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트레킹 거리가 10km로 짧다. 그 대신 수직으로는 1,000m나 하강한다. 시간이 넉넉하므로 남체바자르에서 자유시간도 준다고 한다. 8시에 컁주마를 떠나 곧 에베레스트 하이웨이를 만났으나 날이 흐려서 하이웨이의 뒤에서 웃으며 반겨줄 에베레스트를 볼 수가 없어 안 되었다.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을 기념하여 텐징 노르게이와 다른 셸파들을 위해 지어진 스투파에 도착하기 직전에 H여행사의 우리와 같은 길을 갈 후답자들을 만났다. 그들에게 잘 다녀오라고 한줄로 서서 각자에게 손바닥을 서로 마주쳐 주었는데, 내가 겪은 고생을 생각하며 걱정이 되었다. 부디 칼라파타르 등정에 성공하기를! 특히 팀 안에 여자들이 5-7명이나 있는 것으로 보여 체력이 모자라지는 않을지 걱정을 하게 된다. 지난 번(11월 3일) 요 근처에서 우리보다 일주일 먼저 갔던 팀을 만났을 때 그들의 표정이 밝지만 않았던 것도 생각났다. 그들의 여정도 많이 어려웠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50주년 기념 스투파에서 잠시 쉬면서 파상에게 1953년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게이에 대해서 물어 보았더니 자세히 설명해 준다. 힐러리경은 네팔에서 아주 큰 존경을 받고 있으며 학교와 병원을 여럿 세워주고 루클라 비행장도 그의 힘으로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텐징은 인도정부에 회유되어 인도에 귀화하여 다아지일링에 주택과 땅을 제공받아 호사스런 생활을 하였고 인도정부는 그의 이름으로 된 공원도 조성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멀지 않고 지난 주에 올랐던 에베레스트 뷰 호텔 근처에 텐징을 위한 원래의 기념비가 서 있다고 한다.
몸이 피곤한데 다행히 얼마 가지 않아서 곧 남체바자르가 나오고 지난 번 묵었던 사쿠라 롯지에 도착하여(09:30) 식당/응접실에 자리 잡았다. 11시반에 하는 점심식사 전에 바깥을 구경할 사람은 구경하고 오라고 하나 모두들 자리에 앉아서 쉬고 싶어한다. 모두들 지쳤기에 조용히 옆사람과 이야기하거나 졸고 있다. 나도 긴 의자에 기대어 졸면서 핸드폰을 콘센트에 연결시켜 무료로 충전을 하였다. 마침 여기서 샀던 와이파이가 작동하여 고국의 몇몇 사람과 카톡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점심식사로는 입맛을 돋군다고 잔치국수를 주는데 너무 불은데다 입맛이 없고 먹으면 체할 것 같아 잘 먹지를 못할 것 같았으나 억지로 입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12시반 남체바자르를 떠나 급히 떨어지는 경사로를 내려와 새 것과 헌 것, 두 개의 다리가 있는 곳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여기서부터 두드 코시(우유 강이라는 뜻)가 힘차게 흐른다. 조살레를 지나는데 하늘에서 비가 비친다. 다행히 비가 약하게 내려 걷는데는 지장이 없다. 이른 시각인 3시 경 오늘 묵을 숙소가 있는 몬조에 도착하였다.
오후 6시의 식사시간 전에 침낭 속에 들어가 두어시간 가량 잠을 자는데 강교수가 흔들어 깨운다. 저녁식사 때문에 몇 번을 불렀는데도 내가 듣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혼수상태였나 보다. 강교수는 감기가 심해 목소리를 못 낼 정도로 상태가 중하다. 나는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몸상태가 약간 회복되는 감이 든다. 요 며칠 칼라파타르 이후 계속해서 몸상태가 난조를 보여 왔는데 오늘이 벌써 사흘째다. 칼라파타르 올라가는 길이 가장 힘들었고 페리체에서의 밤, 풍기텡가에서 컁주마 올라오는 길, 몬조로 내려오던 길, 모두 힘든 기억들이다.
밤 8시쯤 침낭 속에 들어가자 곧 잠이 들었는데 다행히도 소변도 보지 않고 새벽 4시 10분까지 기침을 계속하면서도 잘 수 있었다.
▲ 컁주마의 롯지에서 길을 떠나려고 밖에 나와 있다.
▲ 에베레스트 등정50주년 기념, 텐징 노르게이와 에베레스트를 오른 다른 셸파들을 위한 탑에 도착하여 한참을 쉰다.
▲ 앞으로 가야할 잘 닦여진 길인데 에베레스트 하이웨이라고 불리운다.
▲ 50분 전에 떠나온 컁주마 방향엔 구름이 가득하다. 지난 번 갈 때에는 여기서 이 방향으로 에베레스트를 보았다. H여행사의 우리 후속팀을 여기서 민났다.
▲ 만국기처럼 늘여진 줄에 5색의 경전을 달아 놓은 것이 룽다이고 수직의 장대에 달아 놓은 것은 타르쵸라고 부른다.
▲ 탑의 장식이 화려하다.
▲ "에베레스트 등정50주년 기념, 텐징 노르게이와 에베레스트를 오른 다른 셸파들을 위한 쵸르텐, 2003년 5월 건립"이라고 한다.
▲ 에베레스트 하이웨이의 유지 보수를 위해 헌금하라고 한다. 우리도 헌금을 했다.
▲ 남체 바자르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긴 언덕을 내려가고 있다.
▲ 휴게소에서 휴식하였다.(아래 사진도 같은 내용)
▲ 휴게소에 있는 간판인데 사가르마타 국립공원에 대한 안내인데 네팔 국조인 "다프네"의 사진이 보인다.
▲ 사람보다 속도가 약간 빠른 좁교떼가 지나가도록 잠시 길을 비켜주고 있다.
▲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다. 언덕을 거의 다 내려온 셈이다.
▲ 다리 두개가 있는 지점을 내려와 강가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한다.
▲ 우유같으며 약간 푸른 색을 띤 강물이 흐르고 있다.
▲ 오늘 묵을 몬주의 롯지에 도착하였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