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양이씨가첩에서 전주최씨와 흥양이씨의 관계 분석.

[여수]

 * Note.

이 글은 문성공 후손 모임 네이버카페 주덕재(http://cafe.naver.com/joodeokjae)의 회원이신 ID 산곰님께서 보내 주신 흥양이씨가첩 중에서 전주최씨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해석으로 다음카페 주덕재의 회원님들께도 알려드리고자 이곳에 올립니다.

회원 ID 산곰님께서 보내주신 흥양이씨가첩의 영인본에서 얼핏 살펴보아 전주최씨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만을 찾아 검토하여 올립니다.

자료를 제공하여 주신 산곰님께 감사드립니다.

흥양이씨가첩은 내용만 78쪽에 달하는 방대한 것으로 전부를 해석하여 고증을 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므로 전주최씨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부분만을 검토하였다.

흥양이씨가첩은 표지에 단양군수 이준(李埈, 1560~1635)이 만력 29년(1601, 선조 34)에 저술한 것이라고 적혀 있는데 첫머리에 실린 서문은 좌의정을 지낸 이정구(李廷龜, 1564~1635)가 만력 갑진년(1604) 9월 9일에 적었고 말미에 수록된 발문은 정경세(鄭經世, 1563~1633)가 만력 29년에 지은 것이다.

흥양이씨가첩은 기록한 시기가 임진왜란 직후로 시대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이준이 14세조 이언림(李彦林)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선조들의 업적 등을 기록하고 있는데 본가(本家)뿐만 아니라 외가(外家)에 대해서도 상당히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어서 족보학의 연구는 물론 흥양이씨와 혼인관계에 있는 여러 가문의 선조들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것 같다.

인쇄본으로 제작된 이 책은 1601년 보다는 늦은 시기에 제본된 것으로 보이고 특히 표지는 이준이 저술할 당시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서문을 고려할 때 1604년경에 인쇄된 것으로 추측된다.

책에 관한 구체적인 고증에는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카페지기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되고 다만 내용 중에서 최씨 특히 전주최씨와 관련이 있는 부분만 단간하게 검토해 보고자 한다.

1. 이준의 8세조 봉상대부 통례문부사 휘 길(吉 )의 부인 완산군부인 최씨.

  통례문부사 이길의 부인 완산군부인 최씨는 11쪽에 수록되어 있다. 

        - 11쪽 완산군부인 최씨 기사.(최씨의 본가, 외가 등에 관하여 상세히 적고 있다) -

완산군부인 최씨의 아버지는 선부전서 상호군 최득평이다.

전서공(득평)은 문열공계 전주최씨로 문정공(재)의 아버지이시며 평도공(유경)의 할아버지가 되시는 분으로 문성공(아)의 아버지이신 상호군공(입평)과 형제인가 여부를 놓고 지금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분이시다.

문열공계 전주최씨는 지천공(명길), 명곡공(석정) 등 유명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이름난 가문으로 문성공계 전주최씨와 같은 혈족이지만 세대의 연결이 검증되지 못하여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마도 문열공보다는 더 윗대에서 나누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서공의 산소는 충북 청원군 북이면 대율리에 있다. 

             - 12쪽 전서공의 윗대에 관한 부분(전서공의 외가에 대하여도 적고 있다) -

흥양이씨가첩은 외가에 해당하는 전주최씨 문열공계에 대하여 전서공에서 문열공(순작)에 이르는 세대를 혼인관계를 포함하여 11~12쪽 두 페이지에 걸쳐서 상당히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는데 기록된 내용 중에서 많은 사실들은 이미 문정공 묘비명을 통하여 상세하게 고증되어 있다.

문정공의 외가나 전서공의 외가 등 문열공계 전주최씨 선조들의 혼인관계 등 좀 더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고증과 해석은 체계적인 자료를 보유하지 못한 카페지기의 입장에서 직계가 아닌 가문에 대하여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그 해석과 고증을 문열공계 전주최씨에게 미루고자 한다.

