童眞菩薩이란
지식게시판에 동진보살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 영남불교문화연구원 가족들은 지식 게시판을 잘 보시지 않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동진보살은 절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탱화이므로 전 식구들이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해서 이곳으로 옮겨 소생의 견해를 올립니다.
한국 사원에 현존하는 탱화는 대체로 신앙의 분화에 따라 상단탱화, 중단탱화, 하단탱화로 구분됩니다. 동진보살이 그려진 신중탱화는 불보살을 소재로 한 상단탱화보다는 한 급수가 아래인 중단탱화에 속합니다. 신중탱화란 화엄경을 위시한 여러 경전에 나타나는 호법선신들, 말하자면 불법을 수호하고, 불경을 수지독송, 수행하는 불자들을 외호하는 선신의 무리들을 회화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신중도는 적게는 독존에서부터 최고 104위까지 나타나는 다양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진보살은 산스크리트 말로는 Khanda. Kumara라고 하고 남인도에서는 Subramanya, Guh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한역해서 새건타, 사건타, 소건, 혹은 위태, 위타라고도 하고 일반적으로 위태천, 구마라천, 위장군, 위천장군, 위태보살이라고도 부릅니다. 조선시대 들어와서 동진보살이라는 말로 많이 불리게 되었습니다.
사전을 인용한 답글을 보니 얼굴이 아이처럼 둥글기 때문에 동진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되어 있던데, 저의 견해는 다릅니다. 얼굴이 동그랗기 때문에 동진보살이 아니라 동진보살이기 때문에 얼굴을 동그랗게 표현한 것입니다. 원래 얼굴모양과 이름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화엄경변상도의 동진보살을 보면 이마가 좁고 턱이 벌어진 긴 얼굴의 건장한 장군의 모습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몸은 물론 얼굴까지도 근육질로 뚤뚤 뭉쳐진 우악스런 모습의 동진보살이 그려지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지식게시판에 게시된 질문요지가 ‘동진의 의미’라고 파악했습니다. 동진이란 동정과 같은 말로 이성을 가까이 하지 않은 사람, 즉 숫총각이란 뜻입니다. 어린 나이에 출가하면 동진 출가라 하듯이 말입니다. 동진보살(위태천)은 동진수행을 해서, 평생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갈 것을 맹세하였기 때문에 보통 앳된 소년이나 청년의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위태천은 고대 인도의 신화에 의하면 불의 신인 아그니의 아들이라고도 하고 시바의 아들이라고도 합니다. 이런 힌두교의 신이 불교에 흡수되면서 금광명경과 대반열반경 등에서는 가람수호의 신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사리 수호 역할을 맡아서 첩질귀가 부처님 사리를 훔쳐갔을 적에 동진보살(위태천)이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 불사리를 되찾아왔다고 합니다.
동진보살(위태천)신앙은 5세기 경부터 있었으나 중국화 된 것은 7세기 중반경인 것 같습니다. 도의 율사가 자신의 신비로운 체험을 피력한 도의율사감통록에 위태천의 이름과 성격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진보살(위태천)의 형상에 대해서는 어떤 경전에도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중국, 한국, 일본에 남아있는 위태천의 모습은 하나같이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든 무장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동진보살은 머리에 날개깃이 달린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합장을 하거나 칼을 양팔 위에 올려놓고 합장하고 있는 중앙의 동진보살을 중심으로 무기를 든 팔부신중들이 주위를 물샐틈없이 둘러싸고 있는 형상으로 많이 표현됩니다.
팔부중도 불타 팔부중과 사천왕 팔부중이 있는데 동진보살을 둘러싸고 있는 팔부중은 부처님을 외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불타팔부중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원하시는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사실 지식 게시판에 설명해 주신 내용이 저에겐 어려웠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무척이나 기쁩니다. 몇 년 간 궁금하게 여기던 것이 해소되었으니까요.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선생님, 올려 주신 사진은 배꼽만 보이고 그림은 보이지 않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