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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잼있는 농원 원문보기 글쓴이: 운영자
수맥은 과학이다!
이대우 지음
대광출판사
머리말
수맥 현상은 반문명적이다. 현대인이 아무리 과학성과 합리성을 내세워 '터'를 잘 잡더라도, 수맥을 모르고서는 음택이나 양택은 물론 "건강과 환경"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이나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그들이 기거하는 공간에 수맥이 흐르면 수년간 준비해 온 공든 탑도 서서히 무너지고 만다. 수맥에 장시간 노출이 되면, 머리가 산만해져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공부나 연구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맥은 생활과학이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나 앞세우는 맹목적인 과학이 아니라, 인간애를 앞세운 무병장수 예방의학과 쾌적한 환경을 위한 인간과학이다. 그럼에도 수맥이 세인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수맥을 산소자리를 잡는 음력 풍수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믿는 사람들은 불과 몇 명에 국한되어 있었다. 필자가 환경대학원 석사논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수맥은 여러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아직까지도 과학적인 논증이나 수맥을 측정할 수 있는 특정한 장치가 발명되지 않고 있다. 학술적인 연구도 현장에서 수맥찾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아직까지도 수맥을 찾는 방법은 주로 직감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간에 기를 이용한 탐사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까닭에 여러 사람들에게 확실한 신뢰감을 줄 수 없다. 따라서 수맥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맥에 대한 최근의 움직임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각계각층에서 수맥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실제로 간단한 수맥 탐사로써 실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음력풍수보다는 수맥이 인체에 영향에 주목, 그 피해가 실로 엄청나다는 것을 연구 결과 학인 했다. 그럼에도 수맥은 대다수 국민들 사이에서 풍수 정도로 이해되는 경향이 강하나, 대자연 현상의 일부인 수맥이 인체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필자는 수맥의 존재를 알리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수맥은 예방의학의 일종이기 때문에 예방만 하면 얼마든지 그 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필자는 직업이 교사라는 점을 감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수맥이 미치는 영향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건축물 및 환경에 관한 부분도 꽤 신경을 썼다. 그러나 필자의 연구는 아직도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수맥이 하루 빨리 하나의 학설로 정립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맥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수맥을 연구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 주신 많은 분들과 대광출판사의 김상철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1994년 정월 아침에
제1부 수맥 이론의 기초
1. 수맥을 연구하기까지
과학도가 수맥을 연구하기까지
필자가 수맥을 연구하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필자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물리학에 대한 배움은 거기에서 끝이 났으나, 현재도 소읍의 중학교에서 과학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니 만큼, 현대 과학과는 꽤 친숙한 편이다. 그런데, 필자는 어느 날 갑자기 수맥과 인연을 맺었다. 그 계기는 한때 서울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현재는 연구소에서 풍수학의 연구에 전념하고 계신 최창조 선생을 만나면서부터였다. 필자가 만학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전북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진학했는데, 당시 그 대학의 지리학과 교수로 계시던 선생의 생동감 있는 풍수학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그 강의를 들었을 때는 별다른 생각이 들질 않았다. 동료들 중 일부는 호감을 표시하고, 강의 도중에도 풍수에 관한 얘기꽃을 피웠으나, 필자는 풍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는 학창시절은 물론 제법 나이가 든 오늘날까지 과학만능의 세계속에서 살아 온 필자의 과학적 사고방식이 크게 작용했다. 또 근무지가 주로 아직도 미신이 잔존해 있는 시골이다 보니, 과학교사라는 직업은 당연히 미신이나 풍수를 경계하는 선두주자의 소임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필자는 교단에 서기만 하면, 제자들에게 과학적인 지식과 그에 따른 사고방식을 불어넣는 일에 여념이 없었다.「지난날 우리 조상들은 웬만한 형체를 갖춘 자연물은 모두 숭배했다. 밤에 대지를 밝혀주는 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로 인류가 우주선을 타고 달에 가보니, 달은 전설속에 나오는 방아 찧는 토끼나 계수나무는커녕,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없는 원시적인 태양계의 일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필자는 수업시간에 이러한 진부할 예까지 들어가며 풍수는 토속신앙 내지는 미신이며 인간의 무지에서 오는 것이라고 수차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미신들은 모두 과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자연현상에 불과하다고 강변했다. 더 나아가 필자는 우리 조상들까지 싸잡아 공격했다. 우리 조상들은 과학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여 사소한 자연현상들도 이해하지 못한 관계로 쌓인 초조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연의 사물과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우상화하고 승화시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고 한 것이라고 미신이나 풍수를 일축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연이 될려고 그랬는지, 그날 최창조 교수가 풍수를 설명하며 제시한 사례 하나가 필자의 발목을 사로잡고 말았다. 최창조 교수가 사례로 든 것은 전북 완주군 봉동읍 구미리에 소재하고 있는 번암 박씨의 선산이었는데, 그 집안의 몰락을 최창조 교수는 묘를 잘못 썼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그 집안의 내력을 설명하는데, 필자는 뜨끔하고 말았다. 문제의 선산은 다름아닌 필자의 외가였다. 따라서 문제가 된 묘들은 필자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외삼촌의 묘였다. 최창조 교수의 강의를 마지못해 건성으로 듣고 있던 필자는 자세를 바로 하고 남은 강의를 주의깊게 들을 수밖에 없었다. 옛날의 필자의 외가는 말 그대로 명문 집안이었다. 대대로 집안이 매우 융성한 학자 집안이었으며, 자손이 번성하여 구미리 일대는 번암 박씨의 씨족마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 필자의 외가는 그 좋던 살림이 아주 어렵게 되었으며, 종손은 아직 아들이 없어 대를 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최창조 교수의 설명은 필자가 알고 있는 외가의 내력과 거의 모든 점에서 합치했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과연 후손과 묘자리가 어떤 연관이 있길래 이런 결과를 가져오며, 또한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설명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골몰히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그날 내용중 수맥이 묘지에 흐르면 잔디가 제대로 자라질 못하며, 그 집안 후손들에게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내용과 그러한 수맥을 추하나로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맥이 지하 깊은 곳에서 하나의 관처럼 되어 흐르고 있는 물이라는 것쯤은 익히 알고 있는 필자였다. 그러나 수맥과 묘자리, 그리고 추를 이용한 수맥탐사법 등은 생경스럽기만 했다.
「보통 사람들이 쉽게 수맥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은 묘를 보면 알 수가 있다. 어떤 묘를 보면 잔디가 자라지 않아 봉분이 무너져 손상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묘에 잔디를 다시 심어 놓아도 얼마 가지 않아 죽어버린다. 그런 묘에는 아무리 잔디를 심어도 잔디가 자리지 않는다. 그 원인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대부분 바로 밑에 수맥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수맥에서 나오는 파가 잔디를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최창조 교수는 이러한 수맥을 간단하고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도구로, 은으로 만든 추를 제시하였다. 그 추는 목걸이처럼 일정한 길이의 끈의 끝에 원뿔형의 추가 달려 있었다. 수맥탐사 도구라 해서 전파탐지기 같은 첨단을 치닫는 고도의 전자과학 장비를 연상하고 있던 필자에게 그것은 확실히 충격이었다. 그리고 필자가 그토록 미신쯤으로 치부하고 있던 풍수나 수맥이 과학과 접목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수맥은 과학
과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 추로 수맥을 찾는 원리는 간단하다. 추를 손에 들고 서 있으면 수맥이 있는 곳은 저절로 추가 단진동운동을 한다. 이 추의 흔들림은 수맥에서 발생하는 힘과 대전체의 역할을 하는 사람과의 물리적 현상에 의한 것이다. 인체에 대전되는 현상은 각 사람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수맥의 감지는 미세한 힘의 변화를 경험과 숙달에 의하여 수맥에서 오는 물리적인 힘을 느껴 추의 흔들림을 보고 탐지할 수 있는 것이다.
추를 사용한 수맥탐사법은 나름대로 과학적인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여기에서 용기를 얻은 필자는 목걸이식으로 된 추보다 훨씬 더 진자의 운동이 잘되는 추를 고안하여 수맥탐사 연습에 열중했다. 또한 여러 문헌들을 통하여 연구를 계속하였다. 그 결과 필자는 신비하게도 추를 가지고 수맥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신비스럽고 우리가 믿기 어려운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아직까지 초능력에 대한 힘을 인정하면서도 믿기 어려운 힘이라고 말하며, 또한 자연현상 중 과학적으로 도저히 해석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이 수맥에 의한 힘인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수맥현상을 이미 학위논문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필자가 수맥에 대하여 설명하면, 혹자는 미신이나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단번에 일축해버린다. 아니면 수맥을 찾는 사람은 신들린 사람이라는 좋지 못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필자가 연구한 바로는 수맥은 결코 미신일 수 없으며, 이것은 거역할 수 없는 자연현상의 일부인데, 단지 인간의 무지 때문에 수맥의 피해를 알지 못할 뿐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수맥의 피해를 널리 알려야 되겠다는 어떤 의무감을 느꼈다. 그래서 수맥에서 나오는 파에 의하여 병을 얻는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특히 간단한 추를 가지고 수맥을 찾아내는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필자 혼자만의 힘으로 동분서주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것이 미천한 지식이나마 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여기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맥에 의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수맥을 이용하여 좋은 식수를 얻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책 보다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고등교육을 받은 현대인들은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만 사고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과학적인 틀에 박힌 검증과 논증이 없으면 믿으려 하지 않고 무조건 무시해 버린다. 이런 사고는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옛것은 과학적이 아니며 미신이라고 무시해버리는 것은 잘못이다. 옛것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잘잘못을 따져 보고, 검토하여 우리가 받아 들여야 할 것을 받아들이고 또한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하는 마음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한 예로 필자가 수맥에 관하여 대학원 학위논문을 써야겠다고 교수님과 상의하니까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여 보라고 하였다. 아직도 풍수나 수맥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미신으로 치부되는 면이 강해 자칫하면 웃음거리가 되기 쉽다고 했다. 그러나 필자는 현대 건축학 분야에서 풍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중시했다. 그리고 최근들어 건축학 교수들 사이에서 풍수학을 새롭게 인식하여 연구논문들을 활발히 발표하고 있다는 점도 자극이 되었다. 필자는 수맥의 힘에 관해서 나름대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분야에 관한 이론이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고 있지만, 그 분야에 연구하는 분들이 최근에 많이 있다는 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하루 빨리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바이다.
2. 추 제작법
추와 수맥
수맥을 연구하려면 먼저 추를 만드는 것이 좋다. 수맥에 대해 다년간 연구 및 탐사를 해 온 분들이야 일정한 도구 없이도 가능하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반드시 도구를 만들어 일정기간 동안 수련을 거쳐야 한다. 수맥의 연구에 필요한 재료는 많이 있다. Y자형 나뭇가지를 이용하는 방법, 철사를 이용하는 방법도 많이 알려져 있으나, 필자에게는 추가 가장 적합했다. 추를 만드는 재료는 어느 것이나 가능한데, 크기는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러 가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그 크기를 각기 다르게 하여 실험을 해본 결과, 필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추가 감도가 좋아 이 추를 소개하기로 한다. 추의 재료로는 전도도가 아주 좋은 순도99% 정도인 은을 사용하였으며, 모양은 원뿔처럼 만들었다. 끈의 길이는 20㎝ 정도가 적당하다. 끈의 길이가 너무나 길어지면 단진동의 주기가 길어져 측정하기 어렵고, 너무 짧으면 주기가 빨라 오차가 많이 생기므로 좋지 못하다. 원추형의 추와 끈 역시 순은으로 되어 있는데, 그 무게 역시 적당하여야 한다. 만약 추가 너무 가벼우면 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 있
으며, 또한 너무 무거워도 가지고 다니기가 불편하고 측정할 때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주의할 점은 수맥탐사시에는 끈의 길이가 일정해야 한다. 반면, 추의 질량은 단진자의 등시성의 원리에 의하여 측정하는 진폭과는 관계가 없으므로 본인이 적당하게 만들어도 별 문제는 없다. 필자가 사용하는 추의 무게는 약 4∼5돈(1돈의 무게는 3.75g)정도가 되며, 밑면의 지름이 1.5㎝ 정도 되는 원뿔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비의 은추
수맥탐사를 위해 제작한 추가 간혹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본다. "신비의 은추"니, "특수 제작한 추"니 하는 미사여구가 붙는 일이 다반사이다. 다 좋다. 추를 가지고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수맥위를 지나치기만 해도 추가 흔들리니 그럴법도 하다. 그러나 추는 어디까지나 추에 불과하다. 그 만드는 방법이나 사용법도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다. 누구나 수맥을 탐사하고자 하는 의욕과 실천만 있으면 탐사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 수맥이다. 마치 지천에 깔려 있는 것이 물이나 수맥인 것처럼 그 탐사도구나 탐사 방법도 어느 누구나 쉽게 제작하여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수맥이 지나가는 자리에만 가면 추가 흔들리는 경지에 도달하려면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3. 수맥 탐사 요령
수맥은 아무나 찾을 수 있다
수맥은 어느 특정인만 탐지할 수 있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수맥에서 나오는 파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엄연한 자연현상이므로, 누구나 연습하면 다 찾을 수 있다. 수맥에서 나오는 파는 인간의 뇌에서 감지하여 그 파의 정도에 따라 손으로 전달된다. 단지 인간의 뇌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빨리 숙달되는 사람과 좀 더딘 사람이 있을 뿐이다. 수맥을 찾으려면 먼저 마음가짐이 아주 중요하다. 처음에는 "나도 수맥을 찾을 수 있다"고 마음속으로 확신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미국 등지에서는 수맥을 탐지하려는 본래의 목적은 차치하고라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뇌파 안정 및 정신집중운동의 일환으로 수맥탐지요령을 많이들 배우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수맥은 정신적인 자세가 성패를 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맥을 찾는 자세
수맥을 찾는 자세는 오른쪽 팔로 추를 자연스럽고 가볍게 드는데,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한다. 이때 팔은 겨드랑이에 붙이되, 90도가 되도록 한다. 숙달이 되어 자세가 안정되면 팔을 겨드랑이에서 떼어도 무관하다. 이때 자세가 불안정하면 손이 떨리게 되며, 이로 인하여 수맥파에 의한 단진동인지 손의 떨림에 의한 단진동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자연스러운 자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 자세가 준비되었으면, 정신을 수맥탐사에 집중시킨다. 눈은 추를 똑바로 응시한다. 만약 연습장소 밑에 우연히 수맥이 흐르고 있을 경우에는 추가 진자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추가 자기 멋대로 운동하게 되지만, 완전히 연습이 되면 추의 진동 방향은 수평 방향, 즉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진동한다. 이 진동의 진폭에 따라 수량과 깊이도 측정할 수 있다. 수량과 깊이를 잘 알려면 자기가 발견한 수맥이 있는 곳을 직접 파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경제적으로나 장비 문제 등의 이유로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지하수를 개발한 곳에 가서 주인에게 깊이가 어느 정도고 수량도 얼마인가를 물어 본 후, 그 수맥위에서 자기가 측정하여 보면 추의 진폭이 나타나게 된다. 같은 방법으로 여러 곳을 측정하여 자기의 기준을 삼으면 된다.
4. 수맥 탐사연습법
1단계
먼저 지하수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곳이나, 우물이 있는 곳에서 연습하는 것이 좋다. 그 원인은 지하수 또는 우물이 있는 곳은 반드시 수맥이 지나가는 자리의 위이기 때문이다. 단, 지하수나 우물이 지표수가 흘러들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곳이라야 한다. 지표수와 지하수의 차이는 그 양이나 차가운 정도로써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우물가에 가서 자세히 관찰하여 보면, 방향성을 가지고 어느 특정한 부분에 균열이 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수맥자리 위가 먼저 수맥에서 나오는 파의 영향으로 붕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수맥이 지나는 곳 그 위에 추를 들고 서 있으면 추가 움직여지는 감도를 느껴 추가 움직일 것이다.
이때의 느낌은 처음 낚시할 때, 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과 비슷하다. 낚시를 별로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찌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바람의 영향이나 물결파의 영향, 또는 큰 고기, 작은 고기의 입질인가가 짐작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낚시를 자주 하다보면, 미세한 찌의 움직임이나 낚시대의 떨림으로도 어떤 고기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추의 움직임 역시 어느 정도 숙달되면, 미세한 수맥의 차이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2단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연습하여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 추를 가지고 산 위에 올라가서 그 곳에 수맥이 어디에 있는가를 찾아낸 후 그 방향을 따라 내려오면 반드시 우물이나 샘이 나오는 곳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뒤에서 자세히 다시 한 번 거론하겠지만, 오솔길을 따라 다니며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오솔길의 중간에 옹달샘이라도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이러한 장소에서 수맥을 찾을 수 있는 정도라면 수맥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3단계
또 다른 방법은 산에 가보면 물소리는 들리는데, 물은 보이지 않는 곳이 있다. 그 곳 역시 수맥이 지나는 자리이므로 그곳에서 추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연습하여도 된다.
이외에도 수맥탐사 연습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얼마든지 있다. 건물의 벽에 균열이 가 있는 곳이나, 수목이 일정한 선을 이루며 고사한 곳도 바람직하다.
5. 수맥도 그리는 법
수맥도의 필요성
모든 일은 계획이 철저하게 서 있어야 한다. 주먹구구로 처리하다가는 일을 망치거나 다시 작업을 해야 할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수맥탐사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수맥개발은 철저한 계획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수맥개발에 있어 사전계획은 수맥도로 대표된다. 정확한 수맥도만 있으면 수맥개발시에 나타나는 이중 삼중의 헛수고를 줄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수맥은 지하 깊숙이 흐르는 물의 흐름이다. 면적이래야 고작 1미터 내외가 고작이다. 이런 수맥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어 그 물을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어떻게 보면 차라리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앞에서 열거한 수맥탐사법만 익히면 지하수 개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수맥개발시 얼마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느냐에 있다. 이에 대한 유명한 얘기가 있다.
얼마 전에 전주에서 가까운 곳에 온천이 개장을 했다. 필자도 거기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온천개발에 대한 얘기를 그곳의 관계자들로부터 전해 듣고는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온천개발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그곳에 분명히 온천이 있다는 것을 확신한 어느 온천 개발업자가 인근의 부지를 매입하여 수맥탐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온천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인근의 땅을 벌집처럼 헤집고 다녀도, 온천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온천개발업자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개발을 중도에 포기했다. 이 소문을 들은 다른 온천 개발업자가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 사람도 실패했다. 그렇게 십여 명의 사람이 달려들었으나, 얼마되지 않아 가산만 탕진하고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따라서 그곳에 온천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덤빌 엄두를 내지 못했다. 목전에 '노다지'가 있는 줄 알면서도, 실패한 사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레 겁부터 먹었던 것이다.
그렇게 수일이 지났을 때, 어떤 개발업자가 나타나 온천을 개발했다. 사람들이 온천수가 뿜어 올라오는 광경을 보기 위하여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 중에는 실패한 온천개발업자들도 끼어 있었다. 온천수가 분수처럼 치솟는 현장에 도착한 그들은 땅을 쳤다. 온천은 그들이 시추를 했던 곳의 근처에 있었다. 실패의 상징물인 시추공과 온천수의 거리가 불과 십여 미터도 안되었던 것이다. 이 일화만 보더라도 수맥개발에 얼마나 수맥도 작성이 필요한 지 알만하다.
수맥도 작성법
수맥도 작성은 어렵지 않다. 먼저 수맥을 탐사하려는 곳의 지도를 그린다. 지도는 건물의 조감도처럼 아주 자세하게 그린다. 대략적인 지도가 완성이 되면, 수맥탐사를 실시해 가며 작성한다.
제2부 건강진단법
1. 추를 이용한 건강진단의 원리
원리
최근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기를 측정하는 장치가 개발되어, 기가 나타나는 사진을 찍어내고 있다. 또한 한 의원들은 맥을 짚어 환자의 건강상태 및 병명을 판단한다. 이러한 사례는 옛 문헌에서도 종종 보인다. 옛날 궁중의 명의들이 궁중의 여인들을 진맥할 때는 실에 팔을 묶어 실을 통하여 나오는 미세한 진동으로 그 사람의 병을 진단했던 사실은 유명하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하여 추로 건강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기 과학'에 속하는 분야이므로 상당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오라(aura)
'오라'는 물체에서 발산하는 발기 또는 영기인데, 감전이나 의식 상태, 또는 건강 상태에 따라 그 모습과 색깔이 바뀐다. 이러한 오라는 우주에 충만되어 있는 기가 변화된 것으로 기의 일종이라고 할 수는 있으나, 기 자체는 아니다. 기의 흔적 정도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근래들어 오라의 존재를 사진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는 있지만, 우리 인간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범위는 상당히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추를 사용한 건강진단법
건강진단법
앞에서 설명한 원리를 이용, 필자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추 하나로 측정할 수 있다. 먼저 그 사람의 건강, 또는 기를 측정하려면 오른손 또는 왼손의 손목 부근에 추를 들고 있으면 추가 반드시 손목의 길이와 같은 방향으로 진동을 하게 된다. 이 진동은 진폭이 점점 커지다가 최고점에 이르면 서서히 굳어지게 되는데 최고점에 이를 때의 진폭이 그 사람의 건강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즉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진폭이 크게 나타나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진폭이 적게 나타난다. 이때 진폭이 적게 나타나는 사람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호이므로, 병원에 가서 종합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지능테스트
건강진단법과 마찬가지의 원리로 필자는 사람들의 머리가 좋고 나쁜 것을 추를 사용하여 알아낼 수 있다. 추를 사람의 머리 위에 들고 서 있거나 필자가 손을 머리위에 올려놓고 다른 손으로 추를 들고 서 있으면 추는 반드시 시계방향으로 회전을 하다가 멈춘다. 이때 회전되는 최대점의 반경을 측정하면 그 사람의 뇌파를 측정할 수 있다. 필자가 교직에 있는 관계로 몇백명의 학생들에게 실험한 결과, 지능 및 수학 능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먼저 회전이 잘 되는 학생은 A, 중간 정도가 되는 학생을 B, 회전 반경이 가장 작은 학생을 C로 선별하여 그 학생의 성적과 지능을 비교 검토하니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과의 진폭과 비례됨을 알 수 있었다.
