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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BEST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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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2016년 6월 11일 코리아 랜도너스 서울 400km 테스트라이딩.
산타마운틴 추천 0 조회 235 16.06.14 11:47 댓글 13
게시글 본문내용



올해 3월달에 우연히 코리아랜도너스 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라이딩 거리가 최소 200km에서 최대 1200km이다.

거리가 후덜덜 하구만....

검색을 해서 사람들이 다녀온 후기를 보니 대부분이 로드차로 도전하는 것 같다.

난 MTB만 두대 있을뿐 로드차가 없다.

MTB로 도전하기에는 거리의 압박이 심해보였다.

그래서 "그냥 그런 것이 있구나"하고, 알기만 하고 넘어갈려구 했는데...

그것이 계속 생각나고, 도전하고 싶고, 해내고 싶고... 이런것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가득찼다.


코리아랜도너스를 내년에 정식으로 도전하는 것으로 마음 먹었다.

도전하자는 마음을 먹으니 MTB밖에 없는 난 로드차를 구매해야하나 이런 고민이 생겼다.

요즘 경제사정도 안좋고, 뭐 하나 할려고 할때마다 장비 지르는 것도 아닌것 같고...

예전에 경제사정이 좋을때는 생각없이 장비부터 지르고, 나한테 오는 지름신을 모두 격하게 환영하며 받아줬는데,

시간이 지나니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비보다 우선이 되야하는 것이 몸이다. 체력과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러저런 고민을 몇일 동안 하다가,

일단 6월 11일에 코리아 랜도너스에서 진행하는 S-400 브레베를 MTB를 타고 테스트 라이딩을 도전해보기로 했다.

도전해보고 안되면 그때 다시 장비를 고민하던, 장비가 안되면 랜도너스를 포기하던 그때 정하면 되는 것이다.


6월 10일(출발전날)

저녁에 마누라가 먹고 힘내서 꼭 완주하라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닭복음탕을 해줬다.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데, 지금 먹는 식사가 최후의 만찬으로 느껴졌다.

식사 후 내일 라이딩할때 필요한 물품과 자전거를 준비해놓고 일찍 잠을 청해다.

역시 잠이 오지 않는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임 그리고 걱정... 이런 느낌 정말 좋다.


6월 11일(출발당일)

4시 30분 기상... 새벽에 잠을 설치며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집에서 출발할때 아무것도 안먹고 대부도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 먹고 출발했다.

출발시간 5시 10분.

워밍업 좀 할겸 안양천합수부까지 천천히 달린다. 이른 아침인데 해가 정말 빨리 뜬다.




안양천합수부를 지나 안양천 자전거도로부터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시작한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쌩~하고 빠른 속도로 달리기 좋다.

아침 공기가 시원하고 상쾌함 마져 든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많이 있다.

좋은 징조이다. 오늘 라이딩은 "뜨거운 햇살에 고생은 덜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안양천, 목감천을 빠져나와 칠리지저수지에 도착했다.

대부도까지 한번에 이동할려고 했는데, 체력안배를 위해서 칠리지저수지에서 잠시 휴식을 하기로했다.

누적거리 : 28km




휴식 후 안성을 빠져나와 시화방조제길로 접어들었다.

길게 뻗은 길 그리고 넓은 갓길이 쭉~ 달리기에 좋았다. 차량들도 빠른 속도로 쭉쭉 달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낚시꾼들의 불법 주정차 차량이 넓은 갓길을 점령하고 있어서, 안전한 갓길 라이딩을 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차도로 나와 빠른 차들과 함께 달려야했다. 불법주정차 차량을 신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시화방조제를 지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도에 도착했다.

CP1을 지나치고 좀 지나니 양평해장국집이 나왔다.

정식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은 CP에서 인증도장을 찍어야한다.

난 정식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증도장 같은거 필요없다. 그냥 패쑤~~~

양평해장국이 속초라이딩할때 양평에서 먹었던 해장국보다는 맛은 덜하지만,

지금은 관광라이딩이 아니기에 맛은 중요하지 않다.

직원들의 손님들을 밝게 맞아주는 서비스가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양평해장국집에서 떨어진 체력도 충전하고, 폰의 배터리도 충전했다.

나한테 폰의 배터리 정말 중요하다.

