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국경 없는 마을’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결과 보고서-
꾸러기 스튜디오
www.blog.naver/curuk2
프로그램명 :
꿈꾸는 카메라, 경계 너머로 전파! 발사!
주 최 : [사]국경없는마을
주 관 : 꾸러기스튜디오
강 사 : 백승기, 성충경
후 원 : 문화관광부
Ⅰ.진행 목적
1.목적
미디어를 제작하고 활용한다는 것, 혹은 그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미디어 교육’은 반드시 특정 계층이나 대상으로 분리 되고 있는 이주민들이 아니더라도 한국 사회의 대다수의 한국인들조차 누리지 못하는 문화일 수도 있다. 이렇듯 동시대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분석 및 학습은 어떤 특정한 계층을 대상으로 진행할 목적 보다는 수평적이고 동등한 입장에서 ‘미디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의 과정에서부터 함께 질문하고 정리해가는 과정을 수행해야할 필요가 있다.
꾸러기 스튜디오는 이러한 교육이나 프로그램들을 이미 한국 사회의 다양한 계층들에게 적용시키고 있다. 즉 어느 특정 계층이나 대상을 중심으로 특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대상으로 보편적인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꾸러기 스튜디오가 이번 프로그램을 이주민 노동자와 그의 자녀들로 대상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을 특수한 계층으로 분류하고 인식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누구나 받는 혹은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인 미디어에 대한 제작과 활용을 똑같이 적용 시킨다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만나는 코시안 아이들을 이미 한국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로 인식을 한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본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확대 되고 있는 영상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 이제 그들도 그들 스스로의 이야기를 전파할 수 있는 주체적인 활동의 계기를 만드는 것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
3.목표
· 자신의 흥미와 욕구들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각 이미지와 관련된 미디어를 확인해보고 영상 미디
어가 지닌 특징들을 파악하고 시각 이미지 창작을 시도해 본다.
· 영상 제작 기법을 경험함으로서 영상제작의 기본원리와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 친숙한 미디어를 활용해 각자의 일상과 주변을 재인식하고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 공동 작업을 통해 서로간의 유대간계와 공동체 의식 함양할 수 있게 한다.
·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 의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특기를 발견하고 서로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도록 한다.
Ⅱ.진행 내용
1.프로그램 진행 일정
가. 2007년 9월 30일 ~ 12월 2일 매주 일요일 13:00~16:00 : (주 1일 / 10차시 수업)
나. 장소 : 안산 이주민 센터 내 미디어 학습실
다. 대상 : 안산 이주민 센터 내 코시안 아이들
2.프로그램 추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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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내용 |
0930
_1차시 |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오리엔테이션
-각자 자기소개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진행, 자신들의 캐릭터를 그려보고 상호 비교해보면서 자기소개를 좀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진행하도록 노력해봄. ‘나’를 표현하는 이미지가 미디어의 시작임을 이해하는 첫 과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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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_2차시 |
미디어를 통해 나의 관심사 이야기 하기
-미디어에 대한 이론적인 수업이 아닌 지금 현재 내가 흥미로워하는 것들, 관심가지고 있는 것들을 서로에게 소개하며 그것이 지닌 미디어적 특징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를 진행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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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_3차시 |
우리들의 시각을 통해 동네를 보다. 답사 프로그램 진행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여 안산 이주민 센터 주변 동네의 풍경들을 아이들이 직접 촬영하며 답사를 진행. 어떠한 기준이나 제한 없이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자신이 관심을 가진 대상을 자유롭게 기록 하게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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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_4차시 |
이미지텔링을 통한 동네 이모저모 이야기하기-1
-지난 시간 각자가 촬영한 사진 기록물들을 함께 보며 개인 발표 시간을 가짐. 시간 순서, 장소의 이동 순서 등 흐름을 가지고 자신들이 왜 그 대상을 촬영했는지, 그 이미지가 주는 느낌과 연상되는 생각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해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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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_5차시 |
이미지텔링을 통한 동네 이모저모 이야기하기-2
- 2차 동네 답사를 진행. 즉흥적이고 개인적인 관심사로 대상을 기록하는 것에서 의도와 의미를 지닌 사진 이야기를 구성해보도록 지도. 사진을 통해 사물과 상황들을 새롭게 보는 시도를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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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_6차시 |