<표>
- A 추의 회전반경 : 15㎝ / 지능 및 성적: 좋음
- B 추의 회전반경 : 10㎝ / 지능 및 성적: 보통
= C 추의 회전반경 : 6㎝ / 지능 및 성적: 아주 나쁨
이와 샅이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가 있으며, 그 기의 강도에 따라 건강도 좌우 된다. 또한 기를 측정하면 그 사람의 건강도 알아낼 수가 있다.
3. 건강과 기 훈련
기 훈련을 위하여
생각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육체도 중요하다. 내용과 형식이 완벽한 예술작품이 불후의 명작으로 남듯이, 우리 인간도 정신과 육체를 잘 보양하면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육체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한들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알맞는 주위 환경의 조성과 의복, 먹는 음식, 질병 퇴치 등에 유의하여 건강한 육체를 영위하면서 기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정신만 강조하는 것은 육체만 강조하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건강에 충실하면서 기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음식을 자기 몸에 맞도록 알맞은 영양분이 있는 것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돈이나, 명예, 이성 등 기타 불필요한 허황된 꿈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기가 남들보다 약간 능력이 있다고 해서 많은 대화나 강연회 등을 빈발하는 것은 건강에 극히 해로우므로 이러한 것은 극도의 절제가 필요하다. 또한 수련의 정도를 높여 행복을 얻었으면, 후대를 건실하게 하고 검소하고 절제 있는 건실한 생활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설령 자기가 초능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만한다면 더 이상의 향상은 없으며, 건강 또한 악화될 것임에 틀림없다. 고이는 물은 썩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의 기에 순응해서 사는 것이 모든 일을 하는 데 필수 요건이다.
수맥도 마찬가지이다. 수맥이 아무리 우리 인간에 영향력이 강한 존재라고 하더라도, 남들보다 조금 먼저 알게 되었다고 해서 사리사욕이나 채운다면 차라리 수맥을 모르는 것보다 좋지 않을 것이다. 옛말에 "한 오라기 실이라도 몸에 감았거든 베 짜는 이의 수고를 생각하고, 한알의 밥풀이라도 삼킬 수 있거든 농사짓는 이의 피땀을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수맥도 이처럼 먼저 알게 된 사람들이 수맥파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다할 때 값진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제3부 수맥과 공부
1. 수맥과 공부
수맥을 모르면 공든탑도 무너진다?
맹모삼천이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고사성어이다. 오늘날에도 맹자의 어머니처럼 교육열이 학부모는 얼마든지 있다. 세 번의 이사가 아니라 열 번의 이사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요즘의 학부모들인 것이다. 집안에 입시생이라도 있는 집안의 부모는 방이 없어 거실에서 기거를 하더라도 서슴없이 안방을 공부방으로 내주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숨 한 번 크게 쉬지 못한다. 그 헌신적인 노력을 생각하면, 숙연해지다 못해 차라리 눈물겨울 지경이다. 그런데 아무리 공을 들여도 무너지는 탑은 있다. 학생이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고, 주위에서 공부할 수 있는 최상의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고 해도 공부방에 수맥이 흐르면 결과는 볼 것도 없는 것이다. 공부방에 수맥이 흐르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첫째, 항시 머리가 산만해 정신집중이 잘 안된다. 둘째, 잠자리가 편치 못해 악몽을 자주 꾼다. 셋째, 편두통이 심하고 항시 몸이 뻐근하다. 공부하는 학생이 이런 고통을 호소하면 수맥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소한 수맥 하나 때문에 때늦은 후회를 하기 전에 학생들의 공부방은 반드시 수맥탐사를 실시해서 대비책을 세워 주어야 한다. 이는 비단 공부하는 학생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오랜 기간을 요하는 연구소의 직원들이나 체력으로 승부를 거는 운동선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대개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집과 밖에서 거의 반반씩 소비하고 있다. 밖이 일터라면, 집은 '쉼터'이다. 양자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긴 하지만, 쉼터가 편해야 일터가 신바람이 난다. 쉼터에 수맥, 특히 잠자리에 수맥이라도 흐르면 가정은 물론 직장까지 무너지기 쉽다. 수맥탐사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당신도 철사 하나로 얼마든지 수맥을 찾을 수 있다. 공부방에 수맥을 피해주면 수험생의 공부는 물론이고 건강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수맥탐사법의 등장으로 명당이나 건강의 개념마저 변하고 있는 마당에 사소한 수맥 하나 때문에 몇 년간 쌓아 온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는 없지 않은가?
2. 수맥, 우리는 이렇게 극복했다.
삼수생과 수학능력시험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김인섭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10년이 아니라 3년 정도만 지나도 강산이 변하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까지 했으나 실패하고, 군대를 다녀오니 정말 세상이 변해 있었다. 수학능력시험이 그것이다. 군대에 입대하기 전부터 이미 그 움직임이 제기되고 있었던 까닭에 각오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완연하게 뒤바뀐 입시제도에 따라 공부를 하려고 하니, 뜻대로 되질 않았다. 입시요강이나 그에 따른 공부 방법이 말 그대로 '개벽'을 했으니 문제가 심각하기만 했다. 집에서는 '마지막'이라는 충고와 더불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나이가 들어 도서관이나 독서실에 나가 공부하기가 영 쑥쓰럽다고 말하니까, 아버님은 수년동안 써 오던 서재를 두말 없이 내주셨다. 그리고 행여 공부하는데 방해가 될까봐 근처는 얼씬거리지도 않으셨다. 어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만들어 주셨고, 몸에 좋다는 별의별 보약까지 지어 오셨다. 부모님들의 정성이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러나 구태여 사양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공부를 열심히하여 좋은 대학에 보란 듯이 합격을 하면 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또 막 제대한 직후라 그때까지만 해도 군인정신이 남아 있어 공부에 자신감도 있었다. 따라서 내 책상의 머리맡에는 군대에서 외쳤던 "하자,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라는 구호까지 붙여 놓았다. 그러나 공부는 그다지 쉽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오랫동안 공부를 쉬어서 그런 줄 알고, 비교적 부담이 되지 않는 과목부터 시작했다. 입대하기 전의 예비고사에서 암기과목은 거의 만점을 받다시피 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소설책 읽는 기분으로 암기과목부터 책장을 펼쳐 들었다. 수험공부를 한다기 보다는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가기 위한 일종의 준비작업인 셈이었다. 따라서 공부보다는 책상 앞에 오랫동안 앉아 있기 위해 신경을 썼다. 생존에 필요한 수면과 식사 이외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상 책상앞에 붙어 있다시피 했다. 그러다보니 책상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공부를 하는 시간도 자연히 길어졌다. 집중력도 제법 괜찮았다.
시작이 반이라고, 그런 추세라면 뭔가 일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행복한 예감은 오래 지속되질 못했다. 공부를 시작한 지 2개월 여만에 나는 '파김치'가 되고 말았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욕만 앞설 뿐 몸이 뒷받침을 못하는 것 같았다. 아니, 엄격하게 말하자면 특별하게 아픈 곳은 없었다. 그런데도 괜스레 온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의식도 못했던 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지기만 했다. 생각다 못해 나는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내 얘기를 들은 어머니는 봄을 타는 모양이라며, 보약을 지어 오셨다. 그리고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누누히 부탁을 했다. 수학능력시험 날짜는 여유가 많이 있었다. 조급하게 굴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어머니가 지어다 주신 보약을 먹어가며, 며칠을 푹 쉬었다. 그리고 다시 책상에 달라붙었다. 그러나 별로 상황이 좋아진 것 같지 않았다. 몸이 자꾸만 무기력해져갔다. 무기력한 몸 탓인지 집중력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같았다. 항시 머리가 무겁고 산만하다 보니 공부가 제대로 되질 않았다. 문득 이러다가 또 실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천하를 움켜쥘 수 있을 것 같던 의욕도 사그러들었다. 자연 밖으로 싸도는 시간이 길어졌다. 책보다는 술이나 담배를 즐기고,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도 잦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친구와 어울릴 생각으로 시내에 나갔다가 약속장소에 예정시간 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커피숍 탁자에 놓인 스포츠 신문을 건성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나의 시선을 잡는 내용이 있었다. 「수맥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라는 신간안내 기사였는데, 수맥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중에 내가 겪고 있는 것과 똑같은 내용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날은 친구들과 일찍 헤어졌다. 늦은 시간까지 집에 들어갈 생각을 않던 내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려니까 친구들이 무척 서운한 눈치였으나, 내 발길은 서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마침 그 책이 서점에 있었다. 내용을 일어 보니까 신문기사와 일치했다. 그날은 신간이 늦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다음날 일찍 출판사로 전화를 걸었다. 내가 고통을 호소하며, 책을 쓰신 분의 연락처를 가리켜 달라고 했더니, 전주지역은 지역상 이대우 선생님과 상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며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출판사에서 시킨대로 이대우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한번 댁으로 직접 찾아오라고 했다. 선생님이 교편을 잡고 있는 관계로 휴일을 골라 찾아뵈었다. 선생님은 나를 보자마자 혀를 찼다. 내 얘기를 대충 들은 선생님은 나를 앞세우고 내 방으로 안내하라고 하셨다 내 방을 찾은 선생님은 호주머니에서 추를 꺼내 수맥탐사를 하셨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수맥탐사를 끝낸 선생님은 내게 마치 의사가 처방전을 써 주듯이 우리 부모님께 수맥현상을 설명하고 그 대처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던 나와 부모님은 저으기 실망을 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 구석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물론 부모님까지도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에 가타부타 말없이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 선생님의 말대로 방자리를 들추고 동판을 깔았다. 잠자리와 책상아 놓인 자리는 선생님의 지시대로 수맥이 흐른다는 곳을 피했다. 선생님이 우리집을 다녀간지 며칠도 안되었는데, 나는 기적 같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잠자리가 그렇게 가뿐할 수가 없었다. 악몽도 꾸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거의 해본 적이 없는 아침 공부가 가능해졌다. 머리도 산만하지 않아 짧은 시간에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어머님께 그 사실을 말씀드렸더니, 무척 기뻐하시며 이대우 선생님께 인사치레라도 해야겠다며 그 길로 선생님을 찾아 뵙고 왔다. 선생님을 찾아 뵙고 온 어머님은 시종 싱글벙글 했다. 영문을 몰라 왜 그러느냐고 여쭈니까, 내가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우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내 머리가 좋아 선생님이 시킨대로 수맥자리만 피해주면 틀림없이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내 방에 들어오셨을 때, 잠시 내 머리에 추를 댄 적이 있는데 그때 내 지능검사를 하셨다는 것이었다. 어째서 그런 결과가 나오며, 도대체 그런 검사가 가능한지는 몰라도 아무튼 기분은 좋았다. 이제 나는 어엿한 대학생의 꿈에 부풀어 있다. 시험공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130점대만 되어도 만족하려고 했었는데, 160점대가 넘었으니 애시당초의 지방대학 대신에 서울의 웬만한 대학에 진학해도 틀림없을 거라는 모교 진학담당 선생님의 권유를 받았다. 며칠 있으면, 본격적인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조금 늦기는 했으나, 좋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좋은 예감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대우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명문 고시원이야기
전주시 완산구 완산동/강영호
'명문'이라는 미사여구가 붙는 경우를 흔히 본다. 명문 집안, 명문 학교, 명문 학원, 명문 대학 등 특히 인재양성에 관련된 기관 중에서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나는 '명문'과는 비교적 거리가 먼 사람이다. 족보가 있는 지도 잘 모르는 집안하며, 16년간의 학교생활도 이름이 없는 곳에서 나왔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명문 고시원'이라는 곳을 들어가 그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 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할 수 없이 1년 동안 취직 시험준비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먼 집안간인 태섭이 형과 함께 서울의 모대학 도서관을 드나들며 공부를 했다. 시험정보도 듣고, 저렴하게 공부하기에는 그 보다 적합한 곳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 태섭이 형과 나는 대학 도서관 덕을 웬만큼 보았다. 태섭이 형은 1차 사법시험에 합격을 했고, 나도 1차 행정고시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 거의 같은 시기에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태섭이 형과 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차후의 대책을 숙의했다. 태섭이 형은 어느 지방의 산골 고시원을 택했다. 고시공부를 한답시고 몇 년이나 집안 사람들의 신세를 진데다, 자취생활을 많이 해 보았기 때문에 돈이 적게 드는 산골에서 2차를 준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경험도 없고, 산골생활이 자신이 없어 서울에 남기로 했다. 장소는 서울의 S대 근교에 자리잡고 있는 고시촌이었다. 형과 같이 고시원을 알아보고 다니는데, 어느 소개소에서 이상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곳에 있는 고시원이라고 해서 다 같은 고시원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어떤 고시원은 아직까지 변변한 시험 하나도 합격한 사람이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한 해에도 몇 명씩 판검사나 고위 공무원을 배출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소개인의 말이 우연일거라고 생각했으나, 형은 그게 아니었다. 평소에도 풍수나 초능력 같은 색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던 형은 그 소개인의 호주머니에 담배값까지 찔러 주며 나를 그 '명문 고시원'이라는 곳으로 이끌었다. 나는 형의 우격다짐에 못 이겨 명문 고시원에서 기거하며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적 구성이나, 그 고시원만의 특이한 점은 없었다. 여느 평범한 고시원과 별 차이점이 없었다. 아무튼 나는 그 고시원에서 1년 남짓 공부를 한 끝에 무난히 원하던 시험에 합격할 수가 있었다. 내가 취직시험에 합격하던 날, 형은 모두가 자기 덕분이니 한 잔 사라고 했다. 나는 형과 함께 근처의 소주집을 찾았다. 술이 거나하게 되었을 때, 형은 또 내가 잘된 것은 자기 때문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나는 술김에 형의 말을 반박했다. 형이 고시원을 잘 잡아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형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쓸데없이 풍수나 초과학 같은 것에 정신이 팔려 좋은 세월 다 보내지 말고,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라고 했다. 그러나 형도 지지 않았다. 자기의 말이 나에게 잘 먹히지 않으니까, 태섭이 형 얘기를 꺼냈다. 공부를 한답시고 기억의 저편에 있는 태섭이 형의 얘기가 나오자, 나는 귀가 솔깃해졌다. 형과는 그간 잦은 왕래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반색을 표시하며, 태섭이 형의 안부를 물었다. 형은 고개만 절래절래 흔들었다. 지금 경희의료원에 입원해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암이라는 불치의 병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지 오래라고 했다. 내게 진작에 알려주려고 했으나, 행여 시험공부에 지장을 초래할까 봐 오늘에서야 털어놓았다고 했다.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술에 취한 형을 앞세워 경희의료원으로 향했다. 경희의료원으로 가는 택시에서 형은 쉬지 않고 태섭이 형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태섭이 형이 시골의 고시원으로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형이 태섭이 형을 찾아 간 모양이었다. 물론 위로나 격려 차원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풍수를 신봉하는 형의 풍수여행의 일환일 것이었다.
형의 얘기는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형은 태섭이 형이 기거하고 있는 고시원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고시원 전체가 수맥 구덩이었다는 것이었다. 수맥에 대해서는 전에도 내게 몇 번 얘기를 한 것이 있어서 나도 약간은 알고 있었다. 나와 같이 고시원을 알아보러 다녔을 때도 형은 남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수맥탐사를 할 정도였으니까 형의 수맥에 대한 관심은 실로 유별날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튼 형은 태섭이 형에게 하산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태섭이 형은 산을 내려가 보았자,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며 형의 말을 듣지 않았다. 형이 수맥에 대해서 얘기하니까 코웃음만 쳤다. 형은 이후에도 몇 번 태섭이 형을 찾았다. 갈 때마다 수척해진 태섭이 형의 얼굴을 보고 속을 태워야 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공부를 열심히 한 증거라며 능청을 떨었다. 태섭이 형이 하산을 한 것은 시험을 며칠 남겨 두지 않아서였다. 토굴의 부처처럼 내려 올 생각을 않던 태섭이 형이 산을 내려왔을 때는 형이 말하는 소위 '수맥병'의 징후가 완연했다. 아마도 그 통증을 견디다 못해 시험을 며칠 남겨 두고 산을 내려 온 것 같다고 했다. 형은 다짜고짜 태섭이 형을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진찰 결과가 나오던 날, 형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위암 4기, 거의 치명적이었다. 그제서야 태섭이 형의 가족들이 나서 태섭이 형을 병원에 입원시켰다. 물론 태섭이 형에게는 병명을 말하지 않았다. 단지 며칠 남지 않은 시험을 위해 병원에서 요양을 하며 시험준비를 하라고 했다.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던 태섭이 형은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신세를 지겠다며 순순히 병원의 침대에 누웠다. 시험 마무리 공부를 하기 위한 책은 한아름 챙긴 채로 병원에 들어갔으나, 아직껏 태섭이 형은 책을 한 페이지도 들추어보질 못했다. 형의 얘기를 들으며 경희의료원에 도착한 것은 꽤 늦은 시간이었다. 태섭이 형은 약물 탓인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수척해진 얼굴에서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었다. 그후 나는 태섭이 형의 살아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 형을 마지막으로 대한 것은 공원 묘역에서였다. 같이 고시공부를 했던 선후배들의 손에 의해 태섭이 형의 시신이 운구되고, 그 형이 보았던 책들이 불길에 쌓이는 것을 지켜보던 형이 내 어깨를 툭 쳤다. 내 심정은 착잡했다. 뭐가 뭔지는 몰라도 아무튼 수맥에 대한 형의 말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지금 나는 지방에서 고위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 지역에서 우연히 이대우 선생을 만나 수맥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명색이 과학교사라는 그 분의 설명을 듣고 새삼 옛 얘기를 끄집어냈다. 이대우 선생은 한숨을 내리쉬었다. 이미 알고 있던 얘기라고 했다. 형이 선생에게 수맥에 대한 공부를 했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이대우 선생은 그 자리에서 「수맥은 과학」이라며, 수맥을 인정치 않는 현실을 개탄했다. 인간이 개발한 과학만능의 사고방식이 초자연 현상의 일종인 수맥을 미신으로 치부해버리는 바람에 숱한 곤혹을 겪고 있다고 했다. 지금도 이대우 선생과는 가끔 만나고 있다. 요즘의 선생의 얼굴은 희색이 만연하다. 사람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수맥 때문이다. 어쩌면 이제는 책을 써야
될 지도 모르겠다는 선생의 얘기는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고위 공무원인 내가 선생이 쓴다는 「수맥은 과학이다」라는 책의 사례를 쓰고 있으니까 말이다. 모쪼록 선생의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본의 아니게 태섭이 형처럼 목숨을 잃는 사람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했던 아이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배영미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습니다. 우리 집 아이가 그랬습니다.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우리 부부의 기대는 일그러지고 말았습니다. 공부를 잘 하기는 고사하고, 머리가 산만하며 책가방을 잊어 먹은 것만 해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학교로 줄달음을 쳤지요. 우리 집 아이가 학교를 파하고 들렀을 법한 곳을 찾아보면, 책가방은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학교 운동장, 문방구, 오락실 같은 곳에서 주인 잃은 아이의 책가방을 찾을 때마다 속이 편하질 못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우리 부부의 고민은 더 커졌습니다. 담임선생님을 만나 뵙고 난 이후부터였습니다. 담임선생님의 말씀은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통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머리 좋기로 따지면 전교에서 찾기 힘들만큼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는데, 시험 성적을 보면 뒤에서 맴돌고 있으니 그럴 법도 했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간에 싸움질이라도 했나 싶어, 자초지종을 물어 보니 그 대답이 기가 막혔습니다. 머리 좋은 아이가 공부를 않는다고 선생님께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을 찾아뵈었을 때 들은 적이 있는 얘기여서 우리 부부는 되려 아이를 혼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무래도 자기는 머리는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자꾸만 울먹거렸습니다. 공부를 할 때는 무슨 내용인지 알겠는데, 막상 시험지 앞에만 앉으면 처음 보는 문제처럼 도무지 답이 생각나질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공부를 않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해도 시험 결과가 시원찮으니까 이제는 오히려 공부하기가 겁이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암기과목은 이해는 되는데, 기억이 나질 않으니까 더욱 답답하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방법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줄 알고 매질도 몇 번 했었지요. 그러나 아이가 밤잠까지 설쳐가며 공부를 하는 것을 본 이후부터는 아이의 몸에 뭔가 이상이 있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신과 병원이나 심리를 치료하는 기관을 자주 찾게 된 이유도 이런 사정 때문이었습니다.
기억력에 좋다는 약재도 신물이 날 만큼 먹였지요. 그러나 차도는 없었습니다. 사람들만 만나면 푸념을 해댔지요. 남편은 마누라가 괜히 아이 기만 죽인다고 아이 문제를 입밖에 꺼내지도 못하게 했으나, 어미로서 방법을 찾다 보니 소문을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옛말에도 있잖아요. 병은 소문을 내야 낫는 법이라고. 이런 의미에서 이대우 선생님의 사모님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아이 문제를 가지고 푸념을 하는데, 이대우 선생님의 사모님이 방법이 있을지 모르니까 자기 남편을 만나보라고 했습니다. 어느날 아이와 함께 이대우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이대우 선생님은 어떻게 알았는지, 단박에 아이의 머리가 보기 드문 수재라는 말부터 꺼냈습니다.