지도 없이 GPS앱으로 이번 라이딩코스를 찾아가야하기 때문이다.

폰이 죽으면 나도 죽는 것이다.

누적거리 : 60km





식사 후 잠시 휴식을 더하고 제부도를 향해 출발~~~

제부도는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이 맞아야만 들어갔다 나올수 있다.

정상적인 코스는 제부도를 한바퀴 돌아야 하지만,

난 비정상 라이딩을 하는 거라서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까지(2시간정도) 필요가 없었다.

제부도 한바퀴 돌고 나오는 거리가 10km정도이다.

10km정도 짤른다고 테스트가 무의미해지는 아닌 것 같아서, 제부도는 생략하기로 했다.

시간이 맞지 않아서 제부도 입구에서 인증샷만 남기고,

입구 앞 마트에서 냉커피로 아쉬움을 달래며 제부도를 바라보면서 휴식을 했다.

누적거리 : 80km






화옹방조제 지나가는 길...

시화방조제는 그나마 중간에 "ㄱ"자로 꺽여있어 곧게 뻗은 길이 덜 지루했는데,

화옹방조네는 거리도 길고 완전히 일자로 끝까지 이어져 있어서 정말 엄청 지루했다.

속도 내기에는 어렵지 않은데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오랫동안 달리니깐 멘탈붕괴가 일어날려고 한다.

정말 정신줄을 어렵게 붙잡아 메고 화옹방조제를 겨우 통과했다.




화옹방조제를 지나 조금 더 가면 내가 정해놓은 휴식장소가 나온다.(CU 화성매향점)

그곳에 도착하니 라이딩을 하는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로드차를 보아하니 이 사람들도 "랜도링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내가 쉬는 동안 그사람들은 화옹방조제를 향해 라이딩을 한다.

반대 방향으로 라이딩을 하는 것을 보니, 랜도링을 하는 사람들은 아닌가 보다.

편의점에서 단팥빵과 과일음료를 구입했다.

음료는 2개만 먹을려구 했는데, 2+1 상품이라 3개를 먹었다.

난 운동할때 과일을 먹으면 기분도 상쾌하고 힘도 나는 거 같은데, 과일은 무거워서 싸가지고 다닐수가 없다.

이온음료 스포츠음료도 좋지만, 과일 대신 비타민이 있는 과일음료도 마실 필요가 있다.

누적거리 : 104km




라이딩 하는 동안에 예전에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매향리라는 곳을 지났다.

자전거때문에 내가 평생 지나치지도 않을 곳을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이점 또한 자전거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또 방조제다... 아산만방조제...

화옹방조제를 지나면서 정신적으로 개고생을해서 방조제를 보니 겁이 덜컥난다.

아산만방조제를 진입하니 짧다, 무지 짧다. 방조제 끝이 바로 보인다.

아! 이런 행운이... 기분이 너무 좋아 째진다. 아산만방조제만 지나면 더이상 방조제는 없다.

방조제는 짧지만 공단지역이라 어마무시한 트럭들과 같이 지나가야한다.

특히 콘네이너를 실은 트레일러트럭이 옆으로 지나갈때는 정말 무섭다.

아산만방조제를 지나 인주면에 접어들었다. 바로 내가 점심 먹을 장소로 정해둔 지역이다.

점심은 인주진곰탕.

맛은 그냥 딱 곰탕 맛이다. 서비스는 직원분의 인상쓰는 모습이 좋지 않은 기억을 남겼다.

어쩌면 내가 잘못 느낀것일 수도 있다. 공단에 위치한 식당이라 근로자분들이 식사를 하러 많이 들어온다.

여기서도 체력 충전, 폰 충전을 했다.

누적거리 : 138km





점심 식사 후 정오가 지나니 날씨가 많이 더워진다.

간간이 구름사이로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데, 몸이 점점 뜨거워져 쓰러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기 예보에서 내일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비 내리기전의 그 습한공기...

뜨겁고 습한 날씨속에서 라이딩을 하니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옷이 땀으로 완전히 흠뻑졌었다.

CP3(예산군 대흥면) 휴식을 하기로 했는데, 그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예산역을 지나 예당저수지가 나온다. 예당저수지만 지나면 CP3이 나온다.

예당저수지를 끼고 도는 도로는 나즈막한 오르막길인데, 더운 날씨속에 힘들었는지, 마치 미시령업힐을 하는 느낌이다.