움직이는 사진 영상 만들기, SF놀이 - 상황 설정과 사진 촬영
-의도된 순서로 나열된 사진 영상 제작을 진행, 한 장의 사진을 영화의 한 컷으로 이해하며 아이들이 표현하고 싶은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다양하고 엉뚱하게 재구성한 사진 영상물을 공동 작업으로 진행, 사진들이 연속되며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영상이 지닌 시간성과 상황 연출에 대해 이해해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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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_7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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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사진 영상 만들기, SF놀이-프로그램을 이용한 영상 제작
-사진 영상을 위해 촬영한 사진 데이터를 영상 편집 프로그램 툴(베가스)을 통해 편집해보는 시간을 진행. 자연스러운 동작의 연결과 배경음악과의 결합을 통한 시각과 청각의 상호 작용을 이해해 봄, 만들어진 영상물 감상 및 이 기법을 활용한 꾸러기 스튜디오의 사진영상 제작물을 함께 감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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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_8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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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더를 이용한 ‘우리들의 일상’ 동영상 기록하기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과는 다른 연속된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캠코더를 통해 우리의 일상 모습들을 기록해보기. 아이들의 정기 공연 모습을 아이들 스스로가 캠코더를 통해 영상으로 담아보면서 사진이 지니는 기록방식과의 차이를 이해해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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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_9차시 |
우리들이 만들고 싶은 영상물 제작하기-뮤직비디오 제작
-아이들이 연출해보고 싶은 하나의 영상을 선정하여 시나리오 구성과 상황 연출, 연기 등을 직접 시행해봄. 또래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외국의 뮤직비디오를 아이들만의 방식으로 재미있게 재구성하여 실내와 실외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봄. 장면의 변화와 상황의 연출을 통해 뮤직비디오 제작의 형식을 이해해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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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_10차시 |
영상 발표회 및 마무리 수업
-모두가 함께 만든 뮤직 비디오를 감상해보기. 그동안 진행했던 내용들과 과정들을 기록한 영상과 그 밖에 미디어를 활용한 여러 가지 예를 통해 시각 이미지를 이용한 다양한 언어들에 대해 알아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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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수업 진행 스토리텔링
9월 30일
전날 내린 비가 오늘 아침까지 가늘게 이어지며
이젠 정말 가을이 되었구나하는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해줍니다.
매년 환절기가 찾아오면 전 먼저 옷장의 옷 목록을 점검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묵은 계절 옷은 어디다 어떻게 놓아둘까, 새로운 계절에 맞는 입을 만한 옷들은 몇벌이나 될까 등등을 헤아리는 것이죠. 어찌보면 새로운 계절을 맞는 젊은 청년의 소박하고 촌스런 의식같은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특별히 남다를 것 없는 계절이 또한번 돌아오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주변의 일상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새로운 기운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건 분명 설레이는 일입니다. 나름 기분전환도 되고요. 언제나 그렇듯 새로움을 맞이한다는 것, 먼가를 새롭게 처음으로 시작한다는 것만큼 내 안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드물테니까요.
유난히 비가 잦은 올해 가을, 또 하나의 새로움과 설레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안산 이주민센터에 다니는 아이들과 만나는 것이 그것이죠. 비록 미디어교육프로그램이라는 매개장치를 통해 아이들과 만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내가 아닌 또다른 사람들-존재를 만나 서로의 과정과 역사를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인거 같습니다. 지난 달 지리도 파악할 겸 또 현지에서 교육활동을 담당하시는 김주연 샘을 만나 프로그램 진행 및 여러가지 현장 상황들에 대해 조언을 구할겸 미리 방문하였을 때 정말 고생고생하며 어렵게 찾아가서 인지 오늘은 쉽게 이길 저길을 돌아 바로 찾아갈 수 있었죠. 어렵게 배운 지식은 오래간다는 사실을 새삼깨달았습니다.ㅋㅋ(사실 오늘은 가까운 분의 도움으로 대중교통이 아닌 승용차로 올 수 있었습니다. )
저희는 예정되어있던 수업시간보다 1시간 가량 일찍 도착하여 인근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멀 먹을까 하다가 국경없는 마을에 왔으니 식사메뉴의 경계도 허물자하여 우즈베키스탄 식당에 갔습니다. 음, 머 대체로 맛은 괜찮았지만 오전에 먹기에는 다소 위장에 무리가 되었다는...ㅡ_ㅡ;
(굉장히 기름지고 양념 또한 매우 강한 향신료를 써서인지 꾸러기와 전 수업이 끝난 후까지 속이 좀 거북했죠. 다음엔 다른 메뉴를 골라먹자~!!)센터로 돌아와 김주연 샘을 만나 인사를 하고보니 센터 안 거실과 1층 식당에서 여러 분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왠 사람들이 이리 많을까 했는데 오늘이 일요일이라 예배에 온 이주민 및 교회에 다니는 지역주민들이 예배를 마치고 다함께 모여 식사 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또래끼리 왔다리 갔다리 하는 어린아이들과 교회에서 교사활동을 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센터 직원분들 등이 모두모여 식사를 하느라 북적북적 했드랬죠. ^^
