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 가수를 알까나 모르겠다만..
김광석씨가 나랑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1. 중학교때 다니던 학교에서 경기도 포천에 있는 베어스 타운으로 스키캠프를 갔어. 1987-1988년로 넘어가는 겨울인 걸로 기억이 나는데. 우리 레크레이션 강사로 왔었던 사람이 바로 김광석씨야. ^^ 그 때는 잘 몰랐지. 노래를 해주는데 어린 나이지만 노래를 너무 잘하는 것이야. 감동 받았지. 이렇게 노래 잘부르는 사람도 있구나. ㅡ.ㅡ; 가수 해도 되겠는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만간에 판 나온다고 슬쩍 알려주시더라고. 팀 이름이 동물원이라고. 그리고 그 앨범에 타이틀 곡을 불러준거야. 그 노래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뭐 듣고 또 뻑갔지. 꼭 판 사야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그렇게 유명한 가수가 될 것이란 생각까진 못했지만. 그래도 여튼 내 기억에는 아주 강렬하게 남아있는 분이었어. 노래실력도 실력이고 서글서글한 이미지와 털털하고 재밌는 말들이..
2. 판이 나왔어. 금방 유명해지더라고. 너무 노래를 잘하니까. 판에 있는 대부분의 노래들이 히트를 쳤지. 라디오, TV 모두 많이도 이 사람의 음악을 다뤘어. 그 때, 난 참 미리 그 분의 음악을 아주 쉽게 맛보기를 했었더랬지.
3. 그래서 계속 그 분의 음악을 많이 듣고 컸는데. 특히 내가 군입대하기 직전에 당시 여자친구하고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서 이 분의 노래 다시 부르기란 타이틀의 콘서트를 보고 군대를 갔고 '이등병의 편지'를 듣고는 참 가슴이 많이 아렸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얼마 안지나서 나는 '속세에 미련없어요'란 말을 집에 남기고 입대를 했고 ㅡ.ㅡ;ㅋㅋㅋ
4. 보니까 올해도 이 분의 기일을 맞아서 학전 소극장에서 후배 가수들이 추모 공연을 벌였다고 하더라고. 하기사 학전 소극장은 고인이 1000회 이상 라이브를 한 장소이니. 가서 보면 그 분의 모습을 새겨놓은 벽도 볼 수 있을거야.
5. 근데 군 입대를 하고 상병도 한참 꺾여가던 차에...갑자기 96년도 새해 벽두부터 이 분이 자살 소식이 들려오더군. 나름 상당한 충격이었어. 잘 모르는 사람도 자살을 했다면 움찔하는데..심지어는 아주 사적인 인연은 아니었을지언정 내가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했었던 사람이 그렇게 갔다는게 믿기질 않았더랬지. 그게 1996년 1월 6일이었네. 유독 그 해는 새해벽두부터 자살 소식이..서지원이란 당시 소녀들을 많이 울리던 ㅡ.ㅡ; 가수도 갑자기 자살로 세상을 등지고.
6. 내가 그 분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노래를 들으면 그냥 인생이 보여. 인생이 느껴지고. 그리고 정말 나의 이야기, 내가 무의식 중에 했던 생각을 딱 맞는 가사와 멜로디로 읊어내신다는데 있지. 군 제대 후 나중에 2-3년 지나고 나서 이 분의 서른 즈음에란 노래를 다시 들었지. 이 때 들으니 또 왜이렇게 다르게 다가오는지. 서른이 될려면 시간이 더 남았었지만 어찌나 가슴에 와닿던지. 그 이후에 한 해 한 해가 지날 때마다 듣는 이 분의 음악은 그 때마다 다가오는게 달라서. 여튼 내가 커오면서 잊을 수 없는 가수지.
7. 내 친구는 이 분을 너무 좋아해서 1월 6일마다 집에 소주를 한 잔씩 테이블에 두고 이 분을 나름 개인적으로 추모하면서 음악을 몇 곡 듣고는 하는데. 한 번들 들어보시라고. 그냥 살아 생전에 노래 하던 모습 한 번 올려본다. 아직들 어려서 이 분의 음악이나 인생을 읊조리는게 가슴에 와닿거나 느껴지길 할까나 싶지만..다들 즐감하시구려.
8. 기일이 막 지났지만..갑자기 그 분의 사람 좋은 웃음 소리가 떠오르네.
첫댓글 아우....이 야심한 밤에 갑자기 센치해지네여....'명곡'이라 부르져. 이런노래를... 샘 안주무세여??
일하는디..ㅡ.ㅡ;;; 내일 시험볼 꺼..만드는 중. 우웨~ ㅡ.ㅡ;
내일 뵙겠습니다...수고많으세여.. 휘릭~~~
저도 김광석 좋아 해요... 왜 죽었을까....아까운 분...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 "김광석" - 제 MP3 에 있는 몇 노래들중 거미와 함께 유일한 우리나라 뮤지션이죠. 자주들어요
김광석 - 사랑했지만, 서지원 - 내눈물모아, 서른즈음에'박효신'이 리메이크한 것도 좋아합니다. (가창력) 목소리 자체가 아름다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