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첫,처음이라는 단어는 소중하고 오래 기억되는것 같다..
첫눈..
첫사랑..
첫만남..
첫인상..
내가 머리털 나고 나서 처음으로 내 돈을 들여..
구입했던 음반이 바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이었다....
예과1학년 단풍이 아름답게 들던..어느 가을날..
창준형을 졸라서
지금은 없어져 버린 전대 근처의 중고 음반점을 찾았다...
당시 나는 음악의 문외한 이었기 때문에;.....ㅡㅡ;;
당연히 창준형에게 추천 음반을 의뢰(?)했고
창준형은 바이올린을 배우는 나에게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파르티타 음반과
핀커스 주커만 (주빈메타 지휘)의 차이코프스키/멘델스존 바협 음반
두 음반을 추천해주었다....
집에 와서 전축에 음반을 넣고 곡을 주욱 들었는데..
1악장의 주 선율 멜로디와
2악장의 멜란콜리한 선율이 어찌나 마음에 와닿던지....
한동안 그 곡만 계속 반복해서 들었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인터넷을 통해..여러 책을 통해
음악을..클래식을 조금씩 알아갔던게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실연으로 이곡을 처음 접한것은
예과2학년 5월18일...
광주시향과 협연한 김현미씨의 연주였다....
김현미씨..바이올린 한사람이면 누구나 알듯한데..
스즈키 바이올린 교본 사면 딸려있는 CD 연주한 분..바로 그분 이다..
그날은 학동에서 무등제가 있었기에 더욱더 기억이 난다..
다른 사람들은 성영형 캠송 나가신다기에
가서 응원하고 있는데
창준형이랑 나는 팔자좋게 공연을 보러 갔었다..ㅋㅋ
지금이니까 이렇게 말을 하는거지
그땐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공연을 다녀와서
관반 사람들과 합류했는데
기윤이 형이 서운해 하셨던게 기억이 난다..
공연은 좋았냐고 물으시면서...
그래도 관반 모이는 자리인데 늦게 와서야 되겠냐고..하셨는데..^^;;;
기윤형 얼굴 보고싶다...쩝쩝
바이올린 협주곡은 무수한 명곡이 있으며
대략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면
그중 유명한,명곡 4개를 뽑자면
차이코프스키.브람스.베토벤.멘델스존의 바협을 꼽는다..
물론 브루흐.생상3번.비외탕.엘가 바이올린 협주곡..랄로 스페인 교향곡
등...무수한 명곡이 존재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위에 4곡 가운데 멘델스존의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D major 곡이다..
바이올린이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낼수 있는 조성이
D major라고 누군가 했던게 기억이 난다..
D 음은..바이올린의 두번째 현인데.....
이야기가 잠깐 샜는데..
처음 이 곡을 실연으로 접했던 제작년5월에....
엄청 놀랬다..사람이 저런 테크닉을 구사할수 있단말인가..
게다가 그걸 작곡한 작곡가는 뭐란 말인가..
그리고는 이 곡의 스코어를 사서 바이올린 파트를 봤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상당한 기교를 요구하는.....곡이었다..
당시 받은 정신적 충격은 상당해서
학동으로 오면서 창준형한테
"저걸..어떻게 사람이 연주할수 있는지"라고 경외로움을 표시했더니
창준형 曰 "예고애들도 많이 연습하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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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이 처음 작곡 되었을때..
유명 작곡가의 작품이 몇몇 그렇듯..
이곡도 "연주가 불가능"한 곡이라며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다고 한다..
실망한 차이콥스키는 이 곡을 3년 동안이나 발표하지 않고 묻어두었는데,
아돌프 브로드스키라는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이 곡을 칭찬하면서
발표할 것을 적극 권하여 1881년 12월에 빈 필과 한스 리히터의 반주로
브로드스키에 의하여 초연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초연당시의 평은 무척 나빴다고 한다.
지휘자나 오케스트라 단원들부터 이 곡에 호의적이지 못했고
브로드스키의 완성되지 못한 기교는 청중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으며,
결정적으로 독설가였던 평론가 한슬리크는 이 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혹평하였다.
"우리는 천하고 품위없는 얼굴만 봤고 거칠은 고함소리만 들었으며, 싸구려 보드카의 냄새만 맡았다. 프리트리히 피셔는 짜임새없는 그림을 비평할 때 '보고 있노라면 냄새가 나는 그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차이콥스키의 이 곡은 음악작품에도 들어서 냄새가 나는 작품이 있을수 있다는 두려운 생각을 우리에게 처음으로 알려주었다."
차이콥스키는 실망을 금치 못했으나 이 곡의 가치를 굳게 믿고 있던
브로드스키는 유럽 각지에서 이 곡을 계속 연주하여 결국 청중들의 인기를 얻는데 성공하였고, 그리하여 이 곡은 많은 공로를 가진 브로드스키에게 헌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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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하고 인기있는 곡이라
라디오를 통해서도 여러번 이 곡을 접하였는데..
올 초에 개봉되었던 "투게더"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또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다..
"투게더"는 중국 영화인데,
주인공인 천재 소년 바이올리니스트 "샤오천"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뒷바라지 해주는 아버지를 찾아가기 위해
콩쿠르를 포기하면서
베이징 역에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을
연주하는
마지막 장면...정말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