식사를 마친 김주연 샘이 저희를 프로그램을 진행할 교실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설레이는 첫번째 만남.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아이들이 모인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7~8개의 컴퓨터가 놓인 책상에 언제 왔는지 아이들은 저마다의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김주연 샘의 소개로 아이들 앞에 서니 생각보다 더 긴장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항상 첫만남은 설레이는 동시에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꾸러기는 특유의 내공으로 얼굴철판 포스로 긴장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었지만 말입니다. ㅋ
첫 번째 시간인 오늘은 프로그램에 대한 딱딱한 소개와 일정같은 얘기를 하지 않고,
편하고 재밌게?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인연없이 각자 살아가던 존재와 존재가 만났으니 서로에 대해 알아봐야지요. 또 앞으로 10차시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재밌고 유쾌한 미디어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선 아이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로 친해지고 익숙해져야 부담없고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테니 말이죠.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활용에 대해 고민할 때 언제나 항상 첫출발은 '나'와 '내 주변의 일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먼저 자가자신을 인식하고 무엇을 이야기할지, 또 누구에게, 어떻게 이야기할지를 생각해보면서 미디어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기 때문이죠.
10대 아이들(중, 고등생)이란 이야기를 사전에 들었지만 첫만남을 통해 느낀 인상은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체격이나 외모가 어른스러웠다는 것입니다. 20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요. (음, 왠지 위축되는 느낌 ㅡㅜ;)
먼저 꾸러기와 제가 자기소개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꾸러기와 저의 이름을 화이트보드에 써내려 갑니다. 언제부턴가 꾸러기스튜디오는 아이들을 만날 때 자연스럽게 닉네임을 쓰게 되었는데 호칭에서 오는 어색함이나 권위감을 없애기 위해서였죠. 머, 부르기에도 편하고... 그리고 곧바로 싱크로율 100%의 캐리커쳐 그리기를 선보였죠. 자기를 이미지화하는 것은 좀더 구체적인 자기소개꺼리들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수업은 자기소개를 하는 정도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오후에 AFC에서 진행하는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도 있고 해서요. 첫시간이 주는 부담감을 덜고 조금은 가볍고 편한하게 아이들과 만나려고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직은 서로가 많이 낯설고 어색하여 자신의 이야기들을 가슴에 묻고 있기에 프로그램 진행 일정만을 생각하는 시간보다 서로 함께 같이 이야기하는 과정들을 밟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에게 우린 오늘 처음 만난 낯선 이들이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만나는 시간들이 늘어날수록 서로의 삶의 과정들, 사소하지만 소중한 그 순간들을 맞춰나갈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그러한 순간들이 엮여 그들과 우리가 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조그마한 시도들을 발견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얘들아, 만나서 반갑다 ^^'
10월 7일
이주민센터 아이들과의 설레이는 첫만남이 지나고, 이제 두번째 만남을 가지게 되는 날입니다.
1시 정각에 시작하는 수업인데 오늘은 저희 꾸러기가 좀 지각을 했네요.
도로를 따라 지역의 경계를 넘어 인천에서 안산으로 창밖의 풍경이 낯설게 변해 갈때쯤 이주민센터에 계신 담당 선생님께 수업 시작을 조금 늦게 해야할 거 같다고 양해를 구하는 연락을 드렸습니다. ( 꾸러기 스튜디오의 신뢰도가 하락하는게 아닌지...ㅡㅡ; ) 다행인지 아이들이 교회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과 함께 인근 패스트푸드 점에 갔다고 합니다. ㅋㅋㅋ 왠지 모를 안도감. 버스정류장에 내린 꾸러기와 전 급하게 센터로 향했습니다. 물론 센터로 가는 길에 아이들과 함께 먹을 간식거리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죠^^
지난 주 수업을 마치기 전, 아이들에게 미리 다음 시간에 진행할 내용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강추하고픈 영상 및 이미지 자료들을 조사해오라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영상 및 이미지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서 그것들(현대사회 대중 미디어)이 지니고 있는 형식과 구조, 소통방식 및 특성들을 이해해보기위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죠. 처음부터 미디어가 무엇인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그것의 의미들을 어려운 개념들로 접근하고 이야기해보는 것보다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몽고에서 온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스스로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접하는 것들을 살펴보면서 미디어에 대한 이해의 과정을 밟아가는 것이죠. 그래서, 오늘은 이주민 아이들이 평소에 자주 보고, 듣고 접하는 친근한 소재의 영상제작물(영화, CF, 만화/애니, 뮤직비디오, 사진 등등)등을 알아보고 그것이 지닌 매체적 특성들과 전달방식 및 서사구조들을 대략적으로 비교해보는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10대의 감수성과 또래아이들이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매체들을 확인해봄으로서 이주민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감수성과 그것들을 자극하는 미디어들, 시각언어의 전달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면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각자가 어떠한 영상물 및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확인해 볼 수 있었죠.