사모님에게 아이 얘기를 했느냐고 물어보니까, 그런 적이 결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아해 하는 내 모습에 이대우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시면서 호주머니에서 추를 꺼냈습니다. 아이의 지능지수까지도 정확히 알아 맞출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분은 아이의 머리에 원추형의 은추를 대보더니 지능지수가 150은 족히 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의 지능지수가 바로 150이었기 때문이지요. 만약 이대우 선생님이 점을 보는 사람이었다면, 참 용한 점장이라고 말할 뻔 했을 정도였습니다. 아이가 겉보기에 총명하게 생겼다면, 관상을 잘 본다고 얘기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집 아이는 내가 보기에도 외관상 그렇게 똑똑해 보이지 않는 그저 평범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훗날 선생님이 은추로 아이들의 지능지수를 알아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당시로서는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 아이에게 그때까지 있었던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내 얘기를 다 들은 선생님은 우리 모자를 앞장세워 우리집을 가 보자고 했습니다. 우리는 영문을 모르고 선생님과 함께 우리집으로 왔습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방을 휑하니 한 번 둘러보고는 부엌쪽에 공간이 많이 남으니까 그 쪽에 새로 방을 하나 들이던지, 아니면 방바닥에 동판을 깔아 주라는 얘기만 남겨 놓고 우리집을 나섰습니다. 내가 이유를 캐물으니까, 지금은 얘기를 해도 잘 모를 거니까 시키는 대로만 하면 무슨 효과가 나타나니 그때가서 얘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나는 이대우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동판을 깔아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동판을 구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방에서 동판을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서울의 을지로 일대에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여의치 않아 이대우 선생님의 말씀대로 부엌쪽에 방을 들였습니다. 아이의 방을 옮기고 난 이후부터 아이에 대한 나의 푸념은 사라졌습니다.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않는다는 얘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쑥 들어간 것이지요. 우리 집 아이는 내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합니다. 다른 부모들 같으면 입시생이라고 무척 신경을 쓸 터이지만, 우리는 걱정이 없습니다. 공부를 통 않는다고 꾸지람을 하던 선생님이 먼저 과학고나 외국어 학교를 장담하고 있을 정도로 아이의 실력이 급속도로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안정을 되찾을 무렵, 이대우 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수맥에 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부엌방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 기쁜 마음 그지없습니다. 한편으로는 공부를 않는다고 노심초사하며, 아이를 꾸짖었던 내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하구요. 이 자리를 빌어 이대우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시 우리 집 아이와 같은 경우에 처해 있는 분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악몽의 주범, 수맥
서울시 구로구 구로6동/신정숙
작년 한해 동안 우리집에는 가족 전체가 병하나를 앓아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전염병은 아닙니다. 무남독녀 외동딸이 고3이 되면서부터 생긴병입니다. 우리는 그 병을 '고3병'이라 불렀습니다. 딸이 고3이 되면서부터 입시에 대한 중압감 때문인지 자주 악몽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오밤중에 느닷없는 비명소리가 딸의 방에서 들려오면, 우리 부부는 혼비백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겨우 딸을 진정시켜 재워놓고, 우리 부부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딸은 딸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고3병'이란 말은 딸의 고3에서 비롯되어 3명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뜻에서 그렇게 병명을 붙인 것입니다. 당시가 아니라 딸의 입시문제가 원만하게 풀린 최근에야 그렇게 불렀습니다. 당시에는 가족 모두의 코가 석자였기 때문에 그런 한가한 농담이 나올 계제가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성적도 표시가 날 정도로 뚝 떨어졌습니다. 시험일자는 임박해 오는데, 잠을 제대로 못자니 공부가 제대로 될 리 만무했던 것입니다. 딸을 데리고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것도 그만 두었습니다. 똑 같은 처방을 몇 번씩이나 되풀이 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괜찮다. 입시의 중압감 때문에 생긴 정신적인 부담 때문인 것 같다. 딸에게 너무 기대감을 표시하지 마라. 자칫 딸에게 역효과를 줄 우려가 있다. 의사나 약사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었습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처방이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푹 쉬게 해주라는 충고는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것은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음식물을 먹지말고 병을 치료하라는 것이나 똑같은 말이었습니다.
입시가 코앞에 닥쳐오는데 어떻게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어떻게 정신적인 긴장을 해소해 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우리의 '고3병'을 치료해 준 것은 뜻밖에도 의사나 약사가 아닌 전주에 살고 계시는 이대우 선생님이었습니다. 한때 남편이 전주에서 근무했을 당시 분재관계로 알고 지내던 분이었는데, 작년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 뵌 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생님답게 인사치레 삼아 딸의 공부에 관심을 선생님이 표시했는데, 내가 그간의 사정을 얘기하니까 선생님께서 수맥 때문인 것 같다며 아이의 잠자리를 바꿔 보라고 했던 것입니다. 동판도 깔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너무 멀어 직접 딸아이의 방과 딸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나, 우선 자기의 말대로 하면 별 일이 없을 거라며 누누히 당부를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나는 딸의 방에 동판을 깔아 주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딸의 문제는 한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딸이 악몽을 꾸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얼마 후부터는 아예 꿈을 꾸는 기미 조차도 없어졌던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도 그간에 부족했던 잠을 충분히 보충할 수가 있습니다. 동판하나에 세 식구가 금세 고통에서 헤어났던 것입니다. 딸은 올해 입시에서 원하던 명문대학에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기뻐 하느님께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대우 선생님께도 감사하다는 연락을 드리고, 부부 내외를 저희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절하던 선생님 내외가 아시는 분의 결혼식장에 왔다가 잠시 저희집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딸아이의 방을 둘러본 선생님은 소주 한잔 정도는 얻어먹어도 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딸과 딸의 방을 보지 못해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한 번 동판을 깔아보라고 했던 것인데, 정말 딸이 자고 있는 방의 지하에 엄청난 수맥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말할 것도 없었지만, 이대우 선생님도 매우 흡족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날 밤 우리는 딸의 대학합격 기념파티 겸 이대우 선생님에 대한 사례로 불고기 잔치를 벌렸습니다. 그날밤 이대우 선생님으로부터 수맥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수맥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가 낮은 것이 아깝다는 말씀을 듣고, 우리는 자칭 '수맥홍보위원'이 되기로 했습니다. 나나 남편이나 말주변은 없지만, 우리는 그래도 수맥 얘기만 나오면 진지하게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있습니다. 가끔 힘에 부치면 전주의 이대우 선생님께 구원 요청을 합니다. 그러면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 부부도 수맥에 대한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악몽에 시달리고, 잠자리가 개운치 못하거든 수맥을 의심하십시오」 이 말은 의사나 약사의 말이 아닙니다. 이대우 선생님의 말씀도 아닙니다. 우리 부부가 서슴없이 말하는 수맥 홍보용 광고인 것입니다.
제4부 수맥에 의한 피해
1. 수맥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이유
혈관과 수맥
땅이란 우리 삶의 근원이다. 우리 인간은 땅에서 생산된 영양분을 섭취하며 살다가 결국은 다시 땅으로 되돌아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땅이 살아 있어야 모든 생물도 살 수 있고, 그 위에 사는 인간 역시 즐겁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땅의 생명의 원천은 바로 물이다. 지구상의 물은 인체의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만약 인체에 혈액이 조금만 흐르지 않아도 인간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처럼, 이 지구상에서 물의 순환과정이 정지된다면 이 지구 역시 생명체라고는 없는 세계로 변하고 말 것이다. 이와 같은 자연의 법칙에 의하여 지하에는 반드시 물이 흐르게 되어 있다. 인간으로 치자면 혈관인 셈이다. 그런데 왜 이토록 유용한 물이, 지하에서 수맥을 이루게 되면 그 위에서 존재하고 생활하는 사물이나 생물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수맥과 방사능
지하에서 흐르고 있는 물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일정한 온도와 압력을 받게 되며, 그 물속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 역시 거의 일정하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조건하에서 물체가 운동을 하게 되면 눈에는 보이지 않고 아직도 명쾌하게 해명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어떤 파가 형성되어 나올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한 예로 방사성 원소에서 나오는 파 역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며 또한 어떤 자극도 느낄 수가 없지만, 어떤 파들이 우리 인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방사능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과 진통이 따랐다. 아마도 퀴리 부처의 수십년 동안의 희생과 노력이 없었다면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방사능도 우리 인체에 바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태양은 수소핵반응에 의하여 에너지를 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태양은 거대한 수소폭탄이 폭발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태양에서도 우리 인체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방사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사능과 우주선은 오존층과 대기 등에 의하여 반사되지만, 그 일부가 지상에 와서 인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그 정도의 방사능에는 이겨낼 수 있는 면역이 되어 있어 별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프레온가스 등에 의하여 오존층이 파괴되어 가고 있다. 만약 그럴 경우 우주선이나 방사능이 반사되지 못하고 지상에 바로 내려오게 되기 때문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그로 인하여 최근에는 빛을 많이 쬐면 피부병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파들이 우리 인체에 바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X-ray를 취급하는 기사들은 보통 6개월 정도 지나면 정기적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비록 직접적으로 그 파를 받지는 않지만, 벽 또는 다른 물질에 의하여 반사되어 오는 파를 오랫동안 쬐이면 서서히 건강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수맥파도 방사능과 비슷한 파로 보이며, 어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파가 우리 몸에 수시로 작용하지만 어느 정도 면역성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조금씩 수맥 위에 있을 때는 별 다른 영향은 주지 않지만, 오래 있을 경우에는 서서히 해를 끼치는 것이다.
수맥탐사 도구로서의 뇌
수맥에서 나오는 파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측정하여 증명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러나 그 파의 영향으로 직접 인체에 해를 끼치는 현상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파의 세기와 크기 등을 알아내야 한다. 그러나 다행한 것은 인간의 뇌는 그 수맥파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어떤 동물들은 우리 인체보다 기능이 훨씬 좋은 기능을 많이 갖고 있다. 예를들면 박쥐들은 초음파로 이동하고 물체를 탐색하고 있으며, 물에 살고 있는 전기뱀장어는 몸에서 아주 강력한 전기를 발생시켜 다른 동물들을 감전시켜 먹이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면에서는 동물들보다 기능이 못하지만, 두뇌만은 다른 동물이 따라올 수가 없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다. 현재 우주를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발달되고 자동화된 로봇이 인간 대신 일을 하고 있지만, 인간의 뇌와같은 기능을 가진 기계를 만들기에는 아직도 요원한 일이다.
인간의 두뇌가 얼마나 정확하고 정밀한가를 예를 든다면 정신질환자들의 경우 날씨에 따라 발작 증세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평소보다 어느날 심한 발작 증세를 보일 경우 우리 선조들은 "날궂이 한다"고 하면서 틀림없이 다음날에는 비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런 다음날에는 거의 비가 오는 확률이 많았다. 정신질환자들이 심한 발작을 일으킬 때는 저기압이 올 때 생기는데, 이것은 인간의 뇌에 기압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아주 정밀하게 이루어져 있는데 세포와 세포 사이에 일정한 힘과 압력에 의하여 기능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질환자는 어떤 강한 자극이나 쇼크에 의하여 세포와 세포 사이의 균형이 깨어져서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저기압인 경우 이 균형이 깨어지기 때문에 더욱더 심한 발작을 보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뇌는 매우 정밀한 것이며, 이 세상에서 최고로 좋은 기계이다. 따라서 수맥은 아주 좋은 기계인 뇌로써 얼마든지 탐색될 수 있다.
수맥과 미신
수맥은 태초부터 존재해 왔다. 따라서 인간은 예로부터 수맥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옛날에는 수맥의 피해를 간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또한 인구가 적어 집을 지을 때 넓은 공간에서 터를 잘 잡을 수 있었기에, 수맥 위에 집을 짓고 살 확률이 적어 수맥에 의한 피해가 적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산업이 고도로 발달되고 자급자족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분업화되고, 일정한 장소에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지면서 여기에 따른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인구가 너무 집중되어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역마저 확보하지 못하고, 그저 조그만 공간만 있으면 건축물을 지어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 인간이 도저히 살 수 없는 장소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지난 날 우리 선조들은 집을 지을 때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드렸던가? 풍수학적으로 먼저 길지를 골랐다. 일단 집터가 결정되면 터닦기를 시작하여 지반을 튼튼히 잡고 대들보가 올라가면 상량식이라하여 마음속으로 무사태평하고 그 집이 영구히 갈 것과 그 집안에 식구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기원하였다. 한편으로는 별로 풍족하게 먹지 못한 시대였기에 푸짐한 음식을 장만하여 일꾼들에게 배불리 먹였으며,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어 일꾼들의 노고에 보답한 여유와 멋도 있었다. 또한 오늘날처럼 영리적인 목적으로 건축물을 짓는 것보다는 한 번 지은 집에서 자자손손이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하여 지었기 때문에 모든 정성을 다 드렸던 것이다. 또한 서양처럼 어떤 설계도에 의하여 계획적으로 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잘 지어진 한옥을 보면 한 치의 오차도 없다. 특히 한옥에서 중시한 것은 여유와 완만한 곡선을 통한 멋을 나타내었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건축하였던 것이다. 특히 우리 조상들은 풍수학을 통하여 고훈을 주었기 때문에 풍수가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그것을 믿다보니 오늘날에는 너무나 과장되어진 것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현대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풍수에서 나오는 양택의 영역 역시 미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그런 것은 생각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까지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그 시대에는 풍수적인 학설이 옳았던 것이다.
오늘날 건축방법이 다르고 또한 거기에 따른 자재도 역시 다르며 구조 또한 다르기 때문에 당연힌 풍수에서 논하고 있는 양택도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런 구시대적인 사고 속에서 옛 것이 옳다고 주장만 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런 것은 빨리 고쳐져야 할 것이다. 한 예로 필자가 결혼하여 처가집에 가보니 필자의 눈에 유독 우물자기라 거슬렸다. 시골인데도 처가는 지하수를 개발하여 모터로 물을 끌어 올려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우물은 없어도 괜찮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물을 메꾸면 그 공간을 다른 용도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우물을 없애지 않는 이유가 자못 궁금했다. 필자가 장인에게 우물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필자의 말 한 마디에 장인 어른은 펄쩍 뒤었다. 학자 집안에서 태어나서 한학도 많이 하였으며, 또한 일제시대 때 고등학교까지 신식교육을 받은 분 같지 않았다. 장인어른은 우물은 함부로 손대면 큰 화를 입을 지도 모른다며 나중에 길일을 잡아 처리하자며 필자의 입을 틀어막았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그런 미신을 지금도 믿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필자는 장인어른이 집을 비우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장인어른이 외출을 하자, 필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우물을 메꿔 버렸다. 좀체 막일을 해본적이 없는 필자였기에 조그만 우물 하나를 메꾸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장인 어른이 돌아오기 직전까지 공사를 끝냈다. 백년손님이라는 사위가 한 행동 때문인지 집에 돌아 온 장인은 별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가 처가에 머무는 며칠동안 장인어른은 자못 불안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필자나 처가집에 아무 탈이 없었다. 그렇다면 장인의 사고방식을 과연 미신의 소치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글쎄, 필자의 생각으로는 미신이라기보다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아닌가 싶다. 우물을 함부로 손대지 말라고 한 것은 우리에게 식수는 건강과 직결되고 또한 생명과도 연관된 것인 만큼 중요시 하라는 교훈이 어느 순간엔가부터 체화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장인어른의 집만 해도 우리 선인들의 슬기로움이 물씬 묻어났다. 필자의 처가집을 유심히 살펴 보면, 수맥이 안방으로 지나가기 쉬운 구조를 띠고 있다. 그런데 처음 집을 지은 사람이 수맥이 부엌쪽으로 지나가도록 집을 설계했기 때문에, 처가는 수맥에 의한 피해를 입지 않고 가족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허울뿐인 수맥
최근 도심의 건축을 보면 실로 가관이다. 건축물이란 모름지기 그 효용성과 더불어 여러 자연조건에 맞추어 편안하고 안락하며 쾌적한 환경 구성을 이루어야 하며 미적으로 완숙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그런 인간적인 요소들은 안중에도 없다.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살다 보니, 주택이나 사무실 등의 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그만 땅만 있어도 무조건 건축물을 짓고 나면, 입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린다. 그러니 도시 전체가 건물만 빼곡하게 들어 설 수밖에 없다. 현행 건축법을 보면 정서적인 면이 다소 고려되어 있다. 건폐율이란 것을 만들어 주거지의 경우는 60%만 건물을 세우게 하고 나머지는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는가하면, 일조권을 생각하여 다른 건물과 거리를 두게 하고 있다. 또한 큰 건물이나 공공건물의 경우에는 도시 미관을 위하여 조경수를 심게 하는가 하면, 조각물들을 설치하도록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행 건축법은 서류상의 요식행위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다시말해 현행 건축법은 준공검사를 위해 마지못해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준공검사만 끝나면 애시당초의 설계는 그 원형을 잃고 만다. 준공검사용으로 심어 놓았던 조경수가 뽑혀 나가는가 하면, 거금을 들여 내부시설을 개조한다. 또 주차장이나 녹지용의 대지에 부대시설을 불법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러하므로 수맥을 피하여 건축할 수 없는 것은 뻔할 일이며, 이로 인하여 수맥의 피해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양택과 흉가는 수맥의 이용에 달렸다.
수맥은 인체의 혈관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땅 밑에 퍼져있기 때문에 큰 건축물일 때는 어쩔 수 없이 수맥을 피하여 지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산수가 오밀조밀한 곳은 수맥 역시 많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수맥에 시달리고 있으며 또한 병을 얻고 심한 경우 목숨마저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생물학이나 유전론, 그리고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사상의학 등에서 보듯이 건강은 유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받아 타고난다고 볼 수 있다. 즉,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약간의 변화가 생기는 경우도 더러 있긴하지만, 그 집안의 유전인자에 따라 체격과 체질이 결정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어떤 유전인자를 가지고 태어났느냐에 따라 건강이 좌우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의 집안은 대대로 고혈압에 시달려 왔다. 중풍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38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부친도 고혈압 때문에 세상을 뜨셨다. 현재도 대부분의 친척들이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고, 필자 역시 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므로 언젠가는 죽게 되겠지만, 필자의 경우 고혈압을 조심한다면 타고난 건강한 체질덕분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장수할 것으로 본다.
고혈압 같은 체질이나 유전에 따라 발병하기 쉬운 질병은 수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맥은 각각 인체의 취약한 부분에 먼저 힘을 가하여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맥에 제일 많이 영향을 받는 곳은 침실이다. 우리 인간은 하루 24시간중의 약 1/3인 8시간 정도를 휴식이나 수면을 취하기 위해 침실에서 생활한다. 침실이 아닌 다른 장소는 대부분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인체가 수맥파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 그러나 침실에서 잠을 잘 때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고, 반드시 누워 있기 때문에 수맥에서 나오는 파가 계속 인체에 가하여져서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수맥으로 의한 피해가 단시일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모든 사람들이 수맥파를 두려워하여, 대응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 피해의 개인차가 아주 차이가 나는데다, 수맥파에 약한 사람도 거의 6개월 정도 지나서야 각종 질환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수맥에 의한 피해임을 알지 못한다. 또한 증상이 개인마다 서로 다르므로 믿으려 하지도 않는다. 필자가 수맥파에 대한 피해를 말하면, 그런 소리는 미신으로 몰아붙이기 일쑤이다. 또 믿을 수 있는 증거를 대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수맥이 아직은 자연과학이라기 보다는 인문과학에 가까운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풍수학에서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여 3년동안 아무 탈이 없으면 그 집은 좋은 집터라고 말한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그 집터는 수맥의 피해를 입지 않고 있는 집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집터를 고르거나 이사를 할 때, 우리 조상들이 길일까지 잡아가며 신경을 쓴 것은 다름 아닌 수맥이었던 것이다. 정정하던 사람이 이사를 한 후 갑자기 앓아눕는다거나, 목숨마저 잃는 불상사가 일어났다면 수맥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곳에 살던 사람이 이사하고 또다시 다른 집안이 이사오면 침실에 수맥이 있기 때문에 전자와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이것이 몇 번 반복되면 그 집은 흉가로 변해버린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이런 집터는 아주 좋은 집터로 본다. 사람이 살아가려면 반드시 좋은 물을 얻을 수 있는 수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오늘날 같이 물이 많이 필요한 때에는 더욱이 수량이 많은 수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흉가는 아주 좋은 수맥이 있기에, 또한 수맥파의 강도가 크기 때문에 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런 집은 집의 구조를 개조하여 수맥을 개발하여 식수로 사용하도록 하는 한편, 침실에 수맥이 지나지만 않도록 한다면 아주 좋은 집터가 되는 것이다.
2. 수맥이 왜 생기는가?
수맥의 속성
혹자들은 수맥이 별도로 있지 않다고 말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깊이 파기만 하면 지천에 널린 것이 물줄기인데 물이 안 나오는 곳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깊이 파기만 하면 대부분 약간의 물이 나오는 지층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물은 지상에서 스며든 물이 잠시 지하에 고여있는 것으로 어느 정도 나오다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수맥에서 나오는 물은 유량이 풍부하여 적어도 3시간 이상 꾸준히 끊기지 않고 나오는 것이다. 지난날 필자가 고지대에 있는 논에 물이 필요하다기에 수맥 자리를 찾아 주고 돌아온 적이 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 필자에게 전화가 왔는데, 그곳에 관정을 하여 보았으나 물이 전혀 나오지 않아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해만 보았다는 것이다. 필자의 실수로 그런 손해를 끼치게 한 것이 매우 미안하고 민망했다. 또한 경제적 손실을 주었기에 사과는 하였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수맥을 잡아주어 실수한 적이 없었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필자가 지적하여 준 그 위치에 정확히 관정하였느냐고 물었더니, 그곳은 작업하기가 적당치 못하여 쉽게 조금 옆으로 작업을 지시하였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필자는 저으기 안심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가 바로 그 현장에 가보니 1미터 정도 옆으로 떨어져있는 곳에다 관정을 해놓고 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었다.