정말 헉헉대고 힘들게 지나갔다.

CP3 편의점에서 뜨거워지 몸을 식히기위해 얼음2통, 얼음아이스크림, 이온음료를 구입했다.

편의점 직원분이 랜도링 하는거냐고 하길래, 난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랜도링하는 사람들은 제부도 바닷길때문에 늦게 출발해서 2시간 정도 지나면 올것이라고 했다.

편의점 안에서 잠시 열을 식히며 휴식을 하고 있는데, 랜도링하는 외국인 2명이 들어왔다.

그리고 바로 한국인도 도착했다.

로드차가 엄청 빠르구나~~~! 체력 또한 좋구나~~~! 이런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늘 브레베를 준비하기 위해 다른 사람 블로그 후기를 통해 정보를 찾던중 400km를 17시간대에 주파한다는 외국인 있다고 했는데,

이 외국인들중에 한명이 그 외국인인가 보다.

오늘 라이딩 출발할때 저녁 먹기전까지 로드차한테 잡히지 않을려구 마음 먹었는데,

여기서 잡히다니 "난 아직 멀었나보다" 이런 생각이 든다.

동네에서 내가 제일 잘해서, 무림으로 나가도 될줄 알았는데, 역시 무림에는 고수가 넘쳐나나보다.

테스트라이딩이 끝날때까지 고수들한테 만신창이가 되도록 두둘겨 맞을거 같은 생각이 든다.

두둘겨 맞더라도 오늘 소중한 경험을 하면되니깐.... 뭐~~~!

외국인 한사람은 그냥 인증도장만 찍고 바로 출발하고,

또다른 외국인은 편의점에서 점심으로 햄버거와 콜라를 먹는다.

저거 먹어서 장거리라이딩을 어떻해 버텨내는지 신기하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 아는지 한국인이 외국인한테 짜장면 먹으러 간다고 한다.

난 2위 그룹한테 잡히기전에 허벅지를 재촉해서 또 다시 출발이다.

누적거리 : 175km






이번 휴식장소는 유구터미널 근처 편의점이다.

편의점 도착하기 3~4km전에 햄버거 먹던 외국인이 나를 추월한다.

내 주특기가 로드차뒤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라이딩하는 것이다.

외국인 아저씨 뒤에 바짝 붙어서 라이딩을 진행하는데,

앞에서 끌어주니 정말 힘 하나 안들고 편하다. 속도도 내가 계속 붙어 갈수 있는 속도다.

근데 휴식장소가 다가오는데, 쉬지 않고 저녁먹을 장소까지 계속 붙어 다닐까 고민하다가,

일단 내가 세워놓은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결정하고 휴식장소에서 내렸다.

외국인 아저씨 자전거를 뒤에서 살펴보니 신기했다.

로드차는 로드차인데 모양새가 생활차 비슷하게 생긴, 꼭 쌀집자전거에 싸이클핸들바를 붙여놓은 거 같다.

보통 로드차는 화려하게 잘빠지고 간지 작살인데, 그런 느낌이 전혀없다.

이번 편의점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얼음아이스커피, 쵸코바를 3개를 샀다.

쵸코바는 1개만 먹고, 2개는 나중을 위해서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누적거리 : 198km





유구터미널에서 저녁식사 장소인 정안면사무소를 향해 출발한다.

이번 라이딩코스는 전반전과 후반전이 완전히 다르다.

유구터미널부터 후반전으로 한다면 앞으로의 길은 업힐의 향연이다.

전반전으로 너덜너널해진 체력으로 수많은 고갯길을 넘어야한다.

한마디로 이번 브레베를 완주하느냐 못하느냐는 후반전에 달려있는 것이다.

저녁 장소를 향해 고갯길을 오르다 보니 랜도너스협회 관계자로 보이는 분이 사진을 찍어준다.

그래서 난 정식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오송골을 지나고 있는데, 골짜기에 흐르는 계곡물이 힘차고 시원하게 흘러간다.

물 흐르는 소리 또한 더위에 쪄든 나를 유혹하는 거 같다.

계곡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시원하게 물놀이를 한다.

그 모슴을 보니 나도 가족들이랑 계곡으로 캠핑이나 놀러가서 맛난 음식 먹으며 시원하게 물놀이나 할 걸....

