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토욜날..아침.
전날 거래선 접대에 급한 견적서꺼정 처리하는라 한시간정도 잤나. 급한 핸폰의 알람 소리에 어거지로 일어난다. 멀 먹긴 먹어야겠는데..잔뜩 찌그러져 있는 식빵에 쨈을 바르고, 우윤 먼저 마시고, 두 손에 바쳐들고 거리로 뛰쳐나간다.
"택시타까...!! 버스타까..!!"
탹시타면 무자게 마니 나오니, 두넘을 연결해서 공항에 도착하니 30분정도 여유가 있다. 같이 갈 일행은 아직 안 왔고, 한가함과 여유로움을 느낀다.(끽해야 10분정도).
작년 3월에 제주일주 200km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한 후, 올헨 진행을 맡아놓고도 그너므이 포도청 땜시 못갔다. 비행기가 이륙한다. 현기증을 느끼며 잠시 후 잠잠해진다.
이번 제주방문은 내년에 한.일 공동 개최할 한라산을 기점으로 하는 트레일 런 코스를 답사하기 위해서다. 아마도, 한라산을 오르게 되겠지..잔뜩 기대된다. 대학 3학년때 올라보곤 2번짼것 같다. 같이 가는 동료와 열심히 지도를 놓고 코스에 대해 설명한다. 어째 잘 될것 같기도 하고...모리겠다.
도착한다는 기장의 코멘트...!!
일본측 담당자는 9시쯤에 도착하니 30분정도 여유. 다시 지도를 펴들고 코스를 만들어 본다. 잠시 후 부산에서 출발한 일본담당자가 왔다.
가이호상과 쯔가와 상..이네들은 일본 울트라마라톤계를 거의 이끌어 간다고 할 수 있는 울트라의 거두들이다.
가볍게 수인사..!! 말 그대로 手인사다. 口은 먹은 먹통이네..
준비되어 있는 여행사 차에 타고 일정은 진행된다.
KAL 호텔에서 출발.
먼저 관음사쪽으로 향한다. 손에 펜을 들고 열심히 거리 표시를 하면서 주변을 살핀다. 이국적인 풍경. 그런 느낌이다.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제주에서는.....관음사 야영장에 까지 거리를 점검한 후 다시 성판악 쪽으로 향한다. 관음사 가는 길에 신비의 도로가 있다는 것을 첨 알았다. 어디 있나 했더니..거기 있었군..!!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마방목지를 지나서 성판악에 도착. 그냥 주욱 한번 둘러보고..다시 서귀포로 향한다. 음메...배도 고픈데..밥 먹잔 얘기를 안하네..1시가 넘었구만. 이 양반들은 배가 고프지 않나보다. 영실휴게소에 도착하여 휴게소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 생각 같아선 막걸리도 한잔 하고 싶었지만...어찌 그럴수 있나..외국인 앞에서..영실에서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으로 향하는 등반일정이 잡힌다.
전체 거리는 8.4km.
어림잡아 3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거의 오르막일거니..
오랜만의 산행이라 맘이 떨린다. 수낭에 물을 채우고, 마라톤 복(?)으로 갈아입고 천천히 길을 나선다. 몸에서 열이 나기 전까진 천천히 가야징...쯔가와상에게 힘내라는 말을 가르쳐 주었더니...우리는 "화이팅" 내지는 "힘..!!" 이렇게 말한다고 하니 만나는 사람마다 힘..!!을 외친다. 표정이 마치 천진난만한 개구쟁이의 모습이다. 나이가 아마도 50이 넘었을껄~~.. 참 순수한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계곡을 벗어나 능선으로 오르는 주위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등반하는 사람들도 가끔씩 만나고, 그러나 주변의 풍광을 보고 즐길 여유가 없기에 서서히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달려라....!! 달려...
어디가 백록담인지 알수는 없고 그냥 저 높은 곳에 있으려니 하고 등산로를 따라 뛰어오르니...음메...이거시 머시여..
포장이 다 되어있네...
윗세오름 근방의 평지에는 등산로가 나무로 잘 다듬은 포장도로가 마련되어 있었다. 오를 때는 사람이 별로 없더만...올라와 보니..많네.