수맥이란 사람의 혈관과 같은 것이다. 수혈을 받거나 할 경우, 혈관에서 조그만 빗나가도 수혈은 제대로 이루어질수가 없다. 수맥 역시 이와 같은 것이므로 조그만 오차가 있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지하수를 개발하는데 가보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한뼘 정도 차이에서 물이 나오고 나오지 않고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그곳에서 수맥의 속성에 대하여 정확히 설명을 한 다음, 정확한 자리를 다시 잡아주고 돌아왔다. 이후에 그 논의 주인이 필자가 처음에 자리를 잡은 부분에 관정을 했다는데, 결과가 매우 흡족했던지 몇 번이나 고마움을 표시한 적이 있다.
수맥의 형성
수맥이 형성되는 근본 원인을 고찰하여 보면, 물에 의한 풍화작용과 퇴적작용을 들 수 있다. 우리 땅의 표면은 태고시대에는 암반으로 이루어져 거의 평탄화 되어 있었다. 그 후 습곡이나 단층작용에 의하여 지형이 변화되었다. 이렇게 변화된 지형에 물의 순환작용에 의하여 물이 표면을 흐르면서 침식작용과 퇴적작용이 반복되어짐에 따라 오늘날과 같은 지형을 이루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처음 유년기 시대의 평평한 지형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침식작용으로 일부가 침식되어 골짜기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생긴 골짜기에 또 퇴적작용이 일어나는데, V자 계곡의 경우 가장 밑에는 무거운 자갈이나 돌들이 쌓이게 되고 세월이 지나면서 위로 갈수록 작은 입자들이 쌓이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형은 장년기를 거쳐 노년기에 접어들게 되며 다시 평탄화가 되고 그곳에 우리가 살 수 있는 터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상에서 스며든 물들이 지하에 침투되고, 그 침투된 물은 원래 V자 형으로 되어있던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이렇게 모이게 된 물은 중력에 의하여 반드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서서히 흐르게 된다. 다시 세월이 흐르다보면 수맥에 있던 작은 입자들은 물과 함께 씻겨져 내려가고 입자가 굵은 것만 남게 되어 그 곳은 자연히 수도관처럼 변하여 그로 인하여 수맥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맥은 반드시 방향성을 가지게 되며, 이 방향성과 물 입자들의 운동에 의하여 파가 발생되는 것이다.
현대과학과 수맥탐사
아무리 과학기술이 첨단을 걷고 있다고 할지라도 현대 장비로 수맥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일은 쉽지가 않다. 아주 큰 수맥은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수맥은 규칙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그것이다. 이런 현상은 산허리를 깎아낸 곳이나 건축하기 위하여 토목공사를 한 곳을 가보면 알 수 있는데, 지하의 토양은 변화가 다양하다. 입자가 고른 모래가 있는가 하면, 갑자기 거대한 암반이 나오고 또 진흙과 같은 곳도 나타난다. 이런 지하를 흐르는 물은 가장 통과하기 쉬운 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다가도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 일쑤이다. 더러는 곡선을 이루기도 하고, 어느 때는 직선으로 흐르기 때문에 현대 장비로는 이런 수맥을 정확히 측정하기란 실로 어려운 것이다. 그런 관계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추나 철사, 또는 Y자 나뭇가지 등과 같은 방법으로 찾아내는 것이 아직까진 최상책이다. 수맥의 힘이 얼마나 크며 자연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는 지하실 공사를 하는 현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수맥이 있는 곳을 막은 후 그 위에 콘크리트를 제 아무리 실하게 하더라도 그 튼튼한 콘크리트도 뚫고 물이 스며 나온다. 이와 같이 수맥에서 흐르는 물의 수압은 실로 엄청나다. 만약 수맥자리를 막아 논다고 하여도 수맥의 물은 다른곳으로 또 흘러가서 새로운 수맥을 형성시킨다. 이와 같이 수맥의 힘은 무서운 것이며 또한 이 자연의 현상을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3. 좋은 식수를 얻으려면?
양질의 지하수는 생명수
수맥에서 나오는 물은 좋은 식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양질의 지하수를 마셔야 한다. 도시가 팽창하고 인구가 한 곳에 밀집되어 살게 되면서부터 도시에서는 수도물이란 상수도가 설치되어 사용되고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사시장철 흐르는 시냇물도 생활용수로 사용하거나 식수로 사용하여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과학과 산업의 발달에 의한 부산물로 지표수가 오염된 것은 물론이고, 웬만해서는 지하수 또한 음료수는 물론 공업용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수도물, 즉 상수도가 처음 설치될 무렵만 해도 샘물 또는 우물물 보다 훨씬 더 위생적이라는 잘못된 사고 때문에, 그 좋은 우물은 없애버리고 수도물만 사용하는 가정이 많이 있었다. 필자가 식물을 좋아하고 또한 많은 분재를 가꾸고 있는 관계로 식물을 대상으로 지하수와 수도물의 차이를 실험해 본적이 있다. 그 차이는 실로 엄청났다. 수도물로 키운 분재와 지하수로 키운 분재 사이에는 성장력은 물론 생명력까지 현저하게 차이가 났던 것이다. 특히 고사 일보 직전에 있는 분재의 경우, 지하수를 꾸준히 뿌려주면 효과가 괜찮았다. 따라서 양질의 지하수는 단순한 물이 아닌 생명수로 불러도 아무런 하자가 없을 것이다.
양질의 식수를 얻기 위하여
식물이나 동물, 그리고 인간도 생명체를 가진 것이다. 식물은 단지 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동물은 움직일 수 있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동물의 생리작용의 일종인 대소변 현상이 식물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식물에서 대변은 낙엽에 의하여 일어나며, 소변은 증산작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식물이나 동물이나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은 양자 모두 물이다. 따라서 양질의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은 건강생활을 위한 지름길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재래식 우물처럼 돌로 쌓아 올리거나 토관을 이용하여 만든 우물은 아무리 청결하게 하여도 생활오수가 스며들어, 우물 전체가 서서히 오염되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물이 된다. 지난날 필자가 우물을 청소하러 우물속으로 내려간 적이 있다.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우물 밑에 떨어져 있는 동전 따위의 부산물을 줍기 위한 유년시절의 재미있는 추억거리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우물 아래로 내려가 보면 그 속에 쌓여 있는 오물에서 나오는 악취 때문에 눈을 들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런 오염된 우물은 당연히 식수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정을 하여 물을 뽑아 올리므로 그런 염려가 없다. 또 지하수는 지하 10미터 정도 깊이에 있는 물이 대부분이므로 어느 정도 자연 정화에 의하여 양질의 물이 되기 때문에 근처에 특별한 오염원만 없다면 마음놓고 마실 수가 있을 것이다. 식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수마을과 특히 우리나라에서 쌍둥이가 많이 나온 마을이 그곳의 물과 관련되어 다각도로 얘기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지형이 원인이 된다는 풍수적 해석과 물에 의한 우리 몸의 구조 변화로 생긴 것이라는 등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장수비결은 먼저 낙천적으로 화를 내지 않고 산다는 것과 좋은 물이 있는 곳으로 본다. 이런 양질의 물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자연을 오염시키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오염시키면 오염시킨 것만큼 그 오염물이 우리 인체로 들어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또한 수맥을 찾아 양질의 좋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우리나라는 국토가 적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개발할 경우 지하수의 고갈이나 지반침하, 또는 바닷물의 역류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만약 바닷물이 역류될 경우 식물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좋은 예로 일본을 들 수 있다.
처음 미국에서 지하수를 개발하여 공업지대에서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또한 농작물을 키우는데 사용하였다. 그것을 본 일본인들이 미국과 같은 방법으로 지하수를 개발하여 공업용수로 대처했는데 바닷물의 역류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 원인은 미국은 방대한 국가이므로 지하수를 어느 정도 개발하여도 바닷물의 역류는 생기지 않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와 같이 적은 나라의 경우는 바닷물의 역류현상을 걱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지하수는 하나의 맥을 이루고 있으므로 막대한 재산을 투자하여 개발하였는데, 그 수맥위에 다른 사람이 또 개발하면 처음 개발한 곳은 현저하게 양이 줄어들거나 아니면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지역마다 수맥도를 작성하여 적정량의 지하수를 사용하여야 하며,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하여 적절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제5부 수맥으로 인한 병과 증상
1. '수맥병'이라는 이름의 각종 질환
건강의 중요성
수맥의 영향으로 인한 각 분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체에 영향을 주는 현상인데, 이 현상 역시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는 것이며, 개개인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기서 필자는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필자 나름대로의 건강관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 인간은 나름대로 성취하고자 하는 바가 많이 있지만, 건강을 잃어버리면 만사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간혹 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가령 가정이고 건강이고 간에 다 팽개치고 오직 회사의 일에 집착하는 회사형의 인간이나,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쾌락만을 쫓는 사람들이 그것이다. 필자의 건강관은 다음의 한마디로 요약된다.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수맥병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필자가 수맥을 찾아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수맥의 피해를 설명해주고 낫게 하여준 예를 들어 병들어 신음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필자는 의사가 아니므로 어떤 처방이나 치료는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병이 왜 생겼는가 하는 원인을 알면 처방은 바로 할 수 있는 것이며, 일단 병이 생겼어도 수맥을 피하여 주면 더 이상 진전되지는 않는 것은 말할 수 있다.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질병이 생기고 어떤 사람은 왜 건강하냐고 반문한다. X-ray에 똑같이 노출되었어도, 그 피해가 나타나는 정도가 다르듯이 수맥이 어디로 흐르는가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체질에 따라 빨리 나타나고 더디게 나타나며, 수맥의 크기에 따라 병의 증상이 달리 나타나므로 수맥을 측정하여 그 위치나 수량을 정확하게 알기 전에는 어떠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것으로 본다. 장기간 수맥파에 노출되어 야기되는 질환으로는 빈혈, 위장장애, 정신질환, 고혈압, 허리디스크 등이 있다.
2. 빈혈과 위장장애
중이 제머리 못 깎는 다더니
필자가 분재를 좋아하여 약간의 분재와 지식을 갖고 있는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방문하고 있다. 필자가 지금부터 얘기하려는 30대 초반의 여자 약사도 분재 때문에 필자의 집을 찾은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녀를 필자가 기억하게 된 것은 약사라는 직업에 걸맞지 않게 꼭 무슨 병에 걸린 것처럼 혈색이 좋지 않아서였다. 수맥을 연구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안색만 보고도 대충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직감으로 알아내던 필자는 그녀를 처음으로 대면하자마자, 수맥에 의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명색이 약사였다. 따라서 어느 누구보다도 의학상식이 풍부해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신경을 쓸 것임이 분명했다. 또한 몸에 좋은 약들도 얼마든지 복용할 수 있는 처지이므로 다른 사람보다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 약사의 혈색은 너무나 좋질 않았다. 필자는 초면의 실례를 무릅쓰고 어디가 아픈 것이 아니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명색이 약사인 자신이 그런 질문을 받는 것이 쑥스러웠던지 약간 망설이는 듯 하더니, 자신의 몸의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는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런 경우 우리는 흔히 신경이 예민하다거나, 또는 원래부터 생각이 많기 때문일 거라고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 예사다. 그 약사 역시 약국일이 너무 피곤하여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언젠가 병원엘 간 적이 있는데, 과로 때문이니 좀 쉬어보라는 의사의 권고만 받았다고 했다. 의사의 말대로 그 약사는 약국의 문을 내리면서까지 며칠간 안정을 취해 보았으나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악몽을 자주 꾸는 바람에 마치 한숨도 못 잔 사람처럼 몸이 개운치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매일 약국문을 닫고 쉴 수도 없는 처지이므로,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출근하는 때가 많다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건강의 첫 번째 조건이 숙면이 아닌가 싶다. 인간 역시 기관이라는 부속품으로 이루어진 정밀한 기계와 같은 존재이다. 기계의 기능이 거의 한계치에 도달하였을 때는 조금만 쉬게 하였다가 다시 작동하면 아무 탈이 없다. 만약 그때 기계를 계속 작동시킨다면 기계가 파괴되어버리고 만다. 사람 역시 아주 피곤할 때 단 몇 분이라도 잠을 잔다면 다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약사의 경우 충분한 휴식이 없었기 때문에 만성피로에 더불은 불규칙한 식사로 인하여 위장장해가 일어날 법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질환들이 약이나 의학의 힘으로 다스려지지 않는다는데 있었다. 직업이 약사이니 만큼 웬만한 약은 다 복용해 보았을 것이고, 그것도 부족해 의사까지 찾아갔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면 그 약사에게는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필자는 그 약사의 고통이 수맥 때문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그녀는 선뜻 필자의 말을 믿으려고 들지를 않았다. 수맥을 처음 접했을 때, 필자가 그랬듯이 그녀 역시 지성인이었고 더구나 첨단의학을 전공한 사람이었기에 어쩌면 필자의 말을 잠꼬대 정도로 받아들였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분명한 확신이 있었다. 그랬기에 그녀에게 수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잠자리를 한 번 바꿔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던 그녀가 필자의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였던지, 자신의 집에 일간 다녀가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집에 수맥이 흐르는지 어떤지를 보아 달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쾌히 승낙했다.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는 토요일 오후를 택하여 필자는 그 약사의 아파트를 찾았다. 그녀의 아파트로 들어가기 전에 필자는 먼저 아파트 주위를 관찰하였다. 필자가 예상한대로 그 아파트는 상당한 양의 수맥이 흐르고 있었다. 아파트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위에 옹벽이 많이 있었는데, 보기에도 웬만한 충격 따위에는 꿈쩍도 않을 옹벽에 균열이 가 있는가 하면 아파트도 육안으로는 쉽게 식별이 안되는 실금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나 있었다. 약사의 아파트는 2층이었다. 먼저 약사의 침실에서 수맥탐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볼 것도 없었다. 그 약사의 침실아래에는 엄청난 규모의 수맥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고 지하수를 개발했다면 수십년을 퍼 올려도 바닥이 드러나지 않을 듯 했다. 필자는 그 약사가 알아보기 쉽게 탐사 결과대로 아파트 내부에 수맥자리를 표시해 주었다. 그리고 이 자리만큼은 피해서 잠자리를 정하여 잠을 자라고 했다. 그 약사에게 전화가 걸려 온 것은 그로부터 단 3일만이었다. 필자가 시키는대로 잠자리를 옮겼더니, 몸이 한결 가뿐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잠을 자면서 악몽에 시달리지도 않았으며, 충분한 수면도 취하고 있다며, 몇 번이나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이후 그 약사는 점점 건강이 회복되어 지금은 어느 정도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 약사는 저혈압이었는데, 저혈압인 사람이 수맥에서 생활하고 잠을 잘 경우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필자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① 악몽을 자주 꾼다.
②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잠을 자지않은 것처럼 몸이 가뿐하지가 않다.
③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
④ 얼굴의 혈색이 좋지 못한다.
⑤ 시간이 지나면 위장병을 얻게 된다.
⑥ 점점 빈혈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편두통이 자주 온다.
⑦ 특히 여자의 경우 몸한쪽에 냉기가 들며, 마비증상이 온다.
⑧ 보통 아침에는 기운이 없고 오후에 가서 약간 기운이 난다.
혹자는 이 사례에 대해 약간의 반론을 제기할 지도 모른다. 수맥의 기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치자. 하지만 1층도 아니고 2층이나 그 이상의 아파트에 기거하면 무슨 이상이 있겠는가. 어떻게 생각하면 맞는 말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수맥은 건물의 높이와 관계가 없다. 고지대나 저지대도 가리지 않는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13층 아파트에서까지 수맥이 탐지되는 것으로 보아 수맥에서 발생하는 파는 투과력이 매우 강한 파임이 확실하다.
수맥은 예방의학
어느날 필자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동료 교사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을 간적이 있다. 병원을 다녀온 그는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필자에게 말했다. "의사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안심하라고 하더군요. 신경성인 모양이죠, 뭐." 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으나, 필자가 언뜻 보기에도 그 교사의 몸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몸이 갈수록 야위어가고, 혈색마저 좋질 않아 그 교사를 보면 불길한 생각마저 들 지경이었다. 보다 못한 필자가 아무래도 어디가 아픈 것 같다고 말했다. 그 교사는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하소연했다. 차라리 아픈 곳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그런 이상한 말이 어디 있느냐고 재차 물으니까 저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집에 가서 잠을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고, 항상 몸이 나른하고 매사에 의욕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동료교사는 필자와 여러 해 동안 같이 근무한 관계로 필자는 그를 익히 잘 알고 있었다. 몸 상태가 현저하게 나빠지기 전까지만 해도 그 교사의 건강상태는 아주 양호했다. 필자와 그 교사 사이에 부의금을 낼 사람은 틀림없이 필자가 될 것이라는 농담까지도 주고 받은 적이 있을 정도였다. 필자는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나타났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 동료교사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아마도 이사한 직후부터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순간, 필자의 뇌리속에 집히는 것이 있었다. 그 동료교사는 결혼 후 2∼3년 동안 남의 집에서 살다가 얼마 전에 정읍 농공단지 옆에 지은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집들이 기억까지 아주 선연했다. 그는 그곳에 이사한 후 얼마 되지않은 때부터 갑자기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아파트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아파트에 수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은 어떠냐고 물어 보았다. 그 아파트는 5층으로 되어 있는데 자기는 1층에 살고 있으며, 위층들은 일정하게 살림을 하는 곳이 없어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교사의 건강상태가 나빠진 데는 수맥의 영향이 작용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아무래도 침실 밑으로 수맥이 흐르는 것 같으니, 잠자리를 바꿔 보기로 권했다. 그러나 그는 반신반의했다. 필자는 그 교사를 설득시켜 그의 아파트를 방문해 수맥탐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보나마나였다. 침실을 가로질러 아주 강한 수맥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이번에도 잠자리를 바꿔 보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병원 신세를 지기 십상일 거라는 협박(?)까지 했다. 며칠만 지속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터이니, 그때는 술 한잔 사라는 농담도 빠트리지 않았다. 필자의 말이 실없는 농담이 아닌 줄을 알아차린 그는 즉시 잠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부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냐며 방을 옮기지 않는 바람에 난데없이 각 방을 쓰게 되었다. 필자는 그가 잠자리를 옮긴 지 한달 정도부터 그의 혈색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요즘은 좀 어떠냐고 물어 보았다. "지난 번 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러나 선생님 때문에 부부가 별거한지 오래 되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책임져야 한다." 그는 매우 흡족한 듯 농담까지 곁들였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니 보따리 내노라는 식으로, 죽어가는 사람 살려주니 보답은 하지 못할망정 그런 소릴 하냐"면서 서로 웃었다. 그 무렵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 역시 저혈압이었다. 저혈압인 사람은 수맥파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 따라서 그 영향을 빨리 받을 수밖에 없다. 같은 방에서 기거하는 부인은 아직 이상한 증상이 없다고 한다. 혈압도 정상이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체질이기 때문에 수맥파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부인도 결코 낙관할 수는 없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얼마 가지 않아 부인 역시 수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그 부인은 여전히 그 곳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한다. 수맥파에 의하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병이 상당히 진전되어진 때이므로 다시 건강하여지려면 그만큼 고생을 하게 된다. 따라서 수맥파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이렇게 수맥파의 무서움에 대하여 믿지 않는 것을 볼 때마다 필자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플 뿐이다. 수맥은 예방의학의 성격을 가진, 가장 손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해답을 가지고 있는데, 수수방관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3. 정신질환
정신질환은 암이나 중풍 등의 불치병만큼이나 위험하다. 다른 불치병들은 환자의 고통과 수발 드는 사람들의 고생이 문제라면, 정신질환은 환자 자체가 거의 무의식이나 다름이 없으므로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점에서 더 많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전북 정읍군 태인면에 소재한 농가이다. 집앞에는 칠보까지 이어지는 넓은 들이 있고, 동에서 서로 동진강이라는 좋은 물줄기가 있다. 북쪽엔 나즈막한 산이있으며, 옆에는 몇 백년 묵은 정자나무가 세월을 말해 주듯이 고고하게 서 있어 풍수학상 양택으로는 아주 나무랄 데 없는 길지이다. 필자가 교직에 있는 관계로 그 집에 가정방문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집에 들어서니 학생 어머니가 반갑게 안으로 필자를 맞아들였다. 그런데 방에 들어서니 학생 아버지가 벌떡 일어서면서 필자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상상 밖의 일이라 깜짝 놀랐으나, 약간 정신이상자라는 것을 알고 마음이 가라앉았다. 학생 어머니와 면담을 하면서 그 아버지가 왜 그렇게 되었냐고 물어 보니, "술을 많이 먹어 그렇게 되었다"면서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환자는 지난날에는 아주 건강하고, 기술이 좋은 목수였다고 한다. 게다가 심성마저 곧고 성실했기 때문에 동네 아이들마저 아주 좋아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냐"고 물어 보았더니, 당시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한지 1년 정도 있다가 발병한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그 학부모는 집을 잘못 이사와서 병이 생긴 것이다. 집터가 세다느니, 흉가 터라고 하는 항간의 말들은 대개 일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수맥파가 주범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집도 사람들의 입방아 깨나 찧게 했을 법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수맥파가 보기 드물게 강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하에는 엄청난 규모의 수맥이 흐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필자의 판단은 적중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집 내부를 유심히 살펴보니, 건물벽에서 꽤 많은 균열이 발견되었다. 부엌 아궁이도 무너져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외부의 충격 때문이 아니라 수맥파로 인해 서서히 무너져내린 것이 분명했다. 필자는 학생의 어머니에게 수맥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을 하고는 그 대응방법을 설명했다. 아직 환자의 증상이 심하지 않으니 잠자리를 옮겨 드린 후 잘 간호하여 드리면 완쾌될 수 있으니 꼭 옮겨드리라고 당부했다. 필자의 말을 들은 학생의 어머니는 방이 두 개밖에 없는데다 크기마저 협소하여 필자가 말하는 수맥은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환자가 자는 방에 동판이라도 깔아 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돌아왔다. 그런 일이 있은 후 필자는 업무에 바쁘다보니 그 일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학년이 바뀌고 새해가 되었다. 어느 날 학생 하나가 결석을 했기에, 그 동네 아이들에게 이유를 물어 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그날 오후 수업이 없는 틈을 타서 학생 몇몇을 데리고 문상을 가서 보니 수맥 때문에 많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던 그 집이 아닌가. 수맥파가 무섭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필자였지만, 그런 횡액을 직접 목격하고 보니 새삼 소름이 끼쳤다. 상주를 만난 후 필자는 그 어머니와 잠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상중이라 경황이 없는 줄은 알지만, 꼭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던 것이다. "왜 제가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셨습니까?"필자가 따지듯이 묻자, 학생의 어머니는 경제적인 이유때문이라고 궁색한 답변을 했다. 역시 필자가 그토록 신신당부했던 동판마저도 방바닥에 깔지 않은 것이 확실해졌다. 상가에서 발길을 돌려 학교로 되돌아오는 필자의 심경은 착잡하기만 했다. 학생의 어머니가 환자의 방에 동판을 깔지 않은 것은 경제적인 이유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는 같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필자가 유명한 지관이었던가 아니면, 점술가였다면 믿었을 지도 모르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와서 그런 말을 하니까 필자의 말을 믿지 않은 게 분명했다. 아니면, 필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수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설마 수맥파 때문에 그렇게 아플 수 있느냐고 의심했을 수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잘 살더라도 죽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람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데, 그 얼마 안되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필자가 이야기 한대로 하지 않겠는가? 수맥의 무지에서 비롯된 현실의 벽이 너무 크게만 느껴지던 날이었다. 그리고 필자가 좀더 적극적이었더라면, 그 학부모가 40대의 아까운 나이에 운명을 달리하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자책감도 들었다. 아직도 수맥의 존재에 대한 인식도는 매우 낮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수맥의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필자뿐만 아니라 수맥을 알고 연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야 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4, 흉가는 왜 생기는가?