하필 이런 더위에 랜도너스에 꽂혀서 이게 무슨 개고생이지...

처음으로 잠시 오늘 라이딩의 후회가 밀려온다.

오송골을 지나 신나게 다운힐을 하고 좀 지나니 정안면사무소가 나온다.

미리 검색해둔 경성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이 식당은 제육볶음이 맛있다고 했는데, 제육볶음은 2인분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마음 같아선 제육볶음 2인분을 먹고 싶은데, 배가 무거우면 앞으로의 업힐때 고생할 거 같아서,

그냥 된장찌게와 콜라 한병을 주문했다.

운동할때 콜라는 잘 안먹는데, 로드차 타는 사람들이 쉴때 콜라를 먹는 모습을 많이 봤고,

또 아까 외국인 아저씨도 콜라 먹는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 콜라가 땡겼다.

그리고 콜라에 운동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하고... 먼저 콜라 한병을 원샷했다.

된장찌게 맛은 정말 좋았다. 밑반찬도 맛있고, 가족이 함께 일하시는 것 같은데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식사 끝나고 좀 더 쉬어 가도되냐고 했더니, 체력충전 될때까지 쉬어가라 하신다.

양치질을 하기 위해서 식당밖을 나서니, 라이더 두명이 지나간다. 그들과 서로 눈인사를 나눴다.

저녁식사를 하는동안 실내에 있을때 몇 명이나 나를 앞질러 갔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누적거리 : 227km








저녁식사 후 CP4 편의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라이더 두명이 사발면과 함께 행동식을 먹을며 쉬고 있었다.

아까 나를 지나쳐간 라이더는 아니다. 내가 저녁먹는 동안 실내에 있을때 지나쳐 간 사람들인가 보다.

저녁으로 사발면을 먹는 것 같은데, 사발면으로 힘든 라이딩 일정을 견딜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난 정말 배부른 라이딩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론 나도 조금 먹고 라이딩하는 것을 연습해야겠다.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물을 보충하고, 아이스크림과 에너지음료를 먹었다.

저녁도 먹었는데, 더위에 몸은 더 지쳐간다. 지쳐서 라이딩을 언제까지 이어갈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된다.

일단은 안성까지는 무조건 넘어가기로 했다.

거기서 지쳐서 더이상 진행이 불가하면 여관방 잡아서 잠자고, 아침에 버스타고 올라가면 될 것이다.

완주도 중요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무리는 하지 말아야한다.

시간을 보아하니 오후7시가 넘어간다.

이젠 야간라이딩을 준비해야한다.

이번 라이딩을 위해 처음으로 구입한 반사조끼를 입고, 후미등도 켰다.

야간에 산속을 라이딩하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이 앞선다.

아무런 사고없이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길 바라며 출발한다.

누적거리 : 253km




휴식 후 첫 고개길 정상에서, 충청남도 천안이라는 이정표가 반갑게 눈에 들어왔다.

반가워서 이정표 사진을 찍는동안 아까 사발면으로 식사하던 라이더 두명이 올라왔다.

생리현상이 급했는지, 고개 정상에서 그들이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동안 난 바로 출발했다.




오후 7시가 넘어가니, 해도 산 넘어 아래로 넘어간다.

더위가 점점 사라진다. 더위가 사라지니 상쾌한 기분이 들고, 컨디션이 좋아진다.

허벅지 상태는 맛탱이 가기 일보직전이지만 컨디션이 오전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다.

업힐을 하는데 내 허벅지가 내 허벅지가 아닌거 같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폐달링이 된다.

댄싱치며 업힐을 하고 싶지만, 허벅지가 그것은 허용을 안한다. 댄싱을 할때마다 쥐가 날려고 한다.

댄싱포기 그냥 샤브작 샤브작 올라가야겠다.

이번 휴식장소는 천안 초입에 있는 편의점이다.

이곳에서 물, 얼음아이스크림, 구운계란을 구입했다.

구운계란은 두개만 먹고 나중을 위해 한개는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비장의 비상식인 파워젤을 하나 꺼내 먹었다.

난 파워젤에 대한 효과는 믿지 않지만, 이번 라이딩을 위해 파워젤을 4개 준비했다.

