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5회차
2014년 8월 24일 (맑음)
(지지대고개~고고리고개~오봉산~당정역~슬기봉~수암봉~목감사거리)~방죽재
21km(26.2km) 7시간(8시간35분) 소요
앞뒤로 뚝뚝 잘라 수리산만 올랐으면 딱 인데---
무슨 큰 손해라도 보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올올버스가 탈이나 ‘’만남의 광장에서 임시로 투입된 버스로 갈아탔는데
겉만 번지르르한 녀석이 콩 튀듯 튄다.
‘추억의 목마’도 아니고, 비포장 시골길도 아닌 고속도로에서
우덜덜덜~~튄다!
사람 속이나, 버스 속이나 한 곳만 고장 나도 부르르르~ 티가 난다.
지지대고개에서(10명) 산행시작.
수리산 앞뒤로 야산자락은 가볍게 넘고
수리산만 끝내면 여름산행이지만
장거리라도(26Km) 수월하리라 예상하고 출발!
고고리고개는 눈 깜박할 사이에 넘어 신호등을 건넌다.
의왕시에 사시는 김회장님은 벌써 나섰는지
‘올올 파이팅’이라 들머리에 새겨놓고 한 발 앞서 출발하신 듯.
오봉산 갈림길에서 오봉산 찍고 오는 선두팀과 합류.
옛날고리짝부터(청동기시대) 이 자리를 지켰던
고인돌 앞을 지나 산길을 내려와
굴다리 건너 글말고개 당정동 당정역 2번 출구로 올라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는 호사를 누려본다.
신기천 생태하천 산책로를 따라 올라 안양CC정문 앞으로~
골프쟁이들에게 명성이 자자하다는 안양 베네스트CC 앞 횡단보도를 건넌다.
길 건너편에서 김우홍씨가 ‘설레임’아이스크림을 사주니
올맨들 시원하게 쭉쭉 빨며 용호골 낚시터를 지난다.
수리산 둘레길로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수리산 자락으로 오른다.
감투봉 지나 슬기봉으로 향한다.
의왕, 군포, 안산에 걸쳐있는 수리산의 위엄을 떨쳐 보이듯 등산객들이 넘쳐난다.
외발자전거로 묘기부리며 등산객들 사이를 넘나드는 청년도,
산악자전거 팀도 달려오고,
그래도 뭐니뭐니 윤회장님의 양파망 패션이
여성 등산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그녀들은 양파망 속 알통까지 통째로 스캔!
더위도 함께 열기를 뿜어대니
더 번잡스럽게 슬기봉을 넘는다.

군부대시설물에 둘러 쌓인 슬기봉은 눈도장만 찍고
우회하는 데크길 따라 수암봉으로 향한다.
몇 년 전 한 번 와본 수리산이지만
가는 곳마다 기억이 되살아날 줄이야~!
그때는 태을봉까지 다녀와 수암봉에 올랐었는데
수암봉에 사람들이 빼곡히 붙어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늘은 그만 못하지만 사람들 오르내림은 여전하구나.
수암봉 오르는 길목에서 윤회장님과 함께하며 점심상을 편다.
꼬리꼬리한 홍어회가 냄새를 풍기니 막걸리가 술술술~~~
일어설 쯤에도 김회장님이 안 오시길래 궁금했는데
(슬기봉 올라 잠시 쉬는 김에 눈을 붙였더니
지쳐 실신한 줄 알고 등산객들이 119를 부를 태세였다 함)

오늘의 VIP팀들(4명)은 수리산을 벌써 넘었으리라.
일반 등산객들은 등산로로 다 빠지고
군부대 철조망 옆으로 한남정맥을 잇는다.
독도주의 지점에서 영락없이 선두(4명)는
직진하여 알바 중이라고 연락 오고
깔개 수정하여 우측으로 붙었으나
여름내 정맥꾼들의 흔적조차 없는 칡넝쿨로 덮인
가시나무와 잡목을 헤치며 우회하여도 철조망은 계속된다.
울타리 옆에 보랏빛 도라지 꽃이 눈에 띄길래
주저앉아 손가락으로 후벼 파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자르는’ 심뽀로 칼을 뽑아
도라지 꼬리를 싹둑 잘라 반 토막은 건졌다.
주섬주섬 매무새 고치고 일어섰는데
앞서가던 남편이 걱정되어 되돌아와 챙긴다.

사격훈련장 출입금지 경고판도 무시하고
풀숲을 헤치며 가시 철조망을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선두들도 알바 끝에 옆으로 치고 올랐는지 깔개가 반짝~!
'길 아닌 길' 헤치며 가는 선두대장을 맡아준 전사장님의 촉각은
대단함을 넘어 ‘신의 경지’에 다다른 듯.
또 이리저리 왔다가 갔다가--- 온갖 날벌레들은 튀고---
목감사거리에서 끝내기로 이미 맘속으로 굳힌다.
철조망 사이 가시밭길을 맨다리 생채기 내며 하염없이 가는데
철망 안에서 난데없이 군인이 나타나 “이곳에서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왔던 길로 되돌아 가라고 명령이다.
한남정맥 중이라 내려간다고 해도 내려가는 길까지 따라와 지켜본다.
슁슁슁~ 쌩쌩쌩~
찻길 따라 내려와 목감초교 쪽으로 깔개는 깔렸으나
우린(3명) 목감사거리에서 끝내기로 결정.
6km를 남겨놓고 버스정류장으로~
독도주의 지점에서 수정한 깔개를 못보고 직진한 삼총사도
알바 끝에 버스정류장에서 합류.
“우리는 버스 타고 간다~!”
방죽재에 내리자마자 VIP팀에게 딱 걸렸다!
정류장 바로 앞에 상을 차려 왕사장님이 냉막걸리를 돌리니 캬~!
양고문님은 수리산에서 따로 가셨고,
미연씨도 수암봉에서 먼저 가고,
김우홍씨는 목감에서 따로 가고,
왕사장님과 종분씨, 김대장이 자리를 지킨다.
어젯밤에 쑨 견우표 도토리묵은 쫄깃하고
손 큰 종분씨표 두부조림은 구수하니
막걸리가 또다시 술술술~~~ 넘어간다.
1시간 45분 후, 장하고, 징한 선두 전사장님, 박영규씨, 문자씨가
으시땅땅 개선장군처럼 또한 꼬질꼬질 패잔병처럼 방죽재 도로를 건너 온다.
막바지 구간 6km 길 없는 길을 헤치며 끝까지 완주한 세 분에게 뜨거운 박수!
김회장님도 따로 하산하여 ‘Come Back Home’ 하신다는 연락 받고서야
안심하고 올올버스는 방죽재를 뜬다.
광명시 터줏대감 박영규씨가 추천한 맛집
하안동 ‘민속보리밥집’에서 뒤풀이.
오늘 고생 무쟈게한 전사장님이 화풀이(?)로 보리밥을 확~! 쏜다~!!
직녀 씀
첫댓글 여전하세요. 멋진 글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