과연 현대에도 흉가는 존재하는가? 흉가는 "전설 따라 삼천리"나 "전설의 고향"의 전유물로 곧잘 등장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저 옛날이야기에나 나오는 것쯤으로 이해하고 가볍게 넘어간다. 그러나 분명히 있다. 한 흉가는 전북 정읍군 태인면에 소재하고 있는 태인 중고등학교 바로 옆에 소재하고 있다. 물론 현재는 인적이 끊긴 지 오래여서 거미줄과 잡초만이 무성하다. 처음에는 학교 근처에 흉가가 한 채 있다는 말은 들었으나,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제정신이 아닌 40대 후반의 남자가 그 흉가에서 산 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난 이후부터 필자의 관심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 남자는 필자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몸이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 공사가 있을 때마다 잡부일을 곧잘 했다. 꽤 과묵한 편이었는데, 불과 1년전만 해도 매우 건강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자기 혼자 횡설수설하는 횟수가 잦아지더니, 결국에는 학생들에게까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늘어놓는 등 완전히 제정신을 놓아버렸다. 학교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와 그가 기거했던 집의 내력에 대하여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지금부터 10여년 전에 어떤 사람이 그 집을 지어 이사를 왔는데, 당분간은 아무 탈 없이 잘 살았다. 그러나 1년도 채 안되어 그 사람은 아무런 이유없이 정신이상자가 되고 말았다. 병이 좀 심해지면 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한답시고 도로 가운데를 점거하는 바람에 교통이 곧잘 막혔으며, 길거리에 돌아다니면서 모든 일에 시비를 걸고 다니므로 주민들 사이에 면장으로 불렸다. 가장이 그처럼 정신질환을 앓자, 그 가족들은 환자를 데리고 집을 떠났다. 그 집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를 왔다. 그런데 뒤에 이사를 온 사람들 중 하나도 정신질환에 걸려 온 마을을 헤집고 다녔다. 예삿일이 아니었다. 유전도 아닌데, 한 집에서 두 명이나 정신질환자가 발생했다면, 그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무슨 곡절이 있음에 틀림없었다. 당시만 해도 수맥에 관해 제법 알고 있던 필자는 그 집을 직접 찾아갔다. 수맥을 탐사해보니 매우 강한 수맥파가 탐지되었다. 그 집은 방이 두 개 였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중앙으로 수맥이 흐르고 있어 그 집에서 기거를 하는 사람은 수맥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따라서 그 집에서 살았던 사람은 모두 수맥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수맥은 전신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특히 두뇌가 노출될 경우에 정신질환자가 되기 쉽다. 이것은 아주 정밀한 기계가 수맥 위에서 자주 고장을 일으키는 원리와 비슷하다. 두뇌는 우리 인체중에서 가장 민감하고 정밀한 곳이다. 성능이 좋은 기계일수록 부속이 많으므로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그 집을 지었던 면장이라는 사람은 지금은 거의 정상으로 되어 생활하고 있다. 수맥이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던 모양이다. 후자의 소식은 들은 바 없으나, 그 집도 다행히 수맥을 피했다면 아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상수도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곳이라면 좋은 지하수가 있어야 좋은 식수를 얻을 수 있다. 흉가는 수량이 풍부하고 양질의 수맥이 흐르는 집이 되기 쉽다. 특히 수맥이 침실을 지나갈 경우, 결과는 물어 볼 필요도 없다. 대부분 집을 이사하거나 새집을 지어 들어갈 경우, 집들이를 한다. 손님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하는 것은 새집의 위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축하를 받기 위한 목적 외에도 집터를 다스리기 위한 부수적인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향은 옛날 사람들에게 특히 강했다. 필자는 어렸을 때, 주변의 어른들이 어떤 일정한 집들을 두고 "터가 드세다"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집터가 너무 세면 주인이 집터를 누르지 못하므로 그로 인하여 병이 난다는 말들을 하곤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꽤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집터가 세다"는 말은 그 당시의 사람들이 수맥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한 소리이다. 사실, 지금도 나이가 제법 드신 분들이 터가 세다고 지목하는 집들을 조사하여 보면, 지하에는 대부분 아주 좋은 수맥이 흐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수맥위에서 지속적으로 생활할 경우, 특히 잠자리를 계속할 경우 건강을 해칠 확률이 매우 높다. 본의 아니게 수맥 위에서 산다고 해서 모두가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곳에 사는 사람의 기가 세다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 기가 약한 사람은 얼마 가지 않아 병을 얻게 되어 고생을 하게 된다. 집터와 건강은 직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좋은 집터를 잡아야 하고 침실만큼은 반드시 수맥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수맥이 있을 경우는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5. 중풍환자
어느날 필자의 집에 어느 여인으로부터 집터를 좀 보아 줄 수 없겠느냐는 전화가 왔다. 필자가 모르는 사람이었으므로, 필자는 터를 보아주는 사람이 아니고, 또한 그런 것에 대하여서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사양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천주교인으로 성당에서 수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며, 그로 인하여 수맥에 관한 영향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간곡하게 필자의 도움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여러 곳에 수맥을 보아주었지만 별로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못한 때가 많았었다. 하긴 그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할 만도 하다. 수맥을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는 수맥탐사가 차라리 시시하게 보일 수 있다. 달랑 추 하나만 가지고 전후좌우로 조금씩 돌아다니다 추가 진동을 시작하면 "여기요!"라고 소리를 치니 여간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구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맥탐사를 하는 필자의 심경은 그게 아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수맥탐사를 하는 것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힘이기 때문에, 수맥에 대한 일견이 없는 사람은 그 고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에 필자는 이번에도 사양하고 싶었다. 그러나 수맥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의 입장을 누누히 아는 터라 끝까지 발을 뺄 수는 없었다. 필자의 심성이 무른 탓만은 아니다. 일개 자연현상에 불과한 수맥과 그 대응방법을 조금 안다고 해서, 그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주변의 이웃이 고통을 호소하는 데 외면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필자는 당초의 소극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왜 집안에 수맥을 조사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역시 자기 집에 환자가 있는데, 그 증상이 수맥 때문인 것 같다고 주위 사람들이 말해서 필자에게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여인의 음성은 진지하다 못해 간절하기까지 했다. 필자는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그 집으로 달려갔다. 먼저, 환자라는 사람을 만나보았다. 남자였는데, 전직 행정공무원이라고 했다. 몇 달 전 까닭 없이 중풍으로 쓰러져 목숨은 건졌지만 반신불구가 되어 안방에 누워 있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필자에게 전화를 했던 여자 역시, 약간의 중풍 증상이 나타나며 관절염에 시달리고 있었다. 대략적인 사정을 파악한 필자는 침실에서 수맥탐사를 실시했다. 대각선 방향으로 수맥이 흐르고 있었다. 곁에 있던 그 여인에게 방 뒤쪽으로 돌아가 침실 쪽의 벽 상태를 확인해 보고 오라고 했다. 잠시 밖으로 나갔다 들어온 그 여인은 균열이 심하다고 얘기했다. 필자가 수맥 때문이라고 하니까 고개를 끄떡였다. 남편의 중풍과 수맥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하니까, 그 여인은 남편이 평소에 고혈압을 앓아 왔다고 실토했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남의 불행을 보면서 저런 불행은 나에게는 찾아오지 않을 거라며 짐짓 외면한다. 그러나 최근 교통량의 증가로 하루에도 몇십 명의 귀중한 생명을 교통사고로 잃지 않는가? 또한 각종 질병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가?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 하며, 자기 몸에 대해서는 자기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없다. 평소에 건강한 사람은 자기는 건강하므로 나에게는 병이 안 걸린다라는 무관심 때문에 자기 몸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상시 몸이 연약한 사람은 항상 자기 몸이 약하므로 건강에 유의하고 신경을 쓰기 때문에 오래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환자 역시 혈압에 무척 신경은 써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하여도 잠을 잘 때마다 수맥파가 뇌의 세포들을 파괴시키고 기능을 마비시키니 결국은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그 집의 구조와 형편상 다른 방을 사용할 수없었기에 침대를 사서 그 침대밑에 동판을 깔고 기거하면 병의 증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돌아왔다. 필자의 지시대로 동판을 깔고, 물리적 치료와 식이요법에 신경을 쓴 결과 몸이 호전되고 있다고 했다. 필자의 마음은 한없이 기뻤다. 다른 사람들도 수맥파의 무서운 힘을 인정하고, 현명한 대처를 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혈압이 정상이 아닌 고혈압인 경우, 수맥이 머리 또는 가슴 부근으로 통과되는 곳에서 기거하는 경우 거의 중풍환자가 된다. 그러므로 고혈압이 있는 환자들은 특히 수맥관계에 유념해야 한다. 또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과 특히 무리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6. 허리 디스크
목사님과 수맥
옛날 같으면 허리 디스크나 관절염 등은 병축에 끼지도 않았다. 육체노동을 많이 했던 관계로 웬만한 통증은 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은 '사치병'쯤으로 인식이 되었다. 그러나 점점 육체적으로 힘든 일들이 줄어드는데도 허리 디스크 환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필자도 디스크로 직장마저 그만 두어야 하는 사람을 가끔 본 적이 있다. 여기에서는 수맥 때문에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다가 완치되어 가는 사례를 들어보기로 한다. 필자의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다. 따라서 집안사람들의 대부분은 교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얘기하려고 하는 4촌 형님도 예외는 아니다. 그분은 장로님인데, 교회에 봉사하느라고 선산 옆에 터를 잡아 교회를 세웠다. 주택도 교회 옆에 같이 지어 이사를 했다. 집안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서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바람에 한때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독실한 기독교 집안인지라 지금은 큰 말썽없이 지내고 있다. 그 형님이 바로 그 집 옆에다가 양어장을 하고 있었는데, 수량이 모자라니 수맥을 좀 보아 달라는 부탁을 했다. 형님도 뵐 겸 해서 찾아갔더니, 될 수 있는 대로 집 근처에 지하수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대부분의 교회처럼 형님의 교회도 꽤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었다. 교회 옆에 자리를 잡은 자택도 당연히 고지대에 자리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외견상 지형만을 살펴본다면 좋은 수맥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러나 형님의 부탁이라 마지못해 수맥탐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필자의 선입견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쓸 만한 수맥이 보란 듯이 흐르고 있었다. 수맥이 흐르는 장소나 그 파가 고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수맥을 보는 사람들의 기본상식인데 하마터면 실수를 할 뻔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절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잠시였다. 무심결에 수맥을 따라 걷는데, 수맥의 진행방향이 형님의 방으로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닌가? 설마 하며 방까지 들어가 보았더니, 형님의 방에 수맥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깜짝 놀란 필자가 형님을 급히 찾은 것은 당연해졌다. 형님의 얼굴을 보기가 무섭게 필자는 형님의 건강상태를 물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형님은 허리의 통증을 호소했다. 그 정도가 심해 농사일을 하는데 지장까지 있다는 것이었다. 틀림없이 수맥파의 영향인 듯했다. 필자는 형님에게 수맥파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형님의 잠자리 밑, 특히 허리부근으로 수맥이 지나가서 허리가 아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형님은 교회장로님이었다. 당연히 필자의 말을 신용하지 않았다. 되려 미신에 가까운 수맥이 어떻느니, 또는 집터가 좋지 못하다느니 하며 호들갑을 떤다고 필자를 나무라는 눈치였다. 기독교에서는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한다. 또 미신도 믿지 말고, 오직 유일한 하나님만 믿으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형님에게 말한 수맥은 결코 미신이 아니다. 앞에서도 설명하였지만 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미신 따위를 신봉하고, 퍼트리고 다닌다면 이는 언어도단일 것이다. 수맥도, 좋은 집터를 따지는 것도 다 과학적인 근거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라고 누누히 설명했으나, 형님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실로 맥이 확 풀리는 순간이었다. 형님을 설득하려고 자꾸 말을 반복하다 보니, 필자 자신이 횡설수설하는 기분까지 들었다. 결국 필자는 형님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필자야 안타까운 마음 정도가 고작이었으나, 문제는 형님이었다. 아우라는 사람이 형님의 몸이 망가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전혀 손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형님의 디스크 증상은 날로 심해져갔다 이윽고 거동마저 불편하게 되자, 형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예전에 필자가 했던 말을 상기시키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방에 흐르는 수맥을 보아 달라고 했다. 필자는 지체없이 형님댁을 찾았다. 수맥자리를 찾아주고, 그 대응 방법을 제시하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형님의 방은 그림과 같이 수맥이 흘러가고 있었으므로 필자는 형님이 수맥이 지나지 않는 윗쪽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권했다. 수맥파의 힘은 수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맥 바로 위에만 피하여 생활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그 대책은 대수로울 게 없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자, 형님의 허리 상태는 꽤 좋아졌다. 집안의 간단한 일 정도는 남의 힘을 빌지 않고 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형님의 몸 상태가 호전되어가고 있는 것도 좋았지만, 그렇게 완고하게 필자의 말을 믿지 않고 수맥은 잡귀들이 하는 장난인 양 믿던 사람이 수맥과 필자를 인정했다는 점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이것은 단지 필자의 기분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단 한 명이라도 수맥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여 수맥에 관계된 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수맥에서 나오는 파는 결코 신들린 사람이나 찾아내는 것이 아니고, 자연현상의 일부로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손쉽게 수맥을 찾는 법을 배워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숙사의 침실에 수맥이 흐른 경우
정주 건설공업고등학교 축구부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허리가 아픈 적이 있다. 옆집에 사는 이종사촌 한 분이 그 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축구부에 관여하고 있었는데, 그 학교 축구부 선수 중에서 어느 특정한 방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이 유독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한두명만이 그렇다면 축구가 격한 운동이므로 운동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는데, 상당수 학생들이 허리가 아프다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을 법한 일이었다. 그분은 필자가 수맥에 대해 몇 번 얘기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식견은 갖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없이 특정 방의 학생들만 허리가 아픈 것이 수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그분의 주장이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얘기였다. 축구부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집단생활을 하므로 만약 수맥이 그곳을 통과 한다면 틀림없이 그곳에서 자는 선수들은 허리가 아프거나 다른 곳에 이상이 올 것이 당연했던 것이다. 그분의 생각은 적중했다. 필자가 학교의 합숙소에 가서 보니 방이 무척 커서 학생들이 두 줄로 잘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상당히 좋은 수맥 줄기가 공교롭게도 학생들이 수면시 허리부분이 닿는 지점으로 일렬로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학교 관계자에게 수맥파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방을 옮기던지, 동판을 깔아서 수맥파를 차단하라고 그 대응방법을 제시했다. 그날부터 학교측에서는 그 선수들을 다른 방으로 옮겨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신기하게도 아픔을 호소하는 학생이 없어졌다는 연락이 왔다. 이와같이 집단적으로 생활하는 곳에서 합숙을 할 경우, 잠자리에 수맥이 지나가게 되면 각종 수맥 질환이 집단적으로 발병될 우려가 많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기거하는 곳일수록 수맥탐사는 반드시 실시해 보아야 한다. 특히 합숙을 하는 교육시설, 군대 내무반, 기숙사의 숙소, 병실 등은 반드시 수맥을 탐사해보는 것이 좋다.
7. 집을 옮기면 건강이 회복된다.
집터 이야기
모친은 살아생전에 필자의 집터를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했다. 음택이나 양택이 좋아야 후손들이 그 덕으로 잘 산다고 믿었던, 모친으로서는 그것은 대단한 자랑거리였다. 모친이 집터가 좋기 때문에, 필자가 남부러울 것 없는 부자로 살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아무튼 필자는 그 집에서 별탈없이 잘 살아왔기 때문에, 은연중 모친의 말씀을 떠올리고는 했다. 그러나 수맥을 알게 되면서부터 필자의 집터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필자의 집 역시 수맥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보기 드물게 큰 규모의 수맥이었다. 수맥이 생물이나 건축물에까지 그렇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면, 필자가 수맥이 흐르는 집에서 잘살아 왔다는 사실에서 모순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필자의 집에 흐르고 있는 수맥이 다행히도 부엌을 통하여 지나갔기 때문에 필자의 가족에게는 별 다른 해를 입히지 않았던 것이다 .부엌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지 않고, 또 수맥파가 침투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정도로 자주 움직이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점은 필자의 신혼생활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가 결혼을 하려는데 적당한 방이 없었다. 생각다 못해 부엌을 개조하여 신혼방을 들였다. 신혼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처가 고통을 호소했다.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악몽에 시달려 잠을 자기가 무섭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잠을 자지 않은 사람처럼 축 늘어진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쯤으로 여겼으나, 처의 몸은 날로 야위어갔다. 서둘러 병원을 찾았으나, 별로 신통한 처방이 나오질 않았다. 처가 저혈압이 좀 심하다는 것과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라는 처방 아닌 당부가 고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사의 말대로 실천을 해도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수맥이 무엇인지도 모를 때였다. 수맥의 피해에 대해서는 더욱 몰랐고, 수맥과 유사한 얘기라도 들을라치면 무조건 거부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다행이 집의 개조공사를 그 무렵에 하게 되었다. 수맥을 알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필요에 의해 공사를 벌였는데, 그 결과 필자 내외의 잠자리에 변화가 왔다. 이후부터 처의 입에서 더 이상 악몽이나, 무력감 등의 호소는 없어졌다. 물론 그 당시는 수맥을 몰랐기 때문에,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처가 자연스레 건강을 회복한 줄 알았다. 우연히 수맥을 비켜 기거했기 때문에 그런 줄도 모르고 말이다.
