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수! 우리 교회에 좀 오래 다니신 분이라면 다들 기억하실 이름이며, 최근 그의 소식이 뜸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윤수의 어머니이신 신점옥 집사님의 허락을 받아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얼마 전 내가 근무하는 요양병원 6병동에 윤수가 입원하게 되었다. 어릴 때, 근육의 단백질이 차츰 사라져 결국 온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질병인 ‘근이양증’이란 진단을 받고 집에서만 생활하던 윤수였다. 이젠 어엿한 23세의 청년이 되어 있다. ‘횡경막 탈장수술’, ‘요로결석수술’ 등 그 외 여러 가지 요인으로 수술도 많이 했었다. 1년 전에는 위출혈과 구토, 설사, 탈수 증상으로 서울대 중환자실에 두 달 입원하고 그 후 일반 병원에서 지내다가 퇴원했지만 반복되는 질환으로 인해 집으로 가지 못하고 바로 우리 요양병원으로 오게 되었다. 가지고 온 짐만 봐도 ‘오랜 병원 생활을 했구나’ 바로 알 정도로 의료용품, 생활필수품, 옷가지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한 가득 챙겨왔다. 홈벤델레이더(인공호흡기)를 통하여 호흡을 하고 수시로 흡입기로 가래도 빼주어야 하며 케모포트(중심정맥관)을 통해 수액과 약물을 공급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4~5년 전까지는 신집사님이 윤수의 콧줄도 직접 삽입했다는데 지금은 PEG튜브(복벽에 구멍을 뚫어 위장까지 연결시키는 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 받고 있다. 현재 윤수의 지능 상태는 예닐곱 정도라고 하며 노트북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등 여가 시간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하연 피부에 눈이 유난히 크고 이쁜 윤수는 오상고등핚교 2학년 재학중이며 순회 선생님이 일주일에 두 번 방문하여 수업을 하고 있다. 여자 선생님을 더 좋아한다는데 요즘은 남자 선생님이 방문하고 계신다. 키는 145CM, 몸무게 28KG,정도로 왜소하지만 목소리는 변성기의 고딩처럼 굵고 저음이라 사나이다운 면이 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그가 하는 소릴 잘 못 알아듣지만 그의 어머니는 다 알아듣고 일일이 따뜻하게 대응을 해 주며 그들만의 정다운 대화를 나눈다. 윤수는 우리 병원에서 환자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많으신 좋은 주치의 선생님을 만났고 환자케어에 짐심인 똑똑한 수간호사를 만나 잘 지내고 있다. 23년을 윤수에게 사랑과 헌신을 쏟고 있는 신점옥 집사님은 하나님께서 윤수에게 보내준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천사’이다. 신집사님은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라고 하셨다. 언제 봐도 밝은 표정, 긍정적 마인드, 너무나 아름다운 분이시다. 윤수의 삶에 모든 것이 되어 주시는 신집사님을 보면서 나의 삶이 좀 부끄럽게 느껴진다. 오늘도 윤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 그 옆에는 언제나 엄마 신점옥 집사가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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