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형식과 관련하여
원장님의 태권도 인생은 참으로 다채로울 뿐만 아니라 경이롭습니다. 원장님과 함께 인격의 깊이가 나아가며 인연을 이어가면서 무궁무진 샘솟는 깊은 산 속 옹달샘을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장님의 傳記전기를 생각했을 때, 태어나셔서 지금까지 모든 것을 담기보다 태권도와 관련하여 태권도 입문부터 국기원 원장에 이르기까지 태권도 관련 이야기만 담는 것이 보다 집중적이고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 이야기만으로도 입문과 사범 없는 獨學期독학기, 장수군을 뒤흔든 사범 생활, 육군행정학교에서의 사범과 다른 무술 학습기, 미동국교와의 인연, 미동초등학교에서의 활약상, 오스트리아 해외파견사범 생활, 뒤늦은 대학생활,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개막식 시범, 개방 이전의 공산권 국가에서의 목숨 건 세미나, 일본 시범과 미국 시범의 에피소드, 대학원 도전과 계명대 교수 생활, 행정가로서 국기원 이사와 원장의 도전, 수많은 해외 세미나와 국내 세미나 등으로 태권도와 관련한 모든 부문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였으며, 태권도 사범으로서 뿐만 아니라 심판, 경찰서 위촉 사범, 육군사관학교 교관, 대학 교수, 국기원 행정가로서 혁혁한 공적을 쌓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원장님의 傳記전기로써 오로지 태권도와 관련하여 집중하여 최대한 자세히 심도있게 드러내고자 합니다.
원장님의 태권도 기록은 문서와 사진으로 많이 남아 있어서 이야기를 구성하는데 큰 어려움을 없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살아있는 글로 구성하느냐에 집중할 때, 기록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원장님의 태권도 활동과 관련하여 대학원 논문으로 시도된 바도 있지만, 지극히 일면만 담고 있기에 전체적인 태권도 활동사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인가를 재확인하여 새롭게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장님의 본격적인 사범 생활을 장수군 경찰서 위촉 사범 시절인 10대 후반부터 둔다면 거의 50여년 넘게 함께 경험한 제자들과의 인연을 새롭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야말로 원장님의 활동을 목격한 최초의 사람들이며 원장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억하는 제자들이며, 원장님의 말씀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여 삶의 자양분으로 만든 원장님의 분신입니다. 원장님께서 무심결에 했던 말씀을 소중하게 간직하여 영원의 말씀으로 남길 수 있는 소중한 기록자인 셈입니다. 원장님의 살아있는 말씀을 기록으로라도 조금이라도 생동할 수 있도록 하고자 제자들과 원장님 간에 주고 받는 대화체로 전기를 구성하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원장님의 전기는 수많은 제자들이 등장하여 원장님께 질문할 것입니다. 물론 이 질문은 원장님의 태권도 인생에서 의미있는 사건을 지목할 것입니다. 원장님의 답변에 이를 함께 경험한 추억이 있는 제자가 보다 심도있는 질문을 추구하면서 보다 심층적인 태권도 이면을 재구성할 것입니다. 가령 장수군에서 인연이 된 제자는 원장님보다 연배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분들과의 태권도 수련이 이후와 어떻게 달랐는지, 얼마나 시행착오가 많았는지를 조금이라도 드러낸다면 태권도 수련에 있어서 과거를 복원하고 추억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후 군대에서 만난 제자들의 질문을 통해서 군대에서 수련기는 어떠했는지를 究明구명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미동국교에서 만난 제자들은 72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34년간 최소한 3천명이 넘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88서울올림픽 이후 성인 시범단 단장을 맡은 이후로 본격적으로 정예로운 사범들을 배출시키면서 제자들이 또 얼마나 많은 질문을 가지고 있을까요? 계명대 교수로서 만난 학생들 또한 원장님의 귀한 제자들입니다. 해외 세미나는 물론 국기원 사범 연수와 세미나에서 만난 제자들 또한 태권도에 대한 절박감에 있어서 귀중한 질문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질문을 정리하여 적절한 답변을 조직한다면, 원장님의 태권도 일대기를 보다 풍성하고 심도있게 구성하리라 기대합니다.
문답식의 전기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매우 오래된 형식입니다. 공자의 전기인 <논어>가 제자들과 스승 공자와의 문답식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서는 어떤가요? 이 역시 4명의 제자가 예수님의 말씀을 적절히 배치하여 더 오래 살아 숨쉬도록 편집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 또한 스승 소크라테스와 제자들과 논적들간의 대화를 엮은 책입니다. 모두 古典고전으로 불후의 명작이 된 것은 살아있는 대화를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원장님의 수많은 제자들을 등장시켜 태권도 一代記일대기를 생동하도록 구안하고자 합니다.
제자들을 제가 상상해서 구상하지만 원장님께서 적절한 질문을 구상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는 제자로서 원장님 입장을 짐작하고, 원장님께서는 제자 입장을 헤아리셔서 좋은 질문을 주시면 글이 재미있게 굴러가리라 기대합니다. 대화체에다 원장님께서 구비한 사진을 적절히 배치하면 증거자료로 사실감을 부여하여 뚜렷한 시각 자료로 다가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원장님의 편안하고 다가오는 탁월한 구어력을 조금이라도 반영할 수 있다면 문답의 대화체가 원장님의 태권도 이야기에 가장 적절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지난 사건이지만, 제가 수련 모임을 요청했던 까닭은 이번 전기를 쓰기 위한 적절한 환경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수련 모임에서 만나는 다양한 제자들과 면담을 통해 보다 많은 이야기 자료를 확보하여 선별하기 위해서 원장님 몰래 사고를 친 것이었습니다. 원장님의 용서와 더불어 보다 깊은 뜻을 이해했기에 원장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더욱 커졌습니다. 제 마음은 확고합니다. 원장님을 지극히 인간적이지만, 태권도에서만큼은 聖者성자, 英雄영웅, 敎育者교육자로 깊이 추구할 것입니다. 원장님께서 허락만 하시면 저는 매일 조금씩 쓸 것입니다. 그리고 매주 원장님께 확인받고 부족한 부분은 퇴고하고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저 역시 지금이 적기이고 원장님께서도 그러신 것 같아 미루고 싶지 않습니다.
원장님께서 살아 계실 때 드러내는 책이기에 저자는 원장님과 원장님의 모든 제자들로 귀속시키고, 책의 대표 저자는 원장님으로 둘 것입니다. 책에 관한 모든 책임은 원장님께 두는 것이 제자들 모두의 마음일 것입니다. 저는 원장님의 탁월한 제자들과 함께 원장님께 감사하는 글 한줄과 제 이름을 남기는 것으로 영광으로 삼고 싶습니다. 이후에 원장님의 전기가 계속 쏟아져 나오는 거름이 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글 쓰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저도 글을 계속 정련해야 하기에 퇴고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시도하고자 합니다. 원장님께서 원하시는 글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계속 주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글의 형식과 관련하여 원장님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금요일 뵐 때, 말씀 주시면 계속 조정하겠습니다. 원장님의 고결하고 숭고한 태권도 인생에 글이라도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퇴고 밖에 없습니다. 늘 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금요일 뵙겠습니다. 제자 민기식 드림
* 이 글 역시 초고라 제가 퇴고하고 복사하여 금요일 가져가겠습니다. 대체적인 것만 짚어주셔도 제게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