지난 주 진행했던 자기소개의 역순으로 오늘 발표자 순서를 정하자고 꾀를 냈던 타미르가 결국 자신의 꾀에 넘어갔습니다. 본인이 가장 먼저 발표의 희생량?이 되었죠. 타미르가 인터넷을 검색하여 오늘 친구들과 꾸러기들에게 소개한 발표영상은 격투기 동영상(K-1)이었습니다. 빠른 비트의 배경음악과 격투가의 현란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이는 동영상이었는데요, 타미르는 격투기에 관심이 많아 자신이 좋아하는 격투가의 하이라이트로 구성된 영상을 선보였던 것이죠. 영상의 내용이 다소 살벌했다는... ^^; 영상을 보면서 격투기나 스포츠 동영상이 보여주는 영상의 특징들에 대해 아주 짧게?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이러한 동영상들은 다른 영상들과 달리 플레이를 하는 선수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영상의 편집이나 화면의 구도, 배경음악이 이를 잘 받쳐줄 수 있게 구성되는 것이죠. (아이들, 썰렁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ㅜㅜ; 좀 어려웠나?)
자, 다음은 우리 수업참여 아이들 중 가장 막내인 성훈이입니다.
인터넷 게임을 좋아하는 성훈이가 오늘 소개해준 영상은 '스타크래프트2'의 intro 동영상이었습니다. 평상시에도 PC방에서 이주민아이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자주 즐긴다는 성훈이는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자신이 게임을 무척 좋아하기때문에 스타크래프트2 게임 동영상을 추천했다고 했죠. 국내 이름난 프로게이머들을 줄줄 꿰고 있을 정도로 게임에 대한 성훈이의 관심은 무척 커보였습니다.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요. 이참에 스타크래프트를 좀 배워서 아이들과 게임 한판 해봐야겠습니다. 앞서 소개한 타미르의 격투기 동영상과 성훈이가 소개한 게임 동영상이 지닌 차이점과 영상이 보여주는 이야기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텀을 두었는데요,
'하나는 격투기 동영상이구, 다른 하나는 게임동영상이요~'
'음, 하나는 실제로 싸우는 사람이 등장하구요, 음, 하나는 게임이에요~'
정도의 이야기들이 나오더군요. 아직은 적극적인 발표가 어색해서인지 이 정도 수위에서 비슷한 대답들이 나왔었죠. 바로 말을 받아 제가 영상의 시각효과 및 내용의 전개방식에 대한 간단한 비교를 해주었습니다. 배경 음악의 사용과 실사와 가상이미지에 대한 비교 등등을 이야기 했는데요,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어서 인지 아님 별 흥미가 없어서 인지 시큰둥 했죠... ㅡㅡ; ㅋㅋㅋ
자, 그럼 다음 친구는 또 어떤 영상, 이미지를 소개해줄까요?
다음 친구 나와주세용~
이번엔 사츠코가 준비한 자료를 함께 볼까요.
사츠코는 가요를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해주었는데요, 사츠코의 모국인 몽골에서 꽤 인기있는 가수라고 설명을 덧붙여 주었습니다. (홈페이지 주소를 알았었는데, 잊어버렸네요. ㅜㅜ) 가사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노래의 음정이나 리듬을 주로 듣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세련되고 감미로운 멜로디였던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발라드와 흡사한 느낌이었죠. 제목이 '겨울에 찾아온 사랑'이었나?????? 뮤직비디오 영상은 좀 단조로운 감이 있었죠.^^(남자와 여자가 눈밭에서 이리저리 왔다리갔다리...ㅋㅋ) 몽고의 웹사이트라서 몽골어로 되어있는 게시판 메뉴들이 저에겐 무척 새로웠죠... 암튼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대중가요나 연예인에 대한 사츠코뿐만이 아닌 10대 아이들의 관심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여할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중 매체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거나 해보고 싶은 것들을 스타라는 아이돌을 만들어 대리만족을 시켜주며 그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니까요. 또래아이들이 스타를 동경하고 우상으로 느끼게 만드는 다양한 장치와 방식(이미지마케팅_패션이나 광고, 휴대전화기 등)을 통해 아이들은 대중매체가 만들어 논 우상을 닮아가고자하는 노력들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음, 이 부분도 앞으로 수업에 담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빌궁은 자신이 평소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가운데 하나를 소개해주었습니다.
