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봄이다. 주택가를 걷다보면 집집마다 대문 위나 화분에 흙을 깔고 쌈 채소나 간단한 작물을 심어놓은 것을 종종 볼 수 있게 된다. 도시의 틈새 흙이나 빈터를 이용하여 올해는 봄, 여름철 밥상 위에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채소들을 한번 올려보자. 주말농장이나 근처 텃밭이 힘들다면 베란다의 화분에라도 생명과 자연을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래 글은 도시농업위원외에서 발간한 「도시농업, 생태텃밭 가꾸기」에서 일부 발췌, 보충하였다.
베란다 텃밭 만들기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어 텃밭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좁은 공간이지만 베란다를 잘 이용하면 채소거리는 충분히 자급할 수 있다. 베란다를 이용하려면 간단하게 스티로폼을 이용해 화단처럼 꾸미는 것도 좋고, 그 외 나무상자를 이용해 화단을 만들면 된다. 화분일 경우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깊은 화분을 구하는 것이 좋은데 채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게 자라기 때문이다.
베란다를 밭으로 꾸미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배수와 거름이다. 상자가 준비되었으면 물길을 위해 구멍을 내주어야 하는데 일반 밭처럼 고랑을 팔 만큼 면적도 나오기 않기 때문에 베란다 밭의 배수는 잔돌과 모래나 마사토를 이용하면 된다. 즉 밑에는 잔돌을 깔고 그 다음엔 마사토나 모래를 깐 다음 흙을 덮으면 된다. 거름은 반드시 완벽하게 발효된 것을 써야 하는데 베란다와 실내가 바로 붙어 있어서 잘못하면 냄새와 벌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화분일 경우 배수판(네트)을 깔고 그 위에 부직포를 한 겹 깔고 받침대를 반드시 해주어야 베란다가 지저분해 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잔돌과 마사토 위에다 얇게 보통 흙을 깐 다음에는 부엽토를 깔고 거름을 섞은 흙을 덮는다. 흙은 약간 모래기가 있는 게 좋다. 흙과 모래와 거름의 비율은 4:1:1정도면 된다. 여기에다 숯가루를 섞으면 더욱 좋은데 모래와 같은 비율이면 된다. 이렇게 해서 만든 밭의 깊이는 최소 30~50cm가 좋다. 잎을 먹는 채소들은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기 때문에 30cm여도 무방할 것이나 당근처럼 깊게 내리는 것을 심으려면 50cm는 해야 할 것이다. 대략 두께의 비율을 잡자면 흙 20cm, 부엽토 5cm, 돌과 모래 5cm정도이다. 씨앗 한 봉지에 개수가 많기 때문에 너무 욕심을 내면 나중에 솎아주기도 힘드므로 적당히 심으려면 모종을 사서 심는 것이 좋다.
*부엽토 구하기 산에 가서 낙엽을 10cm 정도 걷어내면 그 속에 거뭇거뭇하고 푸슬푸슬한 게 나오는 데 이것이 부엽토이다. 흙과 풀의 중간단계로 미생물이 많이 살고 있다.
옥상 텃밭 만들기
베란다 텃밭 만들기와 원리는 같다고 보면 된다. 다만 옥상은 바닥의 방수처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과 밭을 만들었을 때의 늘어날 하중을 고려해야 한다. 옥상이 넓다 해서 무조건 밭을 넓게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스티로폼이나 화분을 이용해 만드는 방법과 화단을 만드는 방법이다. 방수와 하중의 문제만 없다면 넓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밭처럼 꾸미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흙의 깊이를 충분히 조성해 주어야 깊게 파고드는 고구마 같은 것도 심을 수 있고 포도나무 같은 나무도 심을 수 있다. 그래서 나무와 들꽃과 작물이 함께 어우러진 멋진 옥상 텃밭을 만든다면 아주 훌륭한 정원을 갖게 될 것이다.
마당 텃밭 만들기
단독주택에 마당이나 화단이 있다면 이만한 문전옥답도 없을 듯 하다. 마당은 거의 조건이 밭과 같아서 베란다와 옥상과는 조금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흙으로 된 마당은 노지의 밭과 흙의 조건이 비슷해 보통 밭 만들 듯이 고랑과 두둑을 만들면 된다. 마당이 콘크리트로 덮여 있는데다 걷어버리기 힘든 조건이라면 베란다와 옥상 밭 만들기처럼 해야 할 것이다.
자재 구하기
(사)흙살림(www.heuk.or.kr)과 (사)유기농업협회(www.organic.or.kr)를 방문하면 완숙퇴비, 액비 등 유기농자재를 구할 수 있다. 모래나 마사토는 화분집에 가면 살 수 있다. 숯가루는 참숯 파는 곳에서 구할 수 있다. 베란다와 옥상으로 흙을 옮기려면 그 무게가 보통이 아니다. 화분집에 가면 인공으로 만든 가벼운 흙을 구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