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씨 개입 재개발 차질 불가피

[정외철]

대출금 횡령과 정ㆍ관계 뇌물 로비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업자 김상진(42)씨가 구속되면서 그가 추진해온 각종 개발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분양 계획 미뤄질 듯

13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 연산동 재개발사업에 대해 시공사의 보증으로 금융기관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2천650억원을 대출해 준 상태이기 때문에 재개발사업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시행사의 실 소유주인 김씨의 구속으로 사업진행 일정은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이 사업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사전 환경성검토가 진행중이며, 조만간 그 결과가 부산시로 통보되면 해당 업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에 대해 시에서 타당성 심의를 하게 된다.

또 시행사가 마련한 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해 연제구도 비슷한 의견을 시에 제시했지만 아직 시의 최종 결정이 남아있는 상태다.

지구단위계획안은 2종주거지를 3종주거지로 바꾸는 것이 골자인데 이 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아파트 높이를 최대 15층으로 제한받아 수익성 부족으로 사업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모든 행정 절차를 끝내고 내년 초 분양을 시작하려던 계획은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시의 심의 결과에 따라 재개발 참여 업체들의 피해도 잇따를 전망이다.

업체들간 권리관계도 복잡

특히 김씨가 최근 측근을 통해 사업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재개발사업 관련 업체들끼리도 권한과 책임을 재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재개발 사업은 이래저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씨가 부산은행으로부터 680억원을 대출해 사들인 민락동 ＇미월드＇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해당 부지가 유원지에서 준주거지로 용도변경되기 위해서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와 공청회 등의 절차가 남아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특혜시비가 빚어지면서 심의 통과전망이 불투명하게 됐다.

이 곳의 용도변경에 대해 다음달 중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심의절차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숙박시설 건립 자체가 무산될 뿐만아니라, 용도변경을 전제로 이뤄진 토지 매매계약도 무효로 돌아가 위약금에다 지금까지 지출된 모든 비용을 지주인 미월드 측이 물어야 한다.

미월드 관계자는 "공원 옆에 아파트를 허가해 줌으로써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 서둘러 땅을 내 놨는데 이번 사건으로 매매가 무산되면 도산이 불가피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