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064] 에디피요르드의 폭포 보링포센, 하당게르의 스테인달스포센
힘들지만 만족스러웠던 3번의 트래킹 여행을 마친 뒤에는, 전체적으로 널널한 일정들이 이어졌다. 오늘의 일정은 노르웨이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 중 어제 지나왓던 하당게르(Hardanger)를 거쳐서 베르겐까지 가는 것이었지만, 시간이 좀 남는 관계로 에디피요르드(Edifjord)에 있는 폭포인 보링포센을 보고 넘어가기로 했다.
먼저 들린곳은 슈퍼마켓. 노르웨이에 있으면서 정말 좋아했던 Mills라는 브랜드의 갈릭 마요네즈(아마도). 빵에 발라먹으면 진짜 최고였다. 여러가지 맛을 먹어봤는데, 개인적인 선택은 요녀석!
보링포센의 앞에는 저렇게 정말 이상한 형태의 도로가 하나 있는데, 실제로 지나가보면 꽤 재미있는(?) 도로였다. 도로폭이 생각보다 좁다는 것이 단점. 이 보링포센로 향해서 동쪽으로 넘어가는 길 역시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 중 하나인 하당게르비다(Hardangervidda)이다. 끝까지 달려보고 싶지만, 시간상 보링포센이 있는 곳까지만 가기로 했다.
이 폭포를 볼 수 있는 포인트는 두곳이 있는데, 하나는 저 터널을 빠져나와서 조금 달리면 나오는 주차공간이 있는 뷰포인트고, 또 하나는 파슬리 호텔(Fossli Hotel)에서 내려다보는 포인트이다. 우리는 먼저 주차공간이 있는 첫번째 포인트부터 가기로 했다.
지역의 다양한 안내와 기념품 상점이 있던 주차장. 별도의 주차비는 없었다. 가볍게 들려서 폭포를 보고 갈 수 있는 그런 포인트.
너무나도 확연하게 표지판이 있어서, 찾아가는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몇분정도 걸어가면 되는 위치에 이렇게 뷰포인트가 있었다.
폭포를 구경하는 사람들.
낙차가 163m나 되는 이 폭포는 노르웨이에서 83번째로 높은 폭포라 한다. 처음에 우와 높다! 했었는데, 83번째라고 하니, 역시 폭포의 천국 노르웨이 다웠다. 물론, 83번째라고 해서 볼거리가 없다거나 실망스럽다거나 한 정도는 아니었고, 충분히 시간을 내서 들렸다 갈 만한 가치가 있었다.
보링포센 앞으로는 아주 작은 수량의 폭포도 흐르고 있었는데, 이 폭포는 눈이 많이 내리는 시기에만 한정적으로 생기는 폭포라고 했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트레일을 따라서 보링포센의 아래쪽까지 내려가보고 싶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넉넉해 보여서 일부 시간을 할애한 것이기 때문에, 트래킹까지 하면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런 이유로 내려가보지 못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저 아래까지 하이킹을 해서 내려가는 듯 했다.
그렇게 포인트를 벗어나 두번째 포인트인 파슬리 호텔(Fossli Hotel)로 향했다. 이곳 역시 무료 주차공간을 제공하고 있어서 쉽게 차량을 주차하고 폭포를 보러갈 수 있었다. 무료로 공개된 주차공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관계로 금방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보링포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길. 금방 걸어갈 수 있는 아주 짧은 산책로였다.
위에서 내려다 본 보링포센의 위용.
확실히 물이 많은 여름철이어서 그런지 꽤 웅장하게 느껴지는 폭포소리도 마음에 들었다. 사실 사진으로 담기에는 각도가 잘 안나와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꽤 멋진 폭포였다.
다시 에디피요르드를 따라 13번 도로를 타기 위해 따라내려오는 길.
그렇게 멀지 않은 길을 달려서 하당게르 피요르드(Hardangerfjord)를 페리를 타고 건넜다. 노르웨이에서는 카페리를 타고 건너는게 정말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 우리가 여행할 때에는 이 구간을 페리로 건넜는데, 최근에 하당게르브루아 다리(Hardangerbrua)가 완전 개통을 하면서 페리는 거의 이용을 안하고 이 다리를 통해서 건너게 되었다. 참고로 다리는 2013년도에 개통.
