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종주산행기 제22구간
일 자: 2007년 8월12일 일요일 날 씨: 비
구 간: 삼수마을~활성산(485m)~봇재~봉화산(476m)~배각산(417m)~그럭재
구간거리: 약16km 소요시간: 6시간20분
참여인원: 유선옥 민현숙 장진용 정명수 김동수 김기진
여주출발 8월11일(토요일) 23시00분
<보성 봇재녹차밭>
금년에는 장마가 끝났는데도 비가 계속 내린다. 기상청에서는 기상이변이라고 하는데 이러다가는 장마철에 내린 비의 량보다 8월달에 내린 비의 량이 더 많아질듯 싶다. 벌써 피서철에 1년 장사를 해야하는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그건 그런데, 그 여파가 우리 산행계획에도 심대한 문제를 가저오고 있다. 비가 계속 내리는 와중에 남쪽으로부터 태풍도 올라오고 있다고 하니, 호남정맥의 남쪽끝인 보성군에 가야할 우리로써도 걱정이 태산이다.
그 결과 산행참여인원이 총 6명.
물론 사전에 어느정도는 예견된일이라 안전및 산행경비등을 고려해서 연기할수도 있었지만 출발일에 촉박해서 일정을 변경한다는것도 그렇고......
어차피 세상일은 어느 한쪽을 선택할수밖에 없다.
삼수마을 정자앞 04시15분
<삼수마을 정자>
지난번 하산지점인 삼수마을 표지석이 서있는 삼거리에 닿으니 칠흑같은 어둠속에 비가 억수로 퍼붓는다. 사실 이곳에서부터 마을길을 따라 마을안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날씨도 그렇고 차를타고 그냥 삼수마을 정자앞까지 간다.
정자앞에 도착한다음 차안에서 비가 뜸해지기를 한참동안 기다려도 좀처럼 기세가 누구러 지지 않아 할수없이 차안에서 대충 준비하고 부스럭 부스럭 출발준비를 한다. 출발전 단체사진을 찍으려 해도 바람도 심하게불고 비가 너무내려 겨우 겨우 정자와 봉고차만 찍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칠흑같은 어둠속에 비바람이 몰아처서 표식기 확인도 어렵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정맥갈림길인 포장도로고개마루까지 오는데 30분이나 소비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면 어느분은 이 삼수마을에서 마을도로를 벗어나 칼멜사슴농원옆으로 해서 895지방도로 간 사람도 있는데 대개가 895지방도에서 마을도로따라 가다가 정자를 지나 아스팔트도로 고개마루에서 우측 등산로로 들어선다.
어느것이 정맥 마루금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일대가 거의 평지라 도로따라 가는것도 무난하다 할것 같다.
포장도에서 우측으로 꺾어 임도를 따라 계속 오른다. 빗속에서 땅만보고 가도 될정도로 임도가 잘 나있고 표식기도 많이 붙어있다. 완만한 능선을 가다가 갑자기 오르막이 이어진다.
활성산(485m) 05시33분
<태풍의 조짐>
아무런 정상 표지도 없는 넓은공터에 산소 2기가 자리잡고 있다. 멀리 남쪽바다 하늘에는 시커먼 구름이 뒤덮혀있고 비바람이 세차게 불어오고 있다. 어디 앉아서 편히 쉴수도 없어 간단히 간식을 한다음 자리를 뜬다. 사진 찍기도 어려워 바다을 바라보고 풍경사진한장 겨우 찍은다음 그냥 지나간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녹차밭 이랑을 지나 임도를 따르다 임도5거리에서 직진한다음 갈참나무숲으로 들어선다. 잡목과 활엽수가 뒤섞인 밋밋한 안부를 지나는데 등산로에 나무를 베어놓아 지나는데 상당히 애로가 많다.
06시30분. 고개위 도착. 눈아래에는 계단식으로된 넓은 녹차밭이 이어지고, 멀리 붓재를 지나는 포장도로와 주위에 조선식 건물들이 그림처럼 닥아온다.
봇재 06시35분
<봇재다원>
18번국도가 지나는 이곳 고개마루에는 주유소가 있고 남한의 녹차생산 대표지역답게 녹차판매나 시음에 관련된 민속건물들이 여러채 있다.
보성은 국내 최대 차 재배지로 유명하다. 보성읍에서 남쪽 바다를 향해 가다가 붓재를 넘으면 넓은 들판을 가득 메운 짙푸른 이랑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차밭인 보성 차밭이다. 이곳의 차나무들은 대밭이나 떡갈나무, 오리나무 숲 산비탈에서 이슬 맞으며 자라는 야생 차나무들과 달리 대규모로 인공 재배되고 있지만 그 맛은 결코 야생차에 뒤지지 않는다.
차나무가 잘 자라려면 날씨가 따듯하고 연평균 강우량이 1500mm이상은 돼야 하는데 이곳은 강수량이 적어 차를 재배하기에는 부족한 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안개가 끼여 부족한 강수량을 보충해 주는 하늘이 내린 차 재배 적지라고 한다.
