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22
진짜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
부산 금정구지회 정두심 지회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긴말이 모든 것을 말하진 않는다
정두심 회장
국장님 건강하시지예
거기도 날씨 좋지예
그냥 전화했심더
그렇다
살아가는데
주저리주저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은
그냥
알아주는 법이라고
부산의 멋쟁이 한 미용인은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가 구구절절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살이
됐다마
부산의 멋쟁이 미용인 이 한 마디
세상의 불협화음
다 이해시키기도 하고
잘 사는 길
잘 가르치기도 하고
사람 관계의 미묘함
사람 관계는 참 묘하다. 특히 미용계는 관계망이 좁아서 한 사람만 알게 되면 그 연관 관계가 거미줄처럼 엮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좁은 미용계에서 알만한 미용인인데도 서로 알지 못하고 지내왔다는 사실을 알고 놀랄 때도 많다. 그러니 사람이 사는 세상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정두심 원장을 처음 만난 때는 기자가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 미용계를 탐방하던 1990년대 후반이었다. 그때만 해도 미용계를 섭렵하겠다고 젊음을 밑천삼아 전국을 발로 뛰던 때였다.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지방 미용 꼭지의 부산 편 촬영 중, 부산대 앞에 있는 ‘대학로미용실’에서 작품 촬영을 했다. 대학로미용실을 정두심 원장이 운영하고 있다는 걸 그때 현장에서 알았다. 초면에 인사를 하고 작품 촬영에 들어갔다. 정두심 원장을 본 첫 느낌은 도도하면서도 붙임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시크했다. 그러나 촬영 중 간간이 작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진행을 해가는 데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작품 수준도 수준이려니와 일을 풀어나가는 모습이 명쾌했다. 촬영을 진행하면서 유능한 미용인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작품 촬영 후 저녁 식사를 하면서 미용계 이것저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미용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묘한 끌림이 있는 미용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렇게 정두심 원장에 대한 이미지는 형성되었고 ‘부산미용인’하면 대학로미용실을 떠올리게 되었다.
세계적인 모델 이혜경 씨의 추천으로 더욱 가까워져
사람 관계는 참으로 묘하다. 어느 날, 당시 세계적인 헤어모델로 명성이 자자한 이혜경, 선경 자매와 이태원에서 만나 즐거운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혜경, 선경 자매와 기자는 1996년에 워싱턴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지금까지도 만남을 계속 해오고 있다. 당시 많은 미용인 얘기가 오갔고 혜경 씨가 “부산에서 대학로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정두심 원장을 아느냐?”고 물었다. 기자는 “잠깐 만난 적은 있지만 친분이 돈독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혜경 씨는 자기가 만난 미용인 중에서 가장 의리 있고 인간적인 미용인이라며 기자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이미지도 좋았고 혜경 씨의 말을 듣고 보니 정두심 원장에 대한 믿음이 배가되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정두심 원장과 많은 대화와 촬영 작업을 같이 하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이후 혜경 씨의 적극적인 전화 연결과 기자의 사람 욕심으로 우리는 자주 통화하는 사이가 되었다. 물론 정두심 원장은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다만 짧은 대화 속에서도 미용을 사랑하는 마음과 진솔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지난 2018년 1월호부터는 뷰티라이프에 “정두심의 Styling Point”라는 꼭지로 업스타일을 지금까지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 3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연재하고 있으니 그 수고가 남다르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10년만 더하면 되지 않을까! 또한 2018년 4월에는 <도제교육 업스타일>과 <도제교육 커트> 단행본을 우리 잡지사에서 발행하기도 했으니 그 인연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1985년 미용에 입문
정두심 회장은 1985년 미용에 입문했다. 미용하기 전 (주)대우에 근무하면서 머릿결이 약하고 좋지 않아서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하고 직장을 다녔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두 번 꼭 미용실을 방문했으며, 미용실에서 흑백 미용 회보를 발견, 대기업의 사보처럼 여기며 먼 훗날 뷰티 산업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고 미용을 선택하게 되었다. 미용을 하기로 결심하고 과감히 면허 취득과 동시에 직원 3명과 함께 미용실을 시작했다.
처음 미용을 선택했을 때에는 직원을 두고 경영인을 꿈꾸며, 시작했는데 오픈과 동시에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각오로 그 당시 웰라의 기술교육 3개월 과정을 세 번씩 반복 교육을 받으면서 이론과 실기를 열심히 배웠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웰라 교육 수료 후, 브릿지 1가닥에 칠천 원의 요금을 받으면서 (지금의 발레아쥬 디자인) 정두심 원장은 전성기를 구가했다.
정두심 원장은 외부직원을 영입하지 않고 내부직원의 교육 시스템을 적용, 승급 시험을 통해 직원을 선발했으며, 90년 초부터 직원에게 4대 보험과 퇴직금을 적용하는 경영을 하고 있다. 진작부터 선진 미용 경영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용에 대한 열정과 신념으로 박사 과정 입학
뷰티 산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미용인들이 만학도의 길을 걷는 예는 많다. 정두심 회장 역시 부산대학교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하면서 석사는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을 할 수 있었다. 석사 졸업 후 박사과정을 입학하려고 하는데 당시 교수가 “정두심 개인은 훌륭하나 뷰티 산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부산대학교에서는 박사과정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뷰티 산업에 종사하는 소수의 사람이 박사과정을 원했지만, 지금까지 한 사람도 입학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정두심 회장은 최선을 다하여 미래 뷰티 산업의 가치를 교수에게 2시간 동안 말씀드리고 끝내 교수님의 허락을 받고 박사과정에 입학할 수 있었다. 미용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는 미용업계의 자존심으로 연결돼 있으며 이렇게 어렵게 공부한 만큼 국가정책에서도 소상공인의 미용인들과 함께 부산 중소벤처기업 정책협의회 위원으로 뷰티 산업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의미 있는 일상 생활 영위
정두심 회장은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으로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산업도시이자 관광지인 부산에서 고용노동부 우수 숙련기술자,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 소상공인 가급 강사로서 현장 교육에 전념하고 있으며, 또한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 부산광역시 금정구 지회장으로 관내 요양병원, 금정구청 아름다운 봉사단, 부산광역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봉사를 하면서 보람되고 소중한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귀면 사귈수록 인간미가 물씬 묻어나는 정두심 회장을 보고 있노라면 기자는 흥에 겨울 수밖에 없다.
정두심 회장 프로필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원 Ph.D.student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동아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2002 미용장
제37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미용 은메달
2002 부산지방기능경기대회 미용 금메달
2018 대통령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17 부산광역시장 표창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표창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장 표창
2006 금정구청장 표창
2016 제9회 부산광역시장배 미용페스티벌 대회장
2017 제10회 부산광역시장배 미용페스티벌 대회장
2013 한국미용페스티벌 헤어아트 금상
2015 국제 한국미용 페스티벌 고전머리 공모전 금상
2018 국제 한국미용 페스티벌 헤어아트 금상
1993 93뉴욕 I.B.S대회 뷰티풀피플 은상
93뉴욕 I.B.S대회 커트 동상
사)대한미용사회 유럽 챔피언십 국가대표
現 우수 숙련기술자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사) 대한미용사회 부산광역시 금정구지회 회장
부산광역자활센터 심사위원
소상공인진흥공단 가급강사
부산중소벤처기업청 정책협의회 위원
<뷰티라이프> 2020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