'블릿치'라는 이 일본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죠. 무협과 환타지가 버무려진 시리즈물로 동명의 만화책이 원작입니다. 다소 분량이 긴 애니라 수업진행을 위해 초반까지만 감상해야 했습니다. 아쉬움이 좀 남았드랬죠.
(개인적으로 함 꼭 봐야겠습니다. ㅋㅋㅋ, 사실 라쿠는 애니 광이거든요.)
애니메이션은 그것이 소재로 삼으려는 영역의 한계가 없는 듯합니다.
역사, 전설, 사랑, 액션, 스포츠, 과학, 전쟁, 휴머니티 등에 이르기까지 애니메이션은 광범위한 소재의 영역을 자랑하죠. 물론 영화나 드라마 또한 소재의 영역이 광할하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그림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개성강한 작화의 다양성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요인물들에게 생명을 주며 점점더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고, 흡입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게 하죠. 이러한 생명력은 회차를 거듭하며 계속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더욱 더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이 아마 시리즈 애니메이션이 지닌 매력이 아닐까요. (헉, 얘기를 하다보니 너무 개인적인 얘기가 되어버린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
마지막으로 얼쉬허는 누나인 사츠코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뮤직비디오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 남매인거 같다는... ^^) 역시 몽골 연예 및 음악 관련 콘텐츠가 있는 홈피를 검색하여 뮤직비디오를 찾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제목과 가수에 대한 정보들을 함께 얘기해주었습니다. 역시나 '가슴 아픈 사랑'을 내용으로 하는 발라드 곡이었는데요, 애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사랑노래는 10대들(특히 이들 남매의)의 예민한 감수성을 자극하나 봅니다. ㅋ
생각보다 곡의 분위기나 사운드가 제가 듣기에도 꽤 괜찮았죠. 부드러운 멜로디에 노래 중간중간에 들리는 읖조리는듯한 랩도 매력있었습니다. 영상 또한 나름의 센스있는 미장센!이 돋보이는 뮤직비디오였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 각자가 관심있게 보는 영상들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이주한 기간이 아이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새로운 환경과 매체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듯했습니다. 머, 아직은 어린 나이여서 그런건지 시각을 중심으로하는 영상매체(게임이나 동영상)들을 온라인을 통해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흡수하는 태도가 요즘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거 같았습니다. 또 현재 온라인을 통해 접하게 되는 애니와 뮤직비디오, 게임 동영상 등과 같은 영상 이미지가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보여지는 지에 대해 자세히는 아니지만 이야기해볼 수 있었던 수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본 몽골 사이트가 신기하기도 했죠.) 매 수업시간을 통해 현재의 매체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가진 관심사 및 개인사를 이야기해볼 수 있는 이미지텔링의 방법과 그에 따른 미디어에 대한 선택 및 일상적 활용을 계속적으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미디어는 그 시대가 지닌 언어의 개성과 특성들이 고스란히 담기는 매체이며 동시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또다른 감각이자 그 자체가 메세지이기 때문이죠. 이주민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들을 통해 그들에게 미디어가 지닌 이러한 특징들을 그들의 방식대로 풀어나갈 수 있길 기대하며 다음 주를 기대해봅니다. 그러기위해선 아이들과 좀더 친해져야 겠죠 ^^
11월 11일
꿈꾸는 카메라 6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주까지 사진을 활용한 주변 이미지 채집 및 사물을 등장시키는 이미지텔링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사진촬영을 통해 경험해본 감각들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진 영상(SF놀이)만들기를 진행할 참입니다. 현장활동에 앞서 꾸러기가 SF놀이가 무엇인지, 움직이는 사진 영상은 어떠한 원리로 만들어지는 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는 모습입니다.
처음에 그다지 호응이 없던 아이들.
도대체 무엇을 해야할 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상황을 연출할지를 고민하며 많이들 주저했습니다.
아, 좀 어려웠나, 아니면 아이들이 별로 흥미를 가지지 못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해하기 쉽게 보충설명을 해줘야할지 걱정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새롭고 특별한 이야기를 억지로 만드는 것보다 너희들이 하고 싶은, 관심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사진영상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조금씩 반응을 보이더니 각자의 아이디어들을 내기 시작했죠. '아난다'의 '계단굴러 내리기' 사진영상 제작 장면입니다. 자살하는 장면을 연출해보고 싶다는 아난다의 아이디어에 솔직히 좀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ㅡㅡ;; 이 아이가 혹시 이런 생각들을 실제로도 하는 것은 아닌지...그러한 생각들이 이 아이의 현재 삶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등등등..전 무척 심각해졌죠.