2. 이준의 6세조 자헌대부 사헌부대사헌 휘 은(垠)의 사위 장령 최문손(崔文孫).

흥양이씨 가첩 19쪽에서 22쪽은 이준의 6세조 이은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이은은 1남 1녀를 낳았는데 아들은 전주부윤을 지낸 이언(李堰)이며 사위는 최문손(崔文孫)이라는 사람이다. 

                                       - 19쪽 이준의 6세조 이은의 기사 -

                                          - 22쪽 이은의 사위 장령 최문손의 기사 -

흥양이씨가첩은 사위의 이름이 최문손 이라고 적었을 뿐 본관이 어디인지 그리고 누구의 아들인지 기록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분이 우리 문성공(아)계 전주최씨 판사공(용갑)파에 계시는데 판사공파의 부정공(복생)파 무주종중 6세의 휘 문손이 바로 그 분이시다. 

우리 문성공계 전주최씨의 기록을 살펴보면

                                  - 초성일권 27쪽에 수록된 휘 문손의 기사 -

족보 초성일권은 휘 문손이 휘 수평의 둘째아들로 문성공의 6세손이라고 수록하고 있는데 형님(원손)과 동생(철손)이 무과에 급제한 내용은 기록되어 있으나 휘 문손이 장령 벼슬을 했다는 내용은 적혀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후손에 관하여서도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건륭계해보에는

                               - 건륭계해보 - 원 - 26쪽 휘 문손과 휘 한경이 실린 부분 -

 

                                        - 건륭계해보 - 원 - 96쪽 휘 한경이 실린 부분 -

건륭계해보는 휘 문손이 장령 벼슬을 했다는 것과 아들 휘 한경이 감사 벼슬을 했다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손이 무주에서 살고 있다는 것과 후손들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전북 무주군 무풍면 현내리 철목동을 중심으로 문성공계 전주최씨 판사공파 휘 문손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다.

현재 무주를 중심으로 살고 있는 전주최씨 문성공계 판사공파 일가들은 휘 문손의 증손이신 9세 휘 영보(永甫)께서 1545(인종 원년) 무풍현감으로 부임하신 이후 무풍면 현내리에 터를 잡아 살면서 세대를 이어오고 있다.

이상을 살펴보면 이준의 6세조 이은의 사위가 문성공계 전주최씨 판사공파 6세 휘 문손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자료를 검색해 보면 같은 시기에 경주최씨와 해주최씨 집안에도 각각 최문손이라는 사람이 수록되어 있어서 말하자면 같은 시기에 최문손이 3명이 있는데 경주최씨 최문손과 해주최씨 최문손은 동일하게 태종14년(1414) 과거에 급제하여 좌랑벼슬을 했다 하므로 아마도 동일인물이 확실한 것 같고 경주최씨 쪽 기록이 좀 더 명확하므로 경주최씨를 기준으로 전주최씨 최문손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최문손은 바로 경주최씨 화숙공파이다.

경주최씨 화숙공파는 문창후 최치원(崔致遠)을 시조로 하지만 문창후에서 문창후의 5세손이라고 주장하는 최선지(崔善之)까지의 세대가 이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선지에서 다시 문창후의 8세손이라고 주장하는 최애(崔藹)에 이르기까지 세대도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최애를 1세조로 하여 족보를 꾸미고 있다.

최애에서 최문손의 아들 최한경까지의 세계표를 그려보면

최애(崔藹) - 현우(玄祐) - 습(隰) - 계운(繼雲) - 첨로(添老) - 문손(文孫) - 한경(漢卿)

* 화숙공은 휘 현우를 말한다.

경주최씨 화숙공파 족보에는

최문손에 대하여

화숙공 5세손, 태종 14년(1414년) 친시(親試) 을과 3등에 급제함, 아버지는 는 최첨로(崔添老), 조부는 최계운(崔繼雲), 증조부는 최습(崔隰), 처부(妻父)는 흥양이씨 대사헌 이은(李垠), 아들 최한경(崔漢卿)은 생원으로 과거에 급제함, 관직은 이조정랑을 지내고 대사헌에 증직됨.