쉬고 있는 동안 아까 편의점에 만났던 라이더들이 지나간다.

쉬지도 않고 가네~~~ 부럽다.

나도 휴식을 끝내고 출발하려고 할때 저녁식사 장소에서 만났던 라이더들이 지나간다.

얼른 뒤에 붙어서 가야한다는 마음이 생긴다. 자~ 빨리 출발하자.

누적거리 : 273km





이제 마지막 CP가 있는 안성으로 간다.

안성으로 가는 동안 로드차 뒤에 붙어서 라이딩하니 정말 편하다.

또한 혼자 외로운 라이딩을 하다보니, 낯선 사람들마저 반갑고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그들과 잠깐 라이딩을 같이 했는데, 나한테 혼자 MTB로 브레베를 한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한다.

내년에 정식으로 MTB로 랜도너스 출전하기 위해서 테스트 중이라고 하니깐, 지금 해도 될 것 같다고 한다.

칭찬 받을려구 지금 라이딩을 하는 것은 아닌데, 칭찬이 나쁘지는 않다.

그렇게 13km 정도 같이 라이딩을 했는데, 그들은 물이 떨어졌는지 물보충하고 가야한다며, 주유소로 향했다.

주유소로 향하며 나보고 먼저 가라고 한다.

로드차 뒤에 붙어 가니 너무 편하고, 혼자 다니기 싫은 마음에, 기다릴테니 같아 가자고 했다.

그들이 주유소에서 물을 보충하는 동안 잠시 생각했다.

난 정식으로 참가한 사람이 아닌데, 정식으로 참가한 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

그냥 또 홀로 출발이다. 잠깐이나마 나를 끌어줘서 그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이제 조금 더 가면 이번 라이딩코스 고갯길의 최고봉인 배티재가 나온다. 아직까지는 컨디션이 좋다.

배티재 올라가는 길은 공사중이라 길이 좋지가 않다.

난 MTB라 거침없이 올라갈 수 있지만, 뒤에 오는 로드차들은 고생 좀 할거같다.

오랜 라이딩에 이젠 허벅지도 힘든지 370m밖에 안되는 배티재 고갯길이 힘에 겨운다.

정상 가까이 있는 마지막 헤어핀의 각도가 쎄다.

내릴까 생각하다가 여기서 무너지면 완주를 못할 거 같아서 이를 악물고 끝까지 안 내리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동안 입에서 알지 못하는 육두문자와 외계어가 밖으로 나왔다.

늦은 밤이라 아무도 없어, 힘이 든 만큼 크게 기합도 외치며 올라왔다. 누군가 봤으면 미친사람으로 착각할 수 도 있겠다.

배티재 정상에 이정표를 보니 이티재라고 되어있다. 배티재 이티재 어떤것이 맞는 것이지...?

일단 인증샷을 찍고 출발하려고 할때, 막내 딸한테 전화가 왔다.

전화 받자마자 대뜸 하는 말이,

"아빠, 불쌍해~~~!"

"아빠가 왜 불쌍해?"

"비오는데 밖에서 비 맞고 고생하잖아"

"아니야, 아빠는 괜찮아. 아빠가 좋아서 하는 건데, 뭐가 불쌍해~!"

"아빠, 언제와?"

시간을 보아하니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기전에는 집에 복귀할수 있을거같다.

"아빠가 수민이 일어나기전에 들어갈께. 아침에 봐~!"

그리고 와이프와 통화를 했다.

때마침 서울에는 소나기가 퍼붓고 있었나보다.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니깐 집에 있는 아이들이 내가 걱정이 되서 난리가 난 것같다.

나를 걱정해주는 가족이 있으니, 힘이 난다. 최대한 빨리 집으로 복귀를 해야겠다.




이티재에서 인증샷을 찍고 이번 코스의 마지막 CP가 있는 안성을 향해 출발했다.

시원한 공기속을 다운힐을 하며 업힐로 더웠던 몸을 식혀주니깐 업힐 할때의 짜증은 온데간데 없고 상쾌함 마저 든다.

안성시내를 접어들자 마자 CP5가 보인다.

그곳에 로드차를 타는 라이더 두명이 있다. 아까 편의점에서 사발면으로 식사를 했던 사람들인 거 같다.

그런데 자전거 한대가 뒤집어져 있다. 라이딩이 불가할정도로 자전거가 탈이 났나보다.

