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오늘 오후 2시,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저도 네이버 생중계로 드래프트 현장을 지켜봤었는데요. 그 결과를 한 번 총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전체 결과 먼저 보시죠.
전체 1순위 선발의 기쁨(?)은 50% 확률의 도로공사가 아닌 35% 확률의 GS칼텍스에 돌아갔습니다.
어제 본 카페의 프리뷰 때 제일 먼저 살펴봤던 수원전산여자고등학교 출신의 만능 선수, 한수진이 GS 칼텍스 옷을 입었습니다.
과연 한수진 선수의 포지션은 뭘로 정해질까요? 고등학교 무대까지만 해도 좌우 공격수 역할도 했다곤 하나 역시 작은 키(165cm)가 걸립니다. 국가대표 나현정 선수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체 1순위 선수를 처음부터 리베로로 키우긴 그렇고.
제 사견으로는 뛰어난 배구 센스를 바탕으로 일단 세터로 한 번 써봤으면 합니다. 역시 작은 키가 문제일 수 있겠지만, '리베로만큼 수비를 하는 세터'라면 문제가 다릅니다. GS와 차상현 감독의 능력을 믿어봅니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도로공사의 선택은 진주 선명여고 출신의 세터 이원정 선수였습니다.
어제 저는 두 세터 유망주 중 이솔아 선수를 생각했었는데, 도로공사의 오늘 선택은 전체적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이원정 선수입니다.
많은 팬들이 (응원하는 팀을 떠나) 이원정 선수가 국가대표로까지 잘 성장해주길 바라고 있는데, 사실 177cm 신장의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세터라면 분명 가치가 높습니다. 제 생각에 도로공사가 1순위 지명권을 가졌어도 선택은 이원정이 아니었을까 할 정도입니다.
이효희 선수의 은퇴를 대비하며, 이소라 선수보다도 이원정! 빠르면 이번 17-18 시즌에 바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3순위 현대건설의 지명은 광주체육고등학교의 만능 공격수, 김주향 선수였습니다.
180cm의 큰 키에 전방위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자원! 의외로 좌우 국내공격수의 선수 풀(pool)이 깊지 않은 현대건설에서 큰 선수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황연주 선수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나요?
4순위 KGC 인삼공사는 178cm 윙스파이커 우수민 선수를 뽑았습니다. 대전 용산고 출신으로 탄력과 스피드가 준수하다고 하네요.
5순위 흥국생명은 수원전산고 출신의 미들브로커 자원 김채원 선수를 선발했습니다.
올해 춘계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에서는 공격상을, 대통령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채원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블로킹이라고 하네요.
지난 시즌 우승팀, IBK 기업은행은 전체 6순위 지명으로 김현지, 2라운드 1순위 지명(전체7순위)으로는 이솔아 선수를 선택했습니다. 수원전산여고 출신의 176cm 아포짓 스파이커 & 미들브로커 이현지 선수는 올해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에서 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어제 프리뷰에서 살펴보기도 했던 이솔아 선수는 중앙여고 출신의 세터(174cm)로, U18 국가대표팀 출신이기도 합니다. 기존 염혜선-이고은에 새로운 힘이 더해졌습니다.
2017-18 드래프트 1라운드 선수들의 밝은 얼굴입니다. 왼쪽부터 전체 1순위 ~ 6순위입니다.
밝은 분위기의 1라운드에 비해 2라운드부터는 지켜보는 팬들의 많은 멘붕! 이번 드래프트에서 단 1명만을 뽑은 흥국생명의 패스(pass)를 시작으로 무려 4개 팀이 신인선수를 선발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도로공사에서 3라운드 2순위로 백채림 선수(소개는 어제 프리뷰를 참고해주세요. 수비력이 뛰어난 레프트자원)를 선발했고, 3개팀이 수련선수로 4명의 선수를 더 선발함으로써 총 16명의 선수가 프로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일단 1라운드에서는 모든 팀들이 각 팀의 아쉬웠던 약점들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두는 모양새였고, 이후로는 다양한 포지션을 두루 뽑으며 미래를 기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세터 자원이 이다영뿐인 현대건설은 2라운드 선택권으로 김다인(포항여고) 선수를 데려오며 역시 약점을 메웠습니다.
우선 오늘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들 모두 축하하며, 오래오래 프로로서 사랑받는 선수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자랑스러운(?) 올해의 신인 얼굴들
많은 배구팬들은 현재 흥국생명의 만행(?)에 분개하고 있는데요. 최근 이재영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미선발) 논란에 더해져 그 분노와 욕(?)이 더한 모양새입니다. 사실 바로 직전 드래프트에서도 현대건설이 1라운드 지명권만 행사(대전용산고 변명진 지명)하며 팬들의 분노(?)를 자아낸 바 있죠.
사실 모든 구단들이 '쓸만한 자원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도 신인 선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선수단 엔트리 규정과 샐러리캡(salary cap, 선수단 연봉총액의 상한선) 규정과 관련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만
배구협회나 KOVO 홈페이지 그 어디에서도 관련 규정을 찾을 수가 없네요. 협회는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좀 신경썼으면...