또 최한경에 대하여

화숙공 6세손, 세종 26년(1444년) 식년시 병과 2등, 자는 언보(彦甫)이고 아버지는 최문손(崔文孫), 조부는 최첨노(崔添老), 증조부는 최계운(崔繼雲), 외조부(外祖父)는 흥양이씨 대사헌 이은(李垠), 처부(妻父)는 한양조씨 조육(趙育), 진사로 과거에 급제하여 이조참판을 지냈다.

그렇다면 전주최씨와 경주최씨에 모두 최문손, 최한경 부자가 존재한다는 말인데 그 시기와 벼슬도 비슷하여 한 사람을 두고 서로 자기의 조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우선 흥양이씨 이은의 사위 최문손이 과연 전주최씨인지 아니면 경주최씨인지 먼저 확인해 보고자 한다.

두 가문의 족보를 제외하고 좀 더 객관성 있게 본관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으로 국조방목이 있다.

국조방목은 고려 말기부터 조선시대에 걸쳐서 문과 급제자의 본관은 물론 아버지가 누구인지 대체로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으므로 국조방목에서 최문손과 최한경을 찾아 본관과 아버지를 확인하면 될 것이다.

우선 국조방목에서 최문손을 찾아보면

 

                                    - 국조방목 1권 83쪽의 최문손 기사 -

국조방목 1권 83쪽에는 갑오(1414, 태종14) 동년(同年) 친시방(親試榜)에서 을과 3등 15인으로 생원 최문손이 급제한 내용이 실려 있고 경주최씨로 벼슬은 장령이며 이은의 사위이고 최첨로의 아들이라고 적혀 있다.

즉 국조방목의 기록은 경주최씨 화숙공파 족보의 기록과 일치하며 흥양이씨 이은의 사위는 경주최씨 최첨로의 아들 최문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국조방목에서 최한경을 찾아보면

 

                                        - 국조방목 1권 125쪽의 최한경 기사 -

국조방목 1권 125쪽에는 갑자년(1444, 세종26)방 병과 7인 중에서 진사 최한경을 찾을 수 있는데 본관은 기록하지 않았지만 자가 언보(彦甫)이고 벼슬이 감사이며 최문손의 아들이라고 적혀있다.

이 또한 국조방목의 기록은 경주최씨 화숙공파 족보의 기록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조방목의 내용을 검증할 만한 자료로서 씨족원류(氏族源流)라는 책이 있는데 조종운(趙從耘, 1607-1683)이 병자호란 이후 여러 가문의 족보를 모은 것이다.

씨족원류 역시 국조방목과 마찬가지로 경주최씨의 주장을 그대로 수록하고 있다.

                                 - 씨족원류의 최문손, 최한경 부자 기사 -

이상의 결과에 의하면 흥양이씨가첩에 수록된 최문손은 전주최씨 판사공파가 아니라 경주최씨 화숙공파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한편 조선왕조실록에서 전주최씨 휘 문손의 아버지 최수평과 최문손을 찾아보면

최수평은 문종 즉위년(1450)에 지이산군사(종4품), 단종 2년(1454)에 제주목사(정3품), 세조 2년(1456)에 첨지중추원사(정3품), 세조 6년(1460)에 원종공신 3등에 올랐다.

최문손은 세종 1년(1419)에 사헌부 함길도 행대감찰(정6품), 세종 7년(1425)에 이조좌랑(정6품), 세종 7년(1425)에 사헌부지평(정5품), 세종 11년(1429)에 사헌부 장령(정4품)에 올랐다.

또 최한경은 세종 20년(1438)에서 시작하여 예종 1년(1469)에 이르기까지 모두 34번 등장할 정도로 활동이 많았다.

