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
이종곤
고공에 올라간 여름은 날개를 달았다
머잖아 낙엽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지금은 소슬바람에 몸을 식히는 시간
강물도 발자국 소리 나직하게 흐른다
추어탕 냄새가 구수한 식당에 앉으면
코스모스 춤추는 추소리 생각
추억의 풀잎배를 품고 구부러진 물길
거꾸로 선 세상이 떠간다
잠자리에 들면 달빛에 젖은 귀뚜라미
잠들지 않는 달맞이꽃으로
당신의 창가에 불러주는 세레나데
아니면 끝이 보이지 않는 가로수 길
자꾸 회색빛 허물을 벗고 싶다
대왕참나무 잎처럼 붉어질 수 있다면
바람에 흔들리다 툭, 당신 앞으로
한 장의 편지가 되련만
리을(ㄹ)자 물고기를 먹으며 어쩌면
당신도 구부러진 물길로 왔다가 ㄹ자로
돌아나갔을 것이란 생각
산초도 매워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카페 게시글
이종곤
고추잠자리
아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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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6 11:2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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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상 잘했습니다
삼복 더위에 어떻게 잘 지내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