을 무난히 잘 마치며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세터 자원이 진짜 1명 뿐인데, 현대건설을 어떻게 할 생각인거죠???
추가로 현대건설에서는 황연주 선수 몸이 상당히 가벼워 보이더군요. 2004-05시즌 프로에 입단해 벌써 13년차를 맞이하는데, 진짜 자기관리를 잘하는 듯 보입니다. 이날 경기에서도 11득점으로 제몫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현대건설의 자랑거리이자 최고 무기인 '블로킹'. 이날 경기에서도 총 12개의 블로킹이 나왔는데, 3세트 승부를 끝내는 블로킹 포함 7번이나 상대 공격을 차단시킨 노장 김세영 선수(1981년생, 190cm)의 활약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세영-이다영-엘리자베스에 양효진 선수(190cm)까지 돌아온다면, 정말 무시무시한 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위기 좋은 현대건설. 그 중심엔 이다영 세터(No.19)
황연주 선수는 꽃사슴 외모도 그렇고 실력도 그렇고. 시간이 거꾸로 흘러 점점 더 젊어지는 듯
반면 흥국생명에서는 외국인선수 테일러 심슨 선수가 25득점으로 제몫을 다해줬지만, 에이스 이재영 선수의 공백이 아쉬웠습니다.
현대건설과는 달리 외국인선수를 뒷받침해줄 확실한 국내선수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김나희 선수가 9득점 했고 빠른 이동공격은 여전했지만, 원래 역시 그정도 해주는 선수입니다. 이날 경기 12득점을 기록한 이한비 선수(2015-16년 시즌 데뷔, 전체 1라운드 3순위, 1996년생)는 3세트 승부처에 좀 더 힘을 내주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 지켜볼만한 자원이네요. 공윤희-정시영-신연경... 다들 고만고만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현대건설은 황민경 선수와 김연견 리베로가 대표팀에서 돌아오면 지난 시즌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보다 화끈한 배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다영 선수의 백업 문제 해결이 시급합니다.
흥국생명도 김해란-남지연 리베로 영입으로 수비는 한층 더 안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재영 선수도 돌아오겠지만, 확실히 심슨-이재영을 뒷받침해줄 세 번째 공격옵션이 나타나줘야 합니다. 과연 국내 선수들 중 누가 먼저 알을 깨고 나올까요?
재미있는 경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