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 허리의 건강 상태가 궁금하다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때는 내가 잠잘 때 취하는 자세를 돌이켜 보면 된다. 수면 자세에는 허리 건강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모로 누워 자는 자세는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자세다. 새우처럼 웅크리거나 엎드려 자는 자세는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요통 환자 대부분은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가장 흔한 요통 원인인 허리근육이나 인대가 삐거나 비틀려 생기는 요추부 염좌만 보더라도 가장 우선적인 치료는 휴식을 취하면서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허리 건강에 좋은 수면 자세와 생활 습관 및 기상 후 스트레칭법에 대해 알아보자.
수면 자세가 말해 주는 허리 이상
우선, 반듯이 누워 있을 때 허리 밑으로 손이 들어가지 않으면 척추후만증, 반면 손이 너무 쉽게 들락거리면 척추전만증, 무릎을 높게 세우고 자는 것이 편하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고 난 후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면 목디스크일 수도 있다.
모로 누워 자는 자세는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자세다. 허리 통증 때문에 허리를 펴기 힘든 이유다. 이 자세는 어깨근육과 척추의 비틀림을 유발시켜 요통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새우처럼 웅크리거나 엎드려 자는 자세는 척추관 협착증 환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똑바로 누워서 자면 다리가 저려 무릎을 굽히고 쪼그려 자는 것이 더 편하다. 따라서 웅크린 수면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허리에 좋은 수면 자세
허리 건강에 좋은 수면 자세는 천정을 향해 얼굴은 똑바로 하고 양발은 쭉 펴 어깨 넓이로 벌리고 양손을 몸에 가볍게 붙인 모습이다. 이는 척추가 똑바로 정렬된 자세이다. 옆으로 누워서 잘 경우에는 베개를 벤 상태에서 무릎을 조금 구부리거나 무릎 사이에 베개를 껴 척추의 비틀림을 방지한다.
또 베개를 벴을 때 경추(목등뼈, 목뼈)의 C자형 커브를 유지하도록 한다. 반듯하게 누워 잘 때의 머리 높이는 6~8cm가 적당하고, 옆으로 잘 때는 어깨 높이를 고려해 2cm 정도 높인다. 노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목 교정 베개는 경추가 꺾일 위험이 있기 때문에 특히 목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사용에 주의한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금물이다. 엎드려 자면 척추가 등 쪽으로 젖혀져 목과 허리에 압력이 가해진다.
요통 환자들이 조심해야 할 시간대?
평소 요통이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것을 많이 경험한다. 잠자는 동안 같은 자세가 오래 유지되면 척추 주변 근육이 굳어지면서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기 쉬워진다. 따라서 자고 일어난 후 부주의하게 행동하면 굳어진 허리에 충격을 가해 응급요통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 응급요통이란 일상생활 도중 갑자기 허리에 심한 통증이 발생해 특정 자세를 취하기 어려워지며, 자세를 바꿔도 이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잠을 깨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지 말고 기지개를 쭉 펴는 등 스트레칭을 해 준 후 일어나도록 한다. 자세는 몸을 비스듬히 해서 바닥에 한쪽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난다. 또는 몸을 한쪽 옆으로 돌려 누운 다음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일어나 허리의 충격을 줄인다.
건강한 허리를 위한 생활습관
▲ 아침에 샤워하면서 머리를 감는다. 머리를 감을 때는 인위적으로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된다. 머리가 긴 여성의 경우 샴푸, 린스를 사용하면 머리 감는 데에만 10여 분이 소모된다. 3~5분 정도 세수나 양치를 하는 것보다 긴 시간이다. 머리는 가능하면 아침에 감지 않는다. 아침에 머리를 감아야 한다면 서서 샤워를 하면서 같이 감는다. 샤워기의 따뜻한 물로 인대와 근육을 풀어 주며 선 자세에서 머리를 감으면 요통을 예방할 수 있다. 세수나 양치질을 할 때에도 허리를 많이 굽히거나 숙이지 않는다. 세면대를 붙잡고 서거나 한쪽 발을 받침대 위에 올리는 등 무게 부담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며 씻는다.
▲ 아침 흡연, 모닝커피는 피한다. 잠에서 깨면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거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요통 환자는 이를 삼가야 한다. 흡연은 담배의 일산화탄소가 척추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디스크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뼈로 가는 무기질의 흡수도 방해해 척추의 퇴행을 촉진한다. 커피도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가게 해 디스크나 인대 등이 손상되기 쉽다.
▲ 운전 시 허리를 등받이 전체에 닿도록 한다. 막히는 출근길에서는 운전 시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우선, 의자나 등받이를 운전대에서 멀리 두지 않는다. 앉을 때는 엉덩이를 밀어 뒤에 빈 공간이 없도록 깊숙이 앉는다. 무릎은 60도 정도 굽히는 것이 좋다. 지하철이나 버스 이용 시에도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켜 앉는다.
▲ 허리에 통증이 있을 때는 온찜질을 한다. 허리 통증이 느껴질 때에는 해당 부위에 핫팩 등으로 온찜질을 해 근육의 긴장을 풀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단, 40도 이상의 고온은 피하고 시간도 한 번에 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또 찜질 시간이 너무 길면 허리와 골반 주위에 있는 근육이 과도하게 이완돼 오히려 통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 통증 풀어주는 아침 스트레칭
아침에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자는 동안 굳었던 몸을 풀고 하루를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평소 요통이나 디스크가 있는 사람들에게 아침 스트레칭은 필수다.
간단한 스트레칭 방법을 소개한다.
①우선, 양 발을 어깨넓이로 벌리고 선다. 양손을 깍지 낀 채 양 팔을 머리 위로 올린다. 허리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유지하며 상체를 오른쪽으로 천천히 기울인 뒤, 잠시 멈췄다가 천천히 제 자리로 돌아온다. 반대편도 시행한다.
②엉덩이 뒤로 양 손을 깍지 끼고 양쪽 어깨를 뒤로 모아 아래로 당긴다. 이때 목에는 힘을 빼고 어깨가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 자세는 척추 주변 근육이 이완되고 뻐근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 준다.
* 도움말: 신규철 /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고도일 / 고도일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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