하지만 막상 계단을 구르는 장면을 찍을때는 정말 코믹했습니다. 아이들도 어떤 심각한 상황을 의도했다기 보다는 그러한 장면이 떠올리며 재미난 장면이 될거라는 상상을 했던 거 같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제가 너무 무겁게 생각하며 판단해버린거 같기도 하고...
상황을 통해 아이들이 연출하는 이야기는 순간적이고 즉흥적이지만 장면의 순차적인 흐름을 통해 자신들이 나타내고 싶은 이야기의 전체를 아이들 방식으로 이미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훈이의 사진영상_'농구 시리즈'를 촬영하는 타미르.
처음엔 서먹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함을 내비치던 아이들이었지만 몇번 해보고 난 뒤 신이나서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상황을 지시하며 사진 영상이 재미나게 구성되어질 수 있게 저마다 의견을 내며 적극적인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ㅋㅋㅋ 기특한 녀석들...
수업에서 만든 움직이는 사진 영상은 다음 주에 까페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11월 18일
날씨가 무척 쌀쌀해졌습니다. 갑작스럽게 한 겨울 날씨가 되어버린 듯. 강추위와 매서운 바람 때문인지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 10도 정도 ㅋㅋㅋ
겉옷을 감싸쥐고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는 2층 미디어학습실에 들어가 누구누구가 왔는지 살펴봅니다. 음, 오늘은 평소보다 아이들이 많이 나와있네요. ^^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저마다 개인 사정-알바, PC방 겜 삼매경, 친구들과 약속 등등-으로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미디어 수업에 종종 빠지곤 하지요. 수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선 아이들과 만나는 일요일 하루겠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선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 놀 때이니만큼 그 아이들에게 무조건 반드시 나와야한다고 강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그닥 좋은 방법은 아닌 거 같아 수업에 빠지지 말라는 잔소리는 아주 '쬐금만'합니다. 대신 인간적인 호소의 눈빛을 쏴주죠... *..* 요렇게요. ㅋㅋ)
수업에 온 친구들은 사츠코, 어덜곤, 아난다, 얼쉬허, 성훈이네요. 얼쉬허와 사츠코는 지난 주 알바때문에 수업을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는 일이 없어 수업에 나올 수 있었다고 하네요. 어덜곤은 지난 주 PC방에 가서 게임하느라 안 나왔었는데 오늘은 기특하게도 참여해주었네요. ㅋㅋㅋ(허나, 이 날 새벽까지 PC방에서 겜하고 수업에 왔다는 거.. ㅜㅜ;) 지난 주 SF놀이_사진영상 만들기 촬영을 함께 한 타미르와 빌궁이 오늘은 안왔네요. (이건 머 격주로 돌아가면서 빠지기로 한 건 아닌지.. 쩝..)
오늘은 지난 주 아이들이 촬영한 사진영상 소스를 가지고 영상 편집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영상 만들기에 참여하지 못했던 얼쉬허와 사츠코에게는 지난 주 수업 때 진행했던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한 장의 사진이 연속되어 스토리를 만들며 움직이는 영상(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음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SF놀이_사진영상 만들기에 참여했던 아난다와 성훈이는 자신들이 촬영한 장면들이 엮여 하나의 움직이는 영상이 되는 과정이 무척 재밌게 느껴지나 봅니다. 지난 주 디카로 촬영 한 뒤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쭉 돌려가며 바로 확인을 하긴 했었지만, 프로젝터를 이용해 큰 화면으로 찍은 사진들이 보여지는 건 또 다른 느낌이겠죠. (스케일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농구황제 마이클 조단이 보면 ' 아, 빌궁에 비하면 난 마이클 쪼다에 불과해' 하며 좌절할지도 모를 빌궁의 '옥상 장거리 슛' 사진영상 소스를 가지고 첫번째 편집 작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사진을 편집 프로그램(베가스)으로 불러들여 사진들을 동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배열을 합니다. 그리고 각 사진(프레임)들의 시간값을 입력해줍니다.
