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어린 시절에 탈장을 앓았다. 처음에는 사타구니에서 시작된 탈장이 고환으로 밀려나 고환외부 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했다. 군입대하여 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고나서야 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사회생활을 하던 중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번에는 왼쪽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 발생하였지만, 그냥 지내던 중 배가 몹시 아파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니 맹장이 터지기 직전이란다. 의사선생님께 왼쪽에 탈장이 있는데 함께 수술을 할 수 있는가 문의를 하니 마침 맹장수술은 오른쪽이니까 함께 수술을 해도 된단다. 지금은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탈장은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린다.(동철)
장이 복막 밖으로 튀어나온 탈장 탈장은 배 속의 압력이 높거나 복벽이 약해져 장이 복막 밖으로 튀어나가면서 생긴다. 복막은 복부내장을 싸고 있는 막이다. 복막 내부의 압력인 '복압'이 올라가면 내장이 복만 밖으로 잘 튀어나간다.
복압이 올라가는 요인은 다양하다. 비만 또는 변비가 있을 때나 오랫동안 서서 일하거나 무거운 짐을 자주 들 때 복압이 올라간다. 잦은 기침도 복압 상승의 원인이다. 선천적 또는 노화 때문에 복막벽이 약해져도 탈장이 쉽게 잘 생긴다.
탈장은 성인의 5%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탈장은 통증이 거의 없고 눕거나 손으로 누르면 배 속으로 다시 들어가므로 무심코 넘겨버릴 수 있다. 하지만 탈장된 장이 꼬이면 괴사가 일어나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성인은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 가장 많다. 서혜부에서 시작된 탈장이 고한으로 밀려나면 고환외부 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른다. 고한을 통해 나타나는 탈장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장이 정관 옆 틈새로 빠져 고환쪽으로 내려가는 간접 탈장과 약해진 복벽을 밀고 나와 고환을 압박하는 직접 탈장이 있다.
탈장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 성인 탈장 치료는 보통 복막을 원상 복구시킨 뒤 벌어진 틈을 인공막으로 막아주는 수술로 끝난다. 복막에 생긴 틈은 저절로 낫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절개 부위를 줄여 빠른 회복을 돕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한다. 보통 배꼽, 하복부 중앙, 치골상부 세 곳에 구멍을 내어 수술을 시작한다. 최근에는 배꼽과 하복부 중앙 두 곳만 구멍을 내는 복강경 수술법도 개발됐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복강경수술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탈장 이외의 추가 질환 또는 장폐색 등의 합병증이 의심되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 후 복강경 수술을 할 것인지, 개복 수술을 할것인지 결정한다. 벽강경 수술은 전신마취 또는 국소마취를 한다. 복강경 수술은 2박 3일 이내, 개복 수술은 3박 4일 이내의 입원 시간이 필요하다.
탈장 수술 뒤 관리법 탈장치료를 받고 퇴원하면서 바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이 완전히 제자리를 찾는 3주 정도까지는 복압을 올리지 않게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우선 올바른 식생할 습관으로 복압을 올릴 수 있는 비만과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담배는 복부 근육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므로 금연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탈장은 쉽게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이 어렯지 않아 완치가 빠르다.
탈장으로 진단을 받으면 적시에 수술을 받아 삶의 질을 높이고 괴사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아기도 탈장? 남자아기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탈장은 고환의 생성과 관련이 있다. 고환은 임신 8주경에 만들어져 임신 8개월까지 음낭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성장과정에서 고환이 이동한 복막벽은 자연스레 막히는데 이 구멍이 열려 있을 때 압력이 상승하면서 탈장이 된다. 아기가 울거나 변을 볼 때 고환과 서혜부(사타구니)를 관찰하면 볼록 튀어나온 모습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잠을 잘 때는 볼록함이 없어지므로 탈장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수술은 어른과 달리 인공막으로 틈을 메우지 않고 늘어나 있는 복막만 묶어주면 된다.
탈장이 되면 장은 늘어난 복막이 만든 길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지만 늘어난 복막은 원상복구가 안되기 때문이다.
소아는 늘어난 복막을 묶어주는 고위결찰술이라는 간단한 수술로 탈장이 되는 길을 차단한다. 성장하면서 복벽의 틈이 없어지므로 성인처럼 틈을 메우지 않아도 된다. 소아는 1cm 정도의 작은 절개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받고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가 강북삼성병원 손병호 외과교수를 방문 작성한 기사를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