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한기옥
포도 익거든 놀러오세요
언덕 아래 하얀 집 여자
지날 때마다
발길 붙드네
시간이 화살촉처럼 흘러가버린다면 좋겠어요
우리 물 같아
좋을 이야기들
지겹지 않을 웃음들 떠올리면
꿈결인듯 따듯해져요
포도송이마다 줄멍줄멍
매달아 놓은 내 마음 자릴
그러나 도무지 포도나무는 본 체 만 체
오늘도 짓궂게 딴청만 부리네
야속해라
포도 한 알 혀끝에 대보니 시큼해 눈도 못 뜨겠네
서운해 하지 말아요
그대 그리움을 한참 더 익히세요
바람 한 점 없는데
포도넝쿨이 출렁
푸른 잎새를 뒤집네
첫댓글 시화작품을 교체하고 싶어서 시를 다시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