여튼 오늘 새롭게 프로의 문을 두드리는 선수들을 다시 한 번 환영하며
1라운더든 수련선수이든 열심히 해서, 꼭 프로 무대에서 하루 빨리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안쓰러웠던, 우리 선택받지 못했던 어린 선수들도 좌절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이제 시작입니다. 드래프트에서의 탈락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으로, 계속해서 운동을 이어가든 새로운 길로 나아가든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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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하루가 지나고
많은 기자분들의 보도로 조금씩 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일단 차상현 감독의 한수진 선수 지명 의도는 '리베로 < 세터'라고 하네요.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GS 레전드 장윤희 선수만큼만 성장해준다면, 너무 큰 욕심인가요?
요즘 우리 세터들... 조송화, 이고은, 이다영, 이재은... 다들 뭔가 번뜩이는 재치는 조금씩 부족한 느낌인데
한수진 선수가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작은 신장도 큰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쑥쑥 성장하시길.
그리고 흥국생명의 Only One pick 논란과 관련해서도 조금씩 그 이유가 밝혀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각 구단은 1~3라운드 선발 학생의 모교에 각각 계약연봉의 200%와 150%, 100%의 학교지원금을 지급해야한다고 하네요.
※ 1라운더 연봉 4~5,000만원, 2라운더 3~4,000만원, 3라운더 연봉 2,400~3000만원, 4라운더 2,400만원
여기에 팀당 13억에 불과한(?) 샐러리캡(선수단 연봉총액의 상한선)과 선수단 엔트리(최소14~최대18명) 규정까지 지켜야 하다보니 부득이한, 어쩔 수 없는 움직임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수련선수의 경우 1,500만원 연봉만 지급하면 된다지만, 수련선수로 2~3명씩 뽑아봐야 솔직히 이들이 프로무대에 뛸 수 있는 시간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정규시즌은 물론이거니와 KOVO컵에서조차 기회 주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열심히 죽어라 훈련해도 1~2년씩 수련선수로 남아 웜업존(warm up zone)만 달구다가 좌절감에 코트를 떠나는 안타까운 현실들.
또 새 선수를 많이 뽑으면 그만큼 누군가는 떠나야하는 안타까운 현실...
다음 2018-19 드래프트 때는 올해보다 더 대단한 신인들이 나온다는데, 지금 이대로라면 그리 장밋빛 미래만은 아니어 보입니다.
진짜 2군 리그가 만들어지든지, 아니면 최소한 샐러리캡이나 엔트리 확대만이라도 이루어지든지
오늘 나온 기사 제목 하나 "당신이라면 딸에게 배구를 시키겠습니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어제, 그리고 오늘입니다.
첫댓글 드래프트 장면을 중간에 네이버 중계로 보았는데
흠!~ 너무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좀 많이 지명을 해주지, 한두명 지명하는 구단도 있고
그렇다고 기존 선수층이 두터운 것도 아니고 겨우 2~3배수 가지고서 운영하면서...
스몰 구단, 짠물 구단들이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사회자가 어떻게든 많이 뽑히도록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면서 유도를 했는데도 그랬으며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이 몹시 안타카웠습니다.
아마추어팀에 가서라도 열심히 하고,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진짜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하더라구요. 진짜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 제7의 구단 창단, 또는 2부리그 운영 같은 과제들이 대승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우리나라 배구 발전을 위해서도 저변 확대로 필요한 듯하고
남자 스포츠가 야구와 축구 등이고 그나마 관중 동원이 잘 되긴 합니다.
반면 여자 스포츠라면 농구와 배구를 들 수 있는데 너무 인기물이를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각종 협회들이 문제이고, 그 외 다른 요인들이 있겠는데
성상품화니 뭐니 하겠지만, 여성만의 특권이니까 섹스어필도 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뒤에서는 할짓못할짓 다하면서, 우리 사회는 위선적이고 솔직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요인들도 있겠죠.
여자배구에서는 GS나 도공이, 농구에서는 KB가 그래도 팬 친화적으로 연고지에서 그래도 팀을 잘 꾸려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다른 팀들은 아직 분발이 필요하죠. 협회는 많~~~이 멀었고. 솔직히 우리동네 작은 사무실이나 회사에서도 이렇게는 일 안합니다.
그리고 KOVO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9월 8일 신동하님의 글, 특히 마지막 부분에 참 공감합니다.
좀 유명한 분들이 사회 & 공 뽑는 것 해주시지. 요즘 스포츠쪽 아나운서분들이 많이 계셔서 살아남기도 치열하고, 이런 기회를 싼 가격(섭외비)로도 하려는 분들이 분명 있었을텐데 말이죠. 누가 공을 뽑느냐도 이슈가 될 수 있고 좋은데... 협회가 내년에는 좀 더 디테일하게 신경 좀 썼으면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