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출발시간이 되어 서서히 움직였습니다. 내 좌석 20번은 윗쪽이어서 올라가서 NIV 영문 성경 테이프를 틀고 눈을 감았습니다. 잠이 들었는데 배가 불편해서 새벽이 되어 화장실을 다녀왔습니다. 잠깐 눈을 감은 것 같았는데 벌써 열차가 마드라스에 도착했습니다. 아마도 되게 피곤했던 것 같습니다. 마드라스에 내려서 걱정이 되는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제대로 플랫폼 번호를 알아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찾기가 어렵지 않고 쉬웠습니다. 열차 이름이 코로만델 익스프레스(Coromandel Express) 9시 5분발 열차는 안내소 앞에 번호를 붙여 놓아서 찾기 쉬웠던 것입니다. 플랫폼도 1번 홈이었습니다. 약간의 미심쩍은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이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어제 뱅갈로 시에서 잠을 푹 자긴했지만 중간에 속이 안좋아 일어난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마음이 긴장되어 피곤한 것은 둘째였습니다.
내 좌석 번호는 21번인 것을 확인하고 역내에 있는 자리를 찾아서 앉았습니다. 내 좌측에 두 사람이 앉아서 장시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사람은 계속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은 이따끔 응수를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내 앞쪽에는 나이든 여자들이 사리를 입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 중간에 젊은 청년 하나가 끼어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아침에 쓸어 모아두었던 쓰레기 무더기가 있었는데 치우지를 않아서 파리 떼가 무리를 지어 앉아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 장시간, 무려 1시간 30분 정도를 앉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우측의 사람이 떠나고 젊은 청년 하나가 왔는데 무슨 책을 꺼내서 읽고 있었습니다. 무슨 책을 읽고 있는가 싶어서 봤더니 신약전서를 읽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그에게 What is this?하고 물으니 그는 Bible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Are you a Christian?하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맞은 편 여자들과 남자 하나가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나이든 중년 남자가 껴서 식사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나는 오전 8시쯤 되어 플랫폼으로 갔습니다. 거기 1번 플랫폼에서 6시 30분 경에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웬 인도 노인네들이 물을 한 양동이씩 얻어와서 세수 및 아예 목욕들을 합니다. 할머니들은 유방도 다 보이고 남자들은 팬티를 들먹이며 목욕을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진풍경은 인도이니 가능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 숫자는 대략 200여명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이렇게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 노인네들이 단체로 어디를 가기 위해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8시 40분이 넘어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 열차가 들어왔고 승차가 시작되었습니다.
내 좌석은 Coach No 1이었고 좌석번호는 21번 좌석이었습니다. 가서 앉으려니 이미 사람들이 와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내게 하는 말이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했습니다. 환자가 있어서 자신이 돌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게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나는 처음에 영문을 모르고 있다가 앰뷸런스라고 쓰여진 사람들이 환자를 큰 요에 운반해서 자리에 누이는 것을 보고 이해를 했습니다. 아마 그 환자는 중환자로서 큰 수술을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조금 있다가 내가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했고 환자가 누워있는 침대칸 윗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사람들이 내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각자 자리를 잡았습니다. 나도 위에서 자리를 잡고 짐을 놓고 잠시 누웠는데 곧 바로 시트가 와서 깔아 놓았습니다. 아랫쪽의 사람들이 아침 식사를 함께 하겠느냐고 물어서 나는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신학교에서 싸준 샌드위치를 꺼내서 물과 함께 먹었습니다. 정 선교사님이 싸준 샌드위치와 삶은 달걀 그리고 최선교사가 싸준 샌드위치를 때를 맞춰가면서 비스켓까지 다 먹어버렸습니다. 먹고 다시 누웠는데 속이 좋지 않아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했습니다. 몇번 왔다갔다 하니 속이 괜찮아졌습니다. 속이 안좋아서 화장실을 자주 드나들게 되면 괜시리 걱정이 됩니다.
나는 기차를 타고서 영문성경 테이프 두개 가량을 들었습니다. 이제 내가 들어야 할 영어 성경 테이프는 두개 가량만 남겨 놓았습니다. 공동서신서와 계시록 테이프만 들으면 끝나는 것입니다. 밤이 되어 잠이 들었고 새벽 일찍 일어났습니다. 열차칸의 냉방을 심하게 틀어놔서 감기들 것 같이 매우 추웠습니다. 열차 승무원이 제공한 담요와 내가 가지고 다니는 것까지 모두덮었지만 여전히 좋지를 않았습니다. 아침에도 일어나 세수를 하고 용변을 보니 속이 후련해 졌습니다. 객실로 곧바로 들어가기 보다 열차 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인도의 농촌과 평원은 항상 같습니다. 드넓은 평원에 논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야자수가 논들 사이에 쭉 펼쳐져있습니다.어떻게 보면 무척 풍요로운 느낌이드는 땅들입니다. 도시를 방랑하며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농촌에 와서 아직 개간되지 않은 땅을 개척하면 떳떳하게 먹고 살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과 그래도 인도의 농민들이 도시의 빈민이나 거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니 인도가 이 만큼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아침의 햇살을 느끼며 밖을 쳐다보다가 객실로 들어갔습니다.
환자가 있다보니 어디 마땅히 앉을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를 배회했습니다. 오후 1시가 넘어서 나는 환자의 아들에게 캘커타에 로이 선교사의 아파트가 있는 지역이 어디인가를 물었더니 캘커타 남쪽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캘커타 하우라 역에서 거기까지 택시비가 60루피가 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