보성군은 1985년부터 해마다 봄철 차 수확기인 곡우가 되면 전국에서 유일한 차 문화축제인 보성 다향제를 열고 있고, 다신제를 시작으로 차잎 따기, 차 만들기, 차 아가씨 선발대회, 다례 시범등 여러 가지 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어디 다원에 들어가서 녹차한잔 하고싶지만 비도오고 바람도 불고하니 그럴 기분도 나질않아 그냥 길건너 주유소옆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06시44분. 시멘트도로 끝에 제일다원 정문과 만나 농장담장 우측을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농장을 감아돈다. 등산로에는 가끔씩 봉화산안내 이정표가 서있고 등산로도 잘 나있어 길찾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제일다원 뒤에서 임도를 버리고 좌측 등산로로 들어서면 편백나무 군락지를 지나 다시 임도. 07시26분. 곧이어 벤치 2개가 놓여있는 300봉에 닿는다. 서있는 이정표에 봉화산 3.1km라고 되어있다.
재안골재 07시45분
300봉에서 내려서면 자갈길 임도에 닿고, 길건너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오른다. 도로옆으로 이어진 전깃줄에서 윙윙 소리가 나고 전주가 쓸어질것같이 바람이 분다.길옆에는 바위도 굴러떨어저 있고....이곳은 이미 태풍의 영향권안에 들어온것 같다.
08시05분. 도로 끝에 있는 SK보성기지국을 지나 곧이어 KTF송신탑도 지난다.
비오는중에도 비를 맞으면서 08시10분에서 08시40분까지 아침식사를 하고 오르막을 오르니 눈앞의 희미한 안개속에 커다란 봉화대가 떡 버티고 서있다.
봉화산(476m) 09시00분
<봉화산 봉화대>
잘 관리되어있는 봉화대옆을 돌아 전면에 서니 보성군민의 염원들 담은 기념비가 서있고 그앞에 공터와 쉼터가 마련되어있다.
문헌에 의하면 이 봉화대는 고려시대 공민왕때 축조되어 군사적 통신수단으로 사용되어온 봉화산 봉수대가 조선조 고종 32년인 1895년 전국의 봉화대 폐지로 1백여년이 넘게 방치된 채 훼손되어 옴에 따라 지난 96년부터 봉화대 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복원사업을 적극 추진, 지난 8월 군비 5천만원을 들여 원형대로 복원했다고 한다.
이곳 봉수대는 동으로는 고흥 장기산, 서로는 장흥 천관산, 서남으로는 직봉인 회천 전일산 봉화대와 서로 마주하고 있는 보성군 관아에 직결된 봉수대이다. 또 봉화에 따라 출전명령이 내려져 왜적을 물리칠 수 있었던 호국의 얼이 서린 봉수대로 이제 복원되어 보성군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전망이 훤하게 트여있어 보성만이 눈앞에 있으나 비바람이 계속 몰아치고 있어 사진한장 찍고 부리나케 갈길을 간다.
곧바로 T자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돌어서면 헬기장을 지나게 되고 잡목숲과 곧이어 산죽밭도 지난다. 이 구간은 보편적으로 오르내림이 적고 등산로 관리가 잘 되어있어 산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09시31분. 산소1기가 있는 417봉을 지난다. 지도에는 이곳에 거시기(?)바위가 있다고 표시되어있는데 찾을수가 없고 09시36분. 좌우길이 희미한 안부를 지나 조금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배각산이다.
배각산(417m) 09시45분
<배각산 정상>
이 일대의 마루금 고도가 완만하고 주위에 잡목이 울창해서 어디가 정상인지 알수도 없는데 앞서가던 대원이 이곳이 정상이니 녹음하라고 해서 처다보니까 나무에 정상표지가 매달려있고 그 밑에 삼각점이 있다.
삼각점이 있고 정상표지가 있으니까 정상인줄 알았지 그렇지않았다면 그냥 시야도 하나없는 잡목숲에 불과하다. 앞서간 대원들 따라 부리나케 내려가면 T자 삼거리에서 우측임도를 따른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10시13분. 자갈깔린 임도 삼거리에 닿고 거기 서있는 이정표 옆에 길죽한 바위가 서있는데 이게 거시기(?) 바위가 아닌가 싶다. 지도상에있던걸 이리로 옮겨온건지 아니면 지도에 명시를 잘못한건지 알수가 없다.
임도에서 좌측으로 조금가다 임도를 버리고 직진해서 등산로로 들어서서 10시25분. 송신탑건물 우측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가면 계속 내리막이다. 완만한 사면주위로 편백나무가 울창하다.
그럭재 10시37분
<그럭재>
기러기재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2번국도인 4차선포장도로가 지나간다. 도로중앙에 중앙분리대가 있는데 차가 뜸한틈을 이용하면 쉽게 건널수는 있겠다.
길옆에 보성군 경찰서에서 세운 거대한“과속은 이제 그만”이라는 안내간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시 비가 억수로 내린다. 실상 오늘은 하산시간이 너무 이를것 같아 앞으로 조금더 가려고 했는데 종일 비를 맞고 걷다보니 피곤하고 약간 진력이 난다.
오늘은 이곳까지라고 하늘이 결정해 주는것 같다.
첫댓글 대단한 산사람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