'자, 이 사진들을 이렇게 마우스를 이용해 클릭~, 클릭,
여기서는 여기로 들어가 시간값을 조정하여, 클릭~클릭~'
꾸러기가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 영상을 어떻게 만드는 지를 어렵지 않게 아이들에게 열심히 설명 해줍니다. 오호, 한 주 빠졌다가 나와서 그런지 얼쉬허와 어덜곤이 제법 집중하는 포스를 뿜어주시는 군요. 아이들이 촬영한 한장 한장의 사진 소스들이 어떻게 움직임을 가지게 되는 지 꽤 진지하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자, 베가스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을 만들고 난 뒤, 좀 더 생동감을 주기 위해 배경 음악도 넣어 보기로 했습니다. 꾸러기가 미리 노트북에 저장해 온 음악파일들 중에서 아이들이 사진영상과 가장 잘 어울릴만한 음악을 선택하여 사진 영상에 삽입해보았죠. 사진영상의 주제가 대부분 농구와 관련된 이야기였다보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경쾌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을 추천하였습니다. 사진 속 등장인물들의 운동감이 잘 살릴 수 있는 음악이었던 거 같은데, 곡명은 정확히 잘 기억이 안나네요..
편집을 마친 사진 영상에 빠른 비트의 배경음악까지 삽입하고 나니, 그럴듯한 동영상이 만들어졌습니다. 촬영한 개별 사진들이 어떻게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재탄생했는지 까페를 통해 확인해보실 수 있을 거에요.
꾸러기 스튜디오에서 예전에 만들었던 사진영상(스톱모션)을 함께 보면서 연속된 사진을 통해 매우 다양한 이야기의 표현과 연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한번 쯤은 꿈꿔보고 상상해보았던 재미나고 황당한 상황들을 연출해볼 수도 있고,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보내는 사진영상 편지를 멋들어지게 만들어 볼 수도 있겠죠. 또 자신을 개성적으로 표현하는 기발한 영상들도 이젠 더이상 어렵고난해한 것들이 아닙니다. 프로그램 툴을 다루는 기술적인 부분은 관심을 가지고 연습을 조금만 하면 금방 익숙하게 익힐 수 있죠. 기술보다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 것인가, 왜 영상을 만드는지를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미디어란 자기 스스로 의도와 동기를 가지고 사용하고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제 '꿈꾸는 카메라' 수업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이들과의 첫만남이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이번 수업이 벌써 8회차가 되었네요. 남은 수업일정 동안 아이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난 시간들을 만들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꾸러기 스튜~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아자 아자.. ㅋㅋ
다음 시간부터는 사진영상을 통해 익힌 상황 연출과 이야기 구성을 토대로 아이들이 직접 캠코더로 촬영하여 영상 만들기를 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지닌 다양한 상상과 욕구들을 재미난 연출과 이야기로 꾸며볼 예정이에요.
Ⅲ. 수업 진행 후기 및 제언
처음에 이주민 아이들과 수업을 하게 되었다고 했을 때 기대 반 두려움 반의 그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어쩌면 외국인이라는 대상에 대한 호기심과 환상에서 비롯된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간 국내에서 한국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수업을 몇 차례 진행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나만의 견해, 또는 미디어에 대한 나름대로의 수업방식에 있어서의 노하우 등을 적립해 오면서 어느 정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을 것이다. 이 외국인(이제는 외국인 아이들이라고 부르기에 모호한) 아이들을 처음 만나게 될 작년 여름 무렵에도 그런 생각은 마찬가지였다. 몇 차례의 짧은 경험을 통해 적립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통해 제법 교안도 작성 해보고 하면서 청소년들에 대한 미디어 수업에 자신감 충만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그때, 불현듯 외국인 아이들이란 이야기에 자신감이 곧 불안감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언어문제에서부터 문화의 차이까지 정말 많은 부분들을 고민했었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자신감 있어 하던 미디어 수업에 관한 교안 내용 역시 과연 그대로 적용시킬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결과는 예상 대로였다. 우리들의 교안은 차후에 수업이 진행되면서 수업초기부터 줄기차게 수정이 이뤄진다. 물론 그것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사항들이나 환경들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즉석에서 이뤄진 것이 대부분이다.
과연 어떤 것들이 우리의 생각과 달라졌을까? 물론 외국인 아이들에 대한 뗄래야 뗄 수 없는 특수성이야 우리가 아무리 생각 않고 접근하려고 한다고 한들 그것은 어쩌면 오히려 더 그들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 되기도 할 것이다. 아무리 부정해도 다른 것은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있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우리가 그동안 만나왔던 국내의 같은 또래 아이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 들었던 그 불안한 설fp임이 역시나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그것까지는 우리가 어느 정도 예상한 것과 또 예상한 대로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교안이 불가피하게 수정이 되고 현장성에 맞게 지속적으로 바뀌어야 했던 이후는 점차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터였다. 이 부분은 우리가 예상 한 것 보다 훨씬 더 앞서 나갔던 점이었다. 첫째는 아이들의 기대 이상으로 아이들 같았던 점이고, 둘째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한국 정서적이었다는 점, 셋째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바쁘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세 가지가 다 비슷한 맥락일수도 있겠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우리 가까이에 있기도 했고, 또 멀리 있기도 했다.