집터와 건강
수맥은 임신부나 산모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맥이 흐르지 않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임신부나 산모는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벌써 수년전의 일이다. 처가 산달이 다가오는데, 방이 너무 추웠다. 화기를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하는 부엌 때문이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부엌을 고쳐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따뜻한 방에서 마음껏 자라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필자는 부엌을 고치기로 했다. 필자의 모친이 산달 전후에는 사소한 못 하나라도 함부로 박는 것이 아니라며 펄쩍 뛰셨다. 그러나 아무려면 산모나 아이가 추워서 감기에 걸리는 것보다 더 큰 일이 어디에 있겠느냐며 모친을 설득시킨 후 부엌을 고쳤다. 모친의 말씀도 일리는 있었다. 만약 해산을 앞둔 산모가 있는 집에서 크고 작은 공사를 벌일 경우, 먼지가 온 집안을 뒤덮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외상까지 입을 우려가 많다. 또한 공사로 인한 소음으로 산모가 안정을 찾지 못해 조산이나 사산을 할 우려도 있는 것이다. 필자의 처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다. 처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이에 필자는 방을 고쳤다. 따라서 아무런 문제점이 일어나질 않았다. 오히려 새로 태어난 아이와 함께 병원에서 퇴원한 처는 따뜻한 산후조리까지 할 수 있었다. 사소한 공사 하나에도 이렇듯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임신부와 산모이다. 그런데 그들의 방에 수맥이 흐른다면, 이는 치명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상인들도 수맥의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야 한다. 이미 필자의 집에 꽤 큰 규모의 수맥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필자야 수맥을 알고, 수맥파를 차단시킨 채 생활하고 있어서 상관이 없지만, 문제는 같은 수맥선상에 있는 이웃들이다. 혹시 그 수맥선상 위에 침실이라도 자리잡고 있다면,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없을 것이었다. 필자의 집에서 창문을 열면 옆집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필자의 집에서 흐르고 있는 수맥과 동일선상에 블록으로 지은 조그만 방이 하나 있었다. 주인이 사용하는 방은 아니고 세입자를 위한 방 같았다. 필자는 그 방에 기거하는 사람들이 자못 걱정이 되었다. 필자의 처를 통해 그 집사람들의 건강상태를 알아보도록 했다. 필자의 생각은 적중했다. 그 집에는 모두 3식구가 살고 있었는데, 모두 환자라는 것이었다. 가장인 40대 남자는 건축 잡부 일을 하는데, 원인 모르게 야위어가며 원기가 없어 일을 그만 둔 상태였다. 부인은 중풍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학생인 아들도 시름시름 앓는 통에 공부가 영 시원치 않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모든 식구가 환자이다 보니, 살림살이는 형편이 없었고, 가정불화가 끊이질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성격마저 폐쇄적이 되어 이웃들을 만나는 것까지도 기피하는 모양이었다. 수맥현상 때문에 한 가정이 파탄 지경에 있었다. 수수방관하기에는 사정이 다급했다. 반기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필자는 다짜고짜 그 집을 방문했다. 그들이 기거하는 방 가운데로 수맥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필자는 그들에게 수맥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대비책을 세우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몸져누워 있는 처지에 병문안을 온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던 가장은 필자에게 술을 권했다. 그 행동거지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와서 술이나 한잔하라는 식이었다. 실로 답답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발길을 돌리려다 말고 다시 한 번 수맥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그 남자는 "자기 병은 자기가 잘 알고 있으니 웬 참견이냐"며 분통까지 터트렸다. 적반하장이었다. 하지만 결국 필자는 무거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부터 필자는 그 집 사람들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뜻하지 않게 그 집으로 도로가 나는 바람에 사람들이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그들이 이사를 가는 날, 다른 이웃들은 그간 소원하게 지냈으나마 석별의 정을 나누었으나, 필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오죽 했으면, 인명은 재천에 있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였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집사람들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건강상태를 물어보니,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사한 후 저절로 몸이 회복되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당시 필자의 말을 듣지 않은 게 여간 후회스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흡족했다. 그들의 고맙다는 인사치레 보다 얼핏 보아도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흐뭇했던 것이다.
8. 도깨비 집터
언젠가 부부동반의 망년회 모임이 있었다. 오래간만에 만난 사람들이라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어느 친구의 부인에게 화제가 옮겨갔다. 서로 허물이 없고 절친한 사이이다 보니 짓궂은 장난도 곧잘 당하는 친구 부인이었다. 그날도 장난기가 발동한 어느 친구가 그 부인의 손목을 잡았는데, 여자의 손이 너무나 차갑다며 그 부인의 남편이 되는 친구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것마저도 장난으로 알았으나, 알고 보니 실제로 그 부인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왔다. 친구들이 보약이라도 한 제 지어 먹이지 그랬느냐고 놀리다가 장난을 끝냈으나, 필자가 보기에도 그 부인의 혈색이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추를 사용하여 곧잘 건강 진단을 하는 필자가 가만히 있어야 될 이유가 없었다. 역시 필자의 건강진단 결과도 그 부인의 창백한 얼굴 마냥 좋지가 않았다. 정상인들에 비해 기가 무척 부족했던 것이다. 수맥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의 기가 형편없는 것을 본 적이 있는 필자였던지라 혹시 수맥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자, 부부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집을 방문하여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 집은 필자의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같은 동네에 있었다. 옛부터 그 집에 대해서는 무슨 까닭인지는 몰라도 동네 노인들 사이에서 도깨비 집터로 불리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집은 이사한 후 7년은 잘 되다가, 7년이 지나면 집안이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런 말은 믿지 않았지만, 그 집에 수맥이 흐르고 있을 거라는 심증은 진작부터 가지고 있는 터였다. 그렇잖아도 궁금하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필자는 도깨비 집터라 불리우는 친구집을 찾아갔다. 그 집에 들어서자마자 수맥탐사를 실시했는데, 기상천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마을의 노인들이 '도깨비 집터'라고 부를 만도했다. 그 집은 사방이 수맥 천지였다. 왕성한 수맥이 방마다 흘러 넘쳤다. 수맥이 그토록 많이 흐르고 있다면, 그 집안사람들의 건강은 말이 아닐 것이었다 .모든 집안사람들의 건강이 좋지 않으니, 짜증이 나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 그러면 집안사람들이 하는 일이 제대로 풀릴 리 만무하다. 우리나라 속담에 우환이 도둑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많은 부를 축적하여도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모든 것이 허사라는 뜻이다. 수맥탐사를 끝낸 필자는 친구 부부를 불러 세워 놓고 수맥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장시간 수맥위에서 생활하여 몸이 허약해졌으니까 보약을 먹는 것도 좋겠지만, 몸의 기를 없애고 또한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수맥부터 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또 가능하면 이런 집에서는 살지 않는 것이 좋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동판을 깔고 생활하라고 했다. 그 친구 부부는 처음에는 야릇한 표정을 짓다가 필자의 얘기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던지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그들은 필자의 말대로 동판을 깔고 생활했다. 지금 그들의 건강상태는 회복단계에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수맥을 피해 준다고 해서 당장 건강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수맥파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은 건강이 상당히 악화되어 있기 때문에 바로 건강해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수맥을 피하는 순간부터 수맥파로부터 시달림만큼은 더 이상 받지 않는다. 따라서 병이 더욱 악화되지는 않는 상태가 된다. 수맥파로 인하여 망가진 부분은 서서히 치료되고, 자기가 노력하므로써 다시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치료하고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원래 상태와 똑같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수맥이 없는 곳을 골라 집을 마련하여야 하며, 만약 수맥이 있을 때에는 동판을 깔아 나쁜 기운을 차단해 주는 것이 상책이다. 최근에는 이 수맥파에 관심이 많아졌으며, 이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가들이 많은 관계로 그분들과 상의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또한 침대 생활을 할 경우 아주 적은 부담으로도 동판을 깔 수 있으므로 미리 깔아 주는 것도 좋은 지혜의 일면일 것이다.
제6부 오늘날의 명당
1. 명당이란 무엇인가?
명당시비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풍수학을 미신으로 인정해버리고 생각이나 말조차 꺼려하며 특히 기독교나 천주교 계통에서는 그런 이야기 자체를 죄악인 양 말한다. 그러나 종교인들 역시 묘를 좋은 곳에 쓰려고 지관을 대동하여 산일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평상시에 명당이 어디 있고, 죽으면 시신은 썩어 분해되어 버리고 아무 것도 남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들을 하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필자도 젊었을 때는 명당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 막상 나이가 들고 부를 축적하면 제일 먼저 선산을 구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또 터가 좋지 못할 때에는 거금을 들여 유명하다는 지관을 대동하여 선산을 옮겨 이장을 하는 예도 많이 보았다. 오늘날 조상을 숭배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적어지고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생각만 하는 이때에 조상을 좋은 자리 또는 안락하고 편안한 자리에 모시려는 생각에서 그런 산소일을 한다면 그 정신만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그런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곳보다는 체면이나 자기 자랑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죽은 사람의 본분에 걸맞지 않게 호화묘를 만든다고 해서 후손의 도리를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오직 자기의 부를 자랑하는 졸부가 하는 행위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명당의 좋은 혈에 조상을 모시면 발복하여 자기가 출세를 하거나 또는 부를 얻거나 후손들이 잘된다는 생각에서 거금을 들여 옮기는 것이 대부분인 것이다. 얼마전 모 인사의 묘를 쓰는데 전국에서 이름난 지관 또는 도사들이 모여 한 곳을 놓고 명당 시비를 벌인 적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 서민들도 마찬가지이다. 필자도 선산일을 하는 곳을 여러번 가본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서로 말다툼을 벌이기 일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명당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그 개념이 달라질 수 있는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인들의 시신을 아무곳이나 묻으라는 말은 아니다. 분명 좋은 땅은 있다. 외형상으로는 바위투성이인 돌산인 것 같지만, 묘를 쓰기에 적합한 땅도 있고, 땅을 파면 5색이 나는 흙이 나오는 곳도 있다 .반면에 겉으로는 좌청룡 우백호의 형상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로는 음택 구실을 전혀 못하는 땅도 있다. 사시사철 냉기가 도는 땅도 그중 하나이다. 그 곳에 시신을 모시면 그 땅이 냉동실 역할을 하여 시신이 탈골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또 지반이 움직이는 땅도 있는데, 그런 땅에 시신을 묻으면 나중에는 조상의 뼈마저 잃어버리는 곳도 있는 것이다.
명당은 있는가
통상 풍수서에서 말하는 명당이란 산세와 지형을 따져 맥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서 어느 곳에서 멈추는 가를 중시 여긴다. 이때 그 산맥에서 나오는 기가 모이는 곳을 명당이라고 본다. 혹자는 산맥을 호박 넝쿨에 비유하고 묘자리는 호박이 열리는 자리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풍수서의 내용을 잘 요약해 보면, 명당이란 경관이 수려하면서도 아늑하고 볕이 잘 드는 곳으로 귀결되어진다. 그릇된 풍수의 해석으로 인하여 발전되지 못한 예도 얼마든지 있다. 그 한 예가 옛날에 번성되었던 곳이 지금은 촌락으로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많다. 과거와는 달리 현대에는 한 도시의 발전의 척도는 교통의 발달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기차가 들어와 철길을 만들 때 양반세력이 강한 곳은 어김없이 피해 갔다. 철길이 나고 기차가 지나가면 땅의 기가 죽어 고을이 망한다고 믿은 양반네들의 고집 때문이었다. 따라서 기차길과 역은 별로 번창하지 않은 한적한 곳으로 밀려나게 마련이었다. 그 결과 철길이 지나는 곳은 발전되었지만, 그 당시 번창했던 곳은 교통이 고립되는 화를 자초해 오히려 침체되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마을이나 면 단위 같은 곳에 길을 낼 경우 굴을 뚫어 길을 낸다든가, 산허리를 깎아 길을 만들 경우 맥이 끊어져 마을이 망하니 길을 내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은 없다. 필자의 명당관은 여기에서 분명해진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람들의 사고와 사상이 변화되듯이 풍수에 대한 생각 역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풍수는 학문으로 계속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풍수학에 관한 지식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 과장된 부분이나 미신적인 요소가 강한 부분은 과감하게 시정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풍수학의 근본은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보호하며 함부로 훼손시키지 말라는 교훈적인 요소가 많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이는 오늘날처럼 발전이란 명목하에 무조건 자연을 훼손하는 현대인들에게 일대 경종이 아닐 수 없다. 굳이 세계지도를 펼쳐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 국토가 협소하다는 사실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이다. 이러한 좁은 국토를 두고 누구나 명당을 찾아 헤맨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그 명당에 묘를 쓴다고 치자. 가령 도로를 확장하기 위하여 공사를 하다 보니 묘 한 기가 장애물로 나타났다. 묘자리 주인을 만나 이장을 권유했으나, 천하에 둘도 없는 명당이라고 이장을 할 수 없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래서 결국 길은 더 이상 확장되지를 않았다. 물론 실제로 이와 똑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유사한 상황은 얼마든지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풍수는 망국의 지름길이다"라는 악평을 하는 자도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공원묘지나 공동묘지 개념의 묘자리가 앞으로 더 활성화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선산은 지관이 좋다고 하는 자리에 묘를 쓸 경우, 만약 그 자리가 선산의 아래인 경우에 그곳에 자기보다 윗사람이 모셔진다면 후손들은 아무리 윗부분에 천하의 명당이 있다 한들 그림의 떡에 불과할 것이다. 후손의 묘자리가 선조보다 윗부분에 자리잡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이 산은 불과 몇 사람을 위한 선산 역할밖에 하질 못한다. 따라서 굳이 선산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미리 선산의 조성계획을 세워야 한다. 명당시비는 가능한 한 자제하고, 가장 윗분을 위에서부터 모셔가며 차례로 아래로 내려와야 할 것이다.
명당과 수맥
선산을 조성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수맥을 아는 일이다. 외관상으로 보이는 명당의 요소야 그 방면에 일가견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으니까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칫하면 수맥은 소홀히 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수맥은 수맥도를 그려두고, 묘자리를 쓸 때마다 참조하는 것이 좋다. 아직도 수맥이 지나는 곳에 묘를 쓰면 후손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필자 역시 그런 예를 몇 번 본 적이 있다. 수맥에 묘자리를 쓸 경우에 나타나는 영향은 인정하는 바이지만, 왜 그런 지는 필자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계속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미미하기는 하지만, 연구 및 자료 수집에 신경을 쓰고 있다. 수맥이 있는 곳에 묘를 쓰면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생명력이 좋은 잔디마저 수맥위에서는 맥을 못춘다. 본래 잔디는 양지식물이라 햇빛이 잘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은 어디든지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수맥위에 자리한 잔디는 발육상태가 아주 나쁘거나 말라죽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로 양지바르고 잔디가 잘 살 수 있는 조건인데도, 유독 어떤 특정 장소만 잔디를 다시 심어도 죽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잔디가 생명체를 가진 생물이라는 점에 착안하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생명력이 강한 잔디도 수맥위에서는 맥을 못 출 정도로 그 파의 영향이 막대하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필자가 주장하는 명당이란 반드시 수맥을 피하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다. 여기에다 우리 인간의 최적의 생활환경 조건과 마찬가지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야 한다. 마치 어머니 품에 안겨 젖을 먹는 아이의 마음처럼 포근함을 주는 곳이어야 한다. 자연히 이런 조건을 갖출 수 있는 땅이 되려면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에는 북서계절풍이 불어오므로 북쪽이나 북서쪽에 산이 있어 바람을 막아 주어야 한다. 좌우에도 감싸는 듯한 산이 있어 아늑함을 주어야 하고, 앞에는 살짝 가려줄 수 있는 나즈막한 산이 있는 곳이라면 명당이라고 본다. 그러나 현재 이런 조건을 가진 자리를 묘소로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 곳은 벌써 묘지가 있으며 만약 그런 곳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그런 묘지를 쉽게 선택하기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년 전 필자의 아버지 묘소를 보고 지관이 그 묘소는 물이 차는 것 같으니, 이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형이 약간 낮으며 또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응달이 지므로 잔디의 상태가 좋질않아 필자도 은연중에는 좋은 자리가 아닐 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지관으로부터 그런 소리를 듣고 보니 부친의 묘자리만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했다. 생각 같아서는 바로 이장을 하고 싶었으나, 그 당시에는 경제적인 여건도 좋질 않아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수맥을 연구하게 되자, 필자의 부친의 묘를 찾아 수맥탐사를 해보았다. 결과는 의외였다. 외관적인 판단과는 달리 수맥이 전혀 흐르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먼저 봉분까지 햇빛을 가리는 주변의 소나무를 제거했다. 잔디가 부실한 곳은 보충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양지바르고 잔디가 잘사는 곳이 되었다. 이후부터 부친의 묘소에 물이 찬다는 말은 들어보지를 못했다. 조상의 묘가 수맥에 노출되어 있으면, 후손에 나쁜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필자의 집에도 아무 탈이 없었다.
인공 산소에 관하여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3D현상이 근로자들 사이에 만연되어 있다고 한다. 산소일도 그 영향으로 포크레인이나 불도저 따위의 중장비가 더러 이용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필자의 외삼촌 내외의 묘지를 사정이 있어 이장을 했는데, 지관이 자리를 잡아 놓은 곳은 묘지 바로 위의 소나무가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오른쪽에 있는 묘가 이장하려는 분의 아버지 묘지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쓸 경우 아버지 보다 위에 있게 되므로 집안 사촌들이 절대로 그 자리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처음 그 땅을 본 지관은 맥이 다르다고 보았거나, 아니면 오른쪽에 있는 묘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리를 잡은 것 같다. 풍수서에서 보면 만약 윗분과 아랫사람의 자리가 바꾸어지면 그 집안의 대가 끊긴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도 그 자리에 묘를 만들면 자리바꿈이 확실하다. 그러다보니 상주의 입장이 난처하였다. 좀 더 좋은 자리로 옮기기 위하여 유명하다는 지관을 모셔 와서 터를 잡아 놓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묘를 쓸 때 명당시비는 흔히 벌어진다. 묘자리의 주인이 유명 인사라면 매스컴에서도 한몫 거들길 서슴지 않을 정도이다. 풍수이론이 여러 가지이며 맥을 중시하고 감응으로 터를 잡는 경우와 좌향을 중시하는 경우 등 무수히 많은 이론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는 불가피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묘자리는 처음에는 경사가 급하고 협소하여 도저히 묘자리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선산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쓸 만한 자리도 발견되질 않았다. 시신이 장지에 도착할 때까지 마땅한 장소가 없으니, 상주들의 답답하고 초조한 마음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상주들간의 말다툼은 격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촌인 필자가 보기에도 딱한 노릇이었다. 그때 상주가 필자에게 와서 넌지시 도움을 청했다. 필자가 수맥을 연구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필자 또한 가끔 그들에게 수맥과 명당에 관해 얘기를 한 바 있었기 때문에 쾌히 승낙했다. 필자는 상주와 집안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포크레인으로 경사지를 깎아내어 터를 만든 후 묘를 썼다. 집안 사촌들도 고인의 묘가 선친의 묘 보다 아래가 되므로 말이 없었고, 상주 역시 흡족하게 생각했다. 묘자리는 양지바른 남향이며, 수맥이 흐르지 않아 잔디가 잘 사는 곳이다. 묘자리는 주변의 자연환경을 최대한으로 보존하며 쓰는 것이 최상책이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필자처럼 인공적으로 조경을 하여 사용해도 된다.
음택과 풍수
풍수서에는 음택에 관한 말들이 많이 있다. 현재에도 살아생전에 덕을 많이 쌓지 못한 사람이 명당에 들어가면 그 자리가 옮겨진다는 말도 그중 하나이다. 죽어서 명당에 들어가려면 살아생전에 많은 덕을 쌓아야 좋은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묘소에 수맥이 흐르므로 좋지 않다고 하면, 묘지에 물이 고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수맥은 지하 깊숙이 있기 때문에 묘소에 물이 고이는 경우는 없다. 설령 묘소에 물이 고였다면, 그것은 수맥 때문이 아니라 지표수가 고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음택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좋은 묘자리 보다는 살아 생전에 효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얘기하는 음택이나 명당 개념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2. 집터가 좋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건강하게 살려면 먼저 집터가 좋아야 한다. 첫째는 햇볕이 잘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름에는 서늘하며 겨울에는 따뜻하되 통풍이 잘 되어 습기가 인간이 살기에 적당하게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택지난이 심화되면서 그런 자연조건을 가진 곳은 극히 드물게 되었다. 특히 도시의 경우는 자연조건보다는 택지에 건물을 맞추는 경우가 더 많다. 지난날 우리 조상은 집터를 고르는데 대단한 공을 들였다. 집터에 대해서는 여러 조건을 제시하여 놓고 반드시 그런 조건을 지켜야 복이 들어오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신앙처럼 지켜왔던 것이다. 지금도 그런 경항은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타당한 면도 없진 않지만 잘못된 부분은 한시 바삐 고쳐야 할 것이다. 과거의 건축양식과 오늘날의 건축양식이 바뀌어졌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렇다고 예전의 양택에 관한 이론이나 말들이 전적으로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당시 우리 주거형태를 볼 때, 당시의 이론은 나름대로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론이 오늘날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시대나 환경에 따라 양택도 변화되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왕의 양택 이론을 답습하여,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 전문적인 분야인 척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폐단 역시 사라져야 할 것이다. 옛날 풍수서에 입각한 양택이론의 폐단을 지적한 예가 있다. 필자의 친척이 집을 새로 사가지고 이사하면서 집터를 보아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집의 방향이 남향인 1층의 단독주택이었다. 먼저 집안의 수맥을 조사해 보니, 침실에는 수맥이 없었다. 건물도 오래되지 않았으며, 아담하게 지어진 것이 보기 드물게 좋은 주택이었다. 단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한 지점(1) 있었다. 이 집이 위치한 곳은 전주시의 중심부분으로 땅값이 아주 비싼곳인데도 불구하고, 풍수를 잘못 인식하고 해석하여 귀중한 땅을 허비하는 꼴이 되어버렸던 곳이다. (1)쪽에 있는 담을 허물어 버리고 다른 쪽에 대문을 만든다면, 대문 주변의 공간으로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법도 한데 그렇지를 못한 것이 자못 아쉬웠다.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모름지기 문은 동문이나 동남문이 되어야 복이 들어온다는 말 한 마디 때문에 대문을 현재의 대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만약 그 집이 한옥이었다면 그 이론은 타당한 것이며 또한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한옥의 구조를 보면 보통 남향이며, 가운데에는 반드시 대청이나 마루를 만들어서 그곳에서 가족이 모여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오늘날처럼 창문이나 다른 은폐장치가 없었던 옛날에는 이와 같은 집 구조는 꽤 설득력이 있다.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집의 대문이 남쪽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대문에서 바로 대청이나 마루가 보여 개인의 주거 공간을 침해당하게 되므로 심리적으로 아주 불안할 게 뻔하다. 그러나 동문일 때는 마루가 보이지 않으므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기 때문에 생활에 여유가 있게 된다. 관청이나 공공기관 같은 곳에서 남쪽에 문을 내어 권위를 자랑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주택은 극히 드물었다. 따라서 이 집의 경우는 양옥집이므로 대문이 굳이 동문이 될 필요는 없다. 만약 대문을 북문으로 만들 경우 멸문지화를 당한다는 설이 있다. 그 원인은 북쪽에 문이 있을 경우, 집을 돌아 들어오므로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눈이나 비가 올 경우에 낙상할 가망성도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북문을 원하지 않을 경우, 북동문으로 만들어 심리적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양택에 관한 풍수의 모순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과학적으로 사고하여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시정할 것은 미련을 두지 말고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
좋은 집터란?
