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팔봉산을 다녀와서
산행 3일전 시산제 및 산행준비를 위하여 집행부 회의가 열렸다. 그런데 갑자기
회장님이 구두로 사임을 표명했다고 하면서 안총무님 주도하에 절차없이 발의가
이루어지더니 만장일치로 나를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임기도 2년이라고 정하고
내의향은 반영되지 않고 졸지에 푸른마을 산악회 회장이 되었다. 요즈음 개인적
으로 조금 어려운 시기여서 다른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어 부개동우산악회
부회장직도 사임한 상황인데 나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산악대장님의 간곡한 부탁과 집행부에서 더욱더 책임감을 갖고 일하신다고 하기에
더 이상 내가 거부할 명분이 없어져서 나는 회장직을 수락하고 말았다. 내가
대한항공 다닐때 강사생활을 한적이 있기 때문에 요즈음에는 남앞에 나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이라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스러웠다. 결국은 홍보
부문을 강화하여 회원을 더 늘려 활성화시키고 매월 정기산행때 만차로 산행을
하는것이 내임무가 아닌가 싶었다.
회장을 맡고 첫산행인지라 시산제도 있고해서 참석인원에 관심이 많아 매일 인원을
확인해보고 산행전날 35명까지 예약되었는데 결국 산행당일 27명이 승차하였다.
매월 고정적으로 산행에 참가하시던 회원님들은 2달 연속적으로 산행에 불참하시고
집행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처음오시는 회원님들이었다. 서산 팔봉산은 작년
1월 부개동우산악회가 창립 첫산행지라 신비감은 없었지만 시산제 산행지로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처형과 손윗동서가 집으로 찾아와서 같이 버스가 정차해 있는곳으로
이동을 하였고 처음 우리 푸른마을 산악회를 찾아주셨다. 버스에 오르니 인원이
많지는 않아서인지 아늑하고 차분한 느낌을 받았다. 집행부는 시산제때 필요한
음식과 장비들을 이동시키느라 바삐 움직이시고 회원님들은 출발시간에 맞춰 속속
승차하셨다. 평일 아침이라 버스는 교통체증없이 시원하게 고속도로 위를 질주
하였고 화성휴게소에 잠시 정차하고 10시30분경 산행지인 팔봉산에 도착하였다.
버스주차장에서 시산제를 지낼 장소로 음식물과 제기등을 들고 급히 이동하고
산악대장님 사회로 시산제 행사가 시작되고 우리 모두는 금년 일년동안 푸른마을
산악회의 안전산행을 기원하였으며 개인적으로 각자의 소원을 빌었다. 간단히
음복을 마치고 주변을 정리한후 산행준비를 하고 11시경 산행을 시작하였다.
나는 후미에서 처음 우리 산악회를 찾아주신 처형 내외분과 아내 친구분들과
함께 산행을 하였는데 산행경험이 거의없는 처형 내외분이 너무 힘들어 하시니
조금은 걱정이 앞서기 시작하였다.
1봉과 2봉사이에 능선에 도착하였고 나는 작년에 가보지 못한 1봉을 잠깐 들러
2봉을 향하였고 후미 대부분은 바로 2봉을 향하였다. 중간중간 휴식을 주기위해
나는 자주 사진을 찍어 주었고 마침내 손윗동서가 너무 힘들어 하니 3봉에서
산악대장님이 후미를 맡기 시작하였다. 항상 산행할 때 남을 배려하실줄 알고 처음
오시는 회원님들께는 누구에게나 잘 대해주시는 산악대장님이 고마웠다. 우리는
간식을 먹기위해 모이기로 한 6봉까지 아기자기한 4,5,6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6봉 정상에서 드디어 선두를 만나 각자 배낭을 풀고 준비해온 간식을
나누어 먹었다. 산행일이 정월대보름이라 처형이 오곡찰밥과 나물을 넉넉히 준비해
오셔 우리 회원님들이 조금씩 먹어 볼 수 있었다.
