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내게 이성적으로 무슨 대학을 가겠다고, 하시며 혀를 차셨다. 난 중학교 때 부터 계속 작가가 꿈이었다. 내가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것이 글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광주대학교 문예 백일장에 나가던 날 문학 아카데미 전단지를 받았다. 한달 정도만 다닐 생각으로 피아노 학원도 한번 다녀본 적없는 내가 난생 처음으로 학원에 돈을 투자했다. 선생님과 통화를 한 뒤에 얼마나 심장이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나도 막연한 꿈이 아닌 한 발 내딛었구나 하는 설레임과 보람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선생님께 산문 한편을 써서 냈을 때 선생님이 지적해 주신것은 정말 너무도 많았고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이미 내눈 앞에 거대한 산처럼 쌓여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문지원 선생님이 인터넷 채팅 때 예시로 써주신 글 구절들은 내 심장을 정말 두근거리게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배우며 필사를 소홀히 했던 나는 수시에서 떨어졌고 엄마는 날더러 공장이나 가라고 했다. 난 정말 공장 갈 생각도 하며 수능을 보았다. 결과는 모의고사 때 성적과 똑같았다. 선생님의 인터넷 반 합숙 제안을 듣고도 혹시 안되면 공장가지 뭐,하는 생각이었고 공장가서 돈을 벌어 글을 쓰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합숙을 신청했다. 그런데 최금진 선생님이 나에게 되풀이되는 가난의 대물림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평범하게 살아도 상관 없다는 내 생각은 너무도 세상을 만만히 본 철부지였던거 같다. 난 가까운 지방대라도 갈 생각으로 글을 썼다. 하지만 점차 실력이 늘어갈 수록 대학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솔직히 내 성적으로는 어림없는 단국대를 정시에 썼다. 고등학교 담임선생님도 단국대는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말리셨다. 단국대는 문학아카데미 선생님이 수없이 내 주신 주제 중에 우물이 주제로 나왔다. 우물은 내가 처음으로 선생님께 '좋네'라는 소리를 들었던 시였다. 그리고 난 단국대에 합격했다. 한신대도 내가 써오던 시가 아닌 산문이 나왔음에도 선생님이 며칠동안 지도해 주신 덕에 놀랍게도 합격했다
언어 5등급 외국어6등급으로 대학에 합격하기까지 매일 밤 늦게 차로 집에까지 바래다 주신 최금진 선생님과 문지원선생님. 정말 짧은 기간동안 내 글을 키워주신 부모님 같은 분이시다. 합숙 기간에 하루 일과라곤 필사하고 글쓰는 것밖에 없어 사실 그리 힘들지 않았음에도 선생님은 집 떠나 고생한다며 자주 먹을 것도 자주 사주셨다. 학원생들도 모두 착하고 친절했다.(착하고 귀여운 수지, 내 엠피에 많은 노래를 담아준 친절한 경화, 너무 재밌는 하나..ㅋㅋ,나의 이야기들을 들어준 인터넷반 효정이, 같은 단국대 학생 착한 혜린이, 그리고 나의 합숙생 자주 우는 서경이! 글 열심히 쓰는 후배들 모두들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오빠 언니들도 너무 감사했구요)
그리고 문지원 선생님 최금진 선생님은 이번년도만 들어서도 상을 매우 많이 받으셨다. 그만큼 실력있으신 분들이고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도 누구보다 최고라고 생각한다. 난 이번 년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면 단연 문학아카데미에 다닌 것이다.마치 키높이 신발을 신은 듯 자신감이 생겼다. 일상에서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까지, 세상을 좀 더 넓게 내려다 보고 허리를 굽혀 좀더 자세히 바라볼 줄 아는 시각을 찾아준 문학아카데미.
글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광주 문학아카데미에 관심을 가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