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과 창녕사지 오백나한

[山中幽人]

서울에서 동해안을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밖에 없어서 너무 교통이 혼잡하여 아예 눈을 돌리지 않은 것이 20년.

마침 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어 동해안이 두시간거리에 있었다.

먼저 춘천 박물관에 창령사 오백나한을 뵈러 간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순례의 시작은 춘천 박물관이 맨처음 시작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미륵반가사유상 두분은 왕족같은 분위기로 도솔천에 계신분들이다.

그런데 창녕사 오백나한은 민초로서 현실 험지속에 계신 부처인 것이다.

한국에서 어떤 지극함의 극치를 말한다면 두말 없이 반가사유상과 창녕사 오백나한을 꼽을 것이다.

마치 미륵보살과 지장보살이 계신 위치처럼.

춘천박물관에 9시에 도착하여 만난 창녕사 오백나한은 내가 20대에 만난 다닳아서 부스러지는 태안석탑과 태을암 마애불이후에 40년만에 느끼는 전율이었다.

20때에 깨달음을 주었던 만남이 40년을 넘어서 마무리깨달음으로 승화되는 기분이었다.

집사람은 춘천박물관에 있는 대리석관음보살을 보는 순간 그런 전율을 느껴다고 한다.

빗속을 달려서 춘천에 온 보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