당초 계획은 하산해서 삼천원짜리 뷔페를 점심으로 이용하려고 했는데 회원님들이
충분히 요기가 되었다고 해서 계획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7봉과 8봉을 거쳐
하산을 시작하였고 오후 2시경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석화구이를 먹기위해 홍성 남당리로 향하였다. 남당리까지
가는 시간은 한시간이상 걸렸고 꽤 지루하였는데 더 좋은 장소가 있다고 하여
15분정도 더 가서 천북에 도착하였다.
겨울철에 누구보다도 굴을 좋아하는 나는 처음 먹어볼 석화구이 생각으로 너무
들떠있었고 4명씩 7테이블에 앉아 산더미처럼 쌓인 석화를 고무장갑과 도구를
이용하여 구워먹는데 너무 맛있어 옆사람 생각하지도 않고 소주를 곁들여 정말
열심히 먹었다. 산악대장님은 본인은 드시지 않고 열심히 석화를 까서 나와
2대장님을 열심히 걷어 먹여 주셨다. 고맙고 송구스러웠지만 석화를 처음 까보는
내가 얼마나 서투르고 답답해 보였는지... 아무튼 감사하게 잘먹었다.
다른 회원님들도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고 처음오시는 연세
드신 회원님이 살 빼로 산에 왔다가 살 쪄서 집에 간다고 즐거운 비명을 부르신다.
오후 5시경 아쉽지만 천북을 뒤로두고 버스에 승차할 시간이 되었다. 버스는
출발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산악대장님이 산행에대한 마무리 인사를
하고 안총무님이 경품을 준비하여 사회를 보고 경품추첨 행사가 시작되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사회를 이끄셔서 먹은 석화가 다 소화되어 버렸다.
처음 뽑힌 당첨자는 상품을 받는줄 알았는데 추첨하기 위해 뽑은사람이라고
말씀하셨고 그분이 추첨하여 뽑힌 분이 해피맘이었는데 나는 집행부가 당첨되는
것은 무효라하여 다시 추첨을 하였는데 내 아내가 당첨되었다. 아내는 상품을
받고 너무 즐거워하였는데 해피맘에게 너무 미안해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해피맘님이 너무 이해심이 많아 나중에 보답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다음
산행때 경품을 하나 준비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경품추첨이 끝나고 안총무님 사회로 노래방시간이 이어졌다. 나는 버스 뒤쪽에서
산악대장님, 1대장님, 2대장님, 손윗동서와 술 한잔 더하면서 마지막 뒷풀이를
이어갔고 대부분 회원님들이 노래한곡씩 다 불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덧 버스는 외곽순환도로 시흥톨게이트를 지나고 있었고 회원님들은 하차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버스에서 내리고 다음달 산행을 기약하며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으며 집행부는 산악회 사무실에서 산행후담을 이야기하며 잠시
회의시간을 가졌다. 이번 산행에 공간인테리어 사장님이 10만원을, 2대장님이
소주 한박스,막걸리 한박스를 찬조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산악대장님을
비롯하여 부회장님,총무님,1,2대장님,해피맘님, 그 외 집행부 여러분 시산제와
산행준비 하시느라 너무너무 고생 많이 하셨고 아직도 쌀쌀한 날씨에 산행하신
회원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달 더 좋은 산행을 기약하면서......
푸른마을 산악회 파이팅 !!!!
첫댓글 산행하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산행후기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회장님 옆에서 힘닿는데로 도울께~~요. . 이번산행 모두에게 행복가득한 산행이었고요~~ 글 잘보았어요.
제가 총무님을 도와드려야지요. 총무님이 산악회일을 다하시니 제가 힘닿는데까지 도와드릴께요
부득이참석 못한두달 회장님도 바뀌시고 시산제도 무사히잘 다녀오신것 같네요.간만네 들어와 산행후기 보니 눈앞에 선하군요.3월 산행때 뵈요.
이제서 읽어봅니다 !! 진작와봣어야 하는데 ... 즐거운 산행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