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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월)에 베로니카께서 오전부터 석원씨를 모시고 피부과, 안과, 내과를 다니면서 진찰을 받게 하고 약을 타고 그렇게 입원 준비를 했습니다. 베로니카 가게에서 점심을 먹고, 병원생활에 필요한 물건들 전부 챙겨드리고, 병원에서 쓸 용돈까지 꼼꼼하게 챙겨드리고 오후 2시에 입원수속을 했습니다. 거의 여섯 달을 입원해서 알콜 치료를 하면 혹사당했던 간이 많이 좋아질 것입니다. 제발 술로부터 해방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석원씨의 치료를 위해 저도 동참했습니다. 술을 안 마시기로 했습니다. 이제 나흘째가 되었습니다.
23일 저녁에 민들레 식구들과 함께 용동 큰우물 칼국시집에 갔었는데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서 경동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고등어구이와 제육붂음을 시켰는데 주인 아저씨께서 보쌈과 쌈채소를 그냥 선물로 주십니다. 정말 푸짐하게 맛있게 저녁을 잘 먹었습니다.
석원씨가 입원했기에 이제는 아침 일찍 국수집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래도 신이 납니다. 요즘은 르프라비아노형제님께서 호텔 주방장 솜씨를 보여주시기에 손님들이 참 행복해졌습니다. 손님들이 음식이 맛있으니 많이 드시고 또 손님들이 반찬을 많이 드시니 반찬을 많이 만들어야 하고... 신납니다.
8월 24일(수)에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동네 작은 식당을 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와서 눈물을 흘리십니다.
노숙자들 때문에 장사도 안되고 못 살겠다고 합니다.
어느 무료급식소에 가서 항의했더니 자기들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젊은 노숙자들에게도 밥을 주는 민들레국수집에 가서 항의하라고 했답니다.
참 가슴아픕니다. 일등만 기억하는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살기는 참으로 아픈 세상입니다. 꼴찌들에게 밥을 그냥 주니 더 게을러지고 술이나 먹고 행패를 부린다고 합니다. 세상에...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이 술에 중독이 되어 비참하게 살아갑니다. 술에 중독되어 이슬만 찾는 사람이 밥 먹고픈 마음이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노숙자라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마음들. 전두환 정권때처럼 삼청교육대나 끌고가지 하고 바라는 사람들... 노숙자들에게도 인권이 있나고 비웃는 사람들...
어제 민들레의 집 식구 한 명이 왔습니다. 나이 마흔입니다.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입니다. 거의 석달을 수원역에서 노숙을 하고 지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 좋겠는데 거주지가 없으니 방법이 없습니다. 옥련동으로 선호씨가 모셔다 드렸습니다.
8월 25일(수) 비가 내립니다. 손님들이 어떻게 지내실지 걱정입니다. 오늘은 우리 손님들께 푸짐하게 대접할 수 있는 날이어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어제 저녁에 고마운 분께서 동태를 푸짐하게 정육점 재호씨에게 맡겨놓고 가셨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좋아하시는 동태탕을 해 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고맙습니다.
오늘은 제가 제일먼저 국수집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여덟 시입니다. 곧이어 르프라비아노 형제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곧이어 재찬씨과 왔습니다. 또 안드레아 형제와 조선생도 오셨고 곧이어 선호씨와 장로님도 오셨습니다. 그 다음에 신 선생께서 왔습니다. 또 영임자매님이 오시고 계속 오셨다가 거들고 가시고 그러면서 잔치집처럼 되었습니다.
고마운 자매님께서 벼르고 별러 쌈장과 젓갈 그리고 쑥을 듬뿍 넣은 떡과 고추장을 해서 카트에 잔뜩 싣고 오셨습니다. 그런다음 상추 씻어주시고 반찬 만드는 것 거들어 주시고 그러시다가 점심을 드시고 가셨습니다. 참 멋지십니다.
오늘은 모니카와 함께 화수동 성당 신부님께 인사드리러 다녀왔습니다.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은 요즘 초등학생들이 개학을 해서 아기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십니다. 참 멋집니다.
민들레희망지원센터에는 요즘 온종일 있는 회원들이 오십 명이 넘어섭니다. 그렇게 많이 모여있는데도 평화스럽습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간단하게 발표하면 장려금 삼천 원을 드리기에 민들레희망지원센터에는 요즘 독서 열풍이 불었습니다.
9월 4일(토)에는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에서 두번 쨰 "민들레 진료소"가 열립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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