안성에서 새참으로 식사를 할려고 했는데, 하루 넘게 변을 못보고 있어서,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다.

식사는 포기하고 라이딩 도중에 허기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빵으로 식사를 대체하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물,얼음,콜라, 빵2개를 구입했다.

간식을 먹으며 탈이 난 자전거를 모습을 보니, 뒷쪽 휠셋이 문제가 있는거 같다.

반포까지 80여키로 남겨놓고 자전거가 고장이 나다니,...

포기 할 수도 없고, 갈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한 상황인거 같다.

내가 딱히 도움을 줄수 있는 것도 없어서 그냥 쉬면서 지켜만 봤다.

휴식을 끝내고 출발을 하려고할때, 아까 잠깐 함께한 라이더분들이 도착했다.

나를 알아보는지, 나를 보자마자, "아까 그 MTB...? 혼자서 정말 대단하세요...!"

또 칭찬이네... 흐뭇 흐뭇... 발걸음도 가볍게 난 먼저 출발했다.

누적거리 : 308km




안성을 떠나 이제 용인을 향해 갔다.

용인에 접어드니 땅도 많이 젖어있고, 도로에 물도 많이 고여있었다.

저녁때 서울과 경기도에는 비가 많이 내렸나보다.

양옆으로 논이 있는 도로를 달리다 보니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고요하고 적막한 밤에 들으니 그 소리가 흥겹게 들린다.

그렇게 달리다 민가를 지나갈때, 갑자기 개 한마리가 뛰쳐나와 짖어대며 날 쫓아온다.

그렇게 큰 개는 아니지만 개에 물리면 약도 없다는 말이 생각나서, 일단 있는 힘껏 빨리 달리며 개한테서 벗어났다.
용인에도 내가 정해놓은 휴식포인트(편의점)가 있어서 그곳에서 또 쉬어간다.

이번 편의점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했다.

라이딩 시작할때 허기지지 않게 휴식포인트에 있는 편의점에서 억지로 무조건 먹기로 했었는데,..

밖으로 배출된거 없이 계속 배 안으로 밀어넣기만 하니깐, 이젠 더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는지, 먹어야 된다는 의지가 사라졌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과주스를 구입해서 파워젤이랑 같이 먹었다.

누적거리 : 334km



이제 용인을 지나 성남 분당을 지나면 서울이다.

다시 출발하며 용인대학교를 향하는 업힐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또 민가에서 개가 크게 짖어대며 날 잡아먹을듯이 뛰쳐나왔다.

개 크기가 아까 만난 개와는 차원이 달랐다. 사냥개처럼 엄청 컸다.

아까는 그 개때문에 깜짝 놀랐다면, 이번 개는 엄청난 무서움이 느껴진다. 정말 물리면 골로 갈것같다.

정말 신기한 것은 힘들게 업힐을 겨우겨우 하고 있는데, 그 개한테서 벗어날려고 업힐을 시속30km이상으로 내달렸다.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초인적인 힘이 생긴것이다. 

그 개한테서 벗어나고 업힐 정상에서 쉬면서 뒤를 돌아보니 입에서 욕이 나온다. "아~오, 개XX,  정말 개XX네..."

그렇게 개와 안좋은 추억을 뒤로하고 용인을 벗어났다. 성남이라는 이정표가 보이니 끝이 보이는 것같아 너무 반가웠다.




분당 정자역 근처에 휴식포인트를 정해 놓았는데,... 이젠 쉬는 것도 귀찮아졌는지 그냥 가기로 했다.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휴식포인트를 지나고 갈 수 있는 곳까지 달리기로 했다.

탄천에 접어들었는데, 비가 그친지 얼마 안되었는지, 많은 빗물이 탄천 자전거도로에 고여있다.

탄천을 달리는동안 비를 맞아서 옷이 젖는것이 아니라, 고여있는 물이 자전거바퀴에 튀어올라와서 옷이 점점 젖어간다.

용인에서 한번에 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까지 갔다. 그리고 여기서 잠깐 쉬어가기로 했다.

누적거리 : 381km





한강 자전거도를 접어들었다. 이제 집까지 30km정도 남았다. 한번에 집까지 가기로 하고 달렸다.

한강도 역시 빗물에 흠뻑 젖어있다.

