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한다는 사람이...
어제는 숙대입구에 있는 다시서기 센터에 봉사를 갔다.
다시서기는 성공회에서 노숙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여기서는 아침과 저녁식사가 제공되는데
우리 서울 봉공회에서 도와주는 일은 저녁 식사 때 반찬을 담아주고 설거지를 도와주고 있다.
우리에게 배정된 봉사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 각 교당에서 오셨는데.. 한분이 오지를 않았다.
7명이 하는 일을 6명이 하려니.. 오늘은 나 혼자서 설거지를 해야 하네.. 생각했다.
저녁을 배식하기 전 관계된 직원들과 함께 봉사자들이 먼저 저녁을 먹는다.
밥을 먹는데 우리 봉사자가 뛰어왔다. 준비하고 나오면서
' 내 것두 좀 담아다 주지... 한다. '
나는 속으로 아차! 했다. 늦어서 다른 직원들 보기도 민망했을텐데..그 분에게 미안했다.
알고 보니.. 연세가 있으신데도 다른데서 봉사를 하고 여기를 오시는 분이었다.
항상 다른 사람보다 일찍 오시는 분인데 오늘은 일이 있었던가보다.
나는 밥을 남보다 늦게 먹는 편이라 빨리 먹어야할 때는 참 힘들다.
때문에 무심코 챙길 것을 잊고 밥만 먹고 있었던 것이다.
나 뿐 아니라 6명 모두 그 말을 듣고 공연히 미안해 했다.
봉사를 한다는 우리가... 늦어서 어쩔 줄 모르고 뛰어온 사람을...
더구나 같은 봉사원 식구를 챙기는 작은 배려심도 없으면서 무슨 남을 위한 봉사를 한다고...?
다시서기 봉사는 12월부터 어제가 3번째,
몸이 좀 우선하고 일도 좀 수월한 편이라서 시작했지만 봉사자의 마음자세부터 다시 배우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진숙 (원불교 안암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