수업의 안정된 완성을 위해서이건,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교육열이 불타올라서이건, 여하튼 우리들은 아이들에 맞춰 여러 차례 그때그때 수업에 대한 고민들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일전에 수업을 하기 전에 우리 보다 일 년 먼저 다른 교육 기관에서 미디어를 가지고 아이들과 수업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때는 수업이 일정대로 모두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상당히 걱정이 되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이후에 직면했던 과제들은 그들이 외국인이라서 생겨나는 특수성에 대한 차이와 고민들이 아니라 그들이 처해있는 각자의 환경과 개별적 사정들이 더 많았었던 것 같다. 그만큼 우리가 걱정했던 것 보다 그들은 외국인이라서 겪는 문제점들 보다 그 외적인 어쩌면 한국 아이들이 비슷하게 겪는 다른 일들과 고민들이 더 많은 것 같아 보였으니 그런 부분은 우리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 더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교안을 수정해가며 거기에 맞춰야 했던 것 그것을 다시 이야기 해보자. 교육에 있어 현장성에 맞는 교안 수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것이다. 그런 과정 없이 무리하게 해오던 것을 강요하다보면 우리보다 먼저 다녀간 다른 교육팀들 처럼 그런 유사한 경우를 맞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몇 가지의 사전적 작업과 기획단계의 신중성만 가해진다면 훨씬 더 적은 손실과 좋은 교육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곧 교육 대상에 대한 사전적 이해가 여전히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두 번째는 이렇게 단발성과 단기성으로 진행되는 수업방식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문제점들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타 다른 국내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 되었던 미디어 수업들의 수업 환경 보다는 차라리 이곳이 훨씬 더 좋은 환경과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같다. 국내의 미디어 수업들의 환경은 마치 국내의 미디어 교육의 붐 현상을 증명이라도 해주듯이 정말 터무니 없고 환경과 급조된 지원만이 있기 일쑤이다.
그러나 그런 곳들에 비하면 이곳은 여러모로 최고의 시설과 환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수업에서는 다른 수업후기에서 수없이 내뱉었던 부족한 미디어 환경에 대한 불만이나 시설, 장비의 열악함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것이 없다.
오히려 외국인이라고 해서 특수화된 교육을 기대한다던가, 단기간 내에 뭔가 뚜렷하고 대안적인 성과물을 기대한다던가 하는 그러한 결과중심적인 기획과 구상, 사업 진행 대신에 조금 더 치밀하고 분석적인 교육 대상에 대한 이해, 강사들의 교안과 프로그램에 대한 적절한 배치, 수업 진행에 대한 섬세한 지원, 장기적이고 비형상적인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 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기록하는 자세 등등의 기획자로서 중간자로서의 조금 더 적극적이고 섬세하며, 유연한 태도를 요구하고 싶다. 비단 불예측적인 환경에 대한 것이야 처음 만나는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입장에서는 서로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기획자나 중간자적 입장에서는 그 두 대상을 어느 정도는 정파하고 있어야하며 사전 및 진행이 되고 있는 모든 과정에서 충실히 두 대상이 잘 융화되고 섞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도와야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어딜 가도 쉽게 잘 이행되는 사례들을 찾기란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끊임없이 요구하고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상에 대한 사전적 정보가 1차원적인 상태에서 접근을 하다보면 그러한 상황에 맞게 대면을 할 수 밖에 없고 또 결국엔 이후에 예측 밖의 돌발상황이나 환경에 직면하게 되면 결국엔 준비된 교안이나 사고를 벗어버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교육하는 자의 당연한 덕목 중에 하나지만 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몇몇의 소소한 아쉬움과 불편 함등을 더 나은 발전과 미래를 위하여 두서없이 뭉뚱그려 이렇게 몇 자를 적어 정리를 한다. 끝으로 부족한 점 투성이인 우리들에게 이렇게 멋진 기회를 마련해준 “국경 없는 마을”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여 비록 두서없는 정리안 된 긴 글귀이기는 하나 작은 쓴소리나마 달게 여겨주시어 그 어느 곳 보다도 휼륭한 일을 하고 있는 “국경 없는 마을”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되어 큰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