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운동사
한국 정교회, 한국 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
한국정교회 대성당 2002
* 본 내용은 성 니콜라스 대성당 암브로시오스 주임신부의 강연 내용과 함께 보다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모스크바 한인선교사회 소속 남정우선교사의 “동방정교회의 특징”이란 글을 수정 편집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1. 정교회란 무엇인가
동방 정교회라는 용어는 고대 에큐메니칼 7개의 공의회들에서 정의된 신조와 예배의식을 지켜오는 기독교회를 지칭하는 말이다.
'올바른 믿음/가르침' 혹은 '올바른 예배'라는 의미의 "오르쏘독씨아"는 희랍어를 사용하는 기독교 세계에서 이미 언급한 바 7개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들에 의하여 정의된 참 신앙을 보존한 공동체나 개인을 가르키는데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동방 정교회의 전례서나 미사경본에 나와 있는 그들의 공식 명칭은 "정통 카톨릭 교회"이다.
하지만 이 동방 정교회가 콘스탄티누스 로마제국의 황제가 330년 수도를 콘스탄티노플로 옮긴 이후 동 로마제국 및 비잔티움(콘스탄티노플)과 맺고 있는 역사적 관계로 해서 영어로는 관례상 이 교회를 가리켜 "동방 교회(Eastern Church)" 혹은 희랍 문화유산과 맺고 있는 관계로 해서 "희랍 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라고도 부른다.
한국 정교회의 시작은 1900년 2월 17일 서울 정동에서 러시아 선교사 크리산토스 쉐헷콥스키 신부가 처음으로 성찬예배를 봉헌함으로써 한국정교회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교회 대분열 이후(1054년) 동방 정교회는 지리적으로 로마를 중심하여 볼 때, 주로 동부 지역을 중심하여 발전하였기에 중세기에는 모슬렘, 몽고의 침입 그리고 근세기에는 공산주의의 박해 속에서 수많은 고난을 겪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하여 동방 정교회는 서방 교회와 다른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사실,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의 분열(1054)은 어느날 갑자기 생긴 사건이 아니라, 주후 1세기부터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기독교회가 발전해 나오던 초기 시대부터 발생한 동(東), 서(西) 교회 간의 소외 관계가 중세시대까지 계속되면서 점점 악화되어 폭발한 사건이었다.
여기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정치적 사건 뿐만아니라 언어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도 그 불화의 요인 중 한 몫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정교회를 소개하였던 암브로시오스 주임신부는 로마 주교(교황)의 권력에 대한 야심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였다.
분열 이후 서방 교회는 1517년 종교개혁을 통해 천주교와 개신교로, 그리고 동방교회는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됨으로 지역 거점이 러시아로 옮겨져 오늘날까지 이르러 있다.
2. 정교회가 추구하는 에큐메니칼 (일치와 연합)
암브로시오스 주임신부의 강연에서도 이미 드러났듯이 정교회가 추구하는 에큐메니칼은 정교회 중심의 일치운동이다.
하지만 왜 그러해야 하는가?
그것은 정교회가 추구하는 에큐메니칼 기본 기조에 그 이유가 있다.
다음 네 가지가 바로 정교회가 추구하는 에큐메니칼의 기본 기조이다.
첫째, 정교회가 사도적 신앙의 중심에 서 있으므로 정교회를 중심으로 일치운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교회가 시종일관 제시하는 세계교회 일치의 기본방향은 계시된 진리를 온전히 보존 전승하여 내려오고 있는 "하나이며 거룩하며 사도적이며 보편적인 교회"의 전승에 기초하여 교회 일치를 추구할 것을 주장한다.