이상을 근거로 검토해 본다면 조선왕조실록의 최문손은 바로 1414년 국조방목에 등장하는 최문손이 확실하다고 보이며 첨지중추원사 최수평의 아들로 보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

1450년에 종4품 무관 벼슬에 있는 사람의 아들이 어떻게 31년 전인 1419년에 벌써 정6품 사헌부 감찰이 될 수 있겠는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최수평과 최문손은 나이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최문손의 나이가 최수평의 나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전주최씨 문성공계 족보에 등장하는 최수평의 아들 최문손과 조성왕조실록이나 국조방목, 그리고 흥양이씨가첩에 등장하는 최문손은 동명이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상의 기록 검토 결과에 의하면 흥양이씨 이은의 사위 최문손은 경주최씨 화숙공파 최첨로의 아들 최문손이 확실하다.

3. 전주최씨 족보 건륭계해보 기록의 해석.

경주최씨의 족보 기록은 매우 구체적이고 또 상세한데 반하여 전주최씨의 족보 기록은 매우 간단하다.

그렇다면 전주최씨 족보에는 어떠한 오류가 있으며 오류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가?

이의 검토를 위하여 초성일권과 건륭계해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초성일권에는

휘 문손(文孫)의 아버지는 무과에 급제하여 첨지 벼슬을 지내신 휘 수평(守平)이며 할아버지는 군사 벼슬을 지낸 휘 이화(以和)라고 적고 형님 휘 원손(元孫)과 동생 휘 철손(哲孫)이 모두 무과에 급제 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아들 휘 한경을 비롯하여 후손이 아무도 기록되지 않았다.

건륭계해보에는

초성일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으나 초성일권과 다른 부분은 휘 문손이 문과에 급제하여 장령 벼슬을 했다고 수록하고 있으며 형님(원손)의 무과 급제는 기록하고 있으나 동생(철손)의 무과 급제 기록은 수록하지 않았다.

또 아들 휘 한경이 수록되고 벼슬은 감사라고 기록했으며 후손 또한 상세하게 기록하면서 무주에서 살고 있다고 적고 있다.

왜 초성일권에는 휘 한경 이하의 세대가 수록되지 않았는가?

검증을 위해 무주 입향조(入鄕祖) 휘 영보(永甫)까지 판사공파의 세계표를 그려보면

1세	2세	3세	4세	5세	6세	7세	8세	9세
아(阿)	용갑 (龍甲)	영(濚)	종수 (宗守)	의지 (義之)	담수 (聃壽)	중우 (仲友)	이겸 (爾謙)	감우 (坎雨)
		복생 (福生)	온지 (溫之)	희성 (希聖)
				희현 (希賢)	연조 (戀祖)	인석 (鄰석)
						연석 (連石)	윤원 (閏原)	응호 (應湖)
								응하 (應河)
					회조 (懷祖)
			이화 (以和)	수평 (守平)	원손 (元孫)
					문손 (文孫)	한경 (漢卿)	혼(渾)	영보 (永甫)
					철손 (哲孫)
				자평 (自平)
				정평 (井平)	실한 (實漢)
				지평 (止平)

세계표를 보면 6세와 7세 사이가 칼로 그은 듯이 갈라지는데 휘 이화의 후손이 6세 까지는 세대가 나뭇가지 모양으로 퍼져 나가다가 7세 이후부터 한 줄로 내려간다.

이는 6세까지를 수록한 자료와 7세부터를 수록한 자료의 출처가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즉 초성일권을 만들 때 까지는 무주에서 살고 있는 일가들이 확인되지 않아서 휘 이하의 형님이 되시는 휘 온지 종중에 전해오는 자료를 이용하여 족보를 꾸몄기 때문에 휘 이하의 손자 세대까지는 수록할 수 있었으나 그 이후의 세대는 수록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초성일권을 발행한 후 무주에서 살고 있는 일가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건륭계해보에는 그 세대가 수록될 수 있었는데 무주의 일가들에게는 입향조 휘 영보의 직계에 대한 자료밖에 없었으므로 한 줄로 연결되게 되었고 휘 자평, 휘 지평, 휘 원손, 휘 철손, 휘 실한의 후손에 관한 기록은 모두 실전하게 된 것이다.

