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란 말만 듣어도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겨울의 초입 12월, 또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다. 훈훈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지나간 한 해를 반성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설계를 하면서 겨울바다로 떠나보자.
순천만을 향해 튀어나온 해안마을로 깨끗한 바닷물과 다도해 섬들이 점점이 박혀있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특히 썰물 때 화포 해변가에서 보이는 고흥반도, 여수반도 사이의 여자만, 순천만 바다의 광활한 갯벌 풍경은 백미다.
특히 요즘같은 겨울이면 이곳에서는 꼬막과 바지락 조개를 캐먹으려는 철새들과 그들을 막으려는 어민들의 치열한 생존권 다툼이 벌어진다.
순천의 대대포구는 갈대밭으로 유명하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사진작가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찾는 이들이 엄청나다.
반면에 순천시 별량면의 화포 앞바다는 깨끗한 바다에 보리피리 소리가 들리는 듯한 순박함을 지닌 조용한 해변이다. 화포로 가는 해안도로 언덕 전망대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조그마한 초가지붕을 볼 수 있다.
순천시 별량면 학산리의 해변가와 초가집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한다. 밀물때나 썰물때도 나름대로 아름다운 멋이 풍긴다.
요즘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아와 초가지붕과 아름다운 갯벌과 조화를 만들어내기위해 카메라 셔터소리가 요란하기 한다. 해안가의 아름다운 초가지붕과 해변이 지금도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또한 이곳은 또한 환상적인 낙조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있다.
자∼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순천만 화포 해변가에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갯바람을 맞으면서 묵은 한 해를 반성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설계해 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본격적인 추위가 불어닥치는 모양이다. 씽씽부는 바람을 이기고 순천시 별량면 학산리 일대의 화포 앞바다로 향했다. 수확이 끝난 들녘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순천만 입구로 들어서자 간간히 철새들이 하늘을 수놓으면서 비행을 하는 모습이 눈이 들어온다.
마침내 화포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화포 갯벌은 광활하기 그지없다. 잠시 구경을 하고 전망대 아래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은 아주 가파랐다. 바닷가에 조그마한 초가지붕이 보였다. 보잘것은 없지만 화포앞바다 갯벌과 어울려 아주 멋진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리저리 들러보면서 사진촬영을 했다. 때마침 한 할머니가 반겨주었다. 집 옥상에 올라가서 촬영을 하면 좋을것 같아서 옥상에 좀 올라가지고 하니 허락을 하셨다.
이 집에서 60여년을 살아온 임공엽(78)할머니는 “요즘 우리집 초가집을 촬영하기위해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면서 “무슨놈의 보잘것없는 초가집을 촬영한다고 야단법석이여서 너무 귀찮을 정도라고 하시면서 웃음”을 뛴다.
임 할머니는 “이곳에서는 일출도 아주 아름답다”면서 “다음부터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입장료라도 받아야겠다”면서 농담조로 말을 건낸다.
이곳은 전형적인 시골 어촌 풍경이다. 초가지붕옆에는 그네가 있다. 그네를 타면서 시원스럽게 펼쳐진 갯벌을 볼 수 있다. 한 폭의 영화장면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또한 의자에 앉아서 갯펄을 바라보는것도 아주 멋지게 보였다. 그리고 고기를 구워서 먹을수 있는 불판까지 준비되여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시래기를 말리기위해 대롱대롱 메달려놓고, 거기에 메주를 달아놓은 퐁경이 아주 시골스러운 우리네 농촌풍경이다.
화포의 바다는 풍경이 아니다. 바다 아래의 땅 갯벌에서 평생을 살아낸 사람들이 몸으로 떠받치는 바다가 화포에 있다.
화포(花浦)를 직역을 하면 “꽃 피는 포구”쯤 될 것이다. 화포의 원래 지명은 쇠리다. 쇠는 소의 그 지역 사투리이다. 화포 인근에 우명마을과 와우마을 등 소와 관계 맺은 지명들이 몰려있고, 화포가 소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거의 확실해진다.
오래 전부터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쇠리와 화포가 동시에 쓰였지만 쇠리를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몇몇 문인들을 통해 알려진 지명 화포가 유명세를 타면서 이제는 거의 화포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마을 이름은 화포가 등을 맞대고 기대 서 있는 봉화산과 꽃등에서 유래했다.
봉화산은 고흥 마복산에서 타오르는 봉화를 순천에 전하던 봉화터로 봄이면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났다. 화등 아래의 포구에서 화포라는 지명이 태어난 것이다.