45분 소요.. 생각보단 힘도 안들고, 재미있다. 일행들이 오는 동안 윗세오름 대피소에 들어가 보고, 친구한테 메세지도 날려본다. 30분 정도 지나서 일행들이 도착해서 사진 몇장 박고 어리목으로 향한다. 여기서는 백록담으로 갈 수가 없다. 자연휴식년제..입산 통제다.
정상에 가까운 곳에 이렇게 넓은 평지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마치 거대한 평야지대 같다. 목재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며, 가이호상의 미국횡단에 대한 경험담을 들었다. 처음 시도할 때는 퇴직금 받은 것 전부를 투자했단다. 약 7,000만원 정도 들었다고..
두번째 도전때는 돈을 벌면서 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스폰서의 도움.. 한번 도전을 해 보고 싶으나..비용이 너무 비싸다. 한국의 현실이 그런일에 스폰서 구하기도 쉽지 않고..최소 비용으로 3,000만원 정도되면 할 수 있단다. 이렇다면 한번 해 볼까...!! 욕심만...
개인적으로 미국 횡단보단 호주횡단에 더 맘이 끌린다. 같은 5,000km지만..그래도 호주횡단이 더 맘을 잡아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벌써 어리목 휴게소에 도착. 여행사 직원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쳐다본다. 어떻게 빨리 내려올 수 있느냐며....내려오는데 50분 소요..코스로 아주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8.4km를 1시간 35분에 주파한다. good이다. 빠른 주자라면 더 빨리 통과하겠지...!!
기억나는 거라곤 목재 포장도로와 짐을 옮길 때 쓰는 레일 밖에 없다.
다시 서귀포로 갔다가 제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거의 비몽 사몽을 헤매니 거리표시가 엉망이다. 호텔에 여장을 저녁을 먹으며 가볍게 한잔 술을 건네니..만사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다. 같이 간 일행과 다시 바닷가로 나가 다금바리회로 또 한잔. 바닷바람이 차갑다.
낼 산행때 쓸 비상식을 챙겨서 호텔로 들어와 하루를 마감하고 침대에 오르니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모닝콜 잠을 깨운다. 아침식사를 하고 로비로 나가니 벌써 여행사 직원과 일본인 두사람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체크아웃을 하고 차에 올라 성판악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성판악에서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로 내려올 예정이다. 성판악에 도착하니 벌써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산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낭에 물을 체우고, 이옴음료를 한변 챙긴 후 다시 길을 나선다. 돌로 잘 다듬어진 등산로가 운동화를 신은 나에게는 불편(달리기가..!!)했지만 그런대로 걸을 만 하다. 몸에 땀이 베자 서서히 속도를 내어본다. 쓰가와 상은 오늘도 뛸거냐며...하시레..하시레..그런다.
몸에 땀이 베자 달리기 시작. 숨이 턱까지 차 오를때까지 달리고 걷고 또 달리고,...아침이라 습한 끈적거림이 맘에 들진 않지만 해가 뜨면 좋아지겠지. 화장실에서 긴 등산바지를 벗고, 붉은 색 반바지로 갈아 입고 달리기를 시작한다. 등산객들이 머라하든지 말든지..으악~~...부러비 그 자체겠지머,..걷기도 힘든 판에 뛰어가니...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하니 1시간 16분 경과. 저멀리 백록담이 보인다. 근데 이제 부터가 장난이 아니다. 거리로는 2.3km. 그러나 고도를 450m를 올려야 한다. 성판악에서 진달래밭까지는 약 800m의 표고차.
약간의 평평한 등산로를 오르다 보니...저멀리 나무로 다듬어진 계단이 보인다. 여그가 마지막 힘을 쏟을 때겠지..
노부부가 다정하게 산을 오르면서 머라고 대화를 하는데 알아먹을 수가 없다. 일어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 말 같기도 하고...나중엔 들으니 제주도 사투리라고,,도무지 알아 먹을 수 있는 단어가 몇개 안된다. 제주도 출신인 여행사 직원도 할머니들 얘기하는 것은 자기도 다 못 알아 듣는다고 한다.
