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내년 정시선발 비중을 확대한다. 올해 입학정원의 83%(2617명)를 선발한 수시 중심체제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서울대는 정시확대 움직임에 따라 정시전형을 기존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할 방침이다. 서울대의 정시확대방침으로 연고대등 상위권 대학부터 중위권 대학까지 정시체제확대가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2014입시에서 17%수준인 정시 인원을 어디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서울대가 가군으로 이동하게 되면 기존에 가군에서 신입생 원서를 받던 연세대, 고려대는 모집군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가군에서 고려대나 연세대에 원서를 넣고 나군에서 서울대를 지원해왔으나, 서울대가 가군으로 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서울대 입학본부는 2015학년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늘리고 수능 점수 반영 비율도 높이는 한편 정시 일정을 가군으로 앞당기기로 13일 결정했다. 14일 학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이와함께 2015 입시부터 문•이과 교차 지원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적용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2월에 합격자를 발표하는 나군 전형 일정이 늦어 합격자 발표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것"이라며 "전형 요소가 단순해져 굳이 나군에 남아 합격자 발표를 늦춰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전형이 다양해지다 보니 입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점점 벌어져 입학 전 교육 시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대가 정시에서 가군 이동이 논술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교육부의 구술 지양 가이드라인에 따라 서울대가 자연계열과 경영대에서 실시중인 정시 구술을 논술로 대체하기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구술은 당락을 바로 결정할 수있지만 논술은 채점시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군보다는 가군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달 중으로 대교협이 취합 발표하는 2015 대입 기본계획을 통해 관심을 끌어온 서울대 구술의 향배가 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2014 서울대 입시는 수시에선 인문•자연계열 모두 사정관제 형태의 면접과 대학별고사의 일환인 구술을 동시에 진행하고 정시에서는 경영대를 제외한 인문계열이 4시간짜리 논술을, 의대를 제외한 자연계열은 수학•과학 중심의 구술을 진행해 왔다. 경영대는 구술을 의대는 다중미니면접으로 정시를 진행한다.
서울대가 정시에서 가군으로 이동할 경우 당장 연고대부터 연쇄적 군별 이동이 예상된다. 정시모집의 경우 학생들은 가•나•다군에 복수 지원할 수 있으나 군별로 1개 대학에만 지원해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서울대는 나군, 연세대•고려대는 가군에 있어 서울대에 지원한 수험생 상당수는 연세대나 고려대에도 원서를 넣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가•나군 분할모집을 하고 있는 상태. 서울대가 가군으로 이동할 경우 복수지원이 불가능해지는 연세대 고려대는 가군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가 가군 이동 방침에 따라 연세대와 고려대는 나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서울대와 같은 군에 있으면 학생들의 눈치작전이 생기고 엉뚱한 학생이 합격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서울대가 가군으로 움직일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고려해 나군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나군으로 옮길 확률이 크다고 할 수 있다"며 "학교 내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대 한양대 건대는 분할모집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베리타스 알파=유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