화포는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3km 밖까지 갯벌이 드러난다. 지형적으로 수심이 낮아 포구가 들어설 수 없다. 해변에는 포구 대신 70여 년 전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해 수 차례 보수공사를 거친 방파제만 놓여 있다. 외지의 큰배들은 들어오지 못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 방파제가 포구의 구실을 했다. 포구 아닌 포구가 지명으로까지 옮겨 간 셈이다.
갯벌을 통해 화포 사람들은 삶을 이어왔다. 넓은 갯벌에서는 참꼬막, 맛, 피조개 등이 난다
해변에 꼬막 무더기를 가득 채운 것은 끊임없이 파도가 밀려드는 바다도, 갯벌도 아니다. 일명 “뻘스키”를 타고 갯벌을 누비며 잡아온 참꼬막을 해변에 앉아 쉴 새없이 까낸 화포 아낙네들의 손길이다.
화포마을 바로 앞 갯벌은 마을사람 공동 재산이다. 그러나 해변에서 1km 정도를 벗어나면 갯벌도 주인이 따로 있다. 겨울이면 그 갯벌에서 때아닌 전쟁이 일어난다. 순천만으로 몰려든 철새와 어패류를 지키기 위한 마을 주민들 간 생존권 싸움이다.
화포에는 황새, 흑두리미,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등의 겨울 철새들이 끊임없이 몰려와 꼬막이며 바지락을 캐먹는다. 주민들은 그것을 막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새들과 사투를 벌인다.
화포에는 논밭이 거의 없다. 간신히 마을 사람들의 식량 정도만을 만들어내는 땅뙈기가 마을 가장자리로 붙어있을 뿐이다. 화포 사람들은 오로지 바다에 의지해 질긴 삶을 이어 왔다. 갯벌의 꼬막도 커다란 삶의 밑천이지만 화포에서 잡히는 고기도 맛 좋기로 인근에 명성이 자자하다.
화포 아낙들과 더불어 화포에는 또 하나의 꽃이 있다. 화포 가서 눈에 못 담고 오면 마음까지 허전해지는 일몰이 그것이다. 화포에서 만나는 해는 바다로 지지 않는다. 드문드문 물고랑이 패인 드넓은 갯벌 속으로 해가 진다. 해가 남긴 하루의 마지막 파장은 바닷물을 머금은 갯벌 위에서 붉게 물든다.
화포의 일몰은 긴 하루를 마감한 마을의 저녁 불빛과도 겹친다. 고단한 하루를 끝내는 심정은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요하고 편안하게 가라앉은 불빛들 속에 해변 마을 화포의 또 다른 일몰이 있다.
갈대숲을 지나 갯벌로 나가보자. 순천만의 물이 빠지면 끝없는 갯벌이 펼쳐진다. 아낙네들이 뻘배를 타고 꼬막을 캐는 동안 이제는 철새가 된 백로 몇 마리가 목을 길게 늘어뜨린 채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숨은 꼬막이나 짱뚱어가 나오길 기다리는 백로의 모습이 마치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 같다.
갈대숲에서 빠져나온 물길 주변은 서서히 살이 붙어가는 짱뚱어의 놀이터. 가슴지느러미를 활짝 편 채 뒤뚱거리는 못생긴 짱뚱어가 무척 앙증맞다.순천만 갯벌을 더욱 멋지게 만드는 것은 일몰과 일출. 어선 한척이 썰물을 기다리며 비스듬이 누워 있는 가운데 검은 갯벌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와온포구 해넘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일출은 순천만 전망대라 불리는 화포가 제일. 순천만 물길이 들고 나는 것은 물론 벌교 앞바다까지 탁 트인 전경을 조망할 수 있어 해돋이 때가 아니더라도 순천만에 반한 여행자들이 즐겨찾곤 한다.
푸른 물결로 출렁이는 갈대숲, 백로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짱뚱어들이 갖은 폼을 잡는 갯벌, 아침 저녁으로 그 넓은 갈대숲과 갯벌을 태우는 햇살. 순천만은 참으로 매력 있는 여행지다.
가는 길 : 호남 고속도로 타고 순천 나들목-팔마체육관을 끼고 우회전-벌교 방면 2번 국도-별량면 상림 쪽으로 좌회전 후 5분 정도 직진하면 화포에 닿는다.
먹을 거리: 순천시 장천동에 대원식당(한정식, 갈비찜 등 061-744-3582)
첫댓글 가보지못한곳인데... 사진과 설명이 너무 잘 되어있어 마치 다녀온것 같아요. 꼭 한번 다녀와서 사진을 올려 놓을께요.
저는 갈대가 막피어 오를때 다녀왔는데~다~피었을때보다 더~아름다웠던것 같아요~다만 전망대를 오를때 더워서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은 아름다움 이 한층 더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