집터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 대체적으로 아래 사항을 유의하면 좋은 집터를 얻을 수 있다.
① 처음 집터에 건축할 경우
먼저 수맥이 어디로 흐르는가를 조사하여야 한다. 만약 본인이 수맥을 볼 줄 모르면, 주변환경을 살펴봄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 물이 아래로 흐르는 속성 때문에 지형의 고저로 수맥의 유무를 판단하기 쉬우나, 수맥은 고저에 상관이 없다. 집에서 수맥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터 옆의 건물이나 담이 있을 경우, 어디에 금이 가 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벽에 금이 수직으로 1미터 이내로 두 줄로 나 있으면 그 아래에는 수맥이 흐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 인근의 아스팔트 도로나 시멘트 도로가 금이 가고 지반 침하가 생기는 곳이 집쪽으로 나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② 기존 건물로 이사할 경우
할 수만 있다면 먼저 살던 사람들이 건강하게 잘 살았던 집인가, 아니면 환자가 끊이지 않았던 집인가를 이웃 사람들에게 물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계속 환자가 있던 집이었다면, 그 집은 침실에 틀림없이 수맥이 흐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항을 고려하여 집터를 정하면 좋은 집터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즉, 좋은 집터란 먼저 수맥이 침실로 지나지 않아야 한다. 또 양지바르고 통풍이 잘 되어 습기가 없어야 한다. 대개 이런 집은 정서적으로 불안을 주지 않는 아늑한 느낌을 준다. 만약 지금 살고 잇는 집에 수맥이 있다면 수맥이 지나는 자리에 동판을 설치해야 한다. 앞으로 계속 연구하면 좀더 좋은 재료가 나올 것을 기재하지만, 아직까지는 동판이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판의 두께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지금 시중에서 판매되어지는 것 중 가장 얇은 것을 깔아도 수맥파가 통과하지 못한다. 이 결과는 필자의 수차에 걸친 실험 끝에 얻은 것이다. 그러나 동판 설치시 반드시 유념해야 될 사항이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동판은 면이 넓은 것이 없으므로 겹쳐서 깔아 틈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틈이 있게 되면, 수맥파가 그곳으로 통과하므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 고층 아파트는 가장 아래층에 동판을 깔아 주면 된다. 고층 아파트의 1층에 동판을 깔고, 차츰 윗층으로 올라가면서 반응을 조사하여 보니 전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수맥에서 나오는 파는 파장이 장파는 아니다. 만약 장파라면 회절성이 크므로 필자가 감지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수맥에서 나오는 파는 극초단파이며, 어떤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투과력이 아주 큰 파임에 틀림이 없다.
제7부 수맥이 건축물과 수목에 미치는 영향
1. 수맥과 건축물
부실공사와 수맥
현대과학의 발전은 건축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최첨단 건축공법과 재료의 발달, 특히 양질의 철근과 시멘트 사용으로 인하여 고층건물이나, 긴 교량 등 옛날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건축물들이 어렵지 않게 건축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건축물들은 컴퓨터를 동원하여 정밀하게 계산하고, 또한 역학을 이용하여 벽돌 한 장의 오차도 없이 계산되어 완벽하게 시공하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도 각종 건축물의 붕괴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관계당국에서 그제서야 사고원인을 조사하여 발표하는 것을 보면, 거의 모두가 '부실공사'로 낙인이 찍혀 있다. 건축업자들이 부실시공을 했다면, 능히 그럴 수도 있다. 또 물리적 현상으로 볼 때, 아무리 단단한 암반이라도 밤과 낮, 겨울의 심한 온도차 등에 의하여 수축과 팽창이 오랫동안 반복되다 보면 건축물에 이상 현상이 올 수 있다. 일례로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는 뜨거운 물을 부을 경우, 그 팽창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컵이 깨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법을 준수하여, 자재의 선택에서부터 공법의 선정, 작업기일까지 원칙적으로 지켜가며 공사를 했는데도, 그 건물이 터무니없이 단시일내에 붕괴되거나 특정 부분에만 균열이 생겼다면, 문제는 다르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수맥현상으로 인한 파괴력이다. 수맥의 피해는 부실공사나 물리학적인 작용과는 확연히 구분이 된다. 먼저, 수맥현상으로 인한 파괴력은 단시일내에 나타난다. 또 수맥현상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부실공사나 물리적인 현상과는 달리 그 균열이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진행이 되며 모양은 거의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비교적 강도가 약한 블록으로 된 건물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맥과 건축물
역사적으로 볼 때, 수맥관측법은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문화권에서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서구에서는 지하의 수맥방향과 동일하게 지상의 형상을 형성하는 학문인 측지학이 발달되어, 실제로 이를 실생활에 이용해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영국의 윈스톤 핸지이다. 월셔의 슬루베리에 있는 거석주군인 스톤핸지의 배치현상을 보면, 수맥을 피해 조성했음이 역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수맥에 관한 한 거의 무지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지관들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지기는 했지만,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몇 년 전, 주로 연탄이 난방용으로 사용되고 있을 때, 가스 중독으로 인하여 인명이 희생당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그때마다 모든 책임은 인간의 과실로 돌려졌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당시 연탄가스 중독사고의 대부분은 수맥에 의한 것이었다고 판단이 된다. 만약 수맥이 연탄을 사용하는 아궁이와 방 사이로 흐를 경우, 방과 아궁이 사이에 있는 벽에 반드시 금이 가게 되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그 틈새로 가스가 스며들어 그런 불상사를 당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는 인재라기보다는 인간의 무지에서 비롯된 천재지변의 일종인 것이다.
전북 정읍 태인 여자중학교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는데 이곳에서는 물줄기를 찾아 지하 150m까지 시추를 했는데도, 전혀 물이 나오지 않았다. 혹자들은 지하 어느 곳이나 물은 있다고들 한다. 일리가 없는 얘기도 아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지하수를 길어 올렸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허드렛물 정도로나 사용할 수 있는 건수에 불과한 것이다. 필자는 태인 여자중학교에서 지하수 개발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필자의 탐사 결과 지하수 개발을 시도한 장소에서는 수맥이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근처에서 수맥이 흐르고 있을 법한 장소를 발견했다. 화강암으로 축대를 쌓아 놓은 곳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화강암의 하단부에 이끼류가 서식하여 다른 곳보다 검게 나타나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축대 뒤쪽으로 거대한 노송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다지 멀지 않은 특정 지점, 즉 학교 건물 사이에만 소나무가 한 그루도 자라지 않고 있었다. 필자의 탐사 결과, 그곳은 수맥이 흐르는 곳이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식물 또한 사람이나 동물과 마찬가지로 수맥파의 영향을 받게 되어 고사하거나 발육상태가 아주 저조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수맥자리에 수목이 전혀 자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 개개인이나 동물들에 따라 그 차이가 있는 것처럼 수목 역시 수맥파에 강한 면역을 가진 것은 수맥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태인 여자중학교에 있는 수맥자리의 경우, 그곳은 약간의 신호대와 잡목이 자라고 있다.
2. 수맥과 식물
오솔길 이야기
옛부터 우리 인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오솔길도 수맥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흔히들 오솔길을 우리 인간이 닦아 놓은 도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솔길은 인간들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이 태고적부터 저절로 형성된 자연도로인 것이다. 수맥이 지나는 곳은 나무가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들이 지나다니기가 수월하여 자연적으로 왕래가 잦은 길이 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오솔길을 지나다보면, 간혹 인근에 물이라고는 없는데도 땅밑으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 또 풍화작용으로 인해 수맥이 노출되어 옹달샘이 된 곳도 발견할 수 있다. 고지대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려면, 오솔길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 초보자들의 수맥탐사 연습에도 매우 유용하다.
수맥과 조경
태인 종합고등학교 교문에서 본관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몇 년전에 학교에서 메타세큐어를 심었는데, 유독 어는 한 부분의 나무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같은 수종을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 놓은 곳이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같은 수종을 구해 심었다. 그런데, 그 나무마저 잘 자라지 못하고 윗부분이 말라죽어 제거를 해야만 했다. 아랫부분도 고사하기 직전이다. 맨 처음에 심은 나무가 고사했을 때는 많은 나무를 심다보면 한두 그루쯤은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필자가 수맥을 안 연후에 수맥탐사를 해보니 바로 그 자리가 수맥자리라는 것이 단박에 드러났다. 따라서 그 고사한 나무와 고사 일보 직전에 있는 나무는 수맥파의 영향력을 견디다 못해 서서히 말라죽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진작에 수맥을 알았다면, 그곳을 피하여 간격을 맞춰 나무를 심었다면 지금처럼 기형적인 조경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역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인데, 몇 년 전 10년생 향나무를 구하여 밀식을 했던 곳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잘자라는데 일정한 방향은 모두 죽어버렸다. 이곳 역시 다시 나무를 심은 적이 있으나, 얼마 가지 않아 고사하고 말았다. 이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수맥이 있는 곳에 건축물이나 식물들이 있을 경우, 반드시 건축물은 다른 곳 보다 먼저 붕괴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식물 또한 잘 자라지 못하거나 잘 죽는다. 우리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단, 개인에 따라 수맥파에 강한 사람이 있고, 약한 사람이 있듯이 수목 역시 수종에 따라 수맥파에 견디는 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특별한 수종만 자라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건축물이나 조경을 할 경우, 먼저 수맥이 있는가를 조사한 후 설계해야 하며 만약 수맥이 있다면 될 수 있는 대로 그곳은 운동장이나 길로 만드는 것이 좋다. 이렇듯 수맥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맥을 탐사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또한 추나 버드나무 가지, 또는 철사 하나를 이용하여 인간의 기로 찾는 수맥탐사법은 일반인들이 선뜻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하에는 반드시 수맥이 흐르게 되어 있으며, 만약 이 흐름이 없다면 지구의 에너지 흐름도 없게 되어 생명체라고는 살 수 없는 불모의 행성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맥이 반드시 형성되어야 하며 또한 인간이 인위적으로 막거나 훼손시켜서도 안되는 것이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수맥을 이용함에 있어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맥을 개발하여 유용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하루 빨리 많은 사람들이 수맥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인체에 해로운 수맥의 기는 예방의학 차원에서 차단해야 하며 자연보호 차원에서 현재와 같은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은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제8부 부록
풍수지리와 현대건축
산이 좋으면 우수한 인물이 배출되고, 산이 나쁘면 우매한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마찬가지로 건축물도 좋은 공간의 형태에서는 발전이 이루어지는 반면, 나쁜 공간에서는 역기능이 발생한다. 이것은 건축공간도 기로 구성되어 있어,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시익>
1. 머리말
한국의 국토는 많은 아름다운 강산과 깨끗한 강물로 금수강산을 이루고 있어서 예로부터 오랜기간을 걸쳐서 독특한 문화를 이루어 왔다. 풍수지리사상 역시 이러한 풍토 위의 생활에서 터득한 체험과 이론에 의하여 자연 발생적으로 이루어진 생활의 철학이론이며, 이 풍수지리사상이 한국의 역사, 정치, 그리고 문화에 미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이러한 오래된 풍수지리의 이론을 오늘날의 과학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면 풍수지리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관한 분석이라고 말하게 된다.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공기(바람)나 물이 인간의 생명에는 기본이며 이들이 없다면 인간은 단 1초도 생활할 수 없다. 모든 식물들이 각각의 토질이나 온도 등의 공간조건에 의하여 성장이 달라지듯이 사람도 공간의 성질에 의하여 육체적인 신진대사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또한 아름다운 공간에서 사람의 마음은 즐겁고 반면에 좋지 못한 공간에서 사람의 마음은 불안해진다. 이와 같이 인간에게 필요한 육체적, 정신적 생명력은 모두 자연공간에 분포된 기운에는 여러 가지의 종류가 있으며, 여러 가지 기운을 종합하여 기라고 말하게 된다. 기는 공간의 위치나 시간에 따라서 그 성질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인간에게 유익한 기도 있으며 불리한 기도 있게 마련이다. 이 기에 관한 이론은 주역이나 음양오행설에서도 풀이하고 있다. 풍수지리의 이론 역시 공간과 인간의 상호관계를 기로써 구성되어 있는 만큼 건물과 인간과의 관계도 풍수지리의 이론을 통하여 새로운 해석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2. 지세
풍수지리의 이론은 지세에 관한 이론으로 압축된다. 이것은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는 지세의 조건에 따라서 그 구성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풍수지리의 이론으로 좋은 지세, 즉 명당이란 사람에게 유익한 기가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명당에서 사업적으로도 발전을 보게 된다. 그러나 지세가 좋지 못한 곳에서는 공기의 에너지가 부족하여 건강을 잃게 되고, 생활력이나 의욕을 상실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일상생활도 어렵게 된다. 지세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로서는 산·물·방위 등을 말하게 된다. 그러므로 지세의 기운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산과 강, 그리고 바위 등을 각각 기로서 분석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게 된다.
3. 산
풍수지리의 이론에 산청인수, 산독인매, 자연지리라는 말이 있다. 「산이 좋으면 우수한 인물이 배출되며, 산이 나쁘면 우매한 인간이 태어나게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라는 뜻인데, 이는 산과 인간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풍수지리에 산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부르는 산은 물론이지만, 산이 없는 평지나 구릉지에서는 평지 보다 조금만 높아도(최소3cm) 산으로 본다. 산은 바람이나 물을 막아주고, 또한 산은 일반의 흙보다는 다른 토질을 갖고 있어서 각각의 기 적인 역할을 하게된다. 그러므로 지상에서는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형태의 수많은 산이 있다. 그러나 각각의 산이 모양이나 크기 및 토질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도 다르게 해석한다.
4.건물과 배치
풍수지리의 이론으로 볼 때, 건물을 배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그 하나는 남향으로 배치하는 방법이며, 다른 방법은 배산임수의 배치방법이다. 남향으로 배치하는 방법은 태양광선을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달의 움직임도 집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향으로 배치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탄탄한 대지에서 적용된다. 대지에 고저의 차이가 있는 조건에는 배산임수의 배치가 더욱 이상적이다. 배산임수는 대지의 높은 곳에 등에 등을 지고 낮은 쪽, 즉 빗물이 흘러 내려가는 쪽을 향하여서 건물을 배치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배산임수는 지세에 따라서 배치하는 방법으로 남향 위주의 배치방법과는 다르다. 즉 대지의 경사를 보아 높은 곳에 건물을 앉히고, 낮은 쪽으로 바라보게 하여 넓은 하늘을 볼 수 있게 한다. 그 단적인 예로 건물의 정면이 동향인 창경궁을 들 수 있다. 하늘은 무한한 에너지의 원천이기 때문에 넓은 하늘을 맞이하는 배산임수의 이론은 풍수지리의 핵심이론 중의 하나이며, 우리나라 건물의 배치에 관한 한 대표적인 이론이다.
5. 양택과 취침기능
사람의 생활은 자연으로부터 발생하는 눈이나 비바람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하여 주거공간의 보금자리가 필요하게 된다. 주택의 내부에는 거실, 침실, 부엌, 화장실 등 여러 종류의 방들이 기능에 따라서 구분된다. 풍수지리의 이론으로 보면 주택의 여러 가지 기능속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취침이라고 말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취침은 휴식을 위하여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취침시간은 바로 기의 충전시간이 된다. 사람은 취침시간 동안에 인체 내부에 생기를 충전함으로써 다음날의 활동력을 비축하게 된다. 그러므로 좋은 기로서 충전이 되면, 그날의 일은 좋지 못한 일도 술술 풀려나간다. 따라서 주택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을 안방이 된다. 안방은 주인의 침실이라는 점에서 특히 생기의 충전 장소라는 데에 가장 중요한 뜻이 있다. 그러므로 주택의 설계에 있어서 기가 많이 몰리는 위치에 안방을 배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기는 일반적으로 건물의 중심부에 모인다. 그러므로 안방의 위치는 가급적이면 주택의 중심부가 바람직하다.
6. 주택의 규모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 또는 자기 가족만의 고유의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므로 주택이나 아파트는 한 세대를 단위공간으로 하여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각 세대마다 점유하고 있는 공간의 크기는 모두 다르다. 일반적으로 경제력이 허락하는 한 넓은 공간을 갖는 것이 보편적인 주거방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파트의 면적이 마치 한 가족의 행복이나 성공의 척도로써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넓은 아파트의 소유자는 행복한 사람이며, 작은 면적의 아파트 소유자는 불행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40평의 아파트 소유자는 20평의 아파트 소유자보다 2배로 행복하며 60평의 아파트는 3배, 80평의 아파트는 4배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풍수지리의 이론으로 분석하면, 이러한 면적 단위의 행복론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사람이 점유하는 주거공간의 면적은 사람의 수에 비하여 지나치게 크면 그 공간은 오히려 좋지 못하고 불행을 초래하는 공간이 된다. 흔히 하는 말로 집이 크면 집의 규모는 가족의 수에 비례하는 일정한 면적만을 점유하는 것이 좋으며, 그 동안의 조사로 보면, 한 사람이 소유하는 주거공간은 6평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즉, 4인가족에 있어서는 24평이 된다. 그러므로 24평을 초과하는 주택은 좋지 못하다. 주택의 내부구조에 있어서도 각 방에는 모두 사람이 거주하는 것이 좋다. 주택의 내부에 비어 있는 방이 있으면 좋지 못하다. 예컨대 자주 찾아오는 가족이나 손님을 위한 방 등은 평상시에는 비어 있게 된다. 집안에 이러한 빈방이 있으면, 방문을 열 때 자신도 모르게 움찔 놀라게 된다. 이것은 빈방에는 마치 귀신이 들어가 살고 있는 것과 같으며, 이 빈방을 열 때 , 나쁜 기운이 몸을 엄습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무의식 반사동작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집안에 빈방이 있으면 흉사가 일어난다. 빈방이 있을 때에는 다른 외부의 식구라도 초빙하여 살게 하는 것이 좋다. 주택의 내부구조에 있어서 안방의 옆에 따로 침대를 놓고 침실로 사용하는 경향이 최근에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안방과 침실을 별도로 배치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부부가 안방에서 생활하는 소리가 외부에 전달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안방과 침실을 따로 하는 것은 풍수지리로 분석하면 좋지 못하다. 그 이유는 주택의 면적 증가에도 있지만 침실은 위치적으로 구석방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기는 중심 공간에 모이게 된다. 그러므로 취침은 주택의 중심 공간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아파트의 높이
최근에 이르러 인구집중, 그리고 대지의 부족현상 등의 요인으로 주거공간은 점차 고층화되고 있다. 그러므로 고층아파트는 점차 많아지게 되며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고층아파트는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먼지나 소음의 피해가 적고, 맑고 높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 고층에 위치한 아파트를 저층보다 더욱 선호하는 경향도 많이 있다. 이른바 로얄층이 바로 이러한 이유로 고소득층에서 선호하고 있으나, 풍수지리의 관점에서 보면 고층의 주거 공간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이유는 인간에게 필요한 기는 저층으로 내려갈수록 많으며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희박하기 때문이다. 공간에 있어서 기는 하늘은 양이며 땅은 음이다. 좋은 기는 양과 음이 부딪치는 곳, 즉 하늘과 땅이 맞닿는 지표면에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으며, 높이 올라갈수록 기의 밀도는 낮아진다. 그러므로 좋은 기를 많이 받기 위해서 특히 취침은 낮은 곳에서 하는 곳이 좋다. 그러므로 지상으로 가능한 높이는 5층까지로 분석된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나무의 크기가 5층 높이, 약 15미터이기 때문이다. 생물체로서 가장 높은 위치가 바로 5층 높이이며, 하늘을 나는 새도 잠은 나무 위에서 자야 하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5층 이상의 층에서는 화초도 잘 되지 않는데, 이 이유 역시 기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8. 평면 형태의 길흉
각종의 건물은 지표면과 접하는 평면위에 수직으로 벽을 쌓고 그 위에 지붕을 덮어서 하나의 개별적인 공간의 형태를 구성한다. 그러므로 평면의 형태는 건물 전체적인 공간의 기본이 된다. 풍수의 이론으로 분석하면 산의 형태에 좋은산과 나쁜산이 있듯이 건물의 형태에도 좋은 형태와 나쁜 형태가 있다. 좋은 산에서는 좋은 기가 발생하여 훌륭한 인물을 배출하며, 탁한 산에서는 우매한 인물이 배출되듯이 좋은 공간의 형태에서는 발전이오며 좋지 못한 공간에서는 발전을 보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건축공간도 기로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기는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 "일"자 평면의 기
한국의 전통적인 건물은 대부분이 전면의 길이는 길고 반면에 건물의 깊이는 짧아서 전체적으로 일자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일자의 평면은 개인주택뿐만 아니라 학교, 사찰, 아파트 등 여러 가지의 건물에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우리가 흔히 보는 '가'자의 평면도 일자 평면의 수평방향 연장으로 보아 일자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건물의 전면 길이가 길고, 이에 비하여 깊이가 짧은 건물은 다음과 같은 기의 특징을 갖는다.