페리를 건너서 보이는 전형적인 노르웨이의 풍경. 예쁜집과 피요르드에 위치한 작은 섬들. 정말 사진으로 담아도 담아도 매력적인 그런 풍경이었다. 도로가 좁아서 달리는데 계속 신경을 써야 했지만, 피요르드를 따라서 펼쳐지는 풍경은 말 그대로 그림같았다. 열심히 운전하면서 주변 풍경을 못둘러본게 아쉬웠지만, 일행은 예쁘네..하고 잠들어버렸다. 아 운전자의 슬픔. 그래도 풍경이 예쁘니 용서!
그렇게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렸다. STATOIL이라는 브랜드의 주유소. 이때의 기름값은 휘발유 15, 디젤 13.87. 여행할때는 지금보다 환율이 높았지만, 일단 글을 쓰는 날 환율 기준으로 휘발유 2,550원, 디젤 2,358원 정도. 확실히 노르웨이는 기름값도 비싸다. 딱히 이 주유소만 비쌌던 것은 아니고, 노르웨이는 거의 전체적으로 이정도 수준이었다.
다음으로 가는 목적지는 하당게르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의 끝부분에 위치한 스테인달스포센(Steindalsfossen). 이 폭포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폭포 뒤로 들어가볼 수 있다는데 있다. 하당게르 피요르드를 거쳐서 베르겐으로 향하는 길에 꼭 들릴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므로, 이곳을 놓치거나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보면서도 어 폭포네? 하고 지나치지 않는 이상.
폭포물이 흘러내려가는 조용한 시골 마을 풍경.
도로변에서는 바로 보였지만, 주차장에서부터는 조금 걸어가야 하는 위치였다. 어김없이 유명한 곳인 만큼 바로 옆에는 기념품가게도 있었다. 여기서 노르웨이 마그넷을 득템. 길게 노르웨이 모양으로 생긴 마그넷이었다.
과연 한국사람이 얼마나 올까? 싶은데도,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도 있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의외의 장소에서 이렇게 한글로 된 안내책자를 종종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참 즐겁다. 대부분의 장소에 일본어+중국어 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폭포로 향하는 길. 노르웨이에는 해가지지 않는 백야 기간이었지만, 6시를 넘어가면 해의 높이가 상당히 낮아진다. 거기서 내려가는 속도가 엄청나게 느릴 뿐. 어쨌든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이 폭포쪽이 역광이어서 폭포를 제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 아마도 해의 방향 상 아침에 봐야 더 잘 보일 듯 했다.
폭포의 뒤로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바로 옆으로 마련된 길을 따라서 걸어올라가면 되었는데, 우리 빼고는 모두 가족단위였다. 생각해보니 나랑 와이프는 가족이긴 하다. 2명의 일행이 더 있을 뿐 ㅋㅋ
계단에 한 발 디디면서 한 장 찰칵. 폭포 뒤로는 이미 올라가 있는 사람들이 폭포를 바라보고 있었다. 올라갈 때는 뭘 보고 있나 했는데, 저기에 서면 폭포 너머로 마을의 모습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꽤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폭포로 향하는 길. 길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폭포 바로 옆으로는 물보라가 치지만, 딱 요 의자까지는 별다른 물보라의 공격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 앉아서 기념사진도 한 장.
우리 앞에 올라가던 가족들. 나도 이제 저렇게 아이와 함께 여행하게 되겠지?
바위 위로 떨어지는 폭포 물.
셔터스피드를 좀 느리게 해서 찍은 폭포와 건너편 마을 풍경.
셔터스피드를 좀 빠르게 하면 이런 느낌. 느린게 더 예쁘다.
아쉽게도 그늘이 져 있어서 풍경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해 있는 곳만 줌을 땡겨서 찍어보면 이런 느낌. 아 예쁘다! 이것이 바로 북유럽스타일!.. 그렇게 이 스테인달스포센을 마지막으로 바로 베르겐으로 향했다. 어차피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여름이기는 했지만, 호텔의 숙박비에 저녁식사까지 포함이었기 때문에 시간 전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식비가 비싼 노르웨이에서 저녁을 주는 곳은 엄청난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그렇게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트래킹의 다음날이라 일정은 좀 널널했지만, 피로가 쌓인 덕분인지 다들 저녁에는 나가서 돌아다니지 않고 호텔에서 뒹굴거리다가 일찍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