완전히 숨이 턱에 차 올라 인제 더 이상 못 가겠다. 할 정도가 되니...백록담 동릉 정상이다. 전체적으로 1시간 45분 소요. 마지막 백록담을 올라오는 계단 부분외에는 힘든 곳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여기서도 제주 아주머니들의 사투리를 듣는데 도시 알아들을 수 없기는 매 한가지..그래도 몇마디를 귀동냥..
날씨가 쌀쌀해 긴팔을 꺼내 입고, 가지고 간 비상식으로 요기를 하니 일행들이 올라온다. 사진 몇장 박고...간식을 먹은 후 서둘러 하산길에 나선다. 용진각 대피소쪽으로 내려오는데 저멀리 장구목의 모습에 눈이 휘등그레진다. 어떻게 저런 곳이 있을 수가 있나. 산 정상에....너무나 멋진 모습에 다들 한참을 조망하다 다시 언덕을 내려간다.
용진각 대피소.
무인 대피소다. 계곡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리는 것이 발빠른 행락객들이 벌써 자리를 잡은 듯 하다. 시원한 물에 얼굴을 문지르니..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다. 용진각 대피소까지는 급경사의 내리막 길이다. 조심해야할 구간인듯..
적당한 내리막은 무조건 달린다. 나이 60이 넘은 가이호상이 끝까지 뛰어 내려오는데 대단하다는 생각밖엔..정말 대단하다. 젊은 사람인 나보다 더 잘 달리는 것 같다. 이번에 유럽횡단 5000km 레이스가 있었다.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을 보면 48세쯤 된다. 21명이 완주했고, 일본 여성주자 한명도 완주를 했다. 이 여성주자는 미국횡단, 호주횡단을 두루거친 울트라의 베테랑중에 베테랑이다. 울트라마라톤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듯, 최고령 완주자는 일본인 Yasuo Kanai(金井靖雄) 씨로 64세다. 대단한 분이다.
탐라계곡을 지나니 어느덧 관음사 야영장이 보인다. 이번에도 여행사 직원은 눈이 휘등그레지고...하산하는데 1시간 20분 정도 소요.
전체적으로 산행시간만 따지만 3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과연 새벽 4시에 출발해서 성판악을 거쳐 백록담, 관음사로 하산해서 다시 어리목으로 14:00까지 올 수있는 주자가 몇명이나 될까..이때까지 어리목의 입산통제시간이 14:00인 줄 알았는데..나중에 알고 보니 3월에는 13:00란다.
가능할까...? 거리상으론 50km. 9시간이면 충분히 가능한 거리다. 그러나 표고차가 엄청나다. 자그마치 1,900m 정도가 되니..KAL Hotel에서 출발하면 1950m까지 꾸준한 오르막이다. 성판악까지 19km와 관음사에서 어리목휴게소 까지의 13km...여기를 얼마만에 통과하는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너무나 멋진 코스다. 같이한 일행들 모두가 입에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훌륭한 코스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서귀포에서 점심을 먹고, 제주로 돌아와 짐을 꾸리고 공항으로 향한다. 일본분들은 하루 더 머룰렀다 낼 귀향한다고 한다. 여전히 手인사만 하고...공항으로 향한다.
올해 내로 이 코스에 대한 사전답사를 끝낼 생각이다. 이번 7월에 한반도 종단 643km가 끝나면 9월쯤에는 답사를 끝내고, 내년대회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자신의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진 사람만이 도전할 수 있는 제한시간 36시간, '한라산국립공원146K트레일런(Mt. Halla National Park 146 km Trail Run)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이렇게 뿌듯함을 언제, 어디서 느껴볼 수 있을까..?
다시 한번 7월, 고성에서 멋진 감동을 맛보고 싶다.
나의 강한 의지와 체력만이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반드시 해내고,
반드시 이루고 만다.
언제가 있을 호주 횡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첫댓글 울트라런너 화이팅~~~!!! 꿈은 이루어 진다.
야 다금바리는 혼자 묵었냐?? ㅎㅎㅎ 맛있드냐??? 7월에 고성에 구경갈수 있을끄나 모르겠다.. 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