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터넷으로 식품 장보는 곳은 주로 아이쿱생협, 한살림인데요,
얼마 전에 메밀싹이 있길래 주문했더랬어요.
처음 보는건데, 생긴게 너무나 여리여리 이쁘고 맛스러 보였거든요.
집에 배달된 메밀싹을 열면서 조금 좌절의 순간을 경험하긴 했지만, 나름 싱그러운 맛으로 잘 먹고 있어요.
-메밀싹 머리마다 까만 메밀껍질이 하나씩 다 매어달려있고 그것을 조심조심 하나씩 다 벗겨냈다는...
삼십분쯤 걸렸어요.-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딱히 아무런 맛이 없는 것 같으면서 품격이 느껴지는 재밌는 맛! ^^
어떻게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라도 날까....하고 바라보니 샐러드가 가장 어울려보였어요.
그리하여 오늘 아침, 밥을 하고 버섯을 들깨가루 넣고 볶고, (버섯들깨가루볶음 덮밥)
냉장고에 있는 쌈채소들 꺼내어 샐러드 만들기 돌입.
쌈채소는 먹기 좋게 썰었구요,
- 메밀싹의 날씬한 기럭지와 어울리도록. *^^* 메밀싹은 숙주나물의 1/3~4정도의 굵기에 생긴건 숙주나물같이 보여요.
사과 역시 가늘고 길게 껍질째 채썰고, 드레싱! 드레싱이 중요하지요.
봄이랑 어울리는 상큼한 맛을 떠올리며 만드는 기린표 샐러드 드레싱.
집어든 게 조선간장(진간장도 좋아요) 밥수저로 3~4. 매실청 그 절반.
그리고 새콤한 맛을 위하여 제가 집에서 주로 애용하는 게 하나 있는데요,
이거 비장의 무기인데 말할까요 말까요...ㅎ~!
바로 제주도산 영귤즙이에요. 식초랑 다른 맛, 레몬즙과도 다른 맛.
신선하고 상큼한 신맛이 너무 에쁜 맛이 나서 좋아요.
영귤즙 두 봉지(한 봉지래봐야 1찻숟가락정도예요), 그리고 고소한 맛 더하려고 참기름 밥숟가락 1정도.
휘휘 저어서 새끼손가락 콕 찍어 맛보니 그냥 딱! 맞는 맛이네요.
그럼 접시에 담아볼까요.
큰 접시에 채썬 채소 휘리릭 뿌려서 담고 그 위에 메밀싹이랑 채썬 사과 섞어서 흩뿌리듯 담았어요.
그리고 소스는 숟가락으로 주르륵주르륵 휘두르고요.
사진을 찍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먹는데 온주의를 두었답니다. 헤헤....
버섯들깨가루 볶음 덮밥도 아주 간단하면서 맛있는 메뉴예요.
버섯을 자주 먹어서 장볼 때마다 주문하곤 하는데 버섯이 생각보다 빨리 상해서 얼른얼른 먹어주어야 해요.
그래서 냉장고에 있는 버섯들 다 사용했어요. 만들고보니 4~5인분은 되어 보이네요.
재료 : 만송이버섯모음(하얀것 갈색것 한뭉치씩 들었어요) 한 팩, 촉촉한 표고버섯 4개. 들깨가루 밥수저 4~5
마늘 4~5개, 양파 1/2개, 당근 1/4개 정도, 식용유 약간, 채수 1~2컵(채수 없으면 생수), 간장 적당량. 매실청 약간.
만들기 :
1. 달구어진 웍에 식용유 두르고, 편으로 썬 마늘을 달달볶아 향을 낸다.(마늘은 완전 제 취향인데요, 저는 거의 모든 볶는 요리에 마늘을 편이나 채로 썰어서 볶아 향을 낸답니다. 오신채까지 안먹는 비건이 아니길 정말 다행이예요.^^::)
2. 채썬 당근 양파 넣고 볶는다.
3. 버섯 넣고 볶는다.(만송이버섯은 뿌리 부분 자르고 가닥가닥 나누어줌. 표고버섯은 기둥 떼고 얇게 편으로 썰기)
4. 간장으로 간한다. 매실청 약간 넣는다.
5. 채수 넣고 잠시 끓이다가 들깨가루 넣고 살짝 볶는다. (들깨가루는 한사람 양이 밥숟가락 하나 정도가 적당해요)
- 덮밥으로 드실거니깐 농도를 잘 보세요. 너무 되지도 않고 너무 흐르지도 않을 정도. ^^
6. 밥 담고 한 쪽 옆으로 완성된 버섯들깨가루 볶음을 담는다.
7. 쓱싹 비벼가면서 맛있게 먹는다.
덮밥은요, 처음부터 다 비벼서 먹으면 별로 안 맛있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꼭 끝에서부터 비벼가면서 먹어요.
오늘 아침 반찬은 영축표 채식김치, 그리고 구운 김. 주인공은 샐러드였어요.
왜냐면, 대나무가 샐러드를 너무나 맛있게 냠냠 싹싹 소스까지 남김없이 다 드셨거든요. *^^*
첫댓글 아.. ^^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지면서..
세포가 기뻐하는 것이 느껴지네요 ~
감사합니다..
정말 기린이 느껴지는 살이있는 글이네요!!
저도 막 입에 침이 고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