후반에 너무 안먹었는지, 허기짐이 밀려온다. 아까 사발면 먹고 있는 그 라이더들이 생각나며 갑자기 사발면이 땡긴다.

한강편의점에서 사발면 하나 먹고 갈까 생각했는데, 그냥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서강대교 아래에서 잠깐 내려, 가지고 있는 행동식(쵸코바,계란)을 먹고 출발했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내 생각보다 이른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라이딩을 마치니 알콜이 땡긴다. 그 시간에 같이 술을 먹어줄 사람도 없고해서, 그냥 편의점에서 사발면 구입해서 집에 들어갔다.

올해 초부터 다이어트 하느라 주전부리를 많이 안했는데, 이번 라이딩에서 주전부리를 원없이 먹었다.

집에서 계산해보니 편의점에서 간식을 위해 지출한 금액만 3만원이 넘었다.

식사비용까지 합치니 이번 라이딩에서 5만원이 좀 넘었다. 5만원으로 약 24시간동안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누적거리 : 411km


https://drive.google.com/open?id=1FLL4zDRQ3Ysq1E9LCXoGEz4lRq0&usp=sharing



이렇게 길고 긴 하루가 끝이 났다.

이번 라이딩을 하며 세가지 단계별로 미션을 정해놓았는데, 모두 다 성공이다.

미션-1 : 시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완주하기.

미션-2 : 제한시간 27시간안에 완주하기.

미션-3 : 24시간안에 완주하기(휴식시간 4시간이내).




씻고 먹고 잠을 잤는데, 몸이 피곤하지 않은지 오전 9시가 되기전에 일어났다.

허벅지 근육통만 있을뿐 컨디션은 좋았다.

그리고 어제 자전거를 탄 것이 아니라, 마치 꿈을 꾸고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이다. 완주 한 것이 꿈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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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06.15 08:49

    첫댓글











    산타님과 같은 회원으로서 잔차를 즐길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와 무한한 박수를 드립니다.
    고수중에 최강 고수이신 산타님을 죽을때까지 스승님으로 모실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충성!!!!!

    YOU WIN !!!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꾸벅

  • 작성자 16.06.15 18:37

    너무 띄우지 마세요...ㅋㅋ... 랜도너스 가니깐 초고수들이 넘쳐나요. 초가을에 참이슬님도 테스트할 겸 400키로 한번 같이가요. 그리고 내년에 랜도너스에 같이 도전하는거에요. 가을까지 최상의 몸상태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 16.06.15 18:43

    @산타마운틴 당근 빳다지요...
    앞에서 끌어만 주신다면 ~~~~~^-^

  • 와우~ 언빌리버블!!! 존경스럽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한편의 드라마를 시청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산타님 정말 멋져요^^
    산타님의 멋진 도전에 격하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작성자 16.06.15 18:38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힘이 나네요.

  • 16.06.16 08:26

    좋아하시는 자전거를 끝없는 도전으로 즐기시는 모습 멋있습니다.
    살이 많이 빠지셨네요. 얼굴이 반쪽...
    멋진 모습 또 기대할게요~~!!!

  • 작성자 16.06.16 20:32

    도전이 없으면 운동하는 이유가 사라져서 다시 또 살이 찔수있어요. 그래서 계속 도전할거 찾고 있어요. 먼 곳에서 응원하주셔서 감사합니다.

  • 16.06.16 12:50

    우왓 대 to the 박 !!!!
    물개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정말 대단하세요... 수고많으셨습니다.

  • 작성자 16.06.16 20:34

    마음만 굳게 먹고 실행하면 누구든지 가능해요.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 뵙고 못 보네요. 가끔 관광라이딩할때 참석해주세요.

  • 16.06.16 13:36

    미쳤군 ㅋㅋ...내친김에 10.18일 호주 사막1500킬로 무정차...한번 같이가자구 ㅋㅋ

  • 작성자 16.06.16 20:35

    이 험한 세상 제 정신으로 살기 힘들어요. 미쳐야 버틸 수 있어요...ㅋㅋ... 아마 호주 갔다오면 백수 될거 같아서 호주는 못가요...ㅋㅋ

  • 최고!

    스티커
  • 작성자 16.06.20 08:26

    홍어로 단련시켜주셔서 완주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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