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유기농업 이야기
한중열
14편 - 친환경(유기)농업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여건과 방안
친환경농사를 시작하려면
①지역의 선정(주변 생태계, 물 조건 등)도 중요하고
②그 지역과 토양조건에 맞는 작목을 선정하는 것
③재배하려는 작목에 대한 지식과 정보(판로, 협력자, 인력확보 조건 등)까지 두루두루 참고해야 할 것이다.
1) 친환경으로 농사짓기 좋은 곳을 찾는다.
친환경농업은 아무 곳에서나 하기 어렵다. 그래서 가장 최적의 장소는 친환경 단지화된 곳이다. 넓은 들 한복판에서 혼자 유기농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드론 등 항공방제를 하거나, 주변에 일반 과수원이 있다면 합성농약의 피해는 피할 수가 없다. 또한 농업용수가 오염되었는지, 차량통행이 많아 매연⦁분진⦁가스 등이 발생이 되는 곳은 당연히 부적합한 곳이다.
그렇다면 나 홀로 친환경으로 하기에는 산 밑 외진 곳이 좋지만 외롭다. 그리고 어떠한 곳이든 필수적으로 물 사정은 좋아야 한다.
2) 지역과 작목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지식과 경험 쌓기)
각 지역마다 토양⦁기후 등 여러 특성이 다르고, 또한 여러 작물마다 온도와 수분, 영양흡수가 모두 다르다.
양지에 심을 작물이 있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 작물, 건조한 곳에 맞는 작물, 습지에 심을 작물이 있다. 모두 그 작물의 특성을 알아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경험을 직접 해보는 것(머슴살이)도 매우 중요하다. 어떠한 작목이든 그 작목에 대해 충분히 경험하여 장⦁단점을 파악한 후 결정해야 할 것이다.
3) 내 농지 주변의 생태계를 살려 천적을 보호해야 한다.
① 주변의 웅덩이(둠벙)나 풀(잡초)은 다양할수록 좋다. 그곳이 바로 천적의 서식처이다. 풀이 다양하면 더불어 천적도 다양해진다. 그래서 주변의 자연적인 자원 잡초, 숲, 둠벙, 야산 등을 충분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
② 해충과 천적은 본래 공생을 한다. 해충이 많아지면 천적도 많아지고, 해충이 줄면 천적도 줄어든다. 그래서 내가 심은 작물이 약간의 피해가 있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만 하고, 심하면 친환경 약제를 사용한다.
③ 과수원의 초생재배시 풀을 베어도 전체를 베지 말고, 순차적으로 베어나간다. 그래야 천적이 이동할 자리가 마련된다. 풀을 모두 베어버리면 천적은 없어지면서 해충의 피해가 더 많아지게 된다.
④ 일반적으로 해충은 초식성으로 작물을 가해하는 것이고, 천적(익충)은 그 벌레를 먹이로 하는 육식성 벌레이다. 벌레라면 무조건 없애야만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고, 벌레는 벌레끼리 싸우게 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효과적인 관리방법이다.
⑤ 작물이 병에 감염되는 이유는 빗물과 과습한 날씨도 있지만 제일 큰 원인은 벌레가 전파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충해를 방지하면 병도 줄일 수 있다.
4) 병충해가 발생하면
①무슨 병인지? 어떤 벌레인지? 왜 발생되었는지? 정확히 규명한다.즉 그 발생의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 요즘은 정보의 광장인 인터넷이 너무 좋기는 하지만, 100%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야 한다.
② 원인[예 : 질소과다, 과습, 건조, 고온, 저온, 길항작용 등]에 따라 환경조건과 방제대책을 세우고 신속히 처리한다.
③ 병에는 장해(외적 피해)와 장애(내적 피해=길항작용=토양양분의 불균형)가 있다. [이 부분은 다음 편에 소개한다]
5) 질소[N] 성분을 적절히 조절한다.
다수확을 위해 질소가 많은 비료(친환경에서는 유박류, 축분 등)를 많이 주는 것은 작물의 병 발생과 벌레의 피해와 도복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유기물함량이 높아 지력이 좋은 친환경 유기재배에서는 비료성분[무기물 상태, 유기물 상태 모두 포함]이 균형이 잘 맞아서 양분이 과잉되지 않고, 섬유질이 많고 튼튼하게 자라기 때문에 벌레의 접근이 어렵고, 환경이 개선되어 병충해 발생이 적어져서 일반적으로 농약 사용을 안해도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 내병성이 강한 품종을 선택
일반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개량품종은 병에 약하고, 병해충에 강한 재래종은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친환경하기 좋은 품종으로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
7) 퇴비나 미생물은 보약이다.
퇴비나 토양미생물은 비료와 미생물농약으로의 기능도 갖고 있지만, 일반 비료나 농약과 같이 바로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토양과 작물이 건강하게 하도록 하는 보약과 같은 것이어서, 서서히 흙을 살리고 토양을 정화하는 데에는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퇴비는 흙살리기의 시작이다. 퇴비는 미생물의 먹거리이며,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중요한 자재이다. 미생물은 자연생태계의 가장 아래에서 자연의 쓰레기를 분해하고 청소하며, 흙과 물을 정화하는 등 자연을 순환시키는 가장 큰 머슴이다.
<연작 대책> - 윤작, 답전윤작 - 다양한 유기물 투입 - 충분한 담수 - 객토 / 흙뒤집기 |
8) 전⦁후작의 관계를 고려하자! (윤작)
연작을 하려면 대책을 세워서 염류집적을 최소화해야 한다. 작물간의 상호작용⦁기피작용에 있어서 무 심었던 곳에 토마토를 재배하면 역병이 발생하고, 마늘⦁파 수확 후에 쪽파를 심으면 고자리파리가 나타나고, 알타리무 수확 후 셀러리를 심으면 많이 죽는다. 그와 반대로 서로가 잘되는 작물도 있다. 그래서 윤작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다음 15편에서는 농작물의 병에 관한 “장해(외적 피해)와 장애(내적 피해=길항작용=토양양분의 불균형)”에 대한 내용이다.