① 기의 좌, 우 분산
일자평면의 공간은 외부로부터 출입하는 축을 중심으로 하여 분석할 때 건물 내부의 중심축 길이는 짧고 반면에 좌, 우의 길이는 길다. 이러한 공간에서 기운은 건물의 중심에 모이는 힘이 부족하여 좌측과 우측으로 분산하여 두 개의 힘으로 분류되는 힘이 크다. 그러므로 일자의 건물은 깊이에 비하여 길이가 길수록 분리하는 힘이 커진다. 이와 같이 건물 내부에서 기의 분리 현상은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과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역동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이러한 일자공간에서는 사람들이 중심을 잡고 단결하기 보다는 좌파와 우파로 분열하는 힘이 크게 되어 분당이 심화된다. 이것은 공간 내부에서 중심점의 기운보다 좌, 우의 분열된 힘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② 소득에 비하여 지출은 많다.
일자의 평면은 전면에서 보기에는 넓게 보이나 실제 건물의 깊이는 작다. 이러한 공간은 외형에 비하여 내실이 부족하다. 이러한 기의 관계를 물질적인 면에 적응하면, 건물 전면의 길이는 대외적인 지출을 의미하여 건물 내부의 깊이는 실질적인 소득의 크기로 분류된다. 따라서 전면의 길이는 길고, 건물의 깊이가 작은 일자건물은 지출은 많으나 소득은 적은 건물을 의미한다. 즉, 외적으로는 화려하지만 내적으로는 빈약한 허장성세의 기를 갖는다.
③ 외적 변화에 민감하나 지구력은 빈약
일자의 건물은 앞으로부터 받는 바람의 압력이 크다. 그러나 바람에 견디기 위한 힘은 건물의 깊이에서 나온다. 그런데 건물의 깊이는 얕기 때문에 저항하는 힘이 부족하게 된다. 이러한 형태는 마치 돛단배와 같은 현상이다. 즉 돛단배는 자체적인 힘보다는 외력에 의하여 움직이게 된다. 이와 같이 일자의 건물은 자주적인 힘이 부족하고 외부의 힘에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성질은 크다. 즉 건물의 깊이가 부족한 관계로 중심적인 사상이나 자신감은 부족하며 외부에 저항하는 지구력도 부족하다. 그러므로 사대주의 사상만이 강하다.
나. 일자형의 평면
건물의 형태가 폭은 좁고 반면에 깊이가 깊은 건물이 있다. 이러한 건물은 전면에서 보면, 작게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크게 보이는 형상을 갖고 있다. 예컨대 기독교 계통의 교회나 성당, 그리고 태국에 있는 불교의 사찰 건물이 이러한 형태에 속한다. 이러한 건물은 아라비아 숫자의 1과 같은 형태이다. 이러한 일자(1자)의 공간을 일자의 평면 공간과는 그 힘의 성질이 대조적이다. 이러한 일자(1자) 평면은 다음과 같은 성격으로 분석된다.
기의 중심집중
건물의 형태가 전면은 폭이 좁고 내부의 깊이가 깊은 일자(1자) 건물은 중심축의 연장선상에 공간의 중심위치가 형성된다. 이 중심공간에는 기가 집중하여 형성되며 좌우로 분산되는 힘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강력한 중앙 집중의 힘이 형성된다. 이러한 중심 집중 형태의 공간은 단결과 통일이 순조롭다.
① 지출은 적고 소득은 많다.
② 일자(1자)의 평면은 폭은 좁고 반면에 깊이는 길다. 건물 전면의 폭은 지출을 뜻하며 건물의 깊이는 소득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1자의 평면은 지출은 적고 소득은 많은 형태로 분석된다. 즉, 저축과 소득이 많아서 물질적으로 풍족한 생활의 여유를 갖게 된다.
③ 외력에 강하고 진취적이다.
1자의 공간은 전면에서 받는 저항은 적고, 반면에 자체의 내부에서 발생된 내부의 힘은 크다. 따라서 이러한 내부 공간의 힘은 외부로부터 오는 외부의 힘에 강하게 저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힘이 크다. 그러므로 외형적으로 공격형이면 진취적이다. 그러나 반면에 배타적이기도 하다.
9. 기타의 풍수이론과 양택
앞에서 언급된 풍수지리의 이론 외에도 건축에 관련된 중요한 풍수적 이론이 더 있으나, 지면관계상 생략하고 참고문헌만을 알린다.
① 수맥에 관한 이론
② 건물의 방위
③ 지전류와 건축
10. 맺음말
사람은 공간의 지배를 받으며 살기 마련이다. 이러한 관계는 공간에 분포된 기가 인격 형성의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건축공간, 즉 양택도 자연공간과 함께 인격형성의 큰 틀이 형성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물은 담기는 그릇의 형태에 따라 자신의 형태가 변화되는 과정과 동일하다. 즉, 원형의 컵에 물을 부으면 물은 원형이 되며 4각형의 그릇에서 물은 4각형이 된다. 이와 같이 사람도 그가 담겨지는 공간에 따라서 인격의 형태가 달라진다. 즉 원만한 공간에서는 원만한 인격이 형성되며 뾰족한 공간에서는 뾰족한 성격이 형성된다. 그러므로 단결심과 통일심이 강한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일자(1자)의 공간을 만들고, 분열과 사대주의의 인격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의 건물을 만들면 된다. 이와 같이 우리가 설계하고 시공한 건축공간은 한 개인과 국민의 성격을 만드는 형틀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밝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인격의 형틀에 대한 이론이 집약된 풍수지리를 더욱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로 지하세계의 모든 것을 찾아낸다.
박성엽 옹이 탐색하는 것은 단지 수맥이나 온천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물질이 발산하는 기가 각기 다르기는 하지만, 금광이나 유전 등 지하세계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그는 지하 세계의 모든 것을 찾아내는 우리시대의 기인이다.<박성엽 옹>
① 박성엽옹과 기
수맥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박성엽옹에게 전화를 하면, 목소리만 듣고도 물줄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안다. 그 사람의 목소리에 기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비결은 바로 이것이다. 박옹은 땅 밑의 모든 세계를 그 고유한 물질이 발산하는 기로써 발견해낸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사람들의 건강상태도 진단해 준다. 안타깝게도 박옹의 이러한 행태는 학술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박옹이 발견한 수없이 많은 온천과 광물질, 그리고 많은 회사와 지관들이 박옹을 모셔가려고 하는 것이 바로 박옹의 능력을 대변해준다. 박옹의 지하세계에 대한 영역은 엄청나다. 얼마전 매스컴을 뒤흔들었던 땅굴과 간혹 우리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유전에 관한 이론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② 30여 년의 연구 끝에
온천맥이 보인다.
박옹의 지하세계를 알아보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4반세기도 넘는 30여 년의 연구 끝에 맺은 결실이다. 이제 박옹은 온천맥을 한눈에 꿰뚫어 본다. 경기도와 제주도에 1백도를 훨씬 넘는 알칼리성의 온천을 이미 발견했다. 1공당 1일 용출량이 3천톤에 달하는 온천맥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박옹의 연구 업적은 온천, 지하수, 명당, 게르마늄(Ge), 건강진단 등으로 대별된다. 이에 대한 박옹의 이론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온천
온천은 일정한 곳에서 데워진 물이 일정한 맥을 통하여 한 곳에 매장되어 있다. 시추는 원(더워지는 곳)이나 매장된 곳을 시추해야 한다. 흐르는 맥(길)을 시추하면, 온천이 분출하더라도 쉽게 막히거나 양이 적다. 우리나라 온천장중 원이 따로 있는 곳은 온양, 도고, 유성, 수안보, 덕구, 동래, 해운대, 가평, 구례, 광주, 화순, 척산, 약암, 능암온천 등이다. 원은 온도가 높다. 부곡은 원에다 시추한 곳이다. 박옹이 온천에 대해 탐사가 가능한 부분은 원, 오는 길, 매장 넓이, 깊이, 온도, 성분, 수량 등이다. 실례로 박옹이 동래 온천장을 탐사한 바 있다. 온도가 65도로 탐지되었는데, 온천수 오는 길을 따라가 원을 찾아보니 온도가 90도가 넘었다. 유성온천은 70도가 탐지되었다. 박옹이 온천 개발 예정지로 꼽고 있는 곳은 제주, 과천, 해인사, 전주, 무주, 창녕, 속초, 천안, 강화, 포천, 대둔산, 정읍, 관촌, 순창, 설악산, 의정부, 안양, 평택, 부여, 공주, 청주, 의성, 부곡, 선운사 등이다. 고시받은 지역은 고창의 석정, 구례 산동, 광주 무등산, 청주 연수동, 동래 허심청등이다.
지하수
지하수는 대수층과 수맥, 건수층으로 구분된다. 대수층은 지하에 저수지같이 매장된 것이다. 수맥은 넓이, 깊이, 용량이 구별된다. 수맥 탐사를 해 수맥이 흐르는 곳으로 탐지되었어도, 파쇄대가 세로로 되어 있을 때에는 정확하게 시추하지 않으면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어렵다. 파쇄대가 가로로 되었을 때는 약간 빗나가도 용출된다.
명당
명당은 외관상 우백호, 좌청룡 등 주위환경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수맥, 건수층, 불이 없는 곳이라야 한다. 여기서 불이라는 것은 풀이 잘 살지 못하고 불탄 자리같이 생긴 지형을 말한다. 묘소에 건수치면 물이 차 있는 수가 많고, 수맥이 지나면 유골이 검고 잔뿌리에 싸여 있다.
건강진단과 게르마늄 탐사 외
온천, 지하수, 명당 이외에도 박옹은 인체에 대해 종합진단을 실시할 수 있다. 박옹의 앞에 앉으면 각부위의 정상유무가 한눈에 드러난다. 침실에 수맥이 통과하면, 잠이 잘 오지 않고, 꿈이 많으며, 허리가 좋지 않아 모든 약의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또 박옹은 항간에 만병통치약으로 불릴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게르마늄(Ge 32) 생수의 탐지에 관한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③ 우리 시대의 기인, 박성엽옹
수맥 위에서 자면 건강을 해치고 공부 안된다.
병원에 살다시피 해도 병이 낫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럴때는 무엇보다 먼저 수맥을 의심해야 한다. 그 사람은 필경 장기간 동안 수맥위에서 잠을 잤기 때문이다. 의사나 약사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박성엽옹은 수맥과 인간의 건강관계에도 정통한 사람이다. 그는 과학적이고 학술적인 지식으로는 해명이 되지 않는 땅밑의 세계를 일종의 염력으로 알아내는 우리 시대의 초능력자이다. 그는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각기 고유한 기를 발산하고 있고, 그것이 자신에게 잘 잡힌다고 한다. 그가 인간의 신체에 대해 건강진단을 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이다. 건강진단시 그는 추를 사용한다. 하지만 추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의 건강진단은 어디까지나 정신적이다. 예를 들어 진단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기관지, 장, 폐, 심장, 위, 간장 등 각 신체기관을 연상하며 추의 반응을 기다린다. 이때 정상이면 추가 가만있고, 비정상이면 마구 잡아돈다. 성당에 다니는 그는 이러한 방법으로 신자들의 건강을 진단해 주었다. 그가 건강진단을 해준 신자들 중에는 현직 내과의사의 가족도 있을 만큼 신뢰도가 깊다. 그 내과의사가 의뢰한 환자는 다름아닌 그의 모친이었다. 그가 서초동의 고급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내과의사의 집을 찾아갔더니, 환자의 잠자리밑으로 6백여 통에 달하는 물줄기가 들어앉아 있었다. 그 환자는 특별한 이유없이 무척 심하게 앓고 있었다. 물론 수맥 때문이었다. 그는 환자의 잠자리 밑에 은박지가 붙은 돗자리를 깔아서 수맥을 차단시켜 주었다. 이후부터 환자의 병세가 점차 호전되어 완쾌되었음은 물론이다. 그에 의하면 이때 사용하는 은박지는 스폰지에다 얇게 은박지를 입힌 것이 아닌 전적으로 은박지로 되어 있는 것이어야 한다. 수맥이 200톤 이하이면 한 장으로도 족하다. 5백톤은 두장, 8백톤 이상은 석 장 이상이 있어야 한다. 한편, 학생들도 수맥이 지나가는 곳에서 자면 절대로 공부로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수맥위에서 오래 자게 되면 정신분열까지 일으키는데, 집중이 될 리 만무하다는 얘기이다. 수맥에서 나오는 나쁜 기운은 마치 지구의 인력처럼 육감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수맥이 밑에서 빨아들이는 힘은 대단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뇌의 기능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정신분열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얘기이다.
수맥의 영향
수맥은 사람에 따라서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르다. 수맥에 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 이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별한 이유가 없이 자고 일어날 때마다 기분이 언짢고 머리가 무거우면 물줄기 위에서 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맥의 영향력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한다. 언젠가 박옹에게 15층짜리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땅에서 15층이나 떨어진 거리에 살고 있으니까 괜찮지 않겠느냐고 넌즈시 물어 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박옹은 그것은 수맥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박옹은 비행기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일이 잦다. 비행기에 나뭇가지를 갖고 타면, 갑자기 나뭇가지가 아래로 확 휜다. 추를 들고 있으면 막 잡아돈다. 따라서 수맥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 인류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친다. 풍수지리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 수맥위에 묘지를 쓰면 좋지 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박옹에 의하면 수년전에 비명횡사한 모 여사의 묘자리를 놓고 세인들간에 잦은 시시비비가 벌어지곤 하는데, 이는 사실이라고 한다. 자그마치 500톤에 달하는 수맥위에 시신이 올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후손들마저 불행을 면치 못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얘기이다.
수맥과의 질긴 인연
박옹의 학력은 일제 때 소학교를 다닌 것이 전부인데, 그시기에 그는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다. 독실한 신앙 때문이 아니라 그가 성당에 있으면 집에서 일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그는 물길을 찾는 신부님을 만났다. 그 신부님은 가뭄 때마다 사람들에게 물길을 찾아주어 위기를 넘기게 했다. 그가 신부님처럼 처음으로 수맥을 감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18세 때였다. 성당 청년회에서 신부님을 모시고 산행을 갔는데, 거기서 장난삼아 신부님 흉내를 내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신부님이 하는 것처럼 나뭇가지를 들고 무심코 소나무 가지 아래로 들어서자, 나뭇가지가 아래위로 마구 흔들렸던 것이다. 그 일 이후로 그는 신부님을 따라 근처 마을을 돌며 우물파는 일에 참여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통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허리 한 번 제대로 펼 틈이 없이 고된 농사일보다는 다리뼈가 욱신거리도록 돌아다니며 신기하게도 맞아떨어지는 수맥을 찾는 일이 더 즐거웠을 뿐이다. 물길 찾기에 미쳐 있는 그를 서울로 올려 보낸 것은 집안 어른들이었다. 혼례까지 치른 장정이 농사일은 하지 않고 물줄기를 찾는답시고 빈둥빈둥 나돌아다니는 모양새가 집안 어른들에게 곱게 비칠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로 이주한 그는 얼마 동안은 늦게 얻은 아들의 재롱과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가게를 꾸리며 남들 마냥 일상적인 삶을 살기도 했다. 작은 행복속에 빠져 있던 그를 다시 수맥과 연결을 시켜 준 것은 그의 고향친구였다. 친척이 몇 해째 줄초상을 치르고 있는데, 아무래도 묘지를 잘못 쓴 것 같으니 수맥을 보아 달라는데 어찌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하도 사정이 딱해서 눈물로 말리는 아내를 뿌리치고 그는 시골로 내려갔다. 이를 계기로 그는 나뭇가지를 잡았다.
온천탐사로 눈을 돌리다
그의 수맥찾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폭과 깊이를 더해갔다. 수맥찾기가 일정 경지에 도달하자. 그는 예전의 우물이나 저수지, 집터나 묘지를 잡아주는 일에서 벗어나 온천 개발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당시만 해도 국내의 온천개발은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 전국의 온천장이라고 해야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개발해 놓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의 온천 탐사 능력은 부단한 노력이 가져 온 결실이었다. 처음에 온천 탐사 의뢰가 들어왔을 때 그는 당황했다. 기존의 수맥탐사처럼 찬물이 아니라 더운물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선뜻 감이 잘 잡히지를 않았던 것이다. 40일 정도의 노력 끝에 그는 결국 온양온천에서 탐사능력을 확인했다. 이후부터 그는 온천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정확도가 높아져 갔다. 80년대 중반 무렵의 일이다. 모대학의 지리학과 교수가 전라도 구례군 산동면의 지온이 35도나 된다고 발표를 했다. 이 말을 들은 부산에 사는 방직공장 사장이 온천을 찾아 나섰다. 그 사장은 무려 7년 동안이나 32개소에 시추를 했다. 그러나 온천의 향방은 묘연했다. 온기는 있는데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비용만 늘어나 시추비만 무려 15억원에 달하다 보니, 일가붙이는 물론 친구들도 그의 주변을 떠났다. 사장 자신은 심장병까지 얻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옹에게 연락이 왔다. 현장으로 내려간 박옹은 기가 막혔다. 온천이 없는 지역을 무슨 근거로 그렇게 파내려갔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박옹은 어렵지 않게 그곳에서 약 5리 정도 떨어진 야산마을 어귀를 지명했다. 무려 7여 년 동안을 아무런 기미도 없던 온천수가 펑펑 쏟아져 나왔다. 이후 그 지역은 60만평이나 온천지역으로 고시를 받았다. 그 규모로만 따진다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온천인 셈이다. 지역이 넓다 보니까 유황천, 알칼리성온천, 탄산온천수 등이 한꺼번에 올라 왔다. 그 덕분에 방직공장 사장은 물론 마을 주민들까지 부자가 되었다. 사장의 온천이 개발되지 않아 얻었던 심장병도 말끔하게 치료되었다. 이렇게 박성엽옹이 온천맥을 찾아낸 곳은 전북 고창, 충주 연수동, 경기도 가평의 산유리 온천, 광주 지산 유원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박옹은 온천일을 하면서 새삼 옛 선인들의 지혜에 놀랐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한국의 온천은 대개 옛지면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는 사실도 그중 하나다. 온천이 있는 마을들의 명칭 중 따뜻할 온, 우물 정, 샘천, 가마 부자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나라의 온천은 어디선가에서 데워진 물이 흘러와서 모여 있는 곳을 개발한 경우가 많다. 온천원에다 판 곳은 부곡밖에 없다는 것이 박옹의 주장이다. 다른 곳은 대개 10리나 15리밖에 떨어져 있는 온천원에서 오는데, 그것이 세월이 흐르게 되면 자연적으로 메꾸어지게 된다. 그러면 그 온천은 유명무실해지고 만다. 박옹이 제기하는 온천원의 문제는 자못 심각하다. 그는 강화도 전등사 근처의 온수리에 매장되어 있는 온천개발의 실패는 온천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안보에도 물이 없어 야단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주변의 온천원을 찾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지하자원과 게르마늄
박성엽옹이 지하세계에서 탐색하는 대산은 수맥이나 온천에 자원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한 광물질들은 발산하는 기가 다르기 때문에 탐사가 가능하다. 지난 1991년에 박옹은 모회사의 탐사의뢰로 광석을 발견했는데, 대덕에 있는 원자력 연구소의 분석 결과 우라늄 성분이 확인된 바 있다. 게르마늄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게르마늄은 워낙 불모지라 박옹도 개발은 해놓은 곳은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한다. 게르마늄에 관련된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프랑스의 루르드에는 성모 마리아의 기적수라는 유명한 샘이 있다.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그곳을 파라고 해서 판 샘인데,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 물을 먹고살았다고 해서 세계각지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몰린다. 박옹도 그곳을 다녀왔는데, 그 샘의 정체는 게르마늄 성분의 물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유전과 땅굴 시비
박옹은 우리나라에 엄청난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웬만큼 나이가 든 사람들은 박대통령 시절, 포항 앞바다의 제7광구에서 석유가 발견되어 온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비록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당시 이 일은 중앙정보부에서 관여를 할 정도로 통제가 심해 박옹 같은 민간인은 접근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박옹은 서울대 지리학과에 재직중이던 모교수를 통해서 명함을 하나 얻어 가지고 그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다. 박옹은 매장량이 극히 소량에 불과하다는 결과 때문에 낙담하고 있는 담당국장에게 자신을 시추선에 승선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 제의는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하긴 학술적으로 정립이 되어 있는 것이 없으니, 그럴 만도 했다. 박옹은 단지 지도만 보고도 유전이 흐르는 것을 안다고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중국의 어떤 지역에서 발원한 유전은 목포 앞바다로 해서 포항 쪽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 사실을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확인까지 했다. 확인 결과, 유전은 포항 앞바다에 모여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제주도와 김해앞바다, 경상도 고성 앞바다에도 있는데 많지는 않은 양이다. 이밖에 육지에도 유전이 있다고 박옹은 말한다. 경남 진주와 경북 경주를 잇는 방대한 지역에 걸쳐 있으나, 관계당국과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지를 않으니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한편, 최근 얼마전에 민간 탐사자들에 의해 한동안 논란이 되었던 땅굴 문제에 대해서는 땅굴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렇듯 박성엽옹은 거의 신통력에 가깝게 지하세계를 한꺼풀씩 벗겨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 능력을 돈과 결부시키지만은 않는다. 그저 여러 사람한테 좋은 일 많이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우리시대의 초능력자인 박성엽옹, 그러나 그는 비과학적이라는 방법 때문에 자주 무시를 당한다. 땅속의 세계를 발견해내는 일이라 손바닥 뒤집듯이 확인해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답답한 경우도 많다. 아무튼 그는 지하세계를 탐색하고, 아픈 사람들은 돌보며 그 특유의 길을 묵묵히 걸어 왔다. 어쩌면 그의 능력은 우리의 상식과 과학으로 재기에는 너무 앞서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