족보 초성일권 26쪽과 건륭계해보-원 25쪽에 실려 있는 휘 온지의 기사에는 모두 “자손이 금구(金溝, 전북 김제군 금구면)에서 살고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 초성일권 25쪽 휘 온지의 기사 -

이상의 검토에 의하면 휘 문손의 선조는 전북 김제시 금구면에서 살았는데 5세 휘 이화의 세대에서 금구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게 되었으므로 금구 종중과 분리 되었고 9세 휘 영보께서 현재의 무주군 무풍면에 자리를 잡아 무주 종중을 이루게 되었다.

휘 이화의 손자세대 까지 기록은 금구의 종가에서 가지고 있었으므로 초성일권에 수록될 수 있었고 그 이후의 세대는 수록되지 않았으나 초성일권 발행 이후 무주에서 새로운 일가들이 나타나 휘 이화의 후손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건륭계해보에 수록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주 일가들은 자신들의 직계에 관한 기록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주가 아닌 다른 지방에서 살고 있는 가문은 기록을 실전하게 된 것이다.

건륭계해보를 살펴보면 입향조 휘 영보 이후는 배위를 비롯하여 상당히 구체적인 기사가 적혀 있으나 그 위의 세대에 대해서는 기록이 매우 단촐하다.

이는 무주의 일가들이 제공한 입향조 이상의 세대에 관한 자료가 그다지 상세하고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초성일권을 만들 때는 알지 못했던 후손이 이후에 발견되니 종중에서는 새로운 기록을 가지고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 때 여러 문헌에서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동명이인 최문손과 최한경 부자가 발견되었는데 그 분들의 벼슬이 장령이고 또 감사였다.

비록 종중에는 벼슬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외부의 문헌에서 장령과 감사 벼슬을 했다는 기록을 발견한 전주최씨들은 그들이 동명이인으로 경주최씨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장령 벼슬과 감사 벼슬을 했다고 적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에는 국립 도서관을 비롯한 수많은 도서관에 소장된 엄청난 양의 장서를 마음대로 열람할 수 있고 또 인터넷을 이용하여 조그만 사안에 관하여 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검색하여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도서관이나 인터넷이 없었고 일반인이 조선왕조실록을 읽어 볼 수도 없었으므로 자료 검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전주최씨 최문손과 최한경은 벼슬에 오르지 못했는가?

벼슬에 오르지 못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특히 휘 수평이 종3품의 고급 관료이며 원종공신 3등에 올랐으므로 아들(문손)과 손자(한경)는 분명히 직위의 고저에 관계없이 벼슬에는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국조방목에서 휘를 찾을 수 없으니 문과에 급제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고 족보에 적혀있는 것처럼 벼슬이 장령이나 감사는 아닐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의 상황에서 두 분의 벼슬이 장령이고 감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길은 그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묘지나 비석 등 금석문이나 당대에 기록한 교지 등 고문서가 발견되는 것이다.

후대에 기록한 족보나 여타 문헌을 근거로 장령이나 감사 벼슬을 했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결론을 정리해 보면

1. 흥양이씨가첩을 비롯하여 국조방목과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최문손과 최한경 부자는 경주최씨

    화숙공파가 확실하며 전주최씨 문성공계 판사공파의 최문손, 최한경과는 동명이인이다.

2. 건륭계해보 이후의 전주최씨족보에 수록된 휘 문손과 휘 한경의 벼슬은 경주최씨 화숙공파의 동명이인

    최문손과 최한경의 벼슬을 잘못 수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3. 전주최씨 6세 휘 문손의 실존여부는 금구 종중과 무주 종중의 자료에서 모두 확인 된 것이므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4. 전주최씨 6세 휘 문손과 7세 휘 한경은 벼슬에 오르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 벼슬이 장령이거나

    감사가 아닌 것이다.

5. 해주최씨의 최문손 또한 동명이인 경주최씨 최문손의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