이것은 1054년 대 분열이 있기 전에 교회가 보존해 오던 전승, 즉 7개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의 결정사항들과 교회교부들의 가르침을 따라서 세계교회 일치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7개의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 결정사항들을 중심하여 일치운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현대 에큐메니칼 운동에 있어서 사도적 신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그 사도적 신앙의 근본을 담지하고 있는 니케야-콘스탄티노플 신조를 중요시하고, 해석의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
넷째, 에큐메니칼 대화와 다른 교회와의 만남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상호갱신을 위한 축복의 기회로 삼는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정교회 중심의 일치운동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교회 없는 에큐메니칼은 존재할 수 없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교회와 개신교는 얼마나 어떻게 다른 것일까?
3. 정교회의 신학적 특성을 통한 개신교와 정교회의 차이 이해
정교회 신학의 기본적인 특징은 신학자의 사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학을 위한 규준적 자료설정에 의하여 잘 드러난다. 따라서 다음의 내용은 바로 그것이 될 것이다.
첫째 정교회 신학자는 다마스커스의 요한(John of Damascus,?675-749) 이 남긴 말 "우리는 우리의 선조들이 설정해 놓은 영원한 경계선을 옮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수용하고 지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는 말 가운데서 자신의 사명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져야 한다(Ecclesia est semper reformanda)'라는 기본 기조 속에서 신학을 하는 개혁 교회 신학자의 성향과는 다른 보수적 전통적 성향의 신학적 특징을 정교회 신학자들은 보여준다.
둘째는 정교회 신학자는 성경과 325년 제1차 니케야 에큐메니칼 공의회로부터 787년 제7차 두번째 니케야 에큐메니칼 공의회까지의 고대 에큐메니칼 교회공의회의 결정사항들을 중심한 교회전승을 신학과 신앙활동의 규준적 자료로 삼는다.
그러므로 66권 신,구약 성경 만을 신학과 신앙 활동의 규준적 자료로 삼는 개혁교회 신학과는 다른 특징들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특징을 지니는 정교회 신학은 한마디로 거룩한 전승에 기초한 신학이다.
여기서 정교회가 말하는 거룩한 전승이란 성경(Bible)을 말하며, 신조(Creeds)를 말하는 것이며, 에큐메니칼 공의회 결정사항들(Decrees), 교부들의 저작물(the writings of Fathers), 교회 규범(Canons), 예식서(the Service Books), 그리고 성화(Icons) 등 7가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여러 세대에 걸쳐서 정교회가 형성해온 교리, 교회정치, 예배의식, 영성, 예술 등의 총제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승에 대하여 정교회는 거의 절대적인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전통을 변함없이 보존하여 다가오는 세대에 그대로 전승시켜 주는 것이 정교회의 고귀한 사명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정교회의 신학적인 특징은 이러한 전승의 구체적인 내용들, 그리고 전승에 대한 그들 자신의 관점과 해석에 따라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정교회가 말하는 전승이란 또한 정교회가 거의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7개 고대공의회 결정사항들이라고 하는 거룩한 전승(Holy Tradition)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은 개혁교회가 거의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성경(Holy Scripture)과 병행되는 (parallel to Holy Scripture)것처럼 보이지만, 7개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들 가운데서 니케야 공의회(325), 니케야-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 에베소서 공의회(431), 칼케돈 공의회(451)의 결정사항을 개혁교회도 동방 정교회와 동일하게 권위 있는 것으로 이미 수용해 왔으며, 이후 제2 콘스탄티노플 공의회 (553), 제3 콘스탄티노플 공의회(680)의 결정사항은 4차에 걸쳐 결의된 기독론적 내용을 재강조한 공의회이기에 개혁교회가 동방 정교회가 가장 권위 있게 수용하여 지켜오고 있는 7개 공의회 결정사항들 중에서 6개는 이미 받아들인 것이다.
단지 제7차 제2 니케야 공의회 결정사항 중 성상숭배에 대한 가르침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의 강연 중 암브로시오스 주임신부가 왜 성화(icon)를 그토록 강조하며, 그것을 중심으로 정교회와 개신교, 그리고 천주교를 구분지었는가를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출처: 교회사 공부하기 2004 글: 살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