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주인공들 한자리에 모이는 날
조선의 왕. 왕비들이 모여 대화합의 축제을 펼친다.
아들을 지독하게 미워한 아버지 태조이성계, 형제를 죽이고 왕의 자리를 쟁취한 태종 이방원,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
숙부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 불변의 성군 세종. 재위 9개월인 인종. 52년간 왕을 한 영조, 나라를 일본에게 넘겨준 순종등
모두 차별 없이 한자리에 모인다. 동서남북에 흩어져 있던 혼령들이 고이 간수한 곤룡포를 꺼내 입고 종묘로 모인다.
사중드는 궁녀없이 손수 화장을 하고 최대한 화려하게 입고 종묘에 들어선다.
남편과 함께 입장하는가 하면. 홀로 입장하기도 한다.
애증은 모두 떨치고 온화한 웃음으로 들어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위패에 조용히 앉는다.
500년 역사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후손들의 예를 받는다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고황제는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고 왕궁의 동쪽에 종묘를 건립하고 서쪽에 사직단을 세웠다
정전(正殿)은 건평 1270m로 조선시대 단일 목조건물로는 세계적으로 그 규모가 가장 큰것으로 추정된다.
영녕전(永寧殿)은 종묘의 별관이다.
세종때 중앙에 태묘(太廟) 4칸, 동서에 협실 1칸씩 6칸으로 지어졌으나 임진왜란때 불타버려 광해군 즉위년에 10칸으로
현재는 16칸으로 증축하였다
정전에는 19실 49위
영녕전에는 16실 34위가 있다
영녕전에는 정종. 문종, 단종, 경종,등 왕권이 미미했던 왕과 추존왕들이 모셔져 있다
정전이 축제의 메인스타디움이라면 영녕전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합숙소 같다
종묘는 뛰어난 건축미와 600년 넘도록 이어져 내려온 제례행사등의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2001년에는 종묘제례 및 제례악이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당사자가 정당성에 결함이 없어야 종묘에 위패가 모셔진다.
개인의 영광이자 후손의 자랑이다.
연산군. 광해군은 종묘에 위패가 없다.
영조가 그토록 애를 썼지만 어머니 숙빈 최씨를 왕후로 추존하지 못했다
따라서 자격 미달로 신주가 종묘에 봉안되지 못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국립현중원에 묻히려면 자격요건을 갖춰야한다.
종묘제례는 왕조 조상들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조선왕조에서 지내는 여러 제사 중 가장 규묘가 크고 중요한 제사다
그래서 종묘대제(宗廟大祭)라고도 한다
왕릉 별로 지내는 제향이 개별 제사라면, 종묘제례는 합동제사다
조선조 최대의 국가행사였다
종묘대제는 본래 사맹삭(四孟朔)이라 하여 춘하추동 사계절의 첫달과 납월(臘月)이라 하여 12월에 날을 잡아 1년에 5번 지내고
영녕전의 제례는 봄, 가을로 1년에 두번 지냈다
지금은 통합하여 양력 5월 첫째 일요일에 지낸다.
제사의 의미도 있지만 문화유산 보존 및 재현의 의미가 크다
종묘대제~~
종묘대제는 신을 맞이하는 절차~ 신이 즐기는 절차~ 신이 베푸는 절차 ~ 신을 보내는 절차로 진행된다.
정전 남신문에서 축함을 모시고 신로(神路)를 따라 들어오면 제례가 시작된다.
이때 초헌관인 임금이 소차에서 나와 정전으로 이동한다.
제관들도 손을 씻고 정해진 자리에 선다. 신을 맞는 절차는 신관례로 부터 시작된다.
하늘에 계시는 혼백을 모시는 의식으로 향을 3번 피우고 술(율청주)를 3번에 나누어 관지통에 붓고 신께 선물로 흰비단 폐를 드린다.
천조례는 신을 위해 상을 차리는 절차다
제향에 쓰는 소,양,돼지의 생간과 피. 좁쌀을 기름에 버무려 쑥과 함께 태운다.
땅에서 자란 동식물을 봉헌하는 의식을 통해 국가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
신이 즐기는 절차는 초헌례로 부터 시작된다.
초헌관인 임금이 첫잔인 예제를 드리면 제관이 축문을 읽는다.
역대 왕들께 받들어 올리는 한 잔 술에 최대 정성을 담아 백성과 왕실의 번영을 축원한다
아헌례는 세자난 영의정이 두번째 잔을 올린다.
종헌관은 세번째 잔을 올린다. 3번에 나눠 잔을 올리는것은 최고의 정성을 의미한다.
종묘대제에는 음악과 무용이 수반되어 분위기와 위상을 높인다.
종묘제례악은 중요무형문화재 제 1호다
제례악 중 보태평 1곡과 , 정대업 11곡은 세종이 직접 지었으며 , 이후 세조가 고쳐서 완성한 곡이다.
서양음악사에서 제례악은 17세기 바로크시대에 시작되었다
종묘제례악은 이보다 200년 앞섰다
신이 베푸는 절차를 음복례하 한다. 조상신이 들었던 술과 음식을 후손이 나누어 먹는다.
종묘대제의 마지막 절차는 신을 보내는 망료례다
종묘에 머물던 왕. 왕비들의 혼령이 떠날 시간이다. 제사에 사용된 폐와 향을 태울 때 타오르는 연기와 함께 떠난다
내년을 기약하며 뿔뿔이 떠난다.
동구능. 서오능으로 향하는 혼령들은 관광버스로 함께 가면 될것이고.
정종과 신의왕후는 남북 경계병의 눈치를 보며 휴전선으로 넘어갈것이고
영월까지 가야하는 단종은 서둘러 떠나야 할것 같다.
죽음은 최